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신은정입니다.
세아가냥을 육아중인 예쁜이네 가족 지켜주는게 갈수록 어려워집니다.
오늘 3일만에 또 전화와서 똥치우라 해서 갔더니,
2층사는 아들이 밤새 냥새끼 우는 소리에 잠못잤다고 도저히 못살겠다 그랬답니다.
그 말에 당황해서 더 열심히 치우는데, 시간되냐 그래서 "네" 했더니 김치담그는거 좀 도와달래요.
김치담그고 이런저런 얘기하며 할머니께 점수 좀 따려는데 새끼냥 우는 소리가 계속납니다.
좌불안석으로 있는데 얼케해보래서 나가니 그댁에 세들어 사는 1층 앞집 아주머니가
고양이 우는 소리에 시끄러워 못살겠다며 한소리 보탭니다.
저번에도 자기집 창밖에서 똥냄새나서 창문도 못연다고 뭐라 했거든요.
얼마든지 직접 치울 수 있는데도 전혀 안하고는 저한테 짜증내서 좀 황당했지만
힘드셨겠다고 무조건 고개숙여가며 제가 다 치웠었습니다.
마당을 돌아보니 보일러 있는 반대편 담벼락쪽에서
아기냥 노랑이가 판자로 길이 막혀 나오지 못하고 웁니다.
어미따라 담타다가 판자로 못들어가게 막아논 곳에 떨어졌나 봐요.
판자치우고 나가도록 유도하는데 어미 예쁜이는 하악질에 침뱉고 난리난리.
근 한달째 속타는 제 속도 모르고...ㅠ
김치담그는거 도와주고 나오는데 2층사는 할머니 아들인 아저씨와 마주쳐서
새벽에 아기냥 울음소리땜에 잠못주무셨다면서요...하면서 고개숙였더니 하는 말이
저희집 창고옥상의 급식소 치우면 안되냐고,
자기사는 2층 부엌에서 내다 보이는데 바람불면 먼지가 창문으로 들어온다고;;
근데 그 2층부엌 창문이 엄청 작고 창고옥상보다 2미터 이상 높고 거리도 있어서
태풍급의 돌풍불지 않는한 먼지가 거기까지 올라가기 힘들어요.
좀 과장하시는거 같다 생각하는 순간, 다음 말에 말문이 턱 막혀버렸습니다.
취미 좀 다른거로 바꿔보라고...
몇년동안 아버지께 욕먹고 주변에 유별난(=이상한) 사람으로 소문나가며
저희집 창고옥상에 사료와 물 준게 "취미"삼아 하는 걸로 보였나 봅니다.
맨날 돈없다고 궁상떨지말고 고양이들 내다버리라는 아버지께도 생명인데 어찌 그러냐 했는데,
취미라는 말은 또 첨들어선지 말이 막히네요.
제가 버벅거리는 동안, 아저씨는 창고옥상 치우라는 말만 더하고 갔습니다.
말하는 내내 나이값못하고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보는데,
한대 맞은거 처럼 가슴이 먹먹하고 아파요.
집에 와서 담벼락넘어로 보니 그새 어미 예쁜이가 한가하게 누워서
짝베와 노랑이에게 젖을 먹이고 있습니다.
오늘 이사단의 주범인 노랑이가 한가하게 엄마 젖물고 있는 모습보니
맘같아선 진짜 팡팡이 한번 해주고 싶어요.ㅠ
이와중에도 도너츠는 또 혼자 낙오되어 안보입니다.
도너츠는 형제들에 비해 좀 작고 지금 결막염도 있어선지 형제들 놀때도 혼자 떨어져 있고
둘사이에 끼여들기도 잘 못해서 밥도 항상 저 둘이 먼저 먹는 동안
근처에서 기다리다가 도너츠 혼자 먹어요.
노랑이와 짝베(짝퉁베베), 어미 예쁜이. 도너츠는 떨어진곳에 혼자 앉아있어 없네요.
노랑이와 짝베는 항상 엎치락뒤치락하며 잘 노는데, 도너츠는 근처에서 지켜볼 때가 많습니다.
사진 흐려서 잘 안보이지만 결막염땜에 오른쪽 끝 도너츠 얼굴에 큰 눈꼽이..ㅠ
늘 그렇듯 노랑이와 짝베가 먼저 먹습니다.
둘사이에 공간도 있지만 도너츠는 제대로 못끼어들고 떨어져서 지켜만 봅니다.
며칠째 지켜봐도 늘 노랑이와 짝베가 먼저 먹고 도너츠는 왠만큼 허기지지 않으면
끼어들기도 안하고 근처서 기다리다가 위처럼 혼자 먹으니 볼때마다 속상합니다.
다행인건 어미 예쁜이가 도너츠한테 냉담하진 않습니다.
작년에 구조해 입양보냈던 포도는 겨우 눈뜬 아긴데도 전혀 안돌보고 나머지 다른아기 둘만 챙겼거든요;
도너츠가 앞발 다뻗고 기지개켜는데도 형제들보다 좀 왜소한게 보이지요?
그저께부터 사료외에 주는 습식캔에 항생제 한알으깨서 섞어주고 있습니다.
그래선지 오늘 잠깐봤지만 결막염이 더 심해지진 않은거 같아요.
두레박밥뿐만 아니라 저희집 창고옥상의 급식소와 숨집도 치우라는 말을 들어서 몇시간째
글올리는 지금도 내내 머리속이 많이 복잡합니다.
아직 아기들이 담을 제대로 못타는 상황에서 오늘처럼 또 막다른 곳에 떨어져 울면
갈수록 옆집 사람들의 반감이 더 커질텐데 어쩌나..
그보다도 저아이들이 담을 어미처럼 탈 수 있을때까지 밥주는 걸 어떻게 계속할 수 있을까.
대놓고 밥주는거 치우란 말을 들었으니 두레박밥도 이제 몰래 줘야하는데 하아..
2층 부엌창문으로 창고급식소와 숨집 보일텐데 그대로 두면
혹시나 아버지께 한마디해서 온집안 뒤집어지는 건 아닐까 두렵고,
이번일로 혹시나 집안의 포동이, 꼬띠, 꼬맹이, 아끙이한테까지 불똥튀면 안되니
창고옥상 급식소는 계속하되 따로 예쁜이네 돌보는 것만 정리해야 되나..
등등 여러가지 경우의 수들을 생각해 보지만, 가장 피해야 될 것은
절대 아버지 귀에 들어가선 안된다는 거.
아버지는 절대 제편들기는 커녕 도둑고양이새끼들 땜에 옆집한테 엄한 말 듣게 했다고
옆집사람들보다 더 난리치실게 분명해서요.
지금 삼개월령 되보이니 길어도 한달이면 능숙하진 못해도 어미처럼 담탈 수 있는데,
그걸 못기다리고 내가 포기할 수 있을까. 그럼 맘편히 지낼 수는 있나..
근데 반동방분들은 다 아시지요?
결코 맘편히 지낼 수 없다는거ㅎ.......ㅠㅠ
답을 알면서도 막막하고 일커질까봐 두렵고 그렇습니다.
지금도 옆집사람들 자는 한밤중에 몰래 몇번이고 나가서 확인하고
새벽되면 일부러 안챙기는 티내려고 두레박 수거해요.
그때마다 들킬까봐 심장 터질꺼 같고 숨소리도 죽이게 되고
남의 집 들여다 본다고 누가 뭐라할까 싶어 자꾸만 두리번거리며 확인합니다.
지금 제 소원은 두가지입니다.
예쁜이네 가족이 이 시기를 잘 견뎌서 아기들이 담타고 저희집 오갈 수 있기를..
도너츠의 두 눈이 더 나빠지지 않고 무사히 잘 커주기를...
이 아기냥들을 구조해서 좋은댁에 입양보내는 건 꿈도 안꿉니다.
그저 이 두가지 소원만 좀 제가 지켜낼 수 있었음 좋겠어요.
원래 6시면 두레박밥을 주는데 오늘은 어두울때까지 일부러 기다렸어요.
글올린 후 도너츠 항생제 챙겨서 밥주러 가봐야 겠습니다..
첫댓글 차라리 취미생활이면 진작에 때려치웠을텐데... 은정님 지금 끌어안고 있는 애들까지만 어떻게 보듬어 안으시고, 이제는 눈감고 귀막고 다니세요... 내 능력이 되면 모든 아이들을 다 돌보겠지만, 우리는 사람이고 한계치가 있어요... 이러다가 은정님 삶까지 흔들려요... 힘들겠지만, 내가 할수 있는 선을 정하시고, 냥이들과의 정서적 거리도 분명하게 설정하세요... 이게 안된다는걸 알지만, 은정님 상황에서는 꼭 필요할거 같아요. 가족들이라도 이해해주면 좀 쉬울텐데, 아버지까지 그러시니... 님 상황이 너무 고립무원이네요... 이런 말씀밖에 못드려 죄송해요. 은정님과 아기들을 위해서 기도할께요!!! 그렇다고 의기소침하지는 마세요. 님이 절대 절대 잘못산다는 뜻은 절대 아니예요!!! 마음이 너무 여러서라는걸 모두 다 알고 있어요. 은정님이 잘되기를 바라고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걸 잊지마세요!!!
밍밍님의 진심어린 말씀, 고맙습니다.
안그래도 작년 아끙이와 콩이일, 올해 꼬맹이 발톱상처로 인한 3번의 수술까지 겪으면서 반동방 여러분의 조언대로 맘 강하게 먹고 급식소 4군데 줄인게 옳은 판단였다는걸 알았습니다,
그러고도 늘 조심 또 조심했는데도 이번같은 일이 생기네요.
이 아깽이들은 경계심도 많고 어미 예쁜이가 있어서 구조는 생각지도 못합니다.
길어도 한달이면 아깽이들 자유로이 담탈 정도로 클거고 그럼 어느한순간 어디론가 가버릴 수도 있으니
그때까지 그저 최소한의 체력만이라도 해주려는 딱 여기까지에요.
늘 부족하고 버벅거리는 저에게 진심어린 조언과 응원 주시는 반동방님들께
항상 늘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취미생활이라..취미로 그런일 하는 사람도 있대요? 웃기지도 않네.
아무리 싫어하는 고양이가 자기집에 서 생활한다고 해도..
그 냥이들케어한다고 어쩜 이것저것 당연하단듯이 시킬수 있대요?
집사님 얼마나 힘드실지 힘내라는 말밖에 드릴말이 없음이 안타까울뿐입니다.
제 원래 취미는 메이크업 쪽이고 아버지도 인정하실 정도라, 제대로 배워볼까 한 적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어제 그말을 듣는 순간 ??? 돈, 시간, 고생들여가며 좋은말 듣기 힘든 이런 일을
취미삼아 재미로 하는 사람이 있나 싶었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말 들으니 말이 안나왔어요;
더구나 이 할머니댁 큰아들인 아저씨가 아버지 아시는 분이라, 이번일이 아버지께 들키면 더 큰일이거든요.
아버진 자존심과 체면 진짜 중요하게 생각하셔서..그래서 더 제가 당당하게 못받아친 것도 있어요.ㅠ
그래도 제가 폭행당하거나 당장 예쁜이와 아이들이 학대받은 게 아니라서 안도합니다.
어제 서울 동묘 임신냥이 기사와 앙뚜아네님 글보고 당장 청원하면서
예쁜이네 생각까지 나서 계속 눈물만 났어요.
힘내서 예쁜이네 보살필 방안 찾을께요.
정말 고맙습니다.
동네 캣맘 두분과 친하게됐지만.. 적극 함께하지 못해요.. 제성격이 딱 은정님 상황과 비슷해 질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냥 사료 좀 보태드리고 힘든일 있을때 좀 보태고 딱 그정도만해요. 길아이들 볼때마다 얼마나 이쁜지 .. 제가 돌보며 더 들여다보면 감당못할일이 수두룩할거 같아서요.. 그래서 캣맘님들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그래도 집에 있는 아이들 집중하시고..( 그아이들은 도저히 놓을수 없으니까요,.) 아버님과 부딛히지 않으시는게 중요할것 같아요.. 도움도 못되는 말만 늘어놓네요. 그래도 주변에서 계속 지탄의 말을 들으면서 어떻게 견디겠어요.. 그게 가족까지 연결되면.. 그건 안될것 같아요.
메텔님 잘하신 거예요.
길아이들 한번 챙겨주기 시작하면 되돌리기가 너무나 힘들고 고통스럽기까지 해요. 제가 겪어보니까요..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못한다는 옛말대로 사람도 힘든데 길냥이 챙긴다고 늘 구박받아도
제가 놓아둔 사료먹는 길아이들 한번 보고 담에 또 보면, 그만하기 쉽지가 않아요.
그러다 아픈아이, 혼자된 아깽이 보게되면 그땐.......
지금도 아버지는 둘째 꼬띠의 존재를 몰라서 제가 방에서 3마리만 키우는 줄 아셔요.
그래서 제 4아이들을 더 제대로 지키려면 제가 강단있게 해야되겠지요.
메텔님의 진심어린 조언말씀 늘 명심하겠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