안녕하세요.
어제 현충일 정오에 교육대한 동기생들 정기모임을 했습니다.
모두 열다섯명이 분기별로 모이기에 이름도 '춘하추동'이라 붙여두었지요.
모두가 현직에 있을 때는 술힘조차도 능력이라고 생각했던 터라
건강상 이유로 단주한 친구를 제하고 일찍감치 막걸리로 간단히 목울 축였습니다.
친구들 눈 밖에 나고 싶지는 않은 몇몇은 찬물을 담아놓기도 했습니다.^^*
앞에서 '눈 밖에 나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이런 것을 관용구라고 합니다.
관용구는 두 개 이상의 낱말이 모여 각각의 뜻만으로는 전체의 뜻을 알 수 없는 특수한 뜻을 나타내는 어구를 뜻합니다.
보기를 들자면,
'발이 넓다'고 하면 발 크기가 크다는 게 아니라 사교성이 좋다는 뜻이고,
'귀가 얇다'고 하면 남의 말에 솔깃하여 쉽게 믿는다는 뜻이고,
'귀에 못이 박히다'고 하면 같은 말을 여러 번 듣는다는 뜻이며,
'깨가 쏟아진다'고 하면 아기자기하여 몹시 재미가 난다는 뜻입니다.
설마,
'눈에 불을 켜다'는 것을 두고 눈에서 불이 나는 도깨비를 떠올리시는 분은 안 계시죠? ^^*
'머리를 짠다'는 말을 듣고 끔찍한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몹시 애를 써서 궁리한다는 생각을 쉽게 떠올리실 겁니다.
그런 게 바로 관용구입니다.
이런 관용구가 널리 쓰이게 되면 사전에까지 오르게 됩니다.
눈에 가시는 몹시 밉거나 싫어 늘 눈에 거슬리는 사람을 뜻하는데,
'눈엣가시'로 사전에 올라 있습니다.
'웃음엣짓'도 웃기느라고 하는 짓이라고 사전에 올라 있습니다.
관용구를 잘 살려 쓰면 맛 말이 살아납니다.
관용구와 더불어 익은말(속담)도 잘 살려쓴다면 말 맛이 더욱 깊어집니다.
최근에 기대를 모으던 젊은 정치인이
'양두구육'이라는 사자성어 하나를 잘못써서 집단따돌림을 받더라구요.
그런 것을 보면 우리나라 정치판에선
관용구나 익은말 사자성어에 대한 단체교육이 필요할 것 같아요.
여러분은 오늘
주위 분들에게 기쁨을 주고자 웃음엣짓이나 웃음엣소리, 웃음엣말 한 번 해 보시는 게 어때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