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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가택연금을 당한 명소민을 감시하다.
기원후 2011년. 늦가을. 인왕산 타워팰리스.
"여어. 명소민~~~~"
"응. 여경..... 누구신지. 혹시 나를 아세요?"
"나야 나야. 복일여고 동문. 홍민주야. 홍민주!!"
"아........... 민주구나. 너 단발머리는 여전하구나. 머리를 보라색으로 염색하니까 몰라봤어."
"호호호호호. 서울대 뇌물스캔들의 주범인 명소민이 우리 모교의 동문이라니. 나도 정말 놀랐어. 검찰청에 들어가는 모습을 뉴스로 다 봤어."
"................................(-_-) 너 여기 왜 온거야?"
"나. 솔이하고 같이 너를 감시하는 임무에 배정받았지. 너 가택연금중이잖아. 여기 타워팰리스에 감시하는 여경 여섯명이 상시 대기중이잖아. 너 어지간히 큰 범죄를 저질렀으니."
"아. 그래.........."
"원래 하면 나하고 솔이는 시내 순찰업무는 맡는데 한성 지방청에 새로 들어온 신입 여경들 교육과 지구 배정으로 인하여 윗분들이 바쁘시거든. 그런 이유로 부득이하게 당분간 우리가 여기로 출퇴근을 하면서 너를 감시하게 되었어."
"너.... 나이 마흔이 다 되가는데 머리에 염색을 했어. 공직에 있는 여자가 그게 뭐야."
"흥~~~ 난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20세기말 X세대라고!"
"아 그러셔. 요즘 경찰청 기강 많이 좋아졌네. 그런데 솔이는 누구야?"
"아 솔이 몰라. 류솔!!!"
"아아아아아. 그 재한 러시아인 지지배. 너처럼 단발머리에 이쁘게 생겼지. 그 애도 너하고 같은 경찰청 동기야?"
"응. 나하고 같은 경찰관이지. 내 마누라이기도 하고."
"뭐.......................(0_0) 결혼이라고. 여자끼리!!!!"
"풋. 2004년에 여자와여자의 결혼이 합법화되었다는 거 너도 알잖아. 그래서 난 솔이와 정식으로 결혼하고 혼인등록도 했어."
"정식이 아니라면 예전에는 비공식적으로 결혼했단 말이야..........(--;)"
"그래. 나 솔이하고 고딩 시절부터 사귀고 @@하는 관계였지."
"허어어어어억. 하긴. 고딩 시절부터 너하고 솔이는 염장질 하고 다녔지. 그래서. 솔이도 여기 있구나."
"응. 여기에 잠입한 기자를 쫓아내려고 같이 갔는데 난 여기에 니가 보이니까 우리 동문이 맞나 싶어서 확인하러 온거야."
"아. 그러셔."
"아. 저기에 솔이도 온다. 여보 마누라. 여기야. 여기이이이!!!"
"야아아아아아아아~~~ 민망하게 그렇게 큰 목소리로 부르지 마."
"기자는 쫓아 냈어?"
"뉴시스 소속 기자인데 카메라의 기억 카드를 압수하고 엉덩이를 차서 쫓아냈지."
"인터넷 기자 나부랭이 주제에 현장에서 발품을 파네. 어쨌든 잘 했어. 여보."
"응. 자기...... 어머나. 이 사람은. 우리 동문,학급 반장. 소민이 맞지!!"
"아. 맞아. 오랫만이야. 류솔. 그리고 홍민주."
"아. 내 이름은 예전의 류솔 아니야. 민이하고 결혼한 이후부터는 호적에는 홍민솔로 바꾸었어. 민주 동생,민솔이라는 느낌으로. 결혼한 부부니까. 성씨도 민주하고 같이 통일했어."
"아. 그렇구나. 넌 이제 민주의 아내니까. 그럼 민주가 민솔의 지어미구나."
"그렇지. 호호호호호호."
"비공식 결혼은 언제 한거야? 솔이는 둘째치고 민주 엄빠가 용케도 허락해줬구나."
"고딩 졸업하고 94년에 일본으로 건너가서 결혼하고 일본에서 혼인등록 했어. 국내에서는 사실혼 관계로 지냈고."
"아아아아아. 정말로 대단하다. 말로만 듣던 레즈비언 부부를 실제로 보게 되다니. 그것도 내 고교 동문 애들이야."
=> 명소민 본인도 레즈비언(실제로는 바이) 취향이면서 겉으로는 아닌 척 하고 있다. 주민지와의 과거를 보면 그녀가 얼마나 주민지를 사랑했고 강렬하게 집착하며 민지의 삶을 속박하려고 했다.
"고딩을 졸업하기 직전에 엄빠에게 솔이하고 연애하고 매일같이 @@한 사실을 고백하고 결혼을 허락해달라고 말씀드렸지. 난 그날 엄마한테 엉덩짝 스매싱을 맞았고 아빠는 뒷목 잡고 쓰러지셨지. 홍씨 문중 어른들은 솔이하고 헤어지지 않으면 족보에서 폐적하겠다고 난리였지만 결국 우리 둘의 사랑을 인정하고 허락해주셨어."
"난 엄마한테만 허락 받으면 다른 친척들은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었어. 아... 나도 엄마한테 졸라게 두들겨 맞았어. 호호호호호호."
"대박이다. 대박이야....... 솔이 너 예전에 분식집 오빠가 좋다고 했잖아."
"구지훈........ 그 색히하고는 헤어졌어. 이별 통고를 할 필요도 없었지. 대외적으로 약혼녀 주민지가 있었고 OL이었던 현주 언니하고 양다리 걸치고 있었지."
"나쁜 놈. 연약하고 불쌍한 민지를 살해하다니. 그 놈은 여자의 적이야. 증거불충분이라고 석방되다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그 색히는 현주년하고 결혼해서 유유자적하게 살고 있지. 분식집이 있는 구역이 재개발되어서 토지보상금도 잔뜩 받고!(+_+)
"아니.... 할머니 간병인 역할을 맡고 있었던 주민지를 구지훈이 일부러 살해할 이유는 전혀 없잖아. 개슬람 아랍인 외노자가 살해했을지 모른다는 정황도 나오고 있고."
=> 소민은 주민지를 잔혹하게 살해하고 그 죄를 구지훈에게 뒤집어 씌웠지만 경찰에서는 구지훈이 민지를 살해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판단하고 구지훈을 석방했다. 구지훈의 입장에서도 할머니의 간병인 역할을 맡겼고 임종하기 전에 손자가 결혼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조모의 바램을 들어주기 위해서 주민지와는 명목상으로 결혼할 생각이었다. 할머니의 작고 이후에 이혼할 예정이고 분식집을 위자료로 넘기는 댓가로 쉽게 이혼할 수 있다고 여겼다. 실제로 주민지 역시 구지훈과 진지하게 백년해로 할 것이라고 기대하지도 않았다.
쓰레기라는 사실과 별개로 구지훈은 민지에게는 절대로 손찌검을 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아무 간섭도 하지 않고 애정도 바라지 않고 할머니 간병에 충실한 민지에게 구지훈이 폭력을 휘두를 이유는 없었다. 사랑을 원하고 자신을 귀찮게 하는? 류솔에게나 저열하게 폭력을 휘둘렀지만. 주민지의 죽음 이후에 구지훈은 어느 정도 철이 들었는지 여자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찌질한 짓을 두번 다시 하지 않았고 연상의 아내 현주와함께 안정적인 삶을 누리고 있다. 가끔 황운상고 동문회에서 약혼녀를 살해한 후안무치한 놈이라는 욕을 먹기는 한데........(0_0)
"그 색히는 언젠가 반드시 벌을 받을거야. 지금은 증거불충분이라도 빠져 나왔지만."
"아. 우리가 구지훈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지. 하여튼 오랫만에 보니 반갑다. 잘 지내고는..... 있겠지. 이렇게 좋은 타워 팰리스에서 살고 있으니까. 남편분은 한성헬스 클럽 체인점의 사장이고. 호호호호호호호."
"정말로 부러운 승자조의 인생을 살고 있는데 뇌물수수 사건이라니.... 안 해도 되는 교수직위를 얻으려고. 소민이 너는 이해가 되지 않아."
"참새들이 어찌 봉황의 뜻을 알겠어. 나에게는 money을 버는 것이 아니라 원대한 목적이 있으니까 화학과 지도교수가 되겠다는거야."
"하긴..... 너는 모든 것을 다 가졌으니까 money 자체는 필요하지 않겠지."
"음. 너 명씨 집안에서 쫓겨났다며. 족보에서 폐적당한건 아닌데........."
"맞아........ 이제 출가외인 신세야. 아버지가 화나서 나한테 이제 money을 안 주셔. 남편이 벌어오는 수익에 기대야지."
"그렇게 말하는 너의 개인 차고에는 외제차가 3대나 있잖아. 베엠베 2대,벤츠 1대."
"안 타고 다닌지 2년이 넘어서 자동차 건전지가 방전될 판이야."
"흐음. 소민아. 너 1층 로비까지가 제한 구역인거 알지. 로비의 유리문을 나서는 순간 경보 울리고 그 즉시 너는 교정시설로 이송되는거야. 주의하라고."
"그래도 지하주차장까지는 괜찮지."
"노파심에서 말하는데 주차장 입구로도 나가면 안돼!"
"응. 알고 있어."
"언제 너하고 같이 술한잔 하고 싶기는 한데. 여기에 상류층 전용 바라도 있어?"
"있어. 너희들 시간이 되면 내가 한잔 살께."
"어머나. 그러면 좋지. 바에서 술 한잔 마시는 비용은 엄청 비싸고. 위스키 한병에 5만엔이나 하니까. 호호호호호."
"응. 솔이 어머니는 잘 계시지?"
"아. 우리 엄마. 2010년에 임종하셨어. 편안히 숨을 거두셨지."
"어머나. 그랬어. 내가 가택연금을 받는 기한중에 작고하셨구나. 늦었지만 나중에 부의금을 보내줄께."
"우리 엄마도 솔이 엄마와같은 해에 임종하셨지. 두분 같은 산소에 묻혀 계셔."
"특이한 인연이네. 사돈댁 부인들끼리 같은 해에 작고하시다니. 민주. 너한테도 부의금을 보내줄께."
=> 솔이의 엄마와민주의 엄마는 늦은 나이에 레즈비언의 사랑에 눈을 떠서 연인이 되었고 사돈댁 여인들끼리 밤중에 격렬하게 @@삼매경을 나누다가 복상사로 같은 침실에서 숨을 거두었다. 엄마끼리도 딸끼리도 레즈비언의 사랑을 나누었다. 민주와민솔에게도 기쁜 일이었다.
"응. 고마워."
"여보. 민주야. 우리는 순찰 돌자. 소민이 사진 찍으려는 기자들이 가끔 침입하잖아."
"알았어. 그럼 또 보자. 쏘민~~~~"
홍민주,민솔 경찰관 부부가 순찰을 하러 떠나자 명소민은 뭔가 번뜩이는 생각이 떠올랐다. 가택연금을 받고 타워팰리스 밖으로 한발짝도 못 나가지만 잘 하면 경찰의 감시 몰래 숨통 좀 트이게 외출이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기대했다. 그날 밤. 감시임무를 맡은 여섯명의 여경중에서 네명은 퇴근을 하고 홍민주,민솔 부부만 남아서 야간당직을 서고 있었다. 소민은 창문 아래로 경찰차 2대가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것을 보고 자신의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늦은 밤. 자정이 다 되가는 시간에 소민은 몰래 현관을 나와서 1층 로비로 내려갔다. 타워팰리스의 호실은 대다수 불이 꺼져 있었고 입주민들은 잠이 들어 있었다. 야간 조명이 켜진 1층 로비의 휴게실 소파에 앉아 있는 민주,민솔 부부. 그녀들은 노트북으로 유튜브에 접속해서 게임공략 동영상을 감상하고 있었다. 한밤중에 1층 로비의 승강기가 내려오고 명소민이 내렸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소민이 안내데스크를 지나자 바로 눈치채고 소파에서 일어섰다.
"소민아. 너 안 자고 왜 내려왔어??"
"아. 잠이 안 와서 그냥 돌아다니고 있지."
"외출복을 입고 타워팰리스 안을 걸어다니냐...........(--)"
"호 호 호. 민주는 눈치가 빠르네."
"소민아. 무슨 생각 하는지 알겠는데.... 모른 척 해줄거니까 그냥 수영장에 가서 수영하거나 집에 올라가서 자라."
"휴우우우우우. 마음 같아서는 28시간 지하 상점가까지는 허락해 주고 싶지만 너는 타워 팰리스 내부만 돌아다닐 수 있고 지하상점가는 못 간다고.
"민아,솔아. 나 부탁이 있는데. 나 추적용 밴드를 떼어주고 잠시만 외출하도록 허락해주면 안 될까. 너무 답답해서 그래. 2년동안 가택연금 잘 지켜왔잖아."
"무슨 말도 되는 소리야!!! 넌 절대로 밖에 나가면 안 돼. 가택연금. 몰라!!!"
"알지. 알아. 그런데 친구 좋다는게 뭐야.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주는데 살아 있는 고교동문의 소원도 못 들어줘."
"야야야야야야. 큰일 날 소리 하지 마. 너 집행유예중이야."
"자정이 다 되가는 시간에 어디 가려고? 백화점 쇼핑을 가려고. 아니면 강남의 바에 가려고. 너 카드 정지된거 알잖아."
"현찰을 갖고 가도 상점가의 CCTV에 너 다 찍힌다."
"지금 이 여기에서도 타워팰리스 내의 CCTV에 다 녹화되어 있잖아."
"내가 여기 입주민이야. 중앙통제실 직원들 구워 삶는건 일도 아니지."
"아아아아아. 넉넉히 뇌물을 쥐어줘서.(+_+) 너 자산이 다 몰수되었잖아. 알겠다. 그대의 남편에게 받은 용돈으로 해결했구나."
"호호호호호호호호."
"웃지 마. 정 들어. 당장 너의 집으로 올라가!"
"야아아아아아. 민주야. 민솔아. 너희들 이렇게 매정한 년들이었어."
"친구고 뭐고 간에 매정하다고 하지 마. 우리는 공직에 있는 사람이야. 우리 과장님도 우리가 너하고 고교동문인거 다 알면서도 여기에 배정한거야."
"홍씨 부부. 너희 어머니들 부의금을 넉넉히 송금했잖아."
"그대 남편의 계좌에서 이체되었지. 니 남편은 정말로 좋은 사람이네. 아이고. 어쩐지 우리 어머니들 부의금으로 각자 3억엔이나 송금되었더니. 6억엔 받고 잠시의 외출을 눈감아 달라는 거야.......(--;) 부의금을 받았으니. 좋아. 밴드 떼줄께. 3시간 준다. 잠시 자유를 즐기고 와."
"어딜 가려고.....(0_0) 백번 양보해서 바로 앞에 지하상점가,길 건너 현대 마트까지는 봐줄께."
"겨우 3시간이야.....(--;) 최소한 다섯시간은 줘야지!!"
"3시간 40분!"
"무조건 다섯시간!! 네시간도 안 되다니 너무 인색하잖아."
"지하상점가를 한바퀴 돌고 근처 공원에 갔다 오면 3시간 반이면 충분해."
"다섯 시가아아아아안. 아직 자정도 안 되었어."
"네시간....... 더 이상은 양보 못해."
"쳇........... 홍민주. 진짜로 인색한 년이네."
"휴우우우우. 걸어서 갔다 오려고. 이 시간에는 대중 교통 다 끊겼어. 택시 탈 생각은 하지 마."
"외출용 코트를 입었고 모자와선글라스로 얼굴 다 가렸어."
"혹시나 밖에 기자들 매복하고 있을지 모르잖아."
"조선일보나 명성신문이라면 몰라도 인터넷 신문 기레기는 밤새 잠복 못해."
"기레기중에서도 특종을 원하는 유별난 독종이 있을지 모르지."
"타워팰리스 건너편에 수입차량 렌터카 회관이 있어. 28시간 영업이니 3시간만 차를 빌리면 돼."
"렌터카를 대여하면 기본이 여섯시간이야."
"money을 쥐어주면 기본 이용시간으로 다 기록해준다고."
"뭐 어쩌려고????"
"차를 빌려서 한성시내 드라이브를 하고 올거야. 이 시간에는 도로가 막히지 않으니까 시간 조정을 잘 하면 제한시간내에 집에 돌아올 수 있어."
"하여튼 이 화상............. 좋아. 니가 1층 출입구,유리문을 나서는 순간. 휴대전화의 제한시간을 누를거야. 1초라도 늦었다가는 바로 탈주 경보를 울린다. 우리는 니가 탈주한 것을 모른다. 너는 우리가 모르는 비밀통로로 빠져나간거다."
"그렇게 해. 설령 발각난다고 해도 너희들은 빠져나갈 구멍 있지만 난 없어. 나도 목숨 걸고 외출을 하는 거라고."
"어여 가."
=> 홍민주는 소민의 발목에 채워져 있는 추적용 밴드를 떼주었다. 소민이 나간 이후에 소민의 집에 가서 침대에 던져 놓을 것이고 경찰청 중앙통제실에서는 소민은 잠시 나왔다고 다시 올라갔다는 행적으로 인식될 것이다.
"인간적으로. 동문에게 호의를 봐준다면 내가 주차장을 지나 타워팰리스 정문을 나설때 제한시간을 눌러야지."
"지금 누를까!!!"
"아휴우우우. 홍민솔. 저 성질머리. 빙상 선수 출신이면 통이 좀 커야지."
"어여 가. 이 화상아!!!!"
"간다 가. 유리문 지금 나간다."
"렌터카 회관까지 뛰어~~~~~"
명소민은 홍민솔이 호통치자 유리문을 나서자마자 곧바로 렌터카 회관으로 달렸다. 아주 눈치가 없는건 아닌지 하이힐이 아니라 여성용 운동화를 신고 달렸다. 한켤레에 60만엔짜리 스웨덴제 수입품이었다. 남편 이서방이 사준 운동화. 타워팰리스 내부의 피트니스 클럽에서도 신을 경우가 거의 없는 그야말로 야외용 운동화다. 명소민이 저질 체력이라고 해도 자신의 중요한 목적이 걸려 있어서 그런지 엄청나게 속도를 내서 고딩 시절의 운동회보다 더 빨리 달렸다. 홍민솔이 휴대전화의 시간제한을 누린지 7분도 되지 않아서 타워팰리스의 주차장,정문을 빠져나가 횡단보도 건너편의 렌터카 회관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경찰관 민주,민솔 부부는 이것을 보며 어이가 없어졌다.
"저저저저저. 저년.... 평소에 저렇게 착하게 살면 얼마나 좋아."
"재. 고딩2학년 운동회보다 열배는 더 빨라. 100m 달리기에서도 헥헥거리던 년이........"
잠시후 렌터카 회관에서 베엠베 스포츠 형식 계열의 차량이 도로를 주행하며 타워팰리스 근방을 빠져나가는 것이 보였다.
"하여간에 저년. 베엠베 좋아하는 거 변함없다니까."
"지하 주차장에 벤츠도 있는데."
"그 벤츠는 소민이 남편이 조교수 취임 기념으로 사다준 차라고 들었어."
"처갓집 종놈에다 money을 운반하는 당나귀 취급받는데..... 선물까지 갖다 바쳐야 하다니. 부마도위는 힘들겠어."
"렌터카 회관은 대박 성과를 올린거야. 평균 이용시간보다 더 짧게 이용하면서 요금은 몇배로 받으니까."
"남편이 비싼 수입산 운동화나 도이칠란트제 차량을 사주는데 소민이 년은 뭐가 부족해서 교수 직위를 탐내냐??"
"검사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거......... 물욕은 충분한데 명예욕이라니.....(-_-)
"한성시내를 한바퀴 돌면 제한시간내에 들어오려나??"
"교통경찰에게 걸리지나 않으면 다행이다........(ㅐ_ㅐ)
"과속을 하지 않거나 음주운전만 아니면 단속에 걸리지 않아."
"이거 들키면 우리야 빠져나갈 핑계는 있는데 소민이는 진짜로 녹둔도 교도소로 이송되잖아."
"그년. 요즘 날씨에 교도소에 가면 못 견딜거야. 이제 첫눈 내리는 시기잖아."
"제 시간내에 돌아오기를 바래야지. 민솔아. 1분이라도 늦으면 바로 탈주 경보를 울려."
"알았어! 흐음. 진짜로 재소자 옷을 입고 교도소에 입방하는 소민이 모습. 상상이 되지 않아."
"우리는 안가이 채널이나 보자."
"응. 그래야지. 안가이 채널의 공략 목록은 우리들의 @@ 다음으로 중요한 과제야. 호호호호호."
홍민주,민솔 부부는 다시 1층 로비의 고급 소파에 편안하게 앉아서 A급 아메리카제 노트북으로 안가이의 게임방송을 시청했다. 명소민은 자신이 빠져나간 사실을 공무원들이 전혀 모를 것이라고 행복한 착각을 하는데 사실 검경은 다 알면서 일부러 소민을 놓아 준 것이다. 고 주민지 살인사건의 증거를 찾기 위해서 혹여나 명소민을 잠시 풀어준다면 살인사건의 증거품을 감추어 놓은 장소로 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 탈출을 방관한 것이다. 사실 명소민 따위가 탈출하는데 검경이 모를리가 없었다.
고교 동문인 홍민주,민솔 부부를 감시 담당으로 배정하면 틀림없이 개수작을 부릴 것이라고 광역수사대는 뻔히 예상했다. 하지만 광역수사대의 바램과 다르게 일상?의 행복이 간절했던 명소민은 그냥 3시간 정도 임대한 베엠베를 타고 한성의 도로를 야간주행하다기 제한시간이 끝나기 20분전에 렌터카 회관에 차량을 반납하고 무서운 속도로 달려서 1층 로비에 들어왔다. 야식으로 멕시카나 양념돼지 갈비를 시켜 먹던 민주,민솔 부부는 "딱 시간 맞춰 왔네."라면서 명소민에게 엉덩짝 스매싱을 때리며 집으로 올려 보냈다. 광역수사대는 허탕을 친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큰 수확을 거두었다.
렌터카 회관에서 명소민이 대여한 베엠베 차량의 운전대에서 명소민의 지문을 채취했고 교수 연구실의 지문인식 비밀 금고를 여는 것에 성공했다. 금고안에서 구식 니콘 카메라와 고 주민지의 사진을 대량으로 확보한 것이다. 결정적으로 날카로운 등산용 칼도 발견되었다. 명소민이 피 묻은 칼은 과산화수소로 깨끗이 씻어버렸지만 주민지의 손과 발을 묶었던 - 구지훈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려고 - 카메라 줄에서 주민지의 유전자 정보가 대량으로 검출되었다. 오랜 시간이 흘러서 고 주민지가 구지훈에게 살해당하지 않았다는 분명한 사실검증이 되었다. 명소민과 주민지가 주고 받은 편지,명소민이 주민지에게 선물했던 여성용 니트 옷. 비싼 코트(고딩 당시 명소민의 신체에 맞지 않았다.) 어째서 전임 서울대 교수가 등산용 칼을 개인 금고에 넣어 둔 것이지는 광역수사대에서 알아낼 것이다. 과산화수소로 혈액을 씻어 버렸다고 해서 살인이 은폐되는 것은 아니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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