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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후기 스크랩 코타키나발루 산행후기 셋쨋날 (두려움뒤에 찾아온 환희)
알프스(박건식) 추천 0 조회 197 08.06.15 11:19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셋째날 (정상에서의 만족감과 감동)

 

이번 산행 시작부터 여유로운 산행이 될거라고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새로운 환경에 대한 도전이라고 생각했을뿐, 자연은 우리 일행에게도 코타키나발루 정상등정을 여유롭고 쉬운 등정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새벽2시30분, 우리일행 모두는 잠들지 않은 상황이였지만 날씨가 너무 않좋은 상황이였기에 운명의 시간을 외면한채 쉽게 깨어나려 하지 않습니다. 다만 하늘의 변화를 보며 기상이 좋아지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가이드 권상우님이 기상을 알립니다. 다른 이야기는 듣지 못했습니다. 청천벽력같은 이야기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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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기상이 아주 안좋아서  산행 자체가  힘든 상황이니 정상등정은 어쩔 수 없이 포기 해야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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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망이 가슴속 깊이 사무칩니다.

 

그러나 다행인것은 기상조건을 살피며 한시간 후에 다시 최종결정을 하자는 우리의 의견을 받아들여 다시금 기다려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절망속에서도 땅속 깊숙한 곳에서 용트림 하듯이 우리에게도 새로운 희망의 새싹 하나 자라 났습니다.

모두들 넋을 잃은 상황속에서 나는  산장밖으로 나왔습니다. 간밤에 창문을 매섭게 흔들며 ?아 붓던 비는 그쳤지만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로 인해 헤드랜턴은 재기능이 힘듭니다. 무작정 등반코스로 올라가 봅니다. 사람의 인기척이 있어 다시금 힘을 내봅니다. 조금후 마주친 사람은 다른 일행의 현지 가이드 인듯 해서 무작정 영어회화가 되지도 않은 콩글리쉬로 이야기 했지요. 대충 요지는 지금 비가 온 뒤인데 안개도 심한 상태속에 산행이 가능 하겠느냐 불가능 하겠느냐? (Because it is raining fog,  it run possable or impossable to top mountion)   하하하, 지금도  내 콩그리쉬가 최고 수준인것 같네~ 님들 이게 맞아요? 헤헤헤...

돌아온 말로는 다른 말은 알아 듣지 못하고 손발 등 행동으로 표현하는게  불가능하다는 것만큼은 확실히 알수 있었다.

산장에서 기다리는 동안 모두 침묵속에 고요하다. 영호는 봉건이에게 농담을 걸어보지만 대답은 무응답!    새벽 세시반.... 등반에 자신있는 사람만 오르자는 재안은 우리 일행들을 포기하기엔 약했나보다.

우리 형수님들과 전날 고산증을 앓았던 박상규형님, 그리고 조혜정님과 신부님까지  포기 할 줄 모르고 새로운 마음으로 일행9명과 김진홍님, 권상우 현지가이드로 팀을 이루어 오늘산행을 출발,

한시간 전보다 안개가 걷히어 시야는 양호해 앞으로 나아가는데 지장을 주지 않았다.

어둠속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때로는 독려하며 함께하려는 배려의 정신까지 가슴에 와 닫는다.

산을 오르지만 조금도 급하지 않다. 그저 정상을 향해 천천히 오를뿐, 그동안 일상에서의 시간에 쫓기어 살아온 습관속의 조급증은 버려야 할 내 삶속의 하나로 인식될 뿐, 가끔씩 뒤돌아 산아래를 돌아보며 쉼호흡도 가다듬고, 또 오르다 지칠때쯤이면 또다시 쉬임을 택하고, 느림속의 여유의 미학이 이보다 좋은 순 없다. 어둠을 뚫고 오르다 마지막 숲을 지나니 사얏사얏 무인대피소지점인 체크포인트(3,668m) 에 도착, 각자의 이름을 정상등정 신청을하고  혹시 모를 위험을 대비해 각자 휘슬을 지급받고 잠시 여유로운 쉬임을 맞이한다.

 (체크 포인트에서 쉬는중에)

 

 

 여기서부터는 온통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로프를 의지해 오르는 코스가 많다. 그러나 그렇게 심한 경사는 아니고, 사람이 많아 정채되는 코스도 드물다.고산증의 예방을 위해 권성우가이드님은 자주 일행들을 쉬게 해준다. 김진홍님은 후미를 자처하며 낙오자 없이 이끌기 위해 내내 열심이시다. 내가 준비해온 디카는 새벽 몇장을 찍고나니 밧데리 방전으로 무용지물, 다른 사람의 디카로 열심히 순간순간을 담기 바쁘다. 어둠은 서서히 걷히어 헤드랜턴 기능을 상실해지니 해돋이가 그립다. 신은 우리일행의 정상을 오르고자하는 지독한 집착으로 인해 산을 오르는 것을 최종 허락하였으나 해돋이만은 허락하지 않으셨다. 어둠속 구름에 가리운 태양의 흔적은 약간의 붉은색만 비추일뿐 도무지 구름에 가려 모습은 드려내려 하지 않는다. 위안삼아 내 마음속에 떠오른 태양의 이글거림은 우리일행의 영원한 동반자 되어 늘 우리 곁에 머물며 세상사는데 길잡이가 되기를 기원한다.  산을 오르는 내내 구름이 걷히고 드리우는 횟수가 반복된다. 먼저 출발한 다른 일행은 벌써 하산이다. 어제 산행과 달리 고산증을 호소하는 이들없이 모두 앞으로 앞으로 한발 한발 열심히 오르신다. 추위와 고도를 이겨가며 오르고 또 오르니 이산의 최정상 LOWS PEAK (4,095.2m) 이다. 정영호님은 혼자 앞으로 나아가 정상에 도착한 후 30분을 떨고 우리 일행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안스럽다.

코타키나발루의 정상

나는 아무것도 생각지 않았으며 아무것도 소원하지 않은 무념무상이다. 희망에 찬 만족의 미소와 격정속에 이글거리는 감동의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을뿐.....

나는 이래서 산을 사랑하고 산이 고맙다.

자욱한 안개가 지나가는 자리에 가끔씩 위엄을 갖춘채 우뚝 솟아오른 봉우리들이 눈에 선하다. 정상에 선 우리 일행들이다.

회장 김봉건님, 리더 정영호님, 코오롱스포츠 여수점을 운영하시고 계신 선길현님과 형수님, 이번 새로 가입을 약속하신 박상규님과 형수님, 그리고 나 박건식,

모두 장하십니다. 

여수모듬산악회 일행 모두 잠시 정상에서의 기념촬영을 하고 추위를 피하기 위해 조금 아래로 내려와 다른 일행을 기다리며 얼었던 손을 녹이며 정상을 정복했다는 행복감속에 오랫만에 맛보는 여유로운 쉬임이다. 조금 후 정상에 도착한 신부님과 조혜정님 김진홍님 권상우님 모두 한자리에 모일 수 있었다.

어려운 날씨속에도 굴하지 않고 정상등정 하신 님들 모두 수고 하셨습니다.

이제 정말 안개가 걷히고 나니 주위에 경치가 좋은 곳이 많아 또 디카들을 열심히 가동하신다.

( 디카로 찍은 내 사진 모델료는 꽁짜로 해줄테니 제발 사진좀 내손에 들어오게 해주심 안되나요?   김봉건회장님 잘 부탁합니다. 아니면 죽음이야~~헤헤!)

 

(John,s Peak(4,090.7m) 의 위엄한 모습) 

 

  올라올때는 어둠에 가리워 경사진곳의 화강암을 의식하지 못했으나 내려올때 다시 보니 이곳을 내가 올라왔냐라고 되묻고 싶을 정도다. 조혜정님의 디카로 마지막 단체사진을 촬영한 후에야 우리 일행은 무사히 라반라타 산장으로 하산, 아침을 먹고 라반라타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마치고 또다시 산행 하산의 시작된다. 어젠 메실라우 게이트에서 라반라타 산장 까지는 전체산행길이가 약 8km였지만 오늘 라반라타에서 팀폰게이트까지의 하신길은 6km이다. 권성우가이드를 필두로 봉건이와 영호 조혜정님 그리고 나는  먼저 하산, 정상을 오를땐 더디던 혜정님의 하산길은 아주 발걸음이 가볍다.  조혜정님은 이번 산행을 단독으로 합류한 우리 일행중 한분이시다. 이미 킬리만자로와 안나푸리나봉 등정을 마쳤고 이번 코타키나발루 산행을 마침과 동시에 일본의 북알프스 등정일행과 합류한다는 이야기에 할 말을 잃을 정도다.

평소의 취미생활로 페러글라이딩을 즐기고 있다는 혜정님의 모습이 한층 더 부럽고 예뻐보이기 까지 한다.

메실라우와 팀폰게이트가 만나는 라양라양교차로에서 잠시 쉬고, 모두들 내려가기들 바쁘다. 오늘 산행에서 처음으로 폭포를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 지리산의 불일폭포보다는 작지만 비슷한 모습이다. 하산하는 길 자체가 나를 무아지경으로 내몰아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이 하나 둘씩 가슴에 쌓인다.

 

현지가이드 하미리가 봉건이와 영호 나와 함께 하산하며 길을 안내 해주며 기념촬영도 해준다. 하미리는 무거운 짐을 등에 지고 보폭 또한 아주 작은 발걸음으로 지침없는 산행을 하면서 주위에 버려진 쓰레기까자 줍는 여유로움을 보인다. 나이가 서른다섯이란다. 우리의 하산길이 몇시간을 내려온지는 알고 싶지않다. 내려오는 내내 영호과 봉건이와 나는 쉬임없이 대화를 나눴지만 어떠한 결말도 없는 서르름없는 대화만 오고 갈 뿐이었다. 내려오면서 무릎에 약간의 통증이 밀려온다. 무릎을 다쳐 걷지못하는 사람을 들것에 실려 고행하는 모습도 보인다. 얼마를 내려왔을까! 우리의 마지막 산행 마감지역인  팀폰게이트(1,866.4m)에 도착, 관리사무소에 신고를 마치고서야 코타키나발루에서의 모든 산행을 무사히 마감할 수 있었다.

 (코타키나발루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앞에서)

 

내게 Mt.코타키나발루는  한폭의 동양화처럼 위엄하고 아름답고 사랑스러움으로 다가왔고

장엄하게 펼쳐진 파노라마속에 신비스러우면서 도도함으로 산행을 함께 할 수 있게 허락해 주었고

준엄함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라는 겸손함을 몸소 깨닫게 해주었다.

 

나는 오늘도 양희은님의 한계령을 부르며 또다른 산에 오를 준비를 할 것이다.

 

저산은 내게 오지마라 오지마라하고

발아래 젖은 계곡 첩첩산중

저산은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

내가슴을 쓸어내리네

아 그러나 한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저산은 내게 내려가라 내려가라하네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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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8.06.16 12:18

    첫댓글 영호야 인상 펴라. 무섭구마

  • 08.06.17 16:44

    회장님은 넘 티낸다. 건식이는 넘 무미건조한 인상이고.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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