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봉래산 산행(20210321)
1월 23일 남파랑길 2코스 영도 구간 봉래산둘레길을 돌아 중리해변으로 내려왔다. 그때 무엇인가 허전했다. 봉래산 산제당의 전설을 읽으면서 언젠가 봉래산 자락의 산제당에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봉래산 조봉·자봉·손봉 세 봉우리를 오른 뒤 중리해변으로 내려오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마침내 기회가 왔다.
3월 21일 2코스를 트레킹하는 산악회를 따라서 부산역으로 내려갔다. 부산역에서 봉래골 그린공원 위 봉래산둘레길까지는 남파랑길 2코스를 따라 걸었다. 봉래산둘레길 해돋이배수지·봉래산체육공원·산제당 삼거리에서 산제당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민중의 염원이 어린 무속신앙처 山祭堂을 살피고서 봉래산 헬기장과 불로초공원을 거쳐 봉래산 정상 해발 395m 祖峰에 올라섰다.
정상에는 영도 민중들을 보호하는 할매바위가 있고 그 앞에 정상표석이 세워져 있다. 정상에서 북쪽으로 위태롭게 선 바위가 실제로는 가장 높으며 그곳에서 북쪽 전망이 으뜸이다. 동서남북 사방으로 거칠 것이 없이 뻥 뚫린 풍경을 조망하며 넋을 잃었다. 봉황이 날아드는 형국의 봉래산에서 봉황의 날개를 타고 공중부양하는 느낌이 들었다. 남파랑길을 걸으면서 부산 지역을 몇 차례 걸었고 가족과 함께 부산 여행을 하여서 부산 지역의 대표적인 곳들이 분명히 보였다.
자봉은 막혀 있어서 풍경 조망이 특별히 없다. 그러나 자봉에서 손봉으로 가는 길에서 동쪽으로 펼쳐진 풍경을 보며 또 한 번 기절한다. 진달래꽃이 진분홍으로 피어서 파란 바다 풍경을 감싸는 듯하다. 아름답다. 참으로 아름답다. 가슴이 뜨겁게 아름답다.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손봉에서 풍경을 조망하며 세 번째로 몰아지경이 된다. 동쪽과 남쪽에 펼쳐지는 바다 풍경, 그 환상적 풍경을 바라보며 넋이 빠져 버렸다. 도원경이 따로 있는가? 이곳이 다름 아닌 도원경이다. 봄날 오후 도원경에 빠져서 허우적거렸다.
시간의 걸음이 몽환에 빠진 나를 깨운다. 그렇지, 목표지점에 도착할 시각이 4시 30분이지. 손봉을 내려선다. 내려가는 도중에도 남쪽 태종산과 중리산 그리고 중리해변 풍경, 서쪽 몰운대 방향 풍경, 그 풍경에 도취하여 자꾸 휘청거려 위태로웠다. 삶이란 위태로운 것, 아름다움에 빠져도 위태롭다. 위태롭게 위태롭게 행복하다. 행복 또한 위태로운 것이다. 위태로운 아름다움, 위태로운 행복으로 가슴이 벅차게 뛰었다.
미얀마 시민혁명을 지지하는 정의당과 시민들 그리고 미얀마 사람들이 시위하고 있다.
첫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