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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kansh]

명예산업안전감독관


생산활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위험한 기계 기구들을 사용하기도 하고 위험한 장소에서 일하기도 하고
다양한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해야 한다.

이때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근로자들을 보호하는 임무를 가진 공직자들이
노동부의 산업안전보건근로감독관들이다.

그러나 적은 인력으로 많은 사업장을 지도 감독하기가 힘들고 또 전문적인 기술지도가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국산업안전공단과 같은 산업재해예방 전문기관으로 하여금 기술지도를
담당하도록 하고 있다.

나는 공단 직원의 자격으로 작업환경개선 및 근로자 건강유지증진에 관한 기술지도 를 위해
10년 동안 사업장을 다니면서 많은 보람을 느껴왔다.

많은 관리감독자들에게 작업환경의 중요성을 이해시켰고 국소배기장치의 후드 형태를 간단히 변형시켜
효율을 증대시키기도 했고 근로자들의 작업방법을 변경시켜서 유해물질의 폭로를 막았던 사례,
건강진단을 받지 못해 애태우던 근로자들에게 무료 건강진단을 실시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일
그리고 어려운 영세 사업장에 자금지원까지 하면서 작업환경을 개선해준 일 등으로 인해 보람과
성취감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더욱 열성적으로 일해올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상당히 많은 좌절, 실의 그리고 절망이나 한계 같은 것을 느낀 것도 사실이다.

기술지도한 내용들이 생산에 바쁘다거나 자금사정이 어렵다거나 하여 무산되는 경우도 있었고
때로는 기술지도한 내용에 부응하지 못하고 형식적인 설비를 설치하는 경우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안타까운 일은 비교적 규모가 있는 사업장의 경우 넓은 작업장을 구석구석 다니면서
개선해야 할 사항들을 모두 알려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시간적인 제약때문에 일부 지점의 한정되 사항만을 기술지도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마련된 것이 명예산업안전감독관제도 이다.

회사의 직원들 가운데서 선임된 명예산업안전감독관들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회사의 구석구석에
산재한 문제점을 도출할 수 있고 또 개선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소위 사업장에서 자율적으로 산업안전보건 문제를 해결해 내도록 하는 선진화된 제도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그들이 맡은 임무를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사항들을
그들 스스로 잘 이해해야 되기 때문에 교육이 필요하고 산업안전교육원에서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교육을 받으러 온 그들과 만났을 때 나는 많은 근로자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작업장에서 마음놓고
일할 수 있도록 작업환경을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명예산업안전감독관들의 분발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명예산업안전감독관으로서 무언가 알아야 하겠기에 교육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만
회사에 돌아가 막상 문제점을 도출하고 개선해야 된다고 건의했을 때 사업주들의 시각이 곱지 않고
앞으로 있을 구조조정 대상에 먼저 포함될 수도 있을 것 같아 걱정입니다.」
라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나는 많은 돈을 들이지 않더라도 개선 할 수 있는 것들이 얼마든지 있음을 알려 주었다.

원자재나 제품을 흘리지 않고 일하게 한다든지 예방정비를 철저히 하여 비정상적인 공장가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거나 작업방법을 바꾸는 등 수월하게 할 수 있는 일부터 찾아서 해야 한다.

이런 일들은 작업환경도 개선되지만 원가절감에도 기여하게 되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작업환경개선이 필요한 곳에는 투자를 하도록 조언할 필요가 있다.

근로자들의 건강을 위하는 일이 회사를 위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명예산업안전감독과들은
힘이 좀 들더라도 과감하게 건의하고 관철시켜야 할 것이다.

명예산업안전감독관들은 말 그대로 명예를 걸고 근로자들을 보호해야 한다.

<1999.1.23. 한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