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교육에서 영성교육의 중요성”
이 숙 종
강남대 기독교교육학 교수
I. 들어가는 말
인류 역사상 인간교육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통하여 그 해결방안을 모색하여 왔지만, 실제로 그것이 인간의 변화와 개조에 어느 정도로, 어떻게 적용되어 왔으며, 그리고 그 실천적 효용성은 무엇인가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인간교육에 관한 수많은 연구들은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바람직한 인간성을 형성하기 위한 적절한 해답과 그 가치를 발견할 수 없는 과제로 남게 되었다. 어쩌면 인간이 지상에 존재하는 한 인간교육의 문제는, 앞으로 아무리 새로운 이론과 실천이 제시된다 하더라도, 항상 또 다른 사회적 문제로 남게될 것이며, 그것이 교육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해결하여야 할 과제로 남게 될 것이다.
한 마디로 오늘날 교육은 전인성의 계발을 위한 지고한 목적을 간과한 채 고도로 발달한 산업사회에 적합한 산업역군을 양성하는 훈련에 절대적 관심을 두고 있다고 단정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말하면, 오늘날 교육의 지상과제는 한갓 “인간이 만들어 놓은 기계를 어떻게 조작할 것인가?” “인간이 사회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어떻게 기능을 수행할 것인가?” 혹은 “어떻게 세칭 일류대학에 진학하여 좋은 직장을 얻고 편하게 살아 갈 것인가?”하는 현실적인 생활문제들만을 집중적으로 강조해 오면서 인간교육의 참된 의미와 목적을 왜곡하여 온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미국 하버드 대학의 미래학자인 폴 케네디(Paul Kennedy)는 그의 저서『21세기의 준비』에서 현대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변화는 광범위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그 해결에는 인류의 재교육 이외는 달리 방법을 찾을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또한 영국의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Arnold Toynbee)를 인용하여 지구사회는 참 인간교육이 없이는 파멸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1) 이것은 현대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위기의 상황에서 교육의 의미와 역할을 재 정의하고 재발견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을 위한 참 교육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인간교육에 관한 또 다른 해결을 위해 논의할 것이며, 참 인간교육의 대안으로 영성교육의 중요성을 탐구할 것이다. 여기에서 영성교육은 기독교 신학의 이해를 토대로 논의될 것이다. 여기에서 본 연구는 첫째 참 인간교육의 이해와 해석을 제시할 것이며. 둘째, 영성교육의 이해와 중요성, 그리고 목적을 제시할 것이다
II. 인간교육의 이해
인간이 세상에 태어난다는 것은 매우 고귀하고 신비스러운 일이다. 그것은 개인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삶을 실현하는 사건이며, 그 생명과 관계하고 있는 사람들과 공동체에 있어서는 개인의 생명을 함께 공유해야 하는 축제가 된다. 인간이 그가 살아 갈 삶의 환경에 태어나서 생을 실현한다는 것은 미지의 세계를 경험하며 자신의 모든 것을 개방하여 펼쳐 가는 것을 의미하고, 또한 사회공동체에서 그의 생을 축하한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공동체의 발전과 영속을 위해 그를 영접하며 함께 삶을 영위하는 자리를 제공하는 것을 나타낸다. 여기에서 인간이 미지의 세계를 경험하고 동시에 공동체 생활을 통하여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하는 매개가 있다면 그것은 곧 교육인 것이다. 교육은 신비한 존재인 인간으로 하여금 자신의 유기체적 속성을 가지고 미래의 생활을 위해 발전적 단계로 성장하는 과정을 촉진하며 성숙하게 하는 매개가 된다. 왜냐하면, “인간은 가장 온화하고 가장 성스러운 존재이지만, 그가 참 교육을 받는 조건으로만 그렇게 될 수 있기”2) 때문이다. 여기에서 인간교육을 논의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인간속성의 이해와 그 속성을 지향하는 교육의 과제와 기능을 탐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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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간의 속성
전통적으로 인간의 속성을 이해하기 위하여 시대와 지역, 그리고 역사와 문화를 불문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인간의 문제를 해부하고 논의되어 왔다. 특히 서구사회에서는 그 문화의 두 축을 이루어 왔던 고대의 희랍 문화와 히브리 문화에서 추구하여 온 인간의 문제가 가장 핵심적 이해로 전승되어 왔다. 물론 인간에 관한 두 문화권의 이해는 기독교 세계가 형성되면서 양자를 혼합하여 제 3의 인간이해로 발전되어 왔지만, 특히 유대-기독교 전통에서는 그 본래적 인간의 이해를 지금까지 고수해 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는 유대-기독교 전통의 종교-신앙적 관점에서 인간의 이해가 곧 인간구원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으며, 나아가서 그것이 종교 신앙교육이 관심을 두고 있는 최우선의 과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유대종교에서는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이해하고 있다. 구약성경에서 하나님은 인간을 그의 “생기”, 곧 영(rûaḥ; חור)을 불어넣어 "하나님의 형상"3)으로 창조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4)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는 것은 하나님이 주신 살아있는 영으로 하나님과의 ‘영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인간의 영원성을 의미한다. 또한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다는 것은 인간은 창조함 받은 본래의 형상대로 새롭게 되며,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5)는 낙관적 인간관을 의미한다.
그러나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으나, 인류의 조상 아담의 죄로 타락한 후 영적인 죽음의 상태에 이르게 되어 하나님의 형상이 파괴되었다6)는 신학적 해석을 간과할 수 없다. 인간의 타락은 하나님의 생명의 영의 일탈로 인간이 다시 흙으로 되돌아가 하나님으로부터 소외되어 그의 심판을 받게된다7)는 사실을 말해 주고 있다. 인간의 타락은 하나님께서 주신 원초적인 새 생명인 영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초월적인 능력과 자연의 질서와 조화를 이해할 수 있는 영적인 안목과 지혜의 상실이었다. 그것은 또한 인간과 하나님과의 관계, 인간과 다른 사람과의 관계, 인간의 자신과의 관계에서 소외감과 갈등을 경험할 수 있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둘째, 기독교 신학에서는 인간을 세 가지 속성을 지닌 존재로 이해하고 있다. 최초의 기독교 신학자인 사도 바울은 히브리 문화와 헬레니즘의 영향에 근거하여 인간을 영(πνευμα), 혼(ψυχη), 몸(σώμα)의 세 가지 속성을 소유하고 있는 존재로 언급하고 있다.8) 그는 희랍세계의 이원론적 인간이해를 극복하고 히브리사상에서 강조하고 있는 신령한 영적 존재로서 인간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인간을 전적으로 인류학적이며 형이상학적인 이원적 존재에서 영적 속성을 첨가한 삼원적 속성으로 이해하려고 하였다. 특히 인간의 ‘영’(spirit)은 초자연적이며, 동시에 내재적인 힘을 의미하는 스토아 철학에서 사용된 언어이다.9) 바울은 인류학적 의미로 ‘혼’(soul)이라는 말보다 ‘영’의 개념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는 구약 성서적 배경에서 영의 문제와 그 기능을 매우 신중하게 다루면서 영의 문제는 어떤 상황에 따라서 그 기능이 다양하지만, 혼의 속성과 달리 가시적인 형태로 활동하며 표면화된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10)
인간의 영은 기독교 신앙적 견해에서 육신과 반대의 관계, 혹은 상충적인 개념을 나타내고 있지만, 영은 육신과의 밀접한 관계성을 유지한다는 것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간의 육신이 죄로 부패하거나 타락하게 되면 동시에 영의 활동도 마비되거나 중지될 수밖에 없다. 반면에 인간의 영이 살아 활동하게 되면 타락된 육신이 소생하여 새로워지기도 한다. 이와 같이 인간의 육신과 영의 관계는 상보적(相補的)인 관계이므로 양자의 동시적인 성결과 성화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바울은 인간의 육신, 혹은 몸을 ‘성령의 전’11)으로 강조하였으며, 영의 신성함이 육신의 죄악과 욕망을 지배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또한 바울은 인간 속에 내재하고 있는 영이 성령의 터전이 되기 때문에, 인간 속에 성령이 거한다는 사실을 그리스도의 임재와 동일시하고 있다.12)
바울은 성령이 곧 그리스도의 본질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성령이 있는 곳에 자유가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13) 이 자유는 인간 생활을 위한 외형적인 규범이나 규제를 따르거나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세계의 변화에 의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영적 친교를 의미한다.14) 동시에 인간의 영적인 터전에 하나님의 영이 존재하게 될 때, 사람들은 각각 지혜와 지식의 말씀을 전하며 신앙의 선물과 치유의 은사를 받을 수 있다.15) 그들은 인간 속에서 역사(役事)하시는 성령의 능력을 소유하여, 성령의 명령에 따라 살며 성령과 함께 걸어 갈 수 있게 된다.16) 인간의 영은 미래의 인간구원과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열망한다. 바울은 인간의 죽음 이후에 나타날 영의 미래의 활동과 계속성을 언급하고 있으며,17) 미래의 시간 개념에서 인간구원과 영생의 종극점, 혹은 종말론적 구원을 제시하였다. 따라서 인간의 영은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이 싹트는 곳이며, 하나님과의 영적 친교를 위한 교접점(交接點)이 된다. 그리고 인간의 영은 인간의 선과 진리의 보증이며 인간의 행위 및 활동의 배후에 내재하는 생명력인 초자연적 능력인 것이다.
기독교신학에서 이해하고 있는 인간의 세 가지 속성은 각각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완전성을 의미하는 상호 유기적 관계성으로 통합되어 있다. 따라서 인간은 몸과 혼과 영이 별개의 요소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삼자의 함축적인 실체로 종합적인 기능을 나타내는 유기체적 존재로 이해되고 있다. 여기에서 바울이 인간존재를 설명하기 위하여 삼원적 방법을 사용한 것은 인간은 물질적이며 가시적인 자연세계 뿐만 아니라, 불 가시적이며 초자연적인 하나님의 영적 세계에 속하는 존재임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2. 인간교육의 이해
기독교적 인간이해를 근거로 하여 인간의 세 가지 속성을 계발할 인간교육의 이론과 실천을 체계적으로 제시한 학자는 현대교육의 창시자인 존 아모스 코메니우스(John Amos Comenius)였다. 그의 인간교육의 실마리는 타락한 인간의 하나님 형상의 회복을 위한 세 가지 속성을 조화 있게 계발하는 것에서 발견하려고 하였다.18) 곧 인간의 타락이 인간의 본성, 즉 자연세계에서 생을 영위하고, 배우며 알고, 그리고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의 상실이 아니었다. 인간은 영적인 죽음을 피할 수 없게 되었지만, 타락이전에 부여받은 본유적 속성을 그대로 내재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것이다.
여기에서 인간교육의 이유와 전거를 발견할 수 있다. 그는 인간의 유기체적 세 가지 속성인 인간의 혼을 위하여 지성교육을, 인간의 몸을 위하여 덕성교육을, 그리고 인간의 영을 위하여 영성 혹은 경건교육의 중요성을 교육 신학적으로 정립하였다. 그는 그 당시에 희랍철학의 영향으로 인간의 이원론적인 속성을 대변하고 있었던 지(知) 정(精) 의(意)를 위한 교육론을 극복하고 인간이 내재하고 있는 세 가지 속성인 이성과 덕성과 영성을 계발하는 전인교육을 강조하였다.
그 이유는 인간의 세 가지 속성의 배양이 곧 인간의 내면적 활동과 외면적 활동, 즉 자연의 물질세계와 초월적 영적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본질적 요소이자 원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인간의 이성을 통하여 자연사물들과 기술과 언어의 지식을 이해하고, 덕성을 통하여 다른 사람들과의 조화 있는 관계성을 유지하고, 그리고 영성에 의하여 인간의 마음이 지고한 신령한 세계에 속하여 그것을 발견하는 내적 경외 심을 배양할 수 있기 때문이다.19) 인간의 세 가지 속성은 한 개인을 위하여 함께 조화를 이루어 배양되어야 하며, 한 가지라도 제외되거나 경시된다면, 인간성의 균형 있는 성장과 전 인성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인간교육은 인간의 유기체를 구성하고 있는 세 가지 속성인 몸과 혼과 영과 비교될 수는 덕성과 지성과 영성을 위한 것이어야 하기 때문에, 그 교육적 가치를 다시 한번 이해할 수 있다. “인간에 있어서 세 가지 속성이 각각 분리될 수 없는 것과 같이, 학문과 덕성과 영성의 세 요소들도 분리될 수 없는 것이다”20) 따라서 모든 인간은 몸과 영과 혼이 건강하고 건전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좋은 지식을 갖추고, 덕스럽게 되고, 경건하게 될 특별한 책무와 책임성을 수행해야 한다.
첫째, 인간의 지성교육은 인간은 이성적 존재로서 모든 생명체 중 가장 가치 있고 탁월하고 지고한 존재라는 전제에 근거한다. 인간의 이성은 인간의 내면세계에서 가장 참되고 강력한 속성으로서, 그것은 삶의 전체를 풍부하게 하며, 우주의 세계를 밝혀주고, 그리고 자연의 모든 사물들을 알맞게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생산을 지시하고 있다. 따라서 천성적으로 이성과 그 세 가지 기능인 사고하는 일과 표현하는 일, 그리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능력을 통하여 사물들의 다양한 지식을 터득할 수 있다.21) 인간의 이성은 자연적으로 무엇이든지 터득하고자 하는 욕망과 그 모든 것을 지식으로 변형하고자 하는 활동으로 밝게 빛을 발산하게 된다. 모든 사람은 개인마다 “인간의 내면세계에 보다 좋은 것들을 사랑하며 알고자 하는 속성을 내재하고 있기”22) 때문에, 모든 사물들을 배우고, 이해하여 알며, 그리고 활용할 수 있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성을 통하여 세상에 태어난 인간은 자연세계의 모든 사물들을 배우며 알고 활용할 수 있도록 모든 지식을 터득할 올 바른 교육을 받아야 할 권한을 부여받았다
둘째, 그러나 많은 교육사상가들은 인간의 지성교육보다 덕성교육의 우선성과 중요성을 강조하여 왔다. 그 이유는 인간의 덕성교육은 지식과 지혜를 배우는 기본적 단계를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23) 로마의 철학자 키케로(Cicero)는 “도덕철학은 마음속에 보다 좋은 씨를 받아들이기에 적합하게 하며,” 세네카 (Seneca)도 “덕성이 없이는 지혜를 배우기 어렵기 때문에, 먼저 덕성을 배우고, 그리고 나서 지혜를 배울 것”24)을 강조하였다. 여기에서 인간의 덕성의 전반적인 구조와 체계가 지성적 지식과 지혜와 밀접하게 관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따라서 덕성을 위한 교육은 인간으로 하여금 보다 선한 것과 악한 것들, 보다 참되고 거짓된 것들, 보다 정의롭고 불의한 것들 사이에서 바르고 건전한 판단을 할 수 있게 한다. 인간을 위한 참 교육은 지성적 교육보다 인간을 포함한 다른 생명체들과 조화 있는 관계성에 필수적인 덕성교육이 강조되어야 한다.
덕성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던 영국의 과정철학자인 화이트헤드(A. North Whitehead)도 고대사상가들과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 그는 “다만 지식으로 훈련된 사람은 하나님의 땅에서 가장 쓸모 없는 존재에 불과하므로, 교육을 통하여 지향하는 목적은 어떠한 특별한 방향에서 교양과 전문지식을 겸비한 사람들을 배출하는 것이어야 한다”25)라 고 언급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지금까지 교육은 훈련을 통하여 생동력이 없는 타성적 개념을 가진 무기력한 사람들을 훈련시켜 온 것이 사실이다. 인간에게 새로운 활력을 제공하지 못하는 생동력이 없는 교육은 또 다른 사회적 악순환을 잉태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개인과 사회공동체를 위하여 치유할 수 없는 유해(有害)를 남기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자극하는 새로운 교육혁명이 생동력이 없는 타성적 개념에 반대하는 열정적인 항거가 되어야 한다.26) 그렇다면 생동력이 인간성을 배양하는 것이 교육의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면, 그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할까? 여기에서 영성교육의 중요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III. 영성교육의 중요성
영성교육27)을 논의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인간의 훌륭한 인격은 세속적인 지성교육과 덕성교육만을 통하여 올바르게 형성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양자는 종교적 영성교육에 의하여 보충되어야 할 것이 아닌가? 실제로 인간의 내면세계의 개조와 갱생은 단순히 지성교육과 덕성교육에 의하여 성취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내면세계의 변화는 다양하고 의미 있는 영성 교육에 의하여 가능하다. 예를 들면, 사도 바울은 그 당시 헬레니즘의 영향을 받았으나, 희랍철학자들이 강조하였던 “정당한 것을 아는 것이 곧 그것을 행하는 것”이라는 덕성교육의 이론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었다. 왜냐하면 인간의 내면세계의 죄악의 요소들과 비합리적인 사고들의 뿌리의 제거는 인간의 전 유기체적 구조의 핵심이 되는 영성의 갱생과 회복을 가능하게 하는 영성교육과 도덕적 훈계가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28)
1. 영성의 이해
일반적으로 기독교 신학에서 사용하는 “영성”(spirituality)이라는 말은 라틴어, ‘spiritualitas’에서 발전하여 물질과 반대되는 ‘비물질적 본질’ 혹은 ‘내적인 영적 본질’을 의미한다.29) 그러나 신학적으로 영성(靈性)은 단순히 물질적인 것과 반대되는 내적이며 정신적인 속성을 의미하는 것보다, 인간의 전 존재와 함께 하나님의 영과의 관계성을 의미하고 있다. 기독교적 영성은 이러한 두 가지 전제로 “하나님의 영이 전인(全人)으로 인간에 거하는 상태”30)로 정의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영성은 하나님을 향한 인간의 경험적 노력과 자신을 초월하는 하나님과의 경험적 관계서의 추구로 이해할 수 있다: “영성이란 말은 글자 그대로 하나님의 영 안에 있는 삶과 하나님의 영과의 살아 있는 교제를 뜻한다.”31)
유기종 교수는 “기독교 영성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서로부터 비롯되는 성서의 열매”32)로 정의하고 있다. 왜냐하면 기독교 영성의 모든 주제와 내용이 성서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기독교 영성의 핵심 주제는 하나님과 인간과의 바른 관계성의 회복과 증진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곧 성서의 모든 말씀이 이 주제에 관하여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편 하나님과 인간과의 바른 회복은 양자의 중재자 혹은 매개자인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가능하기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가 기독교 영성의 출발점이며, 길이요 표준이며, 또한 목표라고 말할 수 있다.33) 몰트만은 이것을 “예수의 영성”으로 묘사하면서 “예수의 수난과 부활이 성령의 출생의 고통과 출생의 기쁨으로 식물의 씨앗과 성장으로 묘사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34)
카톨릭 신학자인 샤르뎅(Theihard de Chardin)에 의하면, “영성은 우주생명 그 자체의 최고의 꽃핌이요, 승화된 최종의 모습이며, 우주생명의 본질적인 마지막
종극점이다.35) 영성은 창조된 세상 안에서 세상을 통하여 우주의 중심인 하나님을 발견하게 한다. 그는 영성을 기독교의 기본적인 세 가지 덕목들, 순결, 사랑, 자기 부정과 일치시키고 있다. 순결은 다양한 정신의 능력을 집중시키는 개인의 통일을 나타내고, 사랑은 많은 사람들 가운데 통일의 기능을 하며, 그리고 자기 부정은 스스로 그리스도께 집중하도록 자신의 이기주의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의미한다.36) 결국 영성은 인간이 궁극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영적인 성숙의 상태를 포함하는 하나님과 인간에 대한 사랑의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다.
샤 르뎅의 영성의 이해는 몰트만(Jurgen Moultmann)의 하나님의 창조를 영성과 상응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양자의 유사성을 발견할 수 있으나, 후자는 좀더 구체적인 영성의 실천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안식일과 안식년의 준수가 인간과 자연의 영성의 실천적 예로 제시하고 있다.37) 그에 의하면, 안식일과 안식년은 인간의 육체의 영성과 땅의 영성을 위한 성서적 기초이며, 육체의 영성과 땅의 영성이 없을 때, 건강하게 하며 다시 살리는 영혼의 영성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그는 “인간의 죽음”과 “생태계의 죽음”에 이르는 현대적 병을 앓는 현대사회 속에서 참된 영성은 삶에의 사랑의 회복, 생동력의 회복으로 정의하고 있다.38)
평신도 신학자인 두한(Leonard Doohan)에 의하면, 영성은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인간으로서의 삶을 가장 훌륭하게 성취함은 물론, 삶의 현장과 심원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하는 하나님의 방식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영성은 일상의 문제와 주어진 역사적 문화적 상황 안에서 그리스도에 대한 개인적인 응답의 유형이 된다. 그리고 영성은 기독교 복음적 요소들이 실제적 삶 속에서 조화를 이루며 실천되는 것을 의미한다. 영성은 한편으로 인간의 개성과 소명과 거부할 수 없는 은총에 따라서,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보편적인 교회의 신비한 법칙에 따라 신앙 안에서 성숙한 인격을 갖추게 하는 실재이다.39) 그러므로 영성은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이며, 그 관계는 감각세계를 초월하고, 그 본질은 역사적 배경에서 주어진 것이며, 그 모습은 이 세상 속에서 창조적 행위를 통하여 드러난다.40) 두한은 영성을 통한 인간의 창조적 행위는 네 가지 활동인 교회적 경향, 사회 안에서 성육화의 경향, 봉사 지향적 경향, 그리고 해방 지향적 경향 등을 통하여 성취될 수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41)
레오나드 두한의 영성의 이해는 미국의 영성 신학자인 존 L. 엘리아스(John L. Elias)가 강조하고 있는 영성의 공동체성에 의해 그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엘리아스는 개인의 종교적 헌신에 대한 반성과 함께 영성의 공동체성을 회복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공동체적 영성생활은 “윤리적-정치적 영성”의 이해와 연결될 수 있다. 그는 윤리적-정치적 영성을 “해방의 영성”으로 정의하면서, 그것이 모든 인간과 관계되어 있는 보편적 영성으로 이해될 수 있다. 여기에서 영성의 공동체성이 특정한 공동체의 존속뿐만 아니라, 역사로부터 도피하는 영성의 개인주의를 지양하려는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42)는 사실을 주목할 수 있다.
2. 왜 영성교육인가?
인간의 영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사람은 유치원의 창시자인 독일의 프로뵐(F. W. August Froebel, 1782-1852)이었다. 그는 인간의 도덕성 교육의 문제에 종교적 접근을 시도하였으나, 인간의 영성이 도덕교육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는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죄의 성향을 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면서, 인습적인 기독교와 단절하려고 하였다. 인간이 선하게 되는 것을 배우는 것은 교회의 교리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에서 스스로 활동적이며 자연법칙에 따라서 궁극적으로 인간과 하나님 자신과 일치하는 기회를 가지는 문제인 것이다. 그는 자연세계는 하나님의 창조의 솜씨이기 때문에, 자연을 죄된 것으로 여기는 것은 자연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난하면서, 인간의 속성에는 신령한 것과 일치하려고 투쟁하는 신성의 불꽃이 본유적으로 내재되어 있다는 사실을 영성교육의 전거로 제시하고 있다. 그는 모든 사물들과 지식의 통일체인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를 영성교육의 출발점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간의 신령한 속성은 속세를 초월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인 통일체43)을 지향하는 인간과 자연의 운동에서 부단히 계시되고 있다.
프로뵐이 자연과의 관계에서 영성교육의 전거를 발견하려는 시도는 거의 2 세기가 지난 오늘날에 와서 재해석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수 있다. 미국의 인류 철학자인 J. 할리 차프만(J. Harley Chapman)은 그의 논문 “The Practice Natural Piety as a Spiritual Discipline”에서 인간의 자연과의 경험을 통하여 자연 속에 내재되어 있는 자연의 경건성(natural piety), 즉 영성을 발견할 수 있으며 그것이 곧 영성교육의 기반이 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자연세계를 유한성과 무한성의 역설적 관계로 이해하면서, 거기에서 곧 자연의 영성을 발견할 수 있는 단초를 제시하고 있다: “한 톨의 모래에서 세상을, 야생 꽃에서 하늘을, 당신의 손바닥에서 무한을, 그리고 한 시간에서 영원을 볼 수 있도다.”44) 그에 의하면 “자연의 영성이란 자연세계에 있는 신의 현존에 경이로운 존경심과 무한한 즐거움이며, 그것이 곧 교훈으로서 의도적인 행위의 구조인 실천이며, 그 목적은 자연 속에서 신의 현존의 경험을 고양하는 것이 된다”45)
한편 교육신학에서도 인간을 영적 존재로 이해하면서 영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왔다. 현대 교육신학의 개척자인 호레이스 브쉬넬(Horace Bushnell)은 1861년에 발표한 그의 저서,『기독교적 양육』,Christian Nurture에서 그 당시에 사회생물학적 진화론이 유행하기 시작하였던 분위기에서 어린아이를 ‘영적 가능성’ (spiritual possibility)의 존재로 이해하였다.46) 이와 같은 인간이해는 인간은 어릴 때부터 영적으로 새롭게 갱신될 수 있다는 가능적 존재임을 의미한다. 어린아이는 죄의 속성을 지닌 존재도 아니며, 그렇다고 선한 속성만을 가지고 있는 존재가 아니지만, 그 내면세계에 항상 선하게 될 수 있는 “거룩한 원칙”47)을 소유하고 있다. 따라서 인간은 어릴 때부터 계속적인 영성의 개발과 성장을 통해서 성장할 수 있는 존재인 것이다. 물론 브쉬넬은 인간을 영적 존재인 동시에 물질적 존재로 이해하고 있지만, 인간의 영적 속성은 지속적인 훈련과 교육에 의해 형성되는 질, 곧 “하나님의 형상”을 의미한다.48) 영적 존재로서의 인간은 그의 감각기관을 통하여 주위 환경과 자연의 다양한 사물들에 대해 항상 개방되어 새로운 신비적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영성교육은 인간자신의 영적 가능성을 항상 공개하는 개방상태에서 일어나는 “경험의 재구성”49) 혹은 “경험의 열매”50)이며, 그것이 곧 내면 세계의 새로운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성취인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인간은 교육의 장(場)인 환경과 그 창조적 분위기와의 변증적 관계에서 그의 영성의 성장과 새로운 영적 존재로 성숙할 수 있게 된다.
미 국의 진보주의 종교교육학자인 조지 A. 코오(George A. Coe)도 인간을 본래적으로 종교적 속성을 내재하고 있는 “종교적 인간”(homo religiosus)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는 인간의 전 인격을 세 가지 차원, 즉 심리적 차원, 윤리적 차원, 종교적 차원으로 이해하고 있다. 첫째, 인간이해의 심리학적 접근은 인간은 자신의 심리적 기능과 현상에 의해서 존재할 수 있으며, 그것은 전인적 관계성, 즉, 지(知), 정(情), 의(意)의 종합적인 현상으로 고려할 수 있다.51) 인간이해의 둘째 차원은 인간을 윤리적 존재로서 그의 삶 속에서 부단히 이상과 선(善)을 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제시하고 있다. 셋째, 인간은 종교적 존재로서 그의 심연에 “종교적 속성”52)을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영적 존재로서 인간은 자기 자신과의 조화와 통일을 유지하는 심리적 접근도, 또한 이웃과 사회와의 윤리적 관계성도 필연적이지만, 인간존재의 궁극적인 근거와 원리가 되는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전인적 삶의 완성이 가능해 질 수 있다.53) 그리고 인간은 전적으로 타락한 존재도 아니며, 또한 완성된 존재도 아닌 선과 악이 혼재 되어있기 때문에, 인간의 인간성의 변화는 내재하고 있는 하나님의 역사(役事)를 통하여 발생하는 것이다.54) 따라서 인간은 전적으로 타락한 존재도, 육체만을 가진 존재도, 그리고 영혼만이 있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의 통일되고 조화된 통전적 인격체를 소유한 존재인 것이다.
인격이란 어떤 고착된 결정론적(決定論的)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전인적 선택의 행위에 의하여 항상 “되어 가는”(becoming) 존재임을 의미한다. 인간이 인격체로서 생성되어 간다는 것은 “인간은 무한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55)는 예수 그리스도의 인간이해를 긍정하는 것으로서 인간은 하나님의 실존에 의하여 새롭게 형성되어 가는 것이다.56) 그러므로 인간은 인간적인 의도와 임의와 선택에 의하여 탄생하고 성장해 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과 은총에 의하여 부여된 무한한 가능적 인격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고 생성되어 가는 인격에는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영적 속성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영적인 성장이 가능하며 영적인 성장과 함께 육체적, 심리적, 영적인 완전성을 형성할 수 있는 것이다.
3. 영성교육의 목적
현대사회에서 교육의 새로운 이해와 필요성을 통하여 교육의 목적을 재조명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전통적으로 교육이란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라는 명제를 통하여 교육의 내용을 중요하게 논의하여 왔다고 한다면, 미래사회에서는 “어떻게 배울 것인가를 가르치는 것”(learn how to learn)을 통하여 교육의 주체와 목적이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컴퓨터와 같은 폐쇄된 체제에 익숙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 기술과 함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인간성을 키우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57) 인터넷의 확산으로 세계화 추세는 가속화될 가능성이 엿 보이지만, 인터넷은 어느 한 사람이 통제할 수 없는 공간이 되기 때문에, 그것을 통제할 수 있는 전문지식과 그 공간을 함께 공유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과 협동하고 삶을 나눌 수 있는 바람직한 인간성을 위한 교육이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 영성교육의 목적이 함께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영성교육은 인간의 창의성(創意性)에 목적을 두어야 한다. 앞서 지적한 대로, 현재의 교육은 인간의 순수한 상상력과 창의성을 계발하지 못하고, 오히려 새로운 생명력의 씨앗을 마모시키는 천편일률적으로 규격화 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어, 오늘날 한국교육의 신화(神話)가 되어 있는 성적위주의 교육이나 출세 지향적 교육은 외형적으로 개인의 직업적 성취와 화려한 사회적 진출에 공헌한다고 할 수 있으나, 개인의 내면세계의 창의성을 발달시키는 사고력과 행동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성적위주의 교육은 계량형적 사회의 진보와 발전에 다소간의 공헌과 사회의 구조의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감당해 왔다고 할 수 있지만, 사회구조의 생명력이 되는 새로운 문화의 창달과 창조에는 교과서의 단 답형과 같은 결정론으로 채색하여왔다. 이와 같이 인간의 창의성을 중시하지 않는 교육의 결과는 개인적으로, 혹은 집단적으로 경쟁력의 약화와, 시시각각으로 직면하고 인간생존의 위기와 위협에 적절하게 대처할 능력의 배양을 불가능하게 하여 왔다. 이러한 의미에서, 영성교육은 모든 인간이 누구든지 자신의 내면세계의 잠재력을 계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긍정과 그것은 선택된 소수인 들의 몫이 아니라, 인간으로 태어난 모든 사람들을 포함하는 평등성에서 시작해야 한다.
둘째, 영성교육은 “새로운 의식”(new consciousness)의 계발에 목적을 두어야 한다. 오늘날 교육은 인간의 지고한 가치와 도덕성에 강조를 두기 보다, 고도로 발달된 산업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기계기술자들을 양성하는 훈련(training)58)을 중요시하여 왔다. 따라서 오늘날의 교육은 업적위주의 능력사회(meritocracy)의 존속을 위하여 노동하는 기술능력을 양성하는 수단과 도구로 전락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교육이 지향하고 있는 본래적 목적이 되어야 할 새로운 인간의식의 계발과 인간존중의 사명을 과소 평가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실제로 인간이 사회공동체의 핵심적 주체가 되어 사회의 진보와 발전에 공헌하는 길은 필요한 기계의 조작 능력이나 기술적 숙련만이 아니라, 무엇보다 인간의 자기이해와 다른 사람들의 이해, 자연과 하나님과의 관계성을 위한 심미적, 예술적, 예술적 가치들이 사회공동체의 혁신적 기반이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가치들은 영성교육을 통하여 인간성의 새로운 회복을 위한 사회공동체의 합의와 “새로운 의식”59)으로 형성될 수 있다.
셋째, 영성교육은 인간의 해방과 초월성에 목적을 두어야 한다. 오늘날 교육은 현대사회의 굴절된 의식으로부터 인간의 해방을 위하여 초월적(transcendent)이어야 한다.60) 우리가 강조하여야 할 교육의 근본적 목적은 초월성, 혹은 인간의 해방이다. 그것은 개인과 사회 양자의 해방이며, 보다 선하고 고귀한 것을 추구하기 위하여 사회에 의해 고착된 제한성으로부터의 도피이다. 교육이 추구하여야 할 인간해방은 인간개조(reform of man)와 의식혁명61)의 실현이다. 인간개조는 개인의 영성과 그 가치를 개발하여 개인을 보다 훌륭하고 바람직한 인격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하며, 의식혁명은 이미 태동하고 있는 기술과 과학의 혁명과 함께 인간존중을 각성하는 사회생활의 혁명과 일치하려는 운동이다. 이와 같이 영성교육에 의하여 인간의 신령한 본질이 개방되고 양육되어 인간 자신이 그의 내면에 살아 있는 신령한 원리와 그의 생활 속에서 이 원리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일에 의식적으로 순종하게 되어야 한다.
넷째, 영성교육은 공동체 의식(consciousness of community)의 배양에 목적을 두어야 한다.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이념은 그 구성원들이 하나가 되는 것을 추구하기 때문에, 교육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갈등과 대립 없이 하나가 되는 법을 배우고 지식과 정보를 얻는 것을 배워야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그들에게 무엇인가를 믿고 살아 갈 수 있는 것과, 또한 그들 자신이 기성사회의 가치 있는 일원이자 한 부분이 된다는 사실을 직감하고, 나아가서 그들이 존재하고 있는 세상과 우주가 밀접한 관계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충만한 영적 의식을 배양하여야 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영성교육은 공동체의 가치와 관행을 의식화하여 생활의 다양한 영역들을 섬세하게 전달하며 해석하는 공동체의 활동이 되어야 한다. 더욱이 영성교육은 보다 향상된 세계와 인류 공동체의 건설을 약속하는 영속적이며 유토피아적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특히 청소년들에게 현대의 문화적 정황에서 새로운 세계관을 정립하고, 그들의 생활 속에서 자아-정체성과 소속감을 회복할 새로운 이정표와 목적의식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영성교육은 자연과의 상생(相生) 관계의 정립에 목적을 두어야 한다. 성장하는 청소년들에게 자연 속에서 손발과 몸을 놀리게 하여 삶의 감각을 일깨우는 것이 곧 영성교육의 첩경이 된다. 생명체인 인간이 자신의 유기체를 유지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교육이라 할 때, 교육은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생활을 통하여 상호 관계를 맺는 이웃과, 자신의 삶의 환경과 소재가 되는 자연과 더불어 생존할 수 있는 고귀한 방법을 일깨워야 한다. 여기에서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자연과 더불어 공생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영성교육은 이웃과 자연의 다른 생명체와의 조화를 이루며 상생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영성교육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법을 가르치는 ‘생명의 시간’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여섯째, 영성교육은 청소년들에게 미래를 위한 영적인 비전과 새로운 꿈을 제시하여 한다. 기독교 영성에서 비전은 영적 자원인 하나님의 말씀과 하나님의 창조에서 숨겨진 신비를 분별하는 힘을 의미한다.62) 동시에 비전은 위와 같은 초월적인 신비의 의미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 사회환경에 도전하여 경험하는 사회적 실재들에서 발견할 수 있다. 초월적인 신적 자원과 사회적 경험에서 비롯된 비전은 도덕적 상상력과 깊은 분별력의 적극적인 노력에 관계하는 것으로서 기독교 영성의 바탕이 될 수 있으며, 동시에 기독교 영성은 비전을 지향하여 살아가는 자원이 될 수 있다. 영성교육은 청소년들에게 기독교 신앙의 자원이 되는 비전을 제시하여 그들로 하여금 현재의 삶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지향할 수 있도록 인도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영성교육은 청소년들에게 영적 비전을 통하여 새로운 영감을 얻게 하며 그 자원들을 현실 생활에서 도덕적 명령(moral imperative)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지도하여야 한다.63)
앞서 제시한 영성교육의 목적들을 프로뵐의 언어로 표현한다면, 영성교육은 한 가지 이상인 “생활의 통일”(unification of life), 즉 자기 자신의 생활과 자연세계와 하나님과의 통일에 두고 있다. 인간 “개인의 존재와 관계하여” 생활의 통일은 감정과 사고와 의지와 행위의 통일을 의미하고, “인류와 관련하여” 생활의 통일은 인류의 공동복지와 진보적 발전에 순종하는 것을 의미하고, “자연과 관련하여” 생활의 통일은 발전의 자연법칙에 순종하고, 그리고 “하나님과 관련하여” 생활의 통일은 완전한 신앙을 의미한다.64) 그러므로 인간교육은 사고하는 지성적인 존재로서 인간에게 자아의식을 일깨우고, 순수하고 오염되지 않은 의식적이고 자유로운 신령한 통일체의 내적 법을 표현하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다.
VI. 결론
스위스의 낭만주의 교육철학자인 루소(Jean Jacques Rousseau)는 자연세계에서 관찰하였던 성장과 발달이론을 근거로 종교적 신앙교육에서 야기되는 주요한 문제점은 모든 인간을 신인 동형적(神人同形的) 인간으로 발전시키고 있었던 경향을 지적하였다.65) 그의 언설을 빌린다면, 영성교육이 매우 조심스럽게 제시되어 수행되지 않을 때, 특히 청소년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변경하기 어려운 비합리적 견해, 신앙적 보수주의65)와 단순한 결정론을 쉽게 형성하게 될 위험성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따라서 영성교육은 그 교육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앞서 언급한 지성교육과 덕성교육과의 관계성에서 체계적으로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미 논의한 지성적 학문과 덕성과 영성의 세 가지 요소들은 인간의 전인성의 회복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교육적 내용과 역할로 간주되어야 한다. 인간이 전인적 인격을 형성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한 개인이 세 가지 속성들을 조화롭게 수용하여 단일한 통일성을 유지하기를 시도하는 일에 달려 있다. 인간교육을 통하여 계발하여야할 인간의 본유적인 속성은 자신을 위한 이성적 능력과, 다른 사람들과 바른 관계를 위한 도덕성과, 그리고 초월적인 하나님과의 영적 관계를 위한 영성을 의미한다. “인간에 있어서 세 가지 속성이 각각 분리될 수 없는 것과 같이, 학문과 덕성과 영성의 세 요소들도 분리될 수 없는 것이다”66) 그러므로 인간의 세 가지 속성들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한 개인을 위하여 지성뿐만 아니라, 덕성과 영성을, 다른 사람을 위하여 덕성뿐만 아니라, 지성과 영성을, 그리고 초월적인 신과의 관계를 위하여 영성 뿐만 아니라, 지성과 덕성을 겸비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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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ignificance of the Spiritual Education in Human Education"
Sook Jong Lee
Professor
Kangnam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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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study is aimed at exploring the significance of education with regard to ‘human education’. In history, the various studies of the theories and practices of education have been enacted to change and reform human nature, which has been defaced in its living environment and culture. For example, the development and nurture of the intellect, emotion, and volition, which are the innate natures of human beings have received great emphasis in Western education since ancient times, but there have still remained unsolved tasks of rediscovery and restoration of humanity. In this sense this study attempts to make salient the meaning and significance of the spirituality of human beings as a new dimension and as an alternative to human education in order to overcome the difficulties and dilemma of established education.
This paper is composed of three parts: firstly, the understanding of general education; secondly, the importance and meaning of spiritual education; and thirdly, the harmony and balanced development of the three dimensions of human education: intellectual, moral, and spiritual. Firstly, in general it is obvious that the Western and Oriental world has inquired and emphasized the intellectual quality of human beings in its educational aims. Many scholars and philosophers have suggested the priority of the moral or virtual over the intellectual with regard to personal education. They have done this by pointing out the problems of the present education system, which has focused on the intellectual aspect of human beings.
The second part of this paper attempts to present the development of human spirituality for the nurture and maturity of the whole personality in order to correct the present intellectual and moralistically - centered education system. In order to understand the dynamics of spiritual education, the second chapter explores the meaning of spirituality on the basis of the Bible and the statements of theologians and philosophers. It then provides reasons as to why spiritual education is necessary for modern society, and its purposes in relation to "the unification of life" with reference to individual human beings, to humanity, to nature, and to God.
Finally, the third part of this paper defines what human education means in relation to growing and developing three natures innate in the individual human being: intellectual, moral, and spiritual. The reason as to why the human organism consists of body, soul, and spirit, leads to all human beings having a unique obligation or responsibility to become well informed, virtuous, and spiritual; from which it then follows that they may thrive in all three natures. As a result, human education is aimed at instructing the individual human being in the present and for a future life, leading him or her to true knowledge, to gentle morals, and to the deepest spirituality. This scheme also integrates all the fields of human knowledge into spiritual edu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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