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유력 대선 후보들이 사랑스러운 개나 고양이와 함께 찍은 사진들이 온라인에서 넘쳐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반려견 ‘토리’를 주인공으로 한 이른바 ‘멍스타그램’을 운영하고, 이재명 경기지사는 한달이 멀다하고 개·고양이와 친하게 지내는 사진을 올리며 ‘개·고양이 복지 공약’을 낸다. 다른 후보들도 자신들이 개(또는 고양이)를 사랑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사진을 지속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국내 반려인(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 인구는 1500만명으로 추정된다. 개를 가리키는 신조어 ‘댕댕이’, 고양이를 가리키는 ‘냥이’는 보편적인 단어로 자리잡고 있다. 동물을 사랑하는 모습은 단지 이들 반려인 표심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친근하고 온화한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야권 지지율 1·2위는 ‘댕냥 가족’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대표적인 반려인이다. 그는 개 4마리와 고양이 3마리 등 반려동물만 총 7마리 키우고, 소셜미디어에도 자주 올린다. 본인이 소셜미디어를 열기 전에도 반려견과 산책하는 모습 등이 언론에 자주 포착되곤 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해 10월 29일 대전고검과 지검을 방문한 자리에서 “퇴임 후 2년 동안 변호사 개업을 못 한다”며 “퇴임 후 강아지 3마리를 보면서 지낼 것”이라고 말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발언에 반려동물이 7마리인데 개 3마리만 편애하는 것 아니냐는 장난스런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유기묘 아깽이, 나비, 노랑이(좌측 위부터) 등 고양이 3마리, 분양 받은 비숑 프리제 써니와 마리, 유기견 나래(중앙 좌측부터), 유기견 토리(오른쪽) 등 개 4마리를 키운다. 총 7마리나 된다. /윤석열 캠프 인스타그램 '토리스타그램'
7마리 가운데 비숑 프리제종(種) 2마리를 제외한 개 2마리와 고양이 3마리는 모두 주인 잃은 떠돌이를 입양한 것이다. 최근 인기를 끄는 멍스타그램의 주인공 토리 역시 2012년 울산 유기견보호센터에서 입양해 키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또 다른 개 1마리는 유기견 출신 ‘나래’로 윤 전 총장이 몇 해 전 유기견협회에서 입양했다. 고양이 3마리도 유기묘 출신이다.
윤 전 총장의 집을 방문해 봤던 김경율 회계사는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 집에 가면 일단 개가 4마리 있다. 비숑 프리제 2마리가 가장 활발하게 뛰어 다닌다. 유기견 출신인 2마리는 조용한 편”이라며 “고양이는 경계가 심해 도무지 볼 수가 없었다”고 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9년째 키우고 있는 고양이 '민들레' /최재형 캠프 제공, 최재형 딸 인스타그램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고양이 집사’다. 개와 달리 주인을 잘 따르지 않고 독립적인 성격의 고양이 특성 탓에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은 주인과 반려동물 사이의 주객이 전도됐다는 의미에서 집사로 불린다. 최 전 원장은 2002년부터 19년째 키워온 고양이 ‘민들레’를 지난주 조선닷컴을 통해 최초 공개했다. 민들레는 터키쉬 앙고라 종이다.
민들레는 올해 만 19세다. 고양이의 시간은 빠르게 간다. 사람 나이로 치면 92세쯤 된다. 65세인 최 전 원장보다 27살 많은 셈이다. 캠프 관계자는 “최 전 원장이 애지중지 키워와서 아직까지도 건강하다”고 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국회의원 측도 반려견을 내세운다. 지난달 홍준표 대선 캠프의 한 관계자가 ‘홍도는 잘 있느냐’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홍 의원이 직접 페이스북에서 책을 소개하기도 했다.
‘홍도’는 홍 의원이 경상남도지사 시절 관사에서 키우던 진돗개 이름이다. 홍 의원은 2012년 12월 경상남도지사 취임 직후 70만 원을 들여 생후 1개월 된 암컷 1마리와 2개월 된 수컷 1마리를 진돗개 인증서와 함께 전남 한국진돗개보존회에서 구입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국회의원 캠프 관계자가 최근 펴낸 책 '홍도는 잘 있느냐'. /실크로드
하지만 사실 홍 의원이 이 개를 키우지 않은지는 꽤 됐다. 2017년 4월 대선에 출마하며 그는 4년 만에 자신이 키우던 개를 아는 사람에게 줬다.
그럼에도 홍 의원은 대선 직전 자신의 개와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헌법을 개정해 동물보호 조항을 헌법에 명시하고 현행 민·형법에서 ‘물건’으로 규정된 반려동물의 지위를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려동물은 우리의 친구이자 가족”이라고 했다.
◇여권 주자들, 수시로 ‘인증샷’ 올리고 복지 공약
여권 대선 주자 가운데는 반려인이 많지 않다. 대신 외부 행사 때 자주 개·고양이와 인증샷을 찍어 올리고, 관련 정책도 적극적으로 낸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6일 경기도청 잔디광장에서 지역주민의 개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달 고양이를 쓰다듬는 사진을 올린 이래 연이은 펫심 자극 행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고양이, 개 등 반려동물과의 사진을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재명 인스타그램
이와 함께, 이 지사는 지난달 20일 고양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올리며 “어제 법무부에서 동물의 법적 지위를 명시하는 민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지금까지는 동물의 법적 지위가 물건과 같아 대다수의 동물학대범죄에 재물손괴죄를 적용하는데 그쳤다. 모두가 분노하는 솜방망이 처벌의 원인이 해결될 가능성 높아진 것”이라며 “민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아프게 세상을 떠나는 동물도 점점 줄어들 것이고, 동물학대자도 더 강한 처벌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민법개정안의 빠른 통과를 촉구한다”고 했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치며 반려견 놀이터 조성, 길고양이 중성화 보호 사업, 고양이 입양센터 조성 등 동물보호 및 반려동물 관련 정책을 펼쳐왔다.
‘동물 법적 지위 향상법’에 이 지사보다 먼저 환영 의사를 밝힌 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다.
지난달 9일 서울 마포구 망원동 인근 한강공원에서 생활ESG행동, 대한수의사회와 함께 런댕이 산책 챌린지를 함께 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낙연 인스타그램
지난달 19일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동물보호법이 있지만 민법 때문에 처벌에 한계가 있었다. 민법 개정안은 그런 잘못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라며 “난 진료항목 표준화, 진료비 공시, 반려견 놀이터 확보, 반려동물 입양인 교육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동물보호법을 넘어 동물복지법으로 확대해야 한다. 헌법에 동물권을 명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동물단체와 함께 산책하는 자신의 모습을 올린 지 10일만의 일이었다.
지난달 9일에는 대한수의사회 등이 주최한 서울 마포에서 반려견 산책 행사에 직접 참가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지난 5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반려동물 박람회에까지 찾아가 하얀 강아지를 끌어안고 사진을 찍었다. 이 자리에서 정 전 총리는 어린 시절 키웠던 강아지를 묻어줬던 일화를 공개했다. 고향인 전북 진안군에서 키웠던 강아지 ‘부엉이’가 죽어 땅에 묻어주고 슬퍼한 적이 있다고 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지난 5월 30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반려동물 용품 박람회 '케이펫페어'를 찾았다. /정세균 인스타그램
이날 정 전 총리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라고 한다. 4가구 중 적어도 1가구는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한다”며 “반려동물의 공적보험을 도입하는 문제, 반려동물 공원을 확대하자는 의견, 반려동물 화장장 건립 지원 등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첫댓글 잘보고갑니다
잘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잘보고갑니다
잘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잘보고갑니다
잘 보고 갑니다^^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