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에 다다르면 마음은 종잇장처럼 가벼워진다. 목포항에서 배를 타면 섬들이 점점이 뿌려진 다도해로 나간다. 팔금도, 안좌도, 자라도, 비금도, 도초도, 하의도, 상태도, 대야도, 우이도, 대둔도, 영산도…. 크게 그려진 섬만 해도 30개가 넘는다. 목포에서 출발한 배는 이 섬들을 굽이굽이 지나쳐 흑산도와 홍도에 닿는다.
흑산도 관문인 예리항에는 홍어집들이 늘어서 있다. 홍어 하면 흑산도를 떠올렸지만 이제는 옛말이다. 예전처럼 많이 잡히지도 않을뿐더러 홍어잡이 배 역시 9척밖에 남아 있지 않다. 지금은 주민 5000명 정도만 살고 있다. ◆홍도 = 흑산도에서 배로 40여 분을 가면 홍도다.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홍도에는 풍란 동백나무 후박나무 등 5400여종의 희귀식물이 자란다. 홍도관리사무소 옆에 위치한 난전시실에서 홍도 자생 풍란 300 여점을 볼 수 있다. 흑산도가 남성적이고 우람하다면 홍도는 여성적이고 아기자기하다. 마치 지중해 어느 섬에 온 것 같은 감흥을 선사한다.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을 정도로 밝은 햇빛과 푸른 바다, 이런 곳에 일주일만 머물렀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홍도를 제대로 보는 방법은 파도 출렁이는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는 것이다. 해안을 따라 펼쳐진 홍도 33경은 어떤 뛰어난 조각가도 흉내 낼 수 없는 작품이다.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는 갖가지 모양을 한 해벽. 도승바위, 남문바위, 병풍바위, 탕건바위, 심금리굴, 흔들바위, 칼바위, 무지개바위, 제비바위, 돔바위, 기둥바위, 시루떡바위, 원숭이바위, 주전자바위, 좌불상…. 노련한 선장이 요리조리 해벽 옆으로 배를 댈 때마다 탄성이 터져나온다. 홍도에는 특이한 해수욕장이 하나 있다. 현지인들은 '빠돌'해수욕장이라고 부른다. 빠돌은 둥근 돌이라는 의미. 모래가 아닌 크고 작은 둥근 돌이 해변을 덮었다. 이 해수욕장에 누워 있거나 물에 들락거리면 신경통, 피부병, 무좀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자연과 사람이 한데 어우러져 살아가는 돌섬 홍도와 흑산도. 바닷길을 열고 여수에 젖은 나그네를 맞이하고 있다. ■ 흑산도ㆍ홍도 여행정보 △가는 길=흑산도는 목포에서 쾌속선으로 약 2시간 거리다. 경유지인 비금ㆍ도초도까지는 파도가 잔잔하지만 외해인 흑산도와 홍도는 파도가 심하다. 목포에서 오전 7시 50분, 오후 1시에 출항한다. 목포~흑산도 2만4300원, 목포~홍도 3만2600원. 씨월드고속(061-243-2111) 남해고속(061-244-9915). 동양고속(061-243-2111)은 흑산도~홍도 구간에 쾌속선을 운항한다. 어른 3만5100원, 중고생 3만1800원. 홍도 해상유람은 2시간 30분 가량 소요된다. 어른 1만700원. 어린이 9000원. △현지교통=흑산도여행은 예리항에서 관광택시나 관광버스를 타고 일주도로를 한 바퀴 돌아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택시를 이용한 일주 요금은 6만~7만원 선. 기사가 가이드까지 해준다. 소요시간은 약 2시간. △먹거리=흑산도 음식은 홍어회가 최고다.육지 사람들은 옹기에 짚을 깔고 열흘 정도 삭힌 똑 쏘는 맛의 홍어를 좋아하지만 현지인들은 싱싱한 회를 즐겨 먹는다. 홍어는 부위에 따라 맛이 다르지만 흑산도 사람들은 코, 날개, 꼬리 순으로 선호한다. 흑산도산 홍어는 칠레산에 비해 고깃결이 살아나고 육질이 찰지다. △상품정보=노랑풍선(02-2022-7290), 다모아항공(02-6915-8100), 모두투어(02-7288-700), VIP여행사(02-756-5151), 여행매니아(02-720-0205), 온누리여행사(02-564-4442), 온라인투어(02-3705-8300), 클럽리치투어(02-774-7772), 한진관광(02-726-5615) 등에서 다양한 흑산도ㆍ홍도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