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 눈물겨운 사투 (65)] “몇푼 지원보다 홀로서기 기회를”…다운증후군
기사입력 : 2003.10.29, 15:11
지난 7월 서울 공릉동에서 문을 연 ‘다운 복지관’. 국내에선 처음으로 다운 증후군 자녀를 둔 부모들이 세운 장애인 전문 복지관이라고 해 세간의 화제가 됐었다.
개관한지 3개월이 지난 지난 24일 기자가 그곳을 찾았다. 복지관 입구 안내 데스크에서 만난 김 정씨(32). 가장자리가 약간 위로 올라간 눈,작고 편편한 얼굴,약간 납작한 뒷머리,짧은 손과 발…. 첫눈에 다운증후군 장애인임을 알수 있었다. 그녀는 낯선얼굴을 보자 약간은 어눌했지만 “어떻게 오셨어요”라고 분명하게 물었다. 뜻밖이었다.
용건을 말하고 잠시 주변을 둘러보고 있는 사이 전화벨이 울렸다. 김씨가 이번엔 전화기를 들고 “누구세요? 잠깐 기다리세요. 연결해 드릴게요”라며 친절하게 안내했다.
잠시후 만난 조경애(45) 사무국장은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여전한 우리 사회에서 다운 증후군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떨어져 ‘혼자 설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것이 이 복지관의 목표”라고 말했다.
그제서야 고개가 끄덕여졌다. 조 국장은 복지관 업무 중에는 김씨처럼 다운 장애인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했다.
이같은 사실은 3층 작업활동 센터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작업활동 센터는 다운 증후군 장애인과 일반 지체 장애인 20여명이 문구용품이나 액세서리,자동차 부품 등을 직접 조립하며 작업 훈련을 받는 곳. 물건을 직접 만드는 작업을 통해 굳기 쉬운 손,팔 근육과 인지 기능을 발달시키는 것이 첫째 목표다. 궁극적으론 작업 능력을 숙련화해 취업에 도전하기 위한 것이다.
이곳서 2년여째 작업 훈련을 받고있는 이성수(27·경기도 용인시)씨도 “받아주는 곳만 있다면 꼭 취업을 하고 싶다”고 강력히 희망했다. 센터에서 이들의 작업 훈련과 취업을 돕고있는 김은주씨(26)는 “훈련생 중 아직까지 취업에 성공한 이는 없지만 몇몇은 지금 당장 취업해도 무방할 정도의 작업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측은 내년 20명의 다운 장애인을 더 보강해 아예 훈련반과 취업반으로 구분한 뒤,취업 주선에 역량을 더 집중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다운 복지관은 지난 1994년 결성된 사회복지법인 ‘다운회’ 회원들의 눈물겨운 노력으로 처음 씨앗이 뿌려졌다. 물론 복지관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고 한다.
다운 증후군에 대한 정보 등이 턱없이 부족했던 1988년 다운 아이를 둔 9가족이 모여 다운 증후군 부모회를 만들었다. 그 후 한 회원의 아이가 93년 세상을 떠났다.
그 부모가 “원래 (세상을 떠난) 아이 몫”이라며 내놓은 집이 다운센터가 됐다. 다른 가족들도 사재를 털어 5억여원을 모았다. 이 돈으로 이듬해 ‘다운회’가 태어났다. 이들은 2000년 9월 서울시로부터 시유지를 17억원에 사들여 복지관 건립에 나섰다. 조 국장은 “장애인 시설이 들어서는 걸 반대하는 지역 사람들의 민원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결국 부모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문을 열수 있었다”고 그간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다운 복지관은 다른 장애인 복지관과 달리 다운 증후군 장애인들을 위한 전문적이고 차별적인 복지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영유아 교실에서부터 직업 및 사회적응 훈련에 이르기까지 연령대별로 다양한 재활 교육 및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또 동병 상련과 정보 교류의 공간이기도 하다. 어떤 장애이건 간에 장애아가 태어나거나 자신의 아이가 장애로 진단받을 때 대부분의 부모들은 엄청난 고통에 휩싸이게 된다. 하지만 한동안 좌절과 번민의 시간이 지나고 현실로 받아들이면,그때부터는 아이의 재활에 대한 열정이 훨씬 강해진다는 게 선배 부모들의 경험. 처음 장애 자녀를 둔 초보 부모들에게 이들의 경험담은 소중한 자산이다.
서울 창동에 사는 강명희씨(30)도 그랬다. 강씨에겐 현재 28개월된 다운증후군 아들 채민이가 있다. 처음 장애를 가진 사실을 알았을 때 그녀와 가족들 모두에게 충격 그 자체였다고 한다. 특히 산전 검사에서 아무런 이상이 없었기에 놀라움은 더했다. 좌절 속에서 1년여를 그냥 보냈다.
그러다 인터넷을 통해 다운센터와 연결되고 그곳서 다른 부모들을 만나면서 점점 안정을 찾게 됐다. 처음엔 시큰둥했던 시부모도 손자를 극진히 챙기기 시작했다. 지금은 강씨와 시어머니가 번갈아가며 주2회씩 영유아 교실에서 재활 교육을 받게 하고 있다.
강씨는 “복지관이 생기는 바람에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다양한 재활 교육과 상담을 최소 비용으로 받을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버스 옆자리에 장애인이 앉아도 거부감을 갖지 않는 사회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 다운증후군이란
다운 증후군은 21번 염색체 이상으로 발생하는 장애로,1000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 운동이나 언어,지능발달 등에 지체를 보이고 특유의 신체적 특성을 가지는 게 특징. 그러나 가족과 이웃의 이해와 배려에 따라 일상 생활은 물론,학교 및 사회에서의 적응 가능성이 높아진다. 국내 다운증후군 환자수는 약 4만여명으로 추정된다.
민태원기자 twmin@kmib.co.kr
이 기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군요.
복지관건립을 위하여 다운회는 거의 손을 뗀 상황에서 다사모가 활동을 했던건데...
그것때문에 예정에도 없든 모임을 한것이 몇번인데...
다사모는 죽쑤어서 남준꼴이 되어 버렸네.
읽다보니 다운회가 고생하여 새로운 복지관이 만들어 진걸로 되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