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른 아침 동 트기 전
새벽 안개 가득한 길을 뚫고
조경민 시인과 창평으로 달렸다.
떠오르는 햇살에
고개숙인 벼이삭들
이슬에 담뿍 젖은 코스모스
대롱대롱 이슬맺힌 거미줄
한쪽 눈을 감고
셔터를 누른다.
세상을 가득 담은 기쁨을 안고
창평 국밥집으로 향한다.
그렇게 유명하다는 집을 찾아
마침 국밥집 할머니를 만났다.
주변에는 온통 창평원조국밥집들로
서로의 삶을 경쟁하고 있었다.
새벽에 가야 만나는 주인 할머니
시인이 다녀갔다고
갈겨쓴 시 한편이 걸려 있었다.
창평 국밥
詩牧 김 성 구
물안개 피어오르는 창평 국도 옆
창평국밥집 할머니 이마에
고향집어머니의 사랑과 정성가득
아침햇살 머금은 이슬이 맺힌다.
양파, 고추, 된장, 다재기
새우젓, 깍두기, 묵은 김장김치
흰밥 한 사발, 국 한 그릇
“맛있게 드슈!”
국밥 한 스푼 뜨면
떠오르는 고향집 어머니 얼굴
시인은
국그릇에서 어머니를 만난다.
시인이 한 스픈 또 뜨면
시어詩魚가 파닥파닥
국그릇에서 시를 건진다.
누구나
창평국밥 한 스푼을 뜨면
시인이 된다.
물안개 가르고
찾아오는 새벽 손님들
따뜻한 국밥 한 그릇에서
고향집 행복 한 스푼을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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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침
그 햇살을 받으며
안개와 구름을 좇아
달려가던 그 시각
추억으로
마음 한 구석 차지하고
앨범의 주인되어
나를 반긴다.
- 조경민의 감상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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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시 참 너무 좋습니다. 배경으로 있는 시인 이렇게 멋진 줄 몰랐습니다(!?) 박사님 감사합니다. 그 아침 안개 속에서 이슬에 옷 젖던 강둑길 걷던일이 생각 납니다.
멋지네요.경민이 국 뜨는 모습 시적인데.
두만강 물 녹았겠습니다. 이곳은 입춘도 지나고 봄날 같은 포근한 날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평안하시죠?
근데 시가 좋아서 인지 배경 인물이 멋있어서인지 클릭이 많아지네요. 베스트 셀러 시가 되는 군요 짝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