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174D79484E47DF1A19)
우종영 나무의사와 함께하는 '게으른 산행' 행사가 8월 13일(토) 1시에 청천문화센터에서 열렸습니다.
'게으른 산행'이라고 이름 붙여진 우종영샘의 산행은 사실 서두르지 않고 꼼꼼히 숲을 관찰하는 산행이라, 산행 초입에서
하루를 다 보내고 끝나버릴 수도 있는, 그래서 새벽같이 숲을 찾게 되는 부지런한 산행이라고 소개를 하셨습니다.
나무의사로 유명한 분이지만, 작가로서도 맹활약을 하고 계십니다.
실내 강의를 진행한 후 가까운 화엄사 탐방로로 현장 답사를 나갔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1484D484E47DF1D23)
나무의 뿌리의 역할을 '말뚝'과 '그물' 이라는 두 단어로 집약해 표현하시네요.
직근을 깊이 내려 나무를 지탱할 '말뚝'을 박고 서지만, 무수한 그물같은 뿌리로 땅을 더 견고히 붙잡고,
양분과 물을 빨아들입니다.
지리산의 나이는 40년 정도라고 합니다. 그래서 아직은 뿌리가 깊지 못한 그런 숲을 이루고 있다고 합니다.
몇 십년 더 지나면 도태될 나무는 도태되어버리고 살아남은 일부는 깊게 뿌리를 내려 건강한 숲으로 자라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생물의 조건은?
모든 생물은 호흡을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식물의 뿌리는 적절한 물과 공기를 동시에 요구합니다.
비온 직후는 물이 많아, 호흡도 해야하는 나무로서는 비 온 후 3일 정도의 상태를 가장 좋아한다고 합니다.
위의 사진을 보면 나무 뿌리가 커다란 바위를 이리저리 헤집고 그물처럼 뻗어 내렸음을 볼 수 있습니다.
나무 뿌리 끝부분은 뿌리골무라고 불리는데, 그 곳에서 부드러운 산성 점액질을 내뿜어, 많은 미생물들이 모여들어
살게 된다고 합니다. 그 미생물들의 활동으로 인해 시간이 지날수록 그 주위가 점점 더 부드러워지게 되고,
그 부드러움으로 점차 바위까지 뚫고 자라게 되는 거죠.
![](https://t1.daumcdn.net/cfile/cafe/20571E484E47DF1E05)
나무 나이테 단면입니다. 나무는 속이 비어도 산다고 합니다.
그러나 맨 바깥층만은 살아있어야 나무가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나무의 껍질을 벗기면 어떻게 될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무껍질을 벗기면 나무가 차츰 굶어죽게 된다고 합니다.
껍질을 벗겨내면 형성층과 그 바깥의 양분을 나르는 통로인 체관이 손상이 된다고 합니다.
뿌리에서 형성층 안쪽 물관을 통하여 수분을 끌어올려 나무의 위부분은 살아남을 수 있지만, 광합성한 양분이
내려오지 못하므로 뿌리는 차차 굶어죽게 된다는 거죠.
![](https://t1.daumcdn.net/cfile/cafe/205565484E47DF2008)
나무는 바깥에서 안쪽으로 자랄까요?
아니면 안에서 바깥으로 성장을 할까요?
그 원리를 인간 형성층을 이용해 설명해주시는 나무 박사님.
![](https://t1.daumcdn.net/cfile/cafe/113877484E47DF2131)
자, 이제는 화엄계곡 연기암으로 가는 길에 도착했습니다.
비가 간헐적으로 내리는지라 계곡 탐방로가 아닌 차도를 따라 관찰해 보기로 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24852484E47DF2318)
제일 초입에서의 시죽.
시죽은 화살을 만드는 재료였기 때문에 시죽이 자라는 곳은 일급 비밀에 부쳐졌다고 합니다.
적의 손에 들어가면 현지 무기조달이 바로 가능해지기 때문에 경계를 한 것이지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134650484E47DF251E)
올 여름 기온 이상으로 비가 많이 내려 숲 길 곳곳이 붕괴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가 포함된 동북아시아는 유럽과 달리 빙하시대에도 얼음에 뒤덮히지 않아, 빙하퇴적층이 형성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따라서 토양층이 두터워 나무들이 깊게 뿌리내리며 자라는 유럽과 달리, 얕은 토양층 밑으로 바위산이 대부분이라
나무들이 크게 자라지 못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나무들은 표토 15cm 안에 뿌리의 90%가 몰려 있다고 합니다.
외국에서 잘 자라는 우수한 종의 나무를 수입해 심어도 30-40년 까지는 잘 자라다가 바위에 부딪혀 생장의 한계에
직면하게 된다고 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2767A494E47DF2832)
산이 건강하려면 '숲의 옷' 역할을 하는 작은 키나무들이 잘 형성이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작은 키의 나무들은 숲을 지탱해주는 그물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큰 나무 위주로만 숲을 가꾸고 길 경사면에 주로 자라는 작은 키 나무들을 경관만을 고려해 다 쳐내면, 흙이 유실되어 더 큰 산사태로 이어지게 된다고 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818EE494E47DF2B0A)
바로 바로 그림을 곁들여 설명해주시는 우종영 선생님.
![](https://t1.daumcdn.net/cfile/cafe/151541494E47DF2D11)
숲은 큰 키의 나무, 작은 키의 나무가 혼합이 된 다층구조를 이룰 때 건강하다고 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90AC8494E47DF2F29)
큰 나무 위주로 조성되었을 경우 큰비를 만나면 토양 유실의 위험이 커진다고 합니다.
민가주변, 길 주변에는 안전에 신경을 써서 다층구조의 숲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네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157E57494E47DF3138)
슢이 다층구조를 이루기 위해서는 다양한 식물이 서로 어울려 살아야겠지요.
그렇다면 다양한 식물이 한 곳에 살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요?
모든 식물들의 '빛의 요구도'가 달라야 한다고 합니다.
해가 뜨며 일찍 광합성을 시작하는 식물, 늦게 시작하는 식물 등 저마다 광합성하기 위해 선호하는 빛의 양이
다르다고 합니다. 식물은 호흡을 하여 이산화탄소를 배출도 하고(산소 소비), 산소를 생산하기도 합니다.
식물의 산소 생산량과 소비량이 같아지는 지점을 광보상점이라고 한다고 합니다.
빛의 요구도가 다른 식물이 섞어 있을수록 서로 광보상점이 달라 공존의 조건이 가능해 지는 거죠.
![](https://t1.daumcdn.net/cfile/cafe/141D9A494E47DF3301)
위의 사진에서 소나무는 광의존도가 높아 아래 잎들은 다 떨구고, 유리한 위쪽의 나뭇잎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618E0494E47DF350B)
굴참나무는 소나무에 비해 광의존도가 낮아 아래쪽에도 풍성한 나무잎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양수니 음수니 이분화해서 나누지만 근본적으로 나무는 양지를 지향한다고 합니다.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한다' ㅎㅎ 예전 안기부의 모토였다고 하는데, 나무들의 꿈을 대변해주는 모토 같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03BCD4B4E47DF3C2A)
![](https://t1.daumcdn.net/cfile/cafe/113EE94B4E47DF3D23)
우리나라 남부지방의 소나무숲이 말라죽어 간다는 기사가 최근 많이 보도된 바 있다고 합니다.
기온이 더 따스한 남쪽으로 내려올수록 토양이 더 가물게 되는데, 푸른 잎을 사철 유지하는 소나무는 겨울에도 대사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비가 많이 오지 않는 겨울철을 지나 건조한 봄을 견뎌내다가 수분이 모자라 말라죽게 되는 것이랍니다.
숲은 스폰지와 같아야 한다고 합니다. 숲은 물을 저장한다고 하지만, 근본적으로 나무뿌리들은 물의 소비자 입니다.
물을 저장하는 역할은 풀과 낙엽이 같이 공존하는 지면부분에서 맡게 된다고 합니다. 침엽수, 활엽수,
중간 키 나무, 풀 등이 골고루 섞여서 자라야 이러한 풀+ 낙엽층을 형성할 조건을 만들어 준다고 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031BA4B4E47DF4233)
![](https://t1.daumcdn.net/cfile/cafe/143AAD4B4E47DF461A)
산초 나무 잎파리 밑에 보호색으로 몸을 숨기고 있던 벌레를 발견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234C54B4E47DF4828)
산초나무 잎파리를 얼굴에 붙이면 모기가 물지 않는다고 하네요.
아이들을 대상으로 숲해설을 할 때 활용하면 재미도 있고 유익할 것 같습니다.
숲이 극상림으로 자라 음수로 들어차는데는 가는데는 150년 정도가 걸린다고 합니다.
극상림으로 갈수록 덩치 큰 나무들로 들어차게 되지요.
우종영 샘의 해설을 들으며 숲의 큰 구조들이 머리 속에 들어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개별 나무 종류들의 종류와 특성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숲전체를 보는 눈을 뜨게하는 그런
시간이 어서 행복했습니다^^
첫댓글 참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다시 생각해도 행복하군요.
뒷풀이가 정말 좋은데....
친척들이찿아오시는 바람에 함께 하지못해 못내 아쉽고 서운하군요.
뒷풀이 영상도좀 올려 주시지....
보고 싶은데...
뒤풀이 사진은 방장산인님이 전문이시잖아요!
두어장 찍었는데, 숲해설사협회에 스크랩해 놓으려고 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