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공은 둥근 모양의 가죽 또는 승인된 재질로 만들며 둘레는 27(68 cm)∼28인치(70 cm), 무게는 14(410 g)∼16온스(450 g), 공기압력은 0.6∼ 1.1기압이어야 한다. (FIFA 경기규칙 2) 현재는 월드컵 때마다 FIFA가 정식 인정하는 새로운 공인구가 탄생하는데 FIFA 기술분과위원회에서 여러 단계의 엄격한 시험을 통해 공식 사용 구를 결정한다. 기준에 합격한 공인 구에는 'FIFA Approved' 또는 'FIFA Inspected' 마크가 찍혀있고, 그리고 마크 없는 공인 구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외피의 재질은 물론 방수성, 바운드 정도, 강하게 찼을 때 공중에서의 떨림, 회전상태, 디자인 등 7개 항목을 살핀다. 1930년 1회 월드컵 때만 해도 공의 규격이 나라마다 달랐다. 이 대회 결승전에서는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가 서로 자기 나라 공을 쓰자고 우기다가 전반전은 아르헨티나산, 후반전은 우루과이산을 사용하여 경기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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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육면체가 12개의 모서리가 있듯이 정이십면체(Icosahedron)에는 모서리가 30개 있다. 정이십면체를 나타낸 위의 그림 1에서 알 수 있듯이 각 모서리선상에서 1/3과 2/3 되는 2점을 선택하면 결국 3차원 공간에 60개의 점을 만들 수 있다. 이 점이 바로 축구공의 껍질 조각들이 만나는 점이 된다. 결국 축구공은 5각형 조각들과 6각형 조각들(12개 5각형, 20개 6각형)로 구성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구조는 18세기 스위스의 수학자 레온하르트 오일러가 밝혀낸 정리에 따른 대칭성이 매우 높은 '절단된 이십면체'에 해당하는 것이다. FIFA 공인 축구공의 판은 12개의 5각형과 20개의 6각형으로 구성됐는데 공교롭게도 월드컵 본선진출 국가 수와 정확히 일치한다. 물론, 이러한 32개 판넬로 구성되지 않아도 축구공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위에서 말한 공은 가장 많이 사용되는 공의 구조이다. 이 모양은 아디다스 사가 1960년대에 개발하여 널리 퍼진 것이다. 현재 나이키 사의 18개의 판넬들로 만들어진 공도 스포츠용품 점에서 구할 수 있다. 아디다스 사는 지난 1963년에 개발한 축구공에 처음으로 '산티아고'라는 이름을 붙였다. 산티아고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공인을 받은 최초의 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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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공은 모두 1천6백20회의 바느질을 거쳐야 완성되며 외피의 각 조각을 꿰매는 작업은 전혀 기계화가 되지 않아, 숙련된 기술자가 8시간 동안 꿰매도 3개의 축구공 밖에 만들지 못할 정도로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그림 2 참조) 축구공 주요 생산국은 한국, 모로코, 파키스탄, 태국 등이다. 축구공 생산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은 구형의 정도와 탄력성의 확보이다. 약 둘레 70 cm 그리고 무게 약 400 g (KS 규격 397 453 g)을 유지해야 한다. 세계의 여러 회사들이 새로운 기술을 이용하여 완전구형과 보다 좋은 탄력을 위해 연구하고 있다. 축구공을 완전 구형에 가깝도록 만드는 것은 마치 볼펜생산의 핵심기술인 볼펜 볼의 구형정도를 높이는 것과도 같다. 우리도 우리 브랜드로 된 우수한 공이 나와서 월드컵과 같은 경기에서 사용되어야 하는데 사진이나 비디오를 보면 외국 상표만 보이니 안타깝다. 과학기술 발전 없이는 안 될 일이라 할 수 있다. 지구촌에서 연간 판매되는 축구공의 수는 약 4천만 개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이 전 세계 가맹국에 배포한 FIFA공인구 가이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4천만개의 공이 판매되고 있으며 이를 개당 3만원으로 계산할 경우 이른바 '축구공 매출액'은 1조2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말할 것 없이 보유한 축구공이 많은 나라가 축구강국이다. 제조과정은 재단, 봉제, 마무리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재단은 공의 겉을 감싸는 인조피혁 조각을 잘라낸 뒤 바느질할 구멍을 뚫는 공정들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철로 만든 반구 모양 2개의 기구 사이에 넣어 압력과 열을 가하면서 가능한 한 구에 가까운 형태로 다듬는다. FIFA가 정한 국제경기장의 면적을 가득 채울 경우 약 16만개 정도의 공이 필요하게 된다. 또 경기장의 터치라인 사이를 직각으로 굴러갈 경우에는 약 100번을 굴러야 하며 골라인 사이를 똑바로 구를 경우에는 약 150번을 회전해야 한다. 또 무게에 있어서는 운동경기에 사용되는 공 가운데 가장 가벼운 탁구공의 1416배 정도이며 남자용 농구공(2022온스)의 약 70%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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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세팍타크로 공인데 이것도 축구공과 동일한 구조로 해석될 수 있다는 놀라운 특징이 있다.(그림 3 참조) 이 경기 종목의 이름이 말레이시아어 sepak(발로 차다)과 태국어 takraw(볼)의 합성어인 Sepaktakraw(발로 볼을 차다)로 정해져있어 정말 또하나의 "축구"라고 말할 수도 있다. 세팍타크로 공은 과거에는 등나무로 엮은 것을 사용하였으나, 현재는 특수 플라스틱으로 만든 것을 사용하고 있다. 세팍타크로 공은 오각형의 구멍과 서로 엮어져 있는 플라스틱이 구 모양을 이루고 있는데 오각형 주위에 있는 끈들을 연결해 보면 그것이 육각형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기본적으로 축구공과 같은 구조를 갖는 것이다. 끈 모양의 플라스틱 5개를 엮어서 만든다. 배열된 끈을 중앙에 오각형 모양의 구멍이 생기도록 잘 조절한 다음 엮어 낼 수 있다. 참고로 세팍타크로 경기는 배드민턴과 코트 크기가 같고, 몇몇 독특한 규칙을 제외하면 배구와 거의 비슷하다. 물론, 발을 사용하며 족구와 비슷하다.
분자수준의 세계에도 나노(10억분의 1 m 크기) 축구공도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크로토와 스몰리는 헬륨 가스 안에서 흑연에 레이저광을 조사하여 만든 탄소 클러스터의 질량을 질량 분석 계로 측정하였는데, 질량수로부터 60개의 탄소 덩어리(C60)가 가장 안정하다는 것을 알았다. 안정한 클러스터 C60을 발견하기는 하였지만, 이 탄소 덩어리가 어떤 모양을 하고 탄소 원자간에는 어떤 결합을 유지하고 있는가를 해명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C60은 어떤 형태를 하고 있기에 이렇게 안정한 것일까? 정육각형 20개와 정오각형 12개로 이루어진 구조가 아닐까 하는 가설이 세워졌다. 그리고 미국의 건축가/발명가/수학자 풀러(Richard Buckminster Fuller; 1895~1983; http://www.bfi.org/)가 다양한 돔을 만들 때 고안한 '풀러 돔'에서 힌트를 얻어 C60의 모델을 생각하였다. 크로토가 계산 용지를 써서 실제로 만들어 보았더니, 그것은 축구공 모양을 한 모형으로 바닥에 떨어뜨려도 튀어 오를 정도로 안정되어 있었다. 나중에 C60을 비롯한 일련의 탄소 분자가 풀러렌이라고 불리게 된 것은, 이 건축가/발명가/수학자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그 중에서도 C60 분자는 벅민스터풀러렌(Buckminster Fullerene)이라고 불린다. C60은 보기에는 보통의 검댕과 같은 검은 분말이다. 같은 탄소 원자만으로 이루어진 물질이지만 배열이나 결합 양식이 다른 동소체(同素體, allotrope)로서 다이아몬드와 흑연 뒤에 추가된 신물질이다. 1991년에는 X선 회절이나 적외 스펙트럼 등의 측정으로 크로토 등의 축구공 구조 가설이 옳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리고 C60을 발견한 지 11년 후인 1996년, 크로토와 스몰리, 그리고 이 두 사람의 중개자였던 칼은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사실 풀러렌의 발견은 나노 과학의 혁신적인 발전에 공헌한 바 크다. 이 신물질이 나타남으로서 엄청나게 많은 응용가능성이 제기되었고 지금도 그 응용성이 하나하나 검증을 거치고 있다. 고온 초전도체로서의 가능성 뿐만 아니라 폴리머 소재로의 응용성도 있다. 강한 원자간 결합을 하고 있어 특별히 안정한 풀러렌은 독성이 없다. 이는 탄소 나노튜브와 마찬가지로 생체에 주입될 물질을 운반하는 캡슐로 사용될 수 있다. 가히 과학 전반에 걸쳐서 상당한 응용 가능성을 평가받고 있는 것이 나노 축구공 C60인 것이다. 전 세계의 많은 과학자들은 응용 가능성이 풍부한 이 신물질(나노 축구공)을 이용하여 저마다의 상상력을 동원하는 경기(미시세계에서 월드컵 축구경기)를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처럼 축구공 구조는 심오한 기하학적 해석에 바탕을 둘 뿐만 아니라 자연에도 존재하는 안정적이고도 신비한 구조물이다.
정이십면체(Icosahedron)의 경우 꼭지점 수 V=12, 모서리 수 E=30, 면의 수 F=20이고 V-E+F=12-30+20=2이어서 오일러의 정리를 만족한다. 정다면체(모든 면이 합동인 정다각형으로 이루어져있고 꼭지점에서 만나는 면의 개수가 같은 다면체)의 종류는 5가지뿐이다. 정다면체는 정사면체, 정육면체, 정팔면체, 정십이면체, 그리고 정이십면체만 가능하다. 이들 5개의 다면체를 플라톤 입체라고도 한다. 그의 저서 Timaeus에서 우주의 기본원소와 관련지어 설명한 이후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졌기 때문에 그의 이름을 따서 플라톤의 입체라고도 부른다. 플라톤은 정다면체와 만물의 근원인 물, 불, 흙, 공기, 우주를 관련시켜 설명하였고, 이러한 철학은 후세에 행성이 타원운동을 한다는 것을 발견한 케플러에게까지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왜 위의 5가지 정다면체만 가능할까? 정삼각형이 한 꼭지점에 3, 4, 5개까지 모일 때는 문제가 없습니다만 6개가 모이면 각도 총합이 360도가 되고 7개 이상이면 360도를 넘기 때문에 꼭지점이 생기지 않게 된다. 마찬가지로 정사각형은 3개가 모이면 괜찮지만 4개 이상은 안 된다. 정오각형도 3개는 괜찮지만 4개 이상은 안 된다. 그래서 더 이상의 정다면체가 만들어지지 않게 된다.(그림 5 참조)
리처드 풀러는 유리, 합금, 플라스틱 등의 자재로 돔을 만들어 그 안에 가능한 한 큰공간을 확보하는 건축 양식인 '지오데식 돔(geodesic dome, 측지 돔)을 개발해 유명해졌다.(그림 4 참조) 지오데식 돔은 정다면체의 면을 분할하고 이를 구 쪽으로 향하도록 하여 만들 수 있다. 커다란 정삼각형을 각 면이 합동인 정삼각형으로 분할하면서 이것을 구 안에 내접시킨다. 지오데식 돔은 전통적인 건축물보다 훨씬 더 적은 재료(대략 60%, 일반 사각형 지붕과 비교했을 때)를 사용해서 훨씬 더 큰 공간을 얻을 수 있다. 확장성뿐만 아니라 조립의 용이성도 갖추고 있는 것이다. 내부에 기둥이 하나도 없으면서도 매우 튼튼한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초대형 공 모양의 건축물로 만들어질 수 있다. 여기에 매우 가볍고 안정하여 견고함까지 제공한다. 물론, 사면체, 팔면체, 이십면체를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이십면체가 가장 널리 사용된다. 그러면 모든 면이 거의 같고 거의 정삼각형이며 구와 더욱 비슷한 다면체가 된다. 이것이 바로 지오데식 돔의 구조이다. 축구공이 깍아낸 정이십면체를 바탕으로 한 안쪽 공간에 공기를 밀어 넣어서 구 형태를 만들었다면 지오데식 돔은 정다면체로부터 그 면들을 분할해서 면의 크기를 줄인 특징이 있다. 실내 체육관, 전시회장, 아트리움 등을 만드는 데 이용되고 있다. 돔 내부의 온도 조절 시 요구되는 난방비 또는 냉방비도 생각해야 하는데 이 점에서 지오데식 돔의 관리/유지비 항목에서의 경제적 이점도 빼 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구는 똑같은 부피를 둘러싸는 입체도형 중에서 겉넓이가 가장 작기 때문이다.(그림 6 참조) 실제로 이러한 지오데식 돔 건설의 역사는 1958년에는 루이지애나주 Baton Rouge 유니온 탱크 사 수리공장의 직경이 130 m나 되는 대 지붕 건설을 비롯하여 1967년에는 몬트리올 만국 박람회의 미국 관이 직경 80 m가 되는 지오데식 돔으로 이어져 왔다. 다만 역사가 50년 정도 밖에 되질 않아서 많이 보급이 안된 것이다. 더 많은 지오데식 돔들을 우리는 앞으로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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