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갛게 상기된 볼에 드리운 인자한 미소, 부드럽게 곱슬거리는 흰 턱수염과 빨강 모자에 까만 부츠를 신고 어깨에 커다란 선물 보따리를 둘러멘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굴뚝을 드나드는 한 장의 그림 같은 환상은 이제 너무나 친숙해진 나머지 상상이 아닌 현실처럼 여겨질 정도다. 어린이들은 물론,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전설 속의 인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어른들조차 쉽사리 깨고 싶어하지 않는 꿈과 환상의 주인공인 산타클로스! 이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의 이미지가 1931년, 코카콜라 광고에 사용되기 위해 개발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
당시만 해도 산타클로스의 전설은 나라마다 다양했고 기념방식과 기념일도 달랐으며, 이름조차 생트 헤르(Sanct Herr), 페레 노엘(Pere Noel), 크리스 크링글(Kris Kringle), 크리스마스의 아버지 등과 같이 제각기 다르게 알려져 있었다. 또한 산타클로스의 이미지 역시 꼬마 요정의 모습에서부터 장난꾸러기 요정, 싸움꾼 난쟁이 등으로 다양했는데, 코카콜라 광고를 담당했던 미국의 화가 헤든 선드블롬(Jhaddon Sundblom)은 산타클로스를 작고 어린 요정의 모습이 아닌 현재 우리에게 알려진 이미지로 창조해냈는데, 산타클로스의 트레이드 마크인 빨간 옷과 흰 수염은 바로 코카콜라의 로고 색과 신선한 거품을 상징화한 것이다.
1931년 새터데이 이브닝 포스트지의 잡지 광고를 통해 처음 선보인 헤든 선드블롬의 산타클로스 모델은 은퇴한 세일즈맨이자 선드블롬의 친구인 로우 프렌티스(Lou Prentice)란 사람으로, 온화하고 인자한 할아버지의 이미지, 웃을 때마다 행복하게 보이는 주름살 등, 선드블룸의 상상 속에 구현된 산타클로스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이렇게 탄생된 산타클로스의 모델인 로우 프렌티스가 작고한 후, 선드블룸은 새로운 모델 찾기를 시도하던 중 한 친구가 선드블룸 자신을 거울에 비춰보라고 제안했다. 친구의 제안대로 거울을 들여다본 선드블룸은 자신이 친구 로우 프렌티스와 많이 닮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그 후 자신 스스로 산타클로스의 모델이 되기에 이른다.
선드블룸의 산타클로스는 전설 속의 인물처럼 종교적인 진지함과 엄숙함이 깃든 인자한 이미지보다는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러 왔다가 냉장고 문을 열어 콜라를 벌컥벌컥 들이키는 장난스러운 모습, 아이들의 우유와 과자를 뺏어먹는 익살스러운 아이들의 친구로 그려졌다. 우리들에게 익숙한 산타클로스의 모습을 떠올려 보면 이러한 선드블룸의 의도가 얼마나 성공적이었는가를 쉽게 알 수 있다.
이렇게 선드블룸에 의해 창조된 산타클로스는 코카콜라가 수십 년에 걸쳐, 범세계적으로 전개한 성공적인 마케팅 활동에 힘입어 '세계인의 산타'로 자리잡게 되었고 오늘날까지도 전세계인의 가슴에 간직된 꿈과 환상을 채워주는 크리스마스의 상징으로 전해지게 된 것이다.
첫댓글 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