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는 얼마 만큼의 땅이 필요한가?”(여호수아 14,8)
크나즈인 여푼네의 아들 칼렙이 여호수아를 찾아가 말하였다. "네가 주 나의 하느님을 온전히 따랐으니 네 발로 밟은 땅은 영원히 너와 네 자손들의 상속재재산이 될 것이다(여호수아 14,8)라고 맹세하셨습니다. ....그러니 저 산악지방을 저에게 주십시오"(여호수아 14,12) 이집트를 탈출하여 가나안의 입주의 고된 정복 여정을 시작한 이스라엘은 여호수아의 지도를 받으며 땅을 분배하는 이야기를 전한다.
고금동서 땅은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는 절대적 자원이다. 그런데 땅은 한정되어 있는데 사람들과 그 본성의 탐욕은 무한정이어서 땅 때문에 21세기에도 국가간 민족간 비참한 전쟁이 발생하고 땅 때문에 개인들의 희노애락애오욕의 인생의 애환이 발생한다. 어린 시절 땅이 많은 사람에게 시집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동네에 땅이 많은 사람들이 그나마 유복하게 사는 모습과, 펄벅이 쓴 '대지'라는 소설을 보기도 한 탓이었다. 성장한 뒤 보니 땅도 운이 좋아(?)개발이 되어야 뻥튀기 돈이 되는 것이었다. 땅이 운이 좋다는 말은 편벽된 표현이다. 땅 입장에서는 물 맑고 공기좋은 청정지역에 돈 안되는 곳이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세상의 모든 땅을 만드시고 다 가지신 하느님께 시집왔으니 소원하나 제대로 말한 셈이다. '인간에게 땅은 얼마만큼 필요할까?' 여호수아의 이 구절에 좋은 묵상 글이 있어 올려본다. 그리스도인 대문호 톨스토이와 이 글을 올려주신 김중배님께 감사하며.
‘러시아의 문호’로 널리 알려진 레프 톨스토이가 쓴 작품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것이 바로 “사람에게는 얼마 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라는 제목의 짧은 소설입니다. 레프 톨스토이가 출판한 ‘러시아 민화집(民話集)’에 실려 있는 이 소설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러시아의 어느 마을에 바흠이라는 농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바흠은 100 루블을 주고 산 땅에서 농사를 짓고 있었는데, 그는 늘 “땅을 더 많이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바흠에게 다른 지방에서 온 농부가 찾아왔습니다. 그는 볼가 강을 따라 내려오면서 이 동네 저 동네에서 막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바흠은 그 농부에게서 귀가 번쩍 뜨이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바시키르라는 마을에 가면 1,000 루블만 내면 땅을 마음대로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아침에 동네 사람들과 함께 들판에 나가 출발할 장소를 정한 뒤 1,000 루블을 내고 출발해 하루 종일 걸어 다니면서 ‘자기 땅’이라고 표시만 하면 그 땅 전체를 가질 수 있다는 얘기였습니다. 그래서 바흠은 갖고 있던 땅과 집, 재산을 모두 팔아서 만든 1,000 루블을 들고 바시키르 마을로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동네 촌장에게 1,000 루블을 내고 땅을 차지하기 위해 아침 일찍 출발했습니다. 출발하는 바흠에게 동네 촌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해가 지기 전까지 출발한 장소로 돌아와야 합니다. 만일 그 때까지 돌아오지 못한다면 땅도 가질 수 없고 1,000 루블의 돈도 돌려받을 수가 없습니다.” 바흠은 동네 촌장이 하는 말을 듣고 걸음을 서둘렀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더 멀리 들판을 돌아서 출발점으로 돌아가야 더 많은 땅을 차지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흠은 햇빛이 내리쬐는 들판을 돌아다니며 네 귀퉁이마다 구덩이를 파고 ‘내 땅’이라는 표시를 하다가 해가 막 저물려는 찰나에 간신히 출발지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너무도 지친 나머지 출발지에 도착하자마자 피를 토하며 쓰러져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바흠이 숨을 거둔 뒤에 바흠의 하인은 괭이를 들고 바흠의 시신을 묻을 구덩이를 팠습니다. 그 구덩이의 크기는 바흠의 머리에서 발끝까지 단 2m에 불과했습니다.
글 : 김중배 [한국조명신문] 발행인 겸 편집인. 조명평론가.
이 글은 [한국조명신문] 2021년 4월 15일자 신문에 실린 것을 복사했습니다.
첫댓글 비가 내린다 비는 하늘이 아니라 땅에서 내린다. 검은 땅에서는 검은 비가 푸른 땅에서는 푸른 비가 마른 땅에서는 마른 비가
하느르에서 내려오는 모든 것은 땅에서 비롯된다.-박노해 '비는 땅에서 내린다',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