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년 8월 여행후기
친구란 뭔지...
휴가 떠나기 전날(8/11)갯바람과 한잔술에 우정을 쌓다보니
시간은 한 없이 흐르고.. 새벽녘에야 집으로 들어왔었다.
집사람의 삐친 마음을 얼래고 달래서 1박2일의 휴가를 떠났다.
이번 휴가 목적지는 경남 거창 수승대에서 1박하고
전남 담양의 죽녹원과 소쇄원을 둘러보기로 했다.
거창수승대는 몇해전 5월에 다녀온 여행지 였으나
8월17일 까지 국제 연극제도 수승대 안에서 열리고 있는지라
다채로운 행사가 우리를 반겼다.
매표소를 지나 수승대 출입구에서 부터는 관리소에서 손수레를 무료로 대여 해 주었다.
많은 짐들은 손수레로 이동 할 수 있게 배려하는 따뜻한 준비도 우리를 기쁘게 하고...
낭만이 흐르는 텐트를 치고 물놀이 투브에 바람도 넣고..
텐트 친다고 흐른 땀이 방울 방울 맺혔다.
가족을 향한 한 방울 땀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으리라.
아담한 보금자리를 정리한 후 곧바로 계곡에 들어갔다
어제 비가 온 관계로 계곡 물살이 보통이 아니다.
손짓 발짓으로 움직여 주지 않으면 그냥 둥둥 떠내려 갈 정도 였다.
< 거창 수승대애서...>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13.cafe.daum.net%2Fdownload.php%3Fgrpid%3DiCIT%26fldid%3D2920%26dataid%3D119%26fileid%3D1%26regdt%3D20050822232358%26disk%3D29%26grpcode%3Dsamk31%26dncnt%3DN%26.jpg)
아들과 물놀이 하면서 체험한 것이지만
자갈돌이 있는 얕은 곳에서 수경을 착용하고 물 속에 머리를 담그고 바닥을 유심히 쳐다보면
피래미 등 이름을 알 수 없는 각종 물고기들을 바로 눈 앞에서 만날 수 있다.
꼭 대형 수족관 안을 들여다 보는 느낌 이랄까 !!!
계곡물 위에서 쳐다보면 자갈돌 색깔과 같은 물고기의 유영을 볼 수 없지만
수경으로 쳐다보면 물고기들의 다채로운 유영을 볼 수 있다.
그 체험은 신기함 그 자체...
거창에서 주최하는 국제 연극제도 이곳 계곡에서 함께 열렸다.
지정된 시간마다 여러나라 에서 온 극악단이
계곡에 설치된 무대에서 오카리나를 포함한 민속 악기로 연주와 무용을 펼쳤다.
계곡 물속에서 야외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체험도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으로 남으리...
밤 9시30분에 매표소 옆에 있는 야외 행사장에서 개최된 우리나라 연극도 관람 했다.
극단 성좌의 "아카시아 흰꽃은 바람에날리고"라는 제목으로 시작된
연극 이었지만 연극에는 통 문외한이라....
곳곳에서 터지는 불꼿축제와 함께 휴가 첫날의 밤은 그렇게 그렇게 흘러갔다.
05.8.23
여름휴가 둘째날 (8/13일)
부산한 발자국 소리에 눈을 떳다.
8월의 강열한 햇살이 텐트를 비추고 가족들의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가장들의
두 손엔 코펠이 들리우고 올망 졸망한 눈동자로 그 뒤를 따르는 아이들의 발자국 소리는
난민촌을 연상케 하는 텐트촌이 아침을 여는 소리다.
어제 먹다 남은 된장찌개를 버너에 올리고 오늘의 일정을 다시 정했다.
아들이 오전 물놀이 계획을 취소하고 아침 식사후 전남 담양으로 떠남의 자유를 만끽 하잖다.
어제 물놀이가 보기 보다 많은 체력 소모를 가져다 준 모양이다.
수승대 관리소에서 준비한 손수레가 또 한번 우리를 편안케 하고
물놀이에 여념 없는 다른 가족들의 행복해 보이는 미소를 뒤로 하고
다음 목적지인 전남 담양의 대나무 숲길 죽녹원으로 출발 했다.
담양은 대나무로 유명하다.
거리거리 마다 대나무 공예품 들이 눈을 사로 잡는다.
대바구니,대로 만든 컵 ,부채,죽순을 이용한 미용비누로 부터 생활에 필요한
수제품들로 넘쳐나 여행객들의 발검음을 멈추게 한다.
<담양 대나무 숲길 죽녹원에서..>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13.cafe.daum.net%2Fdownload.php%3Fgrpid%3DiCIT%26fldid%3D3Zsv%26dataid%3D33%26fileid%3D2%26regdt%3D%26disk%3D10%26grpcode%3Dsamk31%26dncnt%3DN%26.jpg)
죽녹원 근처 국수집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푸른 대나무 숲길 죽녹원 관광에 나섰다.
관광 이라기 보다는 죽림욕이라 해야 할것 같다.
한 시간 남짓한 코스로 된 쭉쭉 뻗은 대나무 숲길을 걸어
또 다른 공간으로 초대 받은 느낌.
하늘을 찌를 듯한 올 곧은 대나무숲에 혼탁한 몸과 마음을 자연으로 귀속 시켰다.
불혹을 맞이한 내 마음이 갈대 아닌 대나무처럼 올 곧기를 바라면서....
05.8.27
상쾌한 죽림욕을 마치고 다음 목적지인 담양의 또 다른 명소
조선 최고의 민간정원이라 할 수 있는 소쇄원으로 이동 했다.
소쇄원 입구에서 매표를 마치고 정원으로 올랐다.
소쇄48영의 난해한 소개 글을 빌리지 아니 하여도, 선비의 고즈늑함이 묻어나는
정원임을 한 눈에 알 수 있었고, 특히 정원 사이로 흐르는 계곡이 시원함을 더해 주었다.
계곡에 이르러 두 손을 담그고 지난 옛 선조들의 풍류를 가늠 해 본다.
<소쇄원 광풍각에서..>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13.cafe.daum.net%2Fdownload.php%3Fgrpid%3DiCIT%26fldid%3D3Zsv%26dataid%3D34%26fileid%3D1%26regdt%3D20050829095950%26disk%3D11%26grpcode%3Dsamk31%26dncnt%3DN%26.jpg)
소쇄원 건물은 현재 3정자만 남았다고 하는데
주인이 거처하며 독서를 즐겼다는 제월당과,양산보가 계곡 가까이 세웠다는 객을 위한 광풍각
소쇄원을 한 눈에 들여 다 볼수 있는 대봉대가 그것이다.
광풍각은,일전에 여행한 남도의 끝단섬 보길도에 있는 세연정과 같은 멋스러움이 한껏
배여 있는 정자다. 그 정자 안에 소쇄원도가 걸려 있다.
휴가 뒤에는 치열한 경쟁속의 삶으로 되 돌아 가야 겠지만
지금 이 순간 만큼은 여유롭고 싶고 자유롭고 싶은 것은, 떠남의 자유에서 느끼고
가질 수 있는 최고의 가치 이리라...
이것으로 05년 여름휴가 후기를 갈무리 한다.
05.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