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외국인 친구 사귀기.
섬머타임이 시작되었네요:)
한시간 덜 자게 되는 건 싫지만 한국과 시차가 한 시간 줄어들어서
친구들이랑 수다 좀 더 떨 생각에 즐거워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외국인 친구 사귀기에 대해 체험기를 써보려고 해요.
사실 뭐, 외국인 친구 사귀는데 첫째, 이런 방법 둘째, 요런 방법- 이렇게 하는
특별한 뭔가가 있는 건 아니고, 그냥 제 얼마없는 외국인 친구들을 제가
어떻게 사귀게 됐나 공유하려고 써봅니당.
스아실은,
제가 체험기를 약 한달가량의 일을 뛰어 넘어 썼더니 소재 고갈이에요.
그래서 못 쓰고 있는데 룸메 S언니가 편집장처럼 독촉해요. *(........)
쥐어짜낸 소재입니다. 크헹.
1. 캐네디언 N군.
때는 1월이었어요. 금요일 밤으로 기억합니당.
처음 일을 했던 곳은 다운타운에서 버스를 타고 나가야 했기 때문에
일이 끝나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죠.
특이한 게, 우리나라는 시내버스 같은 경우 10~15분 배차간격. 이렇게 써있는데
여기는 버스도 시간이 정해져 있더라고요. (다들 버스 스케쥴표 하나씩은 챙겨두셨나요?)
그래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요놈의 버스가 너무 안오는 겁니다.
이미 버스가 올 시간은 지난지 오래.
하염없이 눈만 데굴데굴 굴리며 버스 언제 오나 기다리고 있는데,
옆에서 같이 버스 기다리던 남자가 대뜸 말을 겁니다.,
"버스 진짜 안 온다. 그치?"
왠지 동조를 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버스 정류장 같은 데서 모르는 사람끼리 말을 잘만 하기에,
저는 또 열심히 대답해줍니다.
"응, 진짜 안온다. 올 시간이 지났는데."
"벌써 ~분이나 지났어!" (정확히 몇분 지났었다고 했는지는 기억이 안나네요;)
"그러게."
침묵히 흐릅니다.
다시 말을 겁니다.
"넌 학생이야?"
"아니, 난 워킹이야. 너 워킹홀리데이라고 알아?"
"워킹 뭐?"
"워킹홀리데이. 일도하고 여행도 하는거야."
"아, 나도 일 구해. 난 대학생인데 졸업하고 지금 잡헌팅 하고 있어."
응..
경쟁자잖아!!!!!!!
감히 캐네디언과 잡헌팅에 있어 무슨 경쟁이 붙겠냐만은 *(..) 헷.
또 침묵이 흐릅니다..
아, 물론 제가 어 그렇구나- 라는 대답은 했습니다.
뭔가 할말은 많은데 말하자니 영어가 유창하지도 않고, 춥고, 그냥 버스에 빨리 타고 싶습니다..
"그럼 너 여기서 영어도 배워?"
그가 이 질문을 한 순간, 전 뭔가..
'얘 잡헌팅 한다더니.. 나한테 튜터해주고 싶나.. 헝.'
요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단칼에
"아니? 난 일할거야."
또 침묵히 흐릅니다.
구세주 버스가 옵니다ㅠ_ㅠ
그는 진심으로 기쁜 듯이 버스가 왔다!!!! 라고 소리칩니다.
저는 버스에 올라 냉큼 자리를 잡고 앉습니다.
그가 제 옆좌석에 앉습니다.
또 얘기를 시작합니다.
그 때는, 일단 춥지는 않아서 그랬는지 뭔가 저도 입이 터져서 말을 꺼내기 시작합니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그가 "나는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아. 한국 음악도 좋아해." 랍니다.
"오오, 한국 음악? 너 무슨 노래 알아? 한국 가수 누구 알아?"했더니
아.무.도.모.른.답.니.다.
.. 한국 음악 좋아한다며 ..
짜게 식어가는 절 느꼈는지, 황급히 "하지만 한국 음악과 문화에 아주 큰 관심이 있어. 네가 알려줘." 랍니다.
.. 응? 어떻게 알려주지?
한류가 누가 있더라.
곰곰히 생각을 해보면서 그 때부터 KPOP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기 시작합니다.
자기는 한국 말도 배우고 싶다면서
'안녕'이라는 단어를 안다고 말합니다. 안녕이 HI 맞지? 라며.
그래서 제가
"근데 너 그거 알아? HI도 안녕인데, BYE도 안녕이다?"
했더니 말도 안된답니다.
그래서 제가, 맞다고 억양을 다르게 말을 해주었더니
굉장히 신기해합니다.
뭔가, 한국말에 흥미를 갖는 외국인을 보니 기분이 좋습니다.
대화가 그렇게 무르익어 갑니다.
그리고 얼마 후, 그가 휴대폰을 꺼냅니다.
"만약 네가 원하면, 우린 친구가 될 수 있어."
우왕, 외국인 친구가 생기는 건가!!!
표현은 안했지만 급흥분 상태!!!
저는 당장 번호를 찍어줍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가 고팠나봐요.
(룸메 S언니와 G언니로는 채우지 못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N군과 저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는 N군. 마침, 제 전공도 영화 관련이라 제가 영화를 되게 좋아하기 때문에
공통관심사도 있고, 뭔가 설렜네요 '-'
2. 네덜란드 계 아줌마 C 그리고 그의 아들 S군.
그 날은 새벽부터 비가 내렸어요. 룸메 S언니와 G언니와 저는 새벽 비를 맞으며
이사를 했습니다. 사실, 그 날 어쩌다보니 새벽에 이사를 하게 되어 다들 밤을 새려고 헀으나
잠을 이기지 못하고 잠이 들었다 예정 시간보다 약 한시간~ 두시간 정도 늦은 시간에
이사를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부지런한 캐네디언들이 저희를 되게 신기하게 쳐다보며 웃더라구요. 허허.
한사람당 트렁크에 보따리를 메고, 들고.. 비를 맞으며 일렬로 줄을 서 이사를 하는 게
웃겨보이기도 헀곘지요 *(..)
그렇게 가는데, 새 집에 거의 도달했을 무렵 S언니가 "여기에 카페가 있었네."하는 겁니다.
S언니랑 저는 차 마시는 걸 굉장히 좋아해서 또, 그 말에 그 힘든 이사를 하던 와중에도
위치를 기억해놉니다. "다음에 와 보자!!!" 라며.
이사를 무사히 끝내고 며칠이 지난 뒤, S언니와 저는 그 카페에 갑니다.
한눈에 우리가 한국인인 것을 알아보는 아줌마 C. (만날 이름부르다가 아줌마라고 쓰려니까 이상하네요ㅠㅠ)
전에 알던 한국인 친구가 있었다며, 김치도 굉장히 좋아한다고 말을 꺼냅니다.
한국을 사랑해주고 관심가져주는 외국인을 만났을 때, 한국인이라는 게 자랑스럽고 뿌듯합니다.
그 카페가 마음에 들기 시작합니다ㅠㅠ
커피도 너무 맛있습니다ㅠㅠ 직접 홈메이드로 만든 케이크도 맛있습니다ㅠㅠ
뭔가 아기자기하고 조그마한 공간. 맘에 듭니다. HOT SPOT으로 찍어둡니다.
그리고 저는 그 카페에 종종 갔습니다.
한국에서도 홍대나 삼청동 같은 데에 저 혼자만 아는 공간을 찍어두고 가는 걸 굉장히
좋아했던터라*(..) 빅토리아에서도 요런 장소가 생겼다는 게 소소한 기쁨이고 즐겁습니당.
갈 때마다 저를 반겨주는 아줌마 C.
대화하는 것도 좋아하고 정도 많습니다.
제 전공을 말해주니, 자기는 한국영화 '집으로'를 안다며, 그걸 보고 울었답니다.
또 말문이 틔여서 막 씐나게 말을 합니다.
그리고 아줌마 C. 자신의 집에 초대를 합니다.
우왕 ㅠㅠ 외국인 집에 가보는 겁니다 ㅠㅠ
근데, 집 얘기를 꺼내며 아줌마 표정이 굉장히 조심스러워집니다.
아줌마에게는 아들 둘과 딸이 하나 있는데, 그 중 막내아들이
영혼은 너무 아름답지만 약간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고 말합니다.
저는 그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대답해줍니다.
(캬. 다시 생각햬도 뿌듯합니다.)
그렇게 아줌마 C의 집과 카페에 몇번 놀러가며 저는 C, 그리고 아들 S군과 친구가 됩니다:) 헤헹.
3. 대만 친구 B양
룸메 G언니가 유학생이었기 때문에, B양은 룸메 G언니의 같은 클래스 학생이었습니다.
투잡으로 바쁜 S언니보다는 G언니와 노는 시간이 더 많았던 저는 G언니와 B양이 만나는 자리에
함께하게 되고, 그렇게 친구가 되었다는 *(.......................................................................)
한국말을 되게 잘 아는 B.
한번 가르쳐 준 말은 잊어버리지 않아요.
언어적 천재.
제가 '언니'라고 불러주는 걸 참 좋아하는 친구입니다. 헤헿.
착하기는 또 어찌나 착한지ㅠㅠ.
근데, 이 친구가 했던 말 중에 다시 생각해도 정말 웃긴 말이 있는데 ..
"빅토리아에 있는 레스토랑 어디를 가도 한국인이 있어.
일본 레스토랑에도 한국인, 패스트푸드 점도 한국인, 베트남 식당에도 한국인!! (뜨끔)"
저는 맞는 말이라며 웃었죠.
허허.
한국인이 그만큼 일 잘한다는 소리 아닐까요 *(..)?
무튼 빅토리아 생활 2개월만에 요렇게, 제게는 네 명의 외국인 친구가 생겼답니다:-)
너무너무 좋은 그들이에요.
저도, 그들에게 좋은 한국인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더 노력햬야겠습니다!
여러분도,
버스정류장에서 말을 걸어본다거나
카페 같은 곳에 가서 그들과 친해져보세요 '-'
작은 팁이랍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참.
새 룸메가 들어왔어요.
저랑 동갑인 H양.
S언니가 제게 했던 것처럼 저도 막 H양에게
"잡 구할 때까지 집에 들어오지마!!!!" 했더니, 능력자 H양.. 일을 구해왔더라구요 '-'
좀.... 짱인듯?
헤헹.
언젠가 H양의 이야기도 전할게요 '-'
첫댓글 이니셜 돋네요 ㅋㅋㅋㅋㅋ 부러워요 외국인 친구들 많아서 ㅎㅎ 대화 많이 하시고 많이 친해지시길^^ H양 이야기 기대할게요 ㅋㅋㅋ
쓰면서 가끔 저도 헷갈려요T_T제 주위에 너무나 많은 S가 있습니다ㅠㅠ.
으으 이 글 보니까 빨리 가고싶어지내요 ㅋㅋㅋ저한태도 저런일이 잇을진 모르겟지만 ㅋㅋㅋㅋ미리 설레요 ㅋㅋ
어서 오세요^.^!
ㅋㅋㅋㅋㅋ 벤쿠버 상륙한거 왜 안써 6편에서 쓴대매!!!!!!!! 언니오빠들 못됫지? 독촉만하고 ㅋㅋㅋㅋ
야 됏어ㅋㅋㅋ우리 써주지도 않는 나쁜 기지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우리 옐로우나이프갔다와서 직접 오로라 후기나 써ㅋㅋㅋㅋㅋㅋㅋ
헐....ㅋㅋ 막내야 J언니 빅토리아 상륙하면 페리선착장부터 극진히 모셔라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니 오빠 얘기 써도 돼요? 아웃팅 고고?
와,ㅋㅋㅋㅋ 오늘도 재밌게 보고 갑니다,ㅋㅋㅋㅋ 빨리 저도 가고 싶어요,ㅠㅠㅠ 아직 가려면 멀었는데;ㄷㄷㄷ 전 교정 중이라 교정기 빼고 9월에 갈 예정이거든요~ 빨리 가고 싶네요,ㅎㅎㅎㅎ
아, 정말 아직 좀 남았네요 /ㅅ/ 병원 같은 곳도 두루두루잘 다니시고, 준비 잘 하셔서 오시기를!
체험기 잘 읽었습니다! 저도 외국인친구많이 사귀는게 정말로망인데~ N군의 다음이야기가 궁금해지네요 ㅋㅋ
N군.. 허허. 감사합니당:)
삭제된 댓글 입니다.
연락하신다면서요 ㅋㅋㅋㅋ 일은 잘 되가시나요?
나도 여자이고싶다.........
이게.. 꼭 여자라서 덕을 본 건 아닌 것 같은데요ㅠ-ㅠ..
먼저말이라도한번걸어주잔아요ㅜㅜ
3월에 쓰신거 읽고 이 글로 넘어왔는데 아주 잘 지내고계시네요..ㅎ.ㅎ 외국인 친구라.. 좋으시겠어요~~
앗 그 카페 어디에 있는 건가요?ㅋㅋㅋ 전 다담주에 간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