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2월 5일 금요일, 비가 추적 추적 오는 저녁...
방구들에서 뒹굴던 나는 갈등을 때리고 있었다.
과연 이 빗속을 뚫고 춤을 추러 가야 할것인가 말아야 할것인가....
결국 선수는 눈보라나 비바람에도 굴하지 말아야 한다는 신념아래
5년이 넘게 사용한 녹이 슨 우산을 하나 집어들고 비장한 각오로 집을 나서고야 말았다!!!!!!!
약속시간을 2-3분 넘긴채 홍대근처에 다달았을때...띠리릭~ 경임에게 연락이 왔다.
'너 어디냐?', ' 다 왔는데',
'재명선배 혼자 홍대정문앞에 있는데 아무도 안 왔다고 하더라 빨랑 가봐라' '알았어'
발걸음을 재촉해 홍대정문앞에 도착한 나...
횡단보도 건너기도 전에 재명의 모습이 눈에 팍 꽂힌다.
왜냐구? 핸섬한 외모때문이 아니라 홍삼원 선전이라도 하듯이
검은 외투속에 입은 빨간 폴라티때문! 심장 멎는줄 알았따.
그리곤 이런 생각이 ...'윽! 눈 버렸다'
재명과 빗속의 재회를 하고 있는데 옆에 약간 떨어져 있던 분홍잠바를 입은 딸기소녀(?)가 말을 건다.
'정화야!' '이건 또 누구인가? 홍대앞에서 나를 아는척하는 인간이 있다니~'
자세히 보니..그건 경임. 또 한번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나의 생각 '오늘 나는 장님이 될것 같따!'
검은 단말머리 소녀로 변신한 경임. 충격 그 자체였다.
빗속에서 빨간 홍삼원과 분홍딸기소녀와의 재회의 충격이 가시기 전 끼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다들 충격속에서 안부인사를 전한뒤...파는 두파로 나뉘었다. 배고픈파, 춤고픈파!!!
결론은 춤고픈파는 곧바로 락까페로 직행, 물 좋은 장소 섭외뒤 배고픈 식충이들파에게 연락을 전한다.
배고픈 파는 간단한 요기를 한뒤 연락을 받은뒤 다시 접선! 그래서 춤고픈파(이하 춤파로 기술)는 까페사냥에 나섰다.
혜령,수연,수옥,경임,재명 그리고 로빈 (히히) 그리고 나머지들은 다 배파(설은,창만,상용,선욱,은희,포토박 등)
춤파들이 까페를 전전하다가 경임과 혜령이 우산을 들고 앞장을 섰다.
그 뒤에는 수연,수옥,로빈이 뒤를 따랐고 재명은 어디선가 혼자서 열심히 쫓아오고 있었다.
수연,수옥은 혜령과 경임 뒷모습을 보고 자지러진다.
경임의 70년대 복고풍 패션스탈을 보면서 후남이가 나오는 아들과 딸을 연상했고,
거기서 나오는 채시라 스탈과 닮았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경임옆에 달랑 달랑 붙어가는 혜령이의 운동화 패션과 시골농부의 걸음걸이를 보면서
우린 한편의 이야기를 떠올렸다.
시골에서 상경해서 어렵게 자리를 잡은 경임처녀가장,
동생인 재수생인 혜령이 언니에게서 등록금을 받아내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는 동생 혜령.
암튼 상상력이 날개를 달기 시작하니
빗방울이 떨어지는것만 봐도 배를 잡고 웃는 수옥,수연은 산소부족으로 죽을려구 한다.
결국 새로운 장소를 개발하자는 의견이 분분한 끝에
우리가 정착한 곳은 Gost station이라는 요상한 이름을 가진 락까페.
입장료 만원씩을 내고 입장. 홀에는 우리외에 두명의 남자들밖에 없고 무대에는
알바들이 지네들끼리 흥에 겨워 춤을 추고 있다.
음료로 버드와이저 하나씩 받아들고...
결국 무대에서 알바들의 하우스댄스를 몰래 곁눈질하면서 스탭을 따라했다.
리듬감각이 있는 수연은 어느 정도 따라하긴 하는데 나머지들은 좀 노력하다가
각자의 막가파댄스로 돌변해버렸다.
조금뒤 합류한 상용, 창만, 은희, 포토박 ....
무대에 섰으나 신세대의 비트를 따라가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다.
결국 창만 무대에서 박수만 치다가 자리에 앉아서 이 시간이 언제 끝나나 시계만 바라보고 있었다.
'언제 버섯매운탕 먹으러 가냐?' 창만이 물었다.
로빈왈' 음..3시간 뒤에...' 그때 시간 자정.
창만은 한숨을 길게 쉬더니... 착잡한 표정으로 무대를 바라보았다.
그 자태가 마치 락까페에 미성년자 적발하러 온 학주같은 분위기였다.
무대에서 안되는 스탭으로 노력하다가 자리에 돌아보니 창만 기권하고 사라져 갔고...
포토박 무대를 짧은 시간안에 불사르더니 퇴장하고
혜령공주 아버지에게 쫓겨나면 안되니까 자정이 되기 전에 떠나야 하는
신데렐라처럼 홀연히 떠나버렸다.
나머지 전사들 열심히 추긴 했으나 하우스뮤직에 몸맞추기 힘들고
결국 힘만 빠져서 예정보다 일찍 버섯매운탕 집으로 나섰다.
'난 아직도 춤이 고파..우리 다시 나이트가자..난 락까페는 다신 안올꺼야' 은희의 절규를 뒤로 하고
수연,수옥, 로빈은 집에서 동영상으로 하우스댄스의 기본스탭을 다시 익혀 운동화하고 복장 갖추고 다시 올것을 다짐.
버섯매운탕집에서 연락이 닿은 정한. 매운탕집에서 재회.
첫마디는 ' 난 여기 왔다가 도로 갈려구 했어. 안에 이상하게 생긴 애(경임)가 앉아 있더라구'
경임의 가발패션..오늘의 힛트였다.
맛있게 매운탕과 뒤에 비벼주는 밥을 두공기나 추가해서 먹은뒤...
우린 어디를 방황할것인가 토론했다.
결국 은희의 주장으로 보드까페를 찾았으나 문이 닫힌 상태.
할수 없다. 5번 가면 1번 무료로 주는 노래방을 아까 보았다 그리로 가자 하는 순간...
보드까페를 찾은 은희...심봤다!!!
그러나 들어선 보드까페, 주인은 문을 닫으려는 순간이였다.
하지만 숫자상으로 많은 우리의 머리수를 보자... 통박을 굴렸겠지...
그래서 한시간 영업시간 연장!
우린 테이블에 옹기종기 모여앉았다. '아자씨! 7명이 할 수 있는 게임으로 주세요~'
첫번째 우리가 접한 게임은 순발력 게임.
가운데 벨을 하나 놔두고 펼쳐진 카드들에서 다섯개의 같은 모양의 무늬를 발견한 사람이 먼저 벨을 누르는 게임.
주로 상용과 경임이 우승을 했던것 같다.
두세번 하다보니 시시다하다는 생각이 들어 다른 게임 없어요? 라고 주문한 우리들에게
주인아저씨는 다른 게임을 들고 왔다.
두번째 게임은 서로 다른 그림카드들을 같은 숫자로 9장 먼저 만드는 사람이 우승.
서로 거래를 할 수 있다.
'두장 두장' 외치면 두장을 거래하길 원하는 사람이 서로 카드를 두장씩 바꾸는것....
'한장''두장''다섯장' 서로 손가락과 고성방가가 난문했던 시간들...
결국 누군가의 제안에 의해 소리는 지르지 말고..젠틀하게 그냥 손가락으로 의사표시하자...
그러나 소리만 없어지면 뭐하나?
테이블위에 손가락들은 가락동시장이 무색하리만큼 재빠르고 무질서하게 방황하는걸...
안되겠다...그게 그거야. 다시 소리질러...다들 한목소리 하는 사람들이니...
그 넓은 평수의 보드까페에 7명이 아니라 70명이 북적대는것 같더라.
옆에서 지켜보던 주인아저씨, 알바학생.
알바학생 집에 가야하는데 우리 들어와서 집에도 못가고 첨엔 unhappy한 표정이더니
게임을 지켜보더니 옆을 떠나줄 모른다.
그리곤 나중에 새 게임 설명해주는데 우리보다 더 열성이다.
이긴 사람이 뿅망치로 진 사람머리를 때릴때..옆에서 대리만족을 느끼는것 같더라.
게임의 승패를 따진다면 수연이 거의 90% 우승했다.
본인은 머리가 좋아서라고 말하지만,
내가 보기에 우리가 한 게임은 머리를 쓰는 게임이 아니라 목청이 좋고 손놀림이 빠르고 눈치만 빠르면 되는 게임이었다.
마지막게임에선 진 사람들이 코스튬을 입고 가발을 쓰는 분장 벌칙이 주어졌다.
경임이 첫번째 탈락자로 바이킹 모자를 썼고..
그리고 상용이 대머리 가발...
벌칙은 게임알바생이 주는 대로 뒤집어 쓰기...
은희는 하얀색 펑키파마가발, 나는 무지개색가발과 돼지코...
그리고 내가 화장실 다녀와보니 수옥이가 파충류 인간이 되어 있었다.
게임에 지면 우울해져야하는 패자의 법칙이 무색한 사람들...
가발 쓰고 모가 그렇게 좋은지...헤헤..호호...
결국 게임의 여왕의 자리를 지키지 못한 수연..엉덩이 팬티를 입고 우리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영업시간 1시간 연장에서 결국 2시간 30분으로 늘인 주인 아저씨...
분장도구들을 바라보며서 신이 난 끼식구들...
이것 저것 뒤집어 써보니...알바생이 디카를 준비해서 사진까지 찍어주었다.
결국 게임장에서 나온게 5시 좀 넘어서 나왔고...
우린 국수를 먹고 가자는 정한의 제안에 오케이를 외치며 포장마차에 들어섰다.
밀가루를 못 먹는 은희는 달걀로 배를 채우고
비빔국수와 잔치국수를 빗방울 새는 포장마차에서 맛있게 먹은뒤 버스파와 전철파로 나뉘어 헤어졌다.
내가 은희를 마지막으로 본게 영등포구청역에서 하차할때다.
전철안에서 정신을 놓아버린채 잠에 빠져있던데..
과연 본인의 역을 안 놓치고 집에 잘 갔는지....
그 뒤에 모두들 그래도 자신들의 생활속으로 잘 찾아갔다보다.
담엔 모든 끼식구들과 함께 보드까페 번개를 쳐서 다같이 게임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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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임..눈 게슴츠레 뜨고 몰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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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번째로 탈락한 은희, 다시 요정이당! |
![]() 진지한 로빈,기대에 차서 카드를 뒤집는 수옥,그래봤자 넌 꼴지야-정한생각 |
![]() 정한-이번엔 내가 이겨야지, 수연-기를 써봤자 승패는 결정났다! |
![]() 패자는 즐겁다??? -로빈과 은희 |
![]() 패자들은 게임만 관망할뿐...경임-에잇~ 지겨워..뭐하면서 놀지? |
![]() 남는 건 사진뿐! 그 철학엔 변함없는 세 여인들 |
![]() 결승전에서 정한에게 패한 수연 - 흐흐..수연엉덩이 탄력이 짱인걸! |
![]() 네번째로 탈락한 수옥! 파충류 가면을 쓰고 웃고 있다... |
![]() 난 해리포터에 나오는 마법선생이다! |
![]() 거기에 있는 모든 의상들 다 하나씩 써보느라고 난리가 났네..누가 연극하는 사람들 아니랄까봐 ^^ |
![]() 가면 여인과 한컷! |
![]() 보라가발의 수옥, 뽕망치에 맞아 부은 머리 가발로 커버하다! 황금가면 수연. |
![]() 보라마녀 수옥과 황금가면사이에 낀 별나라 요정 경임! |
![]() 저희 다시 한번 찍어줘용~ |
![]() 나는 고양이 나라에서 파견된 사신이당! 검은가면의 경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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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대머리총각! 그래 소문이 맞았어..나 사실 여자밝힘증 있는 대머리총각이었어! |
![]() 해리포터가 늙으면 이 모습? |
![]()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오는지 실험해보는 경임. |
첫댓글 제군들..후기는 이렇게 쓰는것이요...번개갔던 사람들..후기 하나씩 다 올려..이것은 의무다!!!
넘 재미있게 읽었슴다...ㅋㅋ
즐거웠겠당.....^^
ㅎㅎㅎ...언니 더할게 없소~~~후기의 대가요~~
이상애라고 하며서 실명을 쓰는것은 **를 두번 죽이는 일이니 삐리리나 **로 바꾸어 주시오...ㅋㅋㅋ
ㅋㅋ 또 봐도 재밌군 그래~ 그거 생각나? 홍대앞에 재명선배가 먼저 와있길래 인사했더니 얼마나 황당해하던지.. 그 표정 지금도 잊을수 없어라~~
푸하하하하. 정말 다시 봐도 즐겁소.. 첫눈온날 이렇게 즐거운 과거를 회상하며 읽으니 그 맛이 더할나위 없구료..
맞아여 후기는 이렇게 쓰는거에요 로빈선배 윈~~~(win) 진짜 재밌었는데 그날 ~ 우리 담에 또 다같이 가자구요 ㅋㅋ
그래 그래...또 가장~~
ㅋㅋㅋ 와...이글 예술이에요 엄청 웃었음.^^
와 경임누나 처음보는 사람같아요~ 길가다 만나면 못알아볼것 같음. 너무예쁘다~ 수연누나 엉덩이도.^^
수옥누나 파충류 얼굴 너무 귀여워요 글고 천상룡선배님 사진 정말 압권임. 사진전 출시 권고. ㅋㅋㅋ
배꼽을 잡고.. 눈물을 흘리고 있소이다..... 넘 잼났겠다... ^^
please.. move this on to information room! plea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