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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악령(惡靈)의 덫/ 희곡/조철수
때: 요즈음
곳: 택시의 공간
나오는 사람들: 석규, 의사, 석규의 아버지(만월), 민간요법 치료사(은인), 판사, 석규의(아내), 귀성객, 석규의(매제), 대순 진리교(신자 a) (신자 b), 대순 진리교(총무), 석규의 어머니(순덕), 석규의 여동생(명숙), 무당, 택시의(승객), 천주교(신부), 범진여객 주식회사(김 부장), 견인차(기사)
무대: 주요 무대는 악령의 퇴치 목적으로 극의 진행 상황에 따라 무대가 선정된다. (석규의 독백)악령의 장난 짓에 석규의 몸도 내 것이 아닌 삶이 된 지가 오래, 누가 알면 그 세월도 시간이 지나면서 병자 아닌 병자처럼 이승과 저승이란 따로 없는 젊음을 보낸 것도 후회스럽다고 할까?
(장면 1 버스 종점)
하얀 눈이 내리는 어느 날 잘 다니던 버스회사로부터 갑자기 의원 사직서를 강요받았다.
김 부장: (직장 동료를 보내왔다) 석규야!
석규: (병명도 잊은 채로 날벼락) 예, 부장님.
김 부장: (눈빛이 강했다) 버스 정비원 의원 사직서를 내고 몸도 치료 후 재입사를 하세요.
석규: 예(마르고 아프면서 시원섭섭했지만 석규의 온몸은 해가 갈수록 더 쑤셨다)
다음날 아내와 택시를 타고 강남에 있는 S 종합 대형병원으로 달려갔다.
(장면 2 S 종합 종합병원 피부과)
간호사의 호명에 따라 의사와 면담 속에서
의사: (진료카드를 훑어보더니) 피부에 관한 검사를 해봐야겠네요.
석규: (다급한 나머지) 해주세요.
의사: 엑스레이도 피검사도-
(장면 2-1 S 종합병원 3개월 뒤)
석규: 밥숟갈 안 들어도 배부른 북어처럼 또는 헛구역질에 도저히 낫지 않아요, 무슨 병명입니까?
의사: (우물우물 거리면서) 병원과 꾸준한 약 복용만이-.
석규: 날마다 괴롭히는 반점들 거울로 보면 드라큘라처럼.
의사: (뻔뻔한 얼굴) 해볼 것 다해봤으니 앞으로 우리 병원에 오지 마세요.
석규: (거금 5백만 원을 날리고 결과도 없이 말문이 막혔다) 죽는 건가요.
의사: (큰소리) 오지 마세요, 우리 병원에 앞으로 더 이상 치료해줄 치료가 없습니다.
석규: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로 또 사기꾼한테 탕진한 석규의 돈 믿었던 대형병원도 시간이 서러웠다, 더 깊어가는 병마를 안고 돌아오는 날 하늘도 땅도- 그러나 죽는 날까지 치료를 해보자) 석규의 아내는 옆에서 못 낫을 병이라고 의사로부터 들은 후 더욱 찬바람이 쌩쌩 났다.
(장면 3 고향 김제 부모 집에서)
죽더라도 부모 곁에 가 죽고 싶어서 환자의 몸으로 고향에 가는 고속버스다 몸을 묻는 순간 닭똥 같은 이슬방울에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목적지 김제에 도착한 후, 택시를 잡아타고 성당 밑에서 내리자 튀어 나오시는 석규의 아버지(만월).
만월: (석규의 창백한 모습에) 야가 죽네.
석규: (얼굴을 감추려고 사력을 다해서 정상인처럼 앉아 보려고 했다)
만월: 마른 나무 땔감에 가죽이 송장이네.
석규: (빈틈을 숨기려는 기둥 찾아서) 누울래요.
만월: 그래도 엄마가 차려놓은 저녁밥상인데 함께 먹자.
석규: (더부룩한 배) 시골에 용하다는 병원도 있다고 들었는데요.
만월: 때가 늦었지만 마지막으로 체 내리는 곳에 가자 내일 아침에 그러면서 한잠 자고 가자.(꿈속에 나타난 귀신의 소리와 세상과 이별한 순서대로 석규를 설득 작업함으로 이승을 포기하고 돌아올 수 없는 저승의 다리인데도 마음은 편했다 도착한 곳은 왕궁이 계신 곳이었다. 약령과 씨름을 하는데 멀리서 들려오는 음성 또한 ‘아직은’ 소리에 도움을 받고 일어난 곳은 방바닥인데도 땀방울과 한 몸이 된 새벽 닭울음으로 날이 밝았다) 석규는 (걱정이 앞섰다, 혹시 못 만나면 어떻게 될까) 다음날 아침 빈속에 죽은 송장처럼 택시에 몸을 싣고 아버지랑 성산공원으로 달려갔다.
(장면 4 성산공원)
병원과 약국에서도 못 낫는 마지막 의술인 민간요법으로 죽음의 고갯길에 있던 사람도 새로운 빛을 찾아준다는 소문에 소문으로 전국에서 구름처럼 사람들이 몰려든다는 은인의 집, 체 내림 한 번에 1만 원으로 해결해주는 기적이 따로 없는 허름한 민간치료사 은인은 60살이었다.
은인: (팔에다 진맥을 한참 해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고기가 위벽에 오래도록 쌓여있어요.
석규: (이번에도 못 나으면 영영 하늘나라!) 제발 낫게 해주세요, 선생님
(장면 4-2) 치료사가 토방 밑에 있는 부엌으로 나갔다.
은인: 방문을 좀 열어 주세요.
(세숫대야에 담긴 찬물을 방바닥에 놓고 뚱뚱한 몸에 걸친 윗옷을 벗고 마술사처럼 은인이 석규의 입을 벌리게 한 후 왼손으로 위를 쳐올려놓고 오른손 집게손가락으로 목구멍 속에서 무언가를 끄집어 세숫대야에 놓으면서 눈으로 보게 한다. 목에서 나온 붉은 고깃덩어리가 물 위에 둥 둥) 석규의 눈에는 어항의 붉은 물고기처럼 보였다.
은인: 시원하지.
석규: (꿈일까? 생시일까?) 살맛나요.
은인: 한방약과 병원 치료로 못 낫은 사람들 전국에서 입소문을 타고 날마다 찾아와 어떤 이는 생명의 은인이라고 돈도 더 많이-또는 선물세트까지 주고 간답니다, 집에 가서 쌀죽을 쑤어서 오래도록 드세요.
석규: (시원한 가슴에) 고맙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후로 식생활을 완전히 바꿨다. 그러나 피부병처럼 온몸에 반점이 나, 있으면서 조금만 이상한 음식을 먹으면 석규의 피부는 나병 환자처럼 부풀어 오르는 증상의 환자 상태가 계속되어 괴로운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석규는 육식을 멀리하고 된장찌개 김치찌개 등 석규가 완전히 고통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었다. 그 후로 어쩌다가 감기라도 걸리면 약을 먹고 5분도 안돼서 얼굴은 헐크처럼 몇 번이나 퉁퉁 약사의 소견을 받아 내과에서 알약을 호수로 위에 들어가 빼내고 나면 언제-늘 답답한 가슴과 온몸에 가려움으로 아스피린 종류의 약을 금지하고 특이체질이니 관리에 귀신의 장난이 아니고서야 그럴까? 그러면서 1급 자동차 정비공장에 가서 정비일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장면 5 가정법원에서)
석규의 아내가 친정으로 가버린 어느 가을날 처가 식솔들까지 석규가 요양하고 있는 고향집으로 쳐들어와 당장 이혼시키고자 한단다. 딸까지 옴에 걸려 죽게 할 수 없다고 하였다. 며칠 후 법원으로 달려가 뜻하지 않은 협의 이혼서류를 정리하는 마당에 판사의 말씀이 오갔다.
판사: (손가락으로 석규를 불렀다) 서운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보통 여자가 아닙니다. 또 (귓속에다) 비밀로 우리만 알아요.
석규: (속마음은 시원섭섭했다, 또는 아쉬웠다) 네.
판사: (두 사람을 앞에 두고 협의 결정 이혼을 내리면서)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우체통에 서류를 넣지 않으면 이혼도 무효라는 것을 잊으시면 안 돼요.
아내: (알면서 모르는 척) 저도 넣어야 되나요.
판사: (냉정한 목소리로) 둘 다 넣어야 됩니다.
아내: (기쁨 있는 웃음) 잊지 마시고 넣으세요. 자기,
석규: (짧은 사랑에 아쉬움) 여보도 잊지 마세요.
아내: (결혼생활 6개월의 해방) 잘 살아요.
석규: (있으나 마나 한자리) 당신도.
(장면 6 어느 날 밤 석규의 꿈에)
아내와 헤어진 지 1년 뒤 석규를 꿈속에서 자기를 부르는 목소리가 울림이 며칠간 계속되었다. 설 연휴를 앞두고 어느 경치 좋은 동화나라 장소로 그 여인이 부르는 것이었다. 시간을 두고 망설이는데 더는 참지를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주차장 쪽으로 비몽사몽 달려갔다. 세워둔 새 자가용을 끌고 골목길과 어느 순간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새벽에 왕의 행렬처럼 또는 이승과 저승의 길처럼 사당동에서 대전 간 고속도로 190KM 50분을 스쳐갈 때, 페달에 발 올리자 차체가 미끄러지면서 핸들까지 놓쳤다. 그 순간 석규의 삶과 영영 죽었구나, 얼마나 돌았을까 정신이 돌아오기까지 정신을 잃었다. 정신들 들면서 귓가에 들여오는 소리들 죽었을거야 지나가는 귀성객의 소리, 그때까지 귀는 들리지만 동공은 감겨있었다. 차창 밖에서 문짝과 함께 바람 문으로 열리자 석규도 모르는 사이 밖으로 걸어 나가는데 주위를 바라보는 시력도 정상이었다. 멀리서 가까이서 차들을 세워놓고 구경하는 귀성객과 마주치는 눈으로 자기의 자동차를 보았을 때, 트렁크와 보닛이 없어진 흔적, 중앙 경계석 때문에 살아 있음을 천운이라고 이야기 오간 차들 밖으로 낭떠러지의 갈림길을 두고서 견인차 기사가 주의 시선을 의식하며 다가왔다.
귀성객: (석규를 바라보면서) 저 사람, 영화 속의 한 장면 같은 귀신이네.
석규는 (사방의 말소리가 귓가로 들리지만 말문은 닫힌 상태였다)
기사: (석규의 자동차를 견인차에 걸고 사고의 흔적도 쓸어 담았다) 빨리 타고 이 자리를 벗어납시다. (그때 말문이 돌아와서)
석규: 네 (지나간 장면들을 후회해본다, 귀신에 씌었어도 유분수지 그리고 안 다친 것만 봐도 감사할 일이다) 어디로 갑니까?
기사: (생각을 해주는 척한다) 경찰에 신고가 들어가면 벌금이 많이 나와서 재촉했으니 이해하세요, 대전에 있는 1급 정비공업사로 가요.
석규: (사고도 대형이지만 혼자 해결하는 것이 불안한 생각으로 그때 그 자리를 빨리 움직이면서) 수리비는 얼마나 나올까요.
기사: (여유로운 말투에 주행하면서) 구정 연휴라 공장문도 새차라서 견적이 많이 나와요, 공터다 놓고 가니까 연휴가 끝나면 그때와 수리하세요. 석규는 금쪽같은 비상금 생각으로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하늘에 감사하면서 고속 터미널에서 눈부신 햇살을 맞아 서울 가는 버스 속에서 맥주와 한 몸이 되었다.
(장면 7 석규의 집에서)
귀신의 장난짓으로 고속도로에서 사고가나, 집으로 돌아온 후, 석규의 온몸에 계속해서 귀신들이 주기적으로 쿡쿡 찌르는 통증 때문에 약을 먹어도 약발은 한두 번 샤워를 해도 시원하기는 한두 번 밤으로 푸줏간의 백정이 칼로써 살점을 도려낸 듯 등허리와 날갯죽지는 말할 수 없는 고통으로 시달렸다. 쌓여가는 약봉지와 의술로써 해결할 수 없는 귀신의 장난 같은 병에 시달렸다. 어느 날 점심을 먹으러 들른 집 매제가 와 있었다.
매제: (의심의 눈빛으로) 형님 승용차를 새로 샀다던데 한번 봅시다.
석규: (부모에게 숨기려고 작은 소리로) 정비공장에 갔더니 설 연휴가 지난 뒤 정식으로 의뢰해야 한다고 또는 정비공장 앞 공터에 있다네.
매제: (전혀 믿지 않는다는 얼굴로) 한 번만 봅시다, 형님.
석규: (귓속말로) 오백만 원이야 수리비가,
매제: 가족들 앞에 오픈해버려.
석규: (이왕 터진 것) 새차라서 폐차도 못하고 수리비가 5백만 원이 드는데 어떠십니까?
(장면 8 어느 날 아내가 찾아온 고향집)
세상을 살다 보면 불행도 부정에서 오는데 또 부정에서 뭘 찾을까? 아쉬운 이별 속에서 오는 그리움은 상대방까지 읽어야 되는 지금, 결혼하면 출가외인이란 말도 부모로부터 벗어나서 새로운 울타리라는 것도 때늦게 찾아온 아내였다고 말씀하신 아버지에게서 들은 이야기.
아내: (시댁에서 반겨주겠지) 이혼한지 1년도 못되어서 고향집으로 찾아왔다.
만월: (서류로 떠난 며느리) 이미 끝난 마당에.
아내: (애걸복걸해본다) 석규씨 한 번만이라도 볼 수 있게 해주세요.
만월: (죽어가는 사람을 두고 떠났기에) 어디 있는지 가끔 오더라. 그리고 주소는 모른다.
석규: 서울가는 버스에 몸과 함께 도착한 집에서 쉬고 있었다.
(장면 9 집으로 찾아온 대순 진리교 사람들)
석규는 날마다 집에서 귀신과 싸우고 있는 어느 날 개인택시를 사서 2틀일하고 3일째 되는 날은 쉬는 날인데 찾아온 대순 진리교 신자들 자기네 종교만 믿으면 귀신도 멀리 간다기에 솔깃한 만남으로 석규의 마음까지 오픈하므로 돈까지 없애 가면서 (신자 a) (신자 b)를 따랐다.
신자 a: (똑똑똑) 지나가는 사람인데 물을 얻을 수가 있을까요.
석규: (고민하는 중)
신자 b: (다급해진 목소리 의해서 현관문이 열리자 바람처럼 방 안에 앉자마자 사방으로 동공이 오갔다) 어디 아픈 데는-
석규: (연지 곤지 치맛자락에 불편하면서도 치료가 된다면) 간혹, 어깨 부위가 귀신의 장난처럼 쑤셨다가 사라지고 합니다.
신자 a: (궁합으로 둘이) 혼자서 지내시나 봐. 설거지가 밀리면 위생적으로 건강도-안 좋은데 손님 아닌 손님인데 커피는-
석규: (의심 아닌 의심으로) 내 정신 봐.
신자 b: (행동거지도 아름다웠다) 앉아 계세요, 커피는-더운물이어야 하는데-커피포트는 어디- 꿈에서 뱀들이 나타난적이 있나요.
석규: (웃기는 나그네) 아녀요.
신자 a: (같은 믿음의 눈치) 꿈을 자주 꾼적이 있었나요, 오후에 음독하려 가면 35만 원에 병도 고쳐드려요, 편한 날은 언젠가요.
석규: (산입에 거미줄을) 택시 운전을 하니까 쉬는 날이 어떨까요.
신자 b: (성공한 표정이다) 좋아요.
(장면 10 대순 진리교 방문 첫날)
다음날 병든 소가 되어서 마을버스와 전철을 타고 우시장에 끌려가듯이 따라간 사이비 종교의식 진행 순서대로 행해졌다. 그리고 썩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뿐, 그동안 못 자국처럼 아파서-나이는 푸른 소나무인데 돌아올 때 싱글로-이튿날이 되면 아리랑 한복 차림으로 번갈아 찾아오는 꽃뱀들처럼 정신적인 싸움이 되었을 때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 똑똑-
석규: (알면서도 모르는 채) 누구세요.
신자 a: (끈질기게 똑똑똑) 시간 때문에 빨리 챙겨요.
석규: (못 이긴 척) 정장 차림으로 또 길을 나셨다.
신자 b: (가깝도록 이야기를 걸어온다) 오늘은 더 멋져요.
(그리고 석규를 총무에게 보냈다)
(장면 10-1) 대순 진리교 사무실
똑같은 말이라도 장소에 따라서 석규가 더 이상 피해가 없도록 주의를 경계(景慨) 해야 하므로 열이 나더라도 긍정이어야만 빠져나갈 구멍이랄까?
총무: (말을 던져서 돈을 빼내는 작업을 한다) 전세 사세요? 월세 사세요?
석규: (가난한 시인인데) 전세요, 왜 그러세요.
총무: (생각한 척도 하면서) 전세금을 교회에 다 바치고 식솔들 데려와 사는 것도 좋을 텐데, 식사 해결과 잠자리도 좋은데-
석규: (사기꾼의 종교 역시, 아닐까 의심이 왔다) 괜찮아요.
총무: (봉 잡았다는 생각하는 듯이) 교당에서 뛰어노는 아이들도 그런 아이들인데 자유스럽고 꿈있어 보이지요.
석규: (겉으로 그들과의 짧은 정도 삼천리 밖으로 그 말에 달아났지만 치유의 목적 하나로 계속해서 따라다녔다) 예!
총무: (설득작업) 얼마나 바칠거야!
석규: (일부러 천 원짜리 지폐로 2만 원을 지갑에서 꺼내놓은 방바닥) 이걸로!
총무: (기가 차다는 식으로 천장을 바라보면서 혀를 내두른다) 택시기사가 뻔하지. 국수 한 그릇이 얼마인데.
석규: (누구를 테스트! 산전수전인데! 이 바보야!) 2만 원을 냈잖아요.
총무: (성질난 표정으로 왕눈에 욕설이 튀어나올 듯이) 그것도 돈인가.
석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오늘 국수 한 그릇이 되게 비싸네요.
총무: (위아래로 훑어본다, 앉아서)---
석규: (점심시간에 국수를 먹기 위해서 계단을 길게 늘어선 행렬들 속에 동참한 석규는 힘없이 중얼거린다) 당신네 종교는 오늘부터 끝이야
(장면 11 어느 날 석규네 집)
접촉사고가 나면 현금으로 자격을 만드는 어느 개인택시 운전 자격증을 법인택시 7년 만에 취득한 석규였다. 그동안 되는 일이 없는 석규는 방바닥에서 귀신과 고통 속에서 씨름을 하고 있을 때, 현관 밖에서 들려오는 55살 된 어머니(순덕) 음성의 눈높이 하는 말씀이다.
순덕: (초등학교도 안 나온 자식은 봉으로)야, 있냐!
석규: (노인네의 목소리만 들어도 불안한 삶인 석규) 네, 어머니.
순덕: (당신의 남편을 대하듯 명령이다, 늘) 가자.
석규: (떨면서 목적지도 모르고 따라나섰다) 어디로 가요!
순덕: (갖은 인상에 우렁찬 목소리 ) 개인택시 산다며.
석규: (마마보이로 살아온 탓에 전화 소리만 울려도 심장이 두근두근할 정도였다) 네. 어머니.
순덕: (염장을 질러대는 도사) 사당동에 가면 용하다는 점쟁이가 있다.
(장면 12 산속의 무당집)
이른 아침부터 마을버스를 타고 산길을 지나서 한참을 달려간 자리 30대 여동생 (명숙)이 와서 기다렸다, 보이는 찰나에 눈인사와 함께 골목을 지나서 지붕 위에 숲이 우거진 무당집은 열쇠로 잠기어 있는데 번개처럼 나타난 50대의 무당과 동행한 도심 속의 암자였다. 근처만 봐도 무서웠던 옛날-석규는 오늘따라 궁궐처럼 느껴졌다. 동생하고 얼마나 거래가 있었기에 보살더러 수양어머니라고 부를까?
명숙: (초등학교도 못 나왔어도 박사인 두 아들의 엄마다) 신의 어머니인데 잘 봐요.
순덕: (아들을 봉으로 생각하는 어머니) 개인택시를 샀어요, 개인사업해도 되나 해서요?
무당: (돈 들어오는 이야기에 당연히) 좋아요, 생년월일이 어떻게 되시는지.
석규: (이왕 듣기 좋은 말을 해야하는 보살을 바라본다) 기해년, 1959년 6월 초팔일입니다.
무당: (윷놀이하듯) 비나이다, 비나이다 (일만 원짜리 지폐와 함께 쌀알을 던지는 시늉으로 주문을 이어갔다) 왜, 후손을 괴롭혀 오늘부터 잘해줄터니 떠나가셔. 묵은 조상신이 배고프데- 어깨가 아프지?
석규: (쪽집게처럼 어떻게 알까?) 어떻게 하면 될까요?
무당: (좌우를 살피면서 또 주문을) 상을 차리려면 2백만 원이 드는데. (그때 하얀 봉투가 어머니 손에서 보살 손으로 넘어갔다 둘이서 짜고 길을 안내한 것이 아닌가, 아들 눈으로 보라는 듯 차후에 갚아라.는 이야기가 아닌가)
순덕: (딸은 바람잡이고 봉이 김선달이 생각나는 그 눈빛이었다)
명숙: (오랜만에 만나 쑥스럽지도 않았는지 석규의 떠돌이 생활할 때, 꾸어간 돈을 여러해 지나 어머니 앞에서 자연스럽게 3만 원을 받아내면서까지) 오빠. 걱정하지마.
무당: (신바람이 난 듯한 목소리) 준비물로 속옷을 보름달이 뜨는날까지-관악산 산신제로 돼지 한 마리 지게다 지고 올라가야 하는데.
석규: (굿당까지 따라가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기독교 신자라 알아서 해주세요.
무당: (재물을 놓고 되물어왔다) 그래도 됩니까.
석규: (믿음을 통째로) 믿을 테니까요.
무당: 속옷을 내일까지 가져와요.
석규: (일하는 날이고 더는 보살과 마주치는 것이 싫었다) 시간이 그런데요.
순덕: (역시, 기뻐하듯) 내가 갖다 드릴게요.
그후 석규에게 신통한 일이 일어났다. 굿한다는 그날 그 시간에 어깨의 통증이 거짓말 같이 사라졌다. 그리고 일년 팔개월이 되니까 그 자리에서 통증이 또 시작되었다 20개월 약발이랄까?
(장면 13 택시의 좁은 공간)
석규는 일하다 말고 저녁때, 윗동네에서 이사 온지 6개월째 되는 집에 와서 식사를 한 후 졸음을 물리치면서 다시 골목길에서 만난 가톨릭 승객과의 대화로 믿음의 대학가로 질주하는 속에서 액소시스트의 이야기였다.
승객: (성당 성가대 또는 교리 담당자) 구역모임에 나가세요?
석규: 잘 모르는데요, 이사 온지가 얼마 안 되었어요!
승객: (같은 구역이라고) 한 달에 한 번 둘째 화요일 밤 7시에 정반장 집에서 구역 기도가 있으니 꼭나오세요, 꼭이요.
석규: (마음 한편으로 좋고 조당이란 결혼한 사람들은 교회법으로 성사를 금지하기에 한편으로 싫었지만) 네.
승객: (시도때도 없이 오직, 주여 하면서 살아가시는 자매가 부러웠다 태운 지점에서 목적지까지 일만 원이 넘는 거리) 7가지 성사 중 견진성사를 받으셨나요.
석규: (냉담자인 부모로부터 견진성사가 어디, 당치나 할까 떠돌이 고아 아닌 고아로 살았는데) 아녀요.
승객: (용기가 샘솟듯 논리가 장엄했다) 벌써, 먼 옛날이지만 그때가 좋았어요.
승객: (믿음 있는 곳에 사랑) 받으세요, 공무원 할 때, 잘 나갔는데 갑자기 장애인 아닌 장애인이 되니까. 사람들이 개로 취급할 때, 서러워요. 오늘날에 말도 못 하고 악귀를 빼는 그리스도 공부를 하러 다닙니다.
석규: (그림의 떡을 보면서) 소인도 동행하면 좋은데 산입에 거미줄뿐입니다.
승객: 강한 믿음으로 영적인 치유를 하세요.
석규의 말을 들어보고 또 들어보고 얼마나 답답했으면 강요, 아닌 강요일까. 하여튼 석규는 희망의 천사 안은 말씀이었다.
(장면 14 성사 받는 운동장)
조당 때문에 견진성사를 보지 못한다고 하니까 주위 신자들께서 명동 교구청으로 가볼 것을 권유하였다. 처음으로 가본 교구청이라 주변을 두리번 끝에 신부를 만나서 이야기 끝에 교황청에서도 전례가 없는 일이므로 해결이 불가하다고 긴 시간을 두고 이야기하자고 하여 다시 승용차를 끌고 돌아온 신도림동 때마침 관내 성당에서 견진 성사 공고가 주보에 나와 있어서 치료를 위해 양심도 팔면서 접수를 하고 교리 시간 때마다 십자가를 그리며 저녁기도까지 올린 뒤 2개월 강의 교리공부가 끝이 난 후에도 들통이 날까 봐. 두려움 속에서 석규는 성사를 받아야 했다.
(장면 14-1) 성사 받은 운동장
해맑은 운동장에서 의식과 함께 구역의 순서 따라 하느님을 맞이하는 견진은 4년마다 돌아오는 성사이기에 의미도 남달랐다.
석규: (간절한 소망으로 성모경을 그리며 하느님을 맞이하는 순간에) 하느님 아버지, 이번에 꼭 살려주세요. 야고보는 하늘나라 아들입니다)
신부: (의식 속에서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 ) 그리스도 몸.
(숨어있던 악령은 발끝과 손끝을 통해서 머릿속 가마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면서까지 예수님과 동행하면서 잘 살아라. 다음 세계에서 보자 이 야고보, 야 바람으로 머리를 툭 치고 사라져다)
석규: (가벼운 머리로) 아멘.
2009년 10월 어느 날 오전 11시 새싹 운동장에서 2년 동안의 독한 령(靈)이 살아져 가는 그때처럼 행복한 날도 없었다, 그리고 5년이 되어갈 무렵 육신으로부터 그런 느낌이 또 와서 조상에 대한 미사와 야고보에 대한 생미사를 봉원함으로 그리스도와 함께 동행으로-또는 수많은 날과 그땐, 괴로움이었으나 이젠, 용서와 목마름으로 새로운 생명을 주신 하늘나라의 영광 앞에 믿음의 빛에 또 석규는 못된 조상 악령에게 둔갑으로 붙잡혀 20년이나 허송세월로 막걸리와 담배 이혼으로 살아온 것을 알았을 때 할말 잊은 오늘 ‘어떤 사람은 귀신이 있다, 어떤 사람은 귀신이 없다’ 하지만 몰라서-구교 집안에서 태어난 석규의 세례명은 ‘야고보‘ 첫 영성체와 찰고까지 받았다. 그러나 견진이란 까마득히 있고 살아온 탓에 귀신의 장난 짓이랄까 희곡을 설계하자 이틀간의 대못질과 온몸에 고통까지 주는 거머리 같은 악령(惡靈) 그런 삶에서 석규는 공간 탈출하기란 긴 여행의 막과 희곡등단으로 막을 내린다.
가수/정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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