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
저는 올해 교직경력 5년차 교사이며, 통영 한려초등학교에 첫 발령을 받아서 4년간 근무를 하고 올해 죽림초등학교로 왔습니다. 3월에 연구부장 선생님으로부터 우리 학교에서 ‘창의장학’이라는 주제로 시범학교를 운영하는데, 그 중에 멘토링제가 있다. 멘토링제에 참여를 하겠느냐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우리 학교에 초임발령 받으신 선생님들도 여러 분 계시고, 제가 작년 여름에 1정연수도 받았기 때문에, 4년이라는 경력이 좀 애매하셨나봅니다. 그래서 저도 처음에는 고민을 좀 했습니다. 사실 멘토링제에 참여하면 공개수업도 해야 되고, 실적물도 나와야하기 때문에 부담스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4년이라는 경력은 앞으로 남은 교직경력에 비하면 너무나 짧고, 그리고 아직 신규교사보다 크게 뛰어난 것도 없이 부족한 게 너무나 많은데, 이런 배움의 기회를 놓치면 안 되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 멘토링제에 참여를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학교에서 운영한 멘토링제는 1+1+1 멘토링제입니다. 저와 같은 저경력 교사가 멘티가 되고, 경력이 많으신 선생님께서 저의 멘토가 되어주십니다. 그리고 멘티와 멘토를 연결하는 멘토티 선생님이 계셨어요. 저는 이 멘토티 선생님의 역할이 아주 중요했다고 생각되는데요, 사실 경력이 아주 많으신 멘토 선생님으로부터 배울 내용이 굉장히 많지만, 아무래도 나이 차이가 많다보니 조금의 거리감이 생길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멘토와 멘티의 중간자 역할을 해주시는 멘토티 선생님이 계셨기 때문에 더욱 편안한 분위기로 부담 없이 지도 조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첫 번 째로 제가 멘토, 멘토티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도움은 여러 차례의 수업공개를 통해 교과지도능력이 향상되었다는 것입니다. 신규교사들이 수업을 함에 있어서 어려운 점은, 가르치는 방법에 정해진 틀이 없다는 것입니다. 경력이 많으신 선생님들은 그동안 몸소 체험을 통해 체득하신 여러 가지 수업 기술이나 노하우가 있으시지만, 그런 수업기술이 공유되는 장이 부족하기 때문에, 경력이 부족한 교사들은 어떻게 가르치는 것이 잘 가르치는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번에 저희학교에서 멘토링제를 운영하면서 공개수업을 할 때마다 학습목표 설정부터 학습활동 구성, 자료 활용, 발문 등 등 수업을 위한 준비를 멘토, 멘토티 선생님들께서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그렇게 사전협의 한 내용을 바탕으로 지도안을 작성해서 수업을 하고, 수업을 하고 나서는 사후협의회를 통해서 잘된 점이나 고쳐야할 점 등에 대해서 지도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보여주기를 위한 부담스러운 공개수업이 아니라, 정말 나의 교과지도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수업이 되었다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학습지도연구대회에 나갔습니다. 연구대회를 준비할 때 멘토, 멘토티 선생님을 비롯한 많은 선생님들의 지도와 도움을 받은 덕분에 교사로서 제 자신이 한층 더 성장하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생활지도입니다. 아이들에게 교과지도만큼이나 중요하고도 어려운 것이 생활지도라고 생각됩니다. 올해 처음으로 6학년 담임을 맡으면서 재미있고 보람된 경험도 아주 많았지만 한편으로는 더 이상 어린이가 아닌 6학년 아이들의 생활지도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는 고민도 참 많이 했습니다. 예를 들어, 1학기 때 학업성취도평가 준비를 하면서 너무나 아이들이 지쳐있고 힘들어하면서, 아주 의욕이 없는 모습이 보여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멘토, 멘토티 선생님께 멘토링 의뢰를 했었는데요, 멘토 선생님은 아침시간을 교사의 밝은 마음으로 시작하라, 틈틈이 운동을 하게 하라, 목표의식을 심어주라, 학습량은 최소화하며 칭찬을 많이 하라는 조언을 해 주셨구요, 멘토티 선생님은 의욕이 없는 원인을 파악하여 즐거움을 줄 수 있는 활동을 많이 하고, 학원과는 다른 방식으로 수업하며, 칭찬과 보상을 적극 활용하라는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이렇게 지도 받은 내용을 바탕으로 아이들과 더욱 공감을 하려는 노력을 했는데요, 예를 들면 사회시간에도 딱딱한 교과서 내용이 아니라 안철수 이야기, 서울시장 선거이야기, 대통령 이야기처럼 뉴스에서 봤던 사회적 이슈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니 아이들도 흥미 있어 하고 더 귀담아들으면서 수업에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우리반 아이들 생활에 문제가 있을 때는 언제든지 멘토, 멘토티 선생님께 여쭈어볼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1+1+1 멘토링은 부담스럽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선배교사들이 그동안 오랜 경험을 통해 쌓아온 수업기술과 생활지도 등 교직생활 전반에 걸친 노하우를 신규교사들에게 가르쳐주시고, 신규교사들은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살아있는 교류의 장이 되어주었습니다.
앞으로 시간이 지나 제가 멘토가 된다면 저와 같은 저경력 교사들이 교과지도나 생활지도 등에 있어 막막하고 어려운 부분을 쉽게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따뜻한 선배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