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산클럽과 진주 과학기술대학교 배드민턴부가 자매결연을 체결하고 친선 경기 및 1일 레슨을 진행했다. 사진은 상평체육관에서 진산 클럽 조욱구 회장과 과기대 선수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는 모습 © 임현호 기자 | |
진주배드민턴연합회(회장 문병호)의 막내클럽으로 출발해 지역 배드민턴 화합의 중심 역할을 해 온 진산 클럽(회장·56 조욱구)이 이제는 막내 호칭을 벗어던지고 전국구 클럽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6월 진주배드민턴 연합회에 25번째로 가입한 진산클럽은 그간 타 클럽과의 교류전을 주도하고 지속적인 동호인 친목모임을 갖는 등 지역 배드민턴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지난 11월 이사회를 통해 진주배드민턴연합회의 26번째 클럽인 금곡클럽이 새로 가입되면서 막내 클럽이라는 딱지를 뗄 수 있게 된 진산클럽은 본격적인 전국 배드민턴 동호회 네트워크 구축과 지역 배드민턴 발전을 위한 지원 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진산 클럽 조욱구 회장은 남다른 열정으로 전국 배드민턴 네트워크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사업차 왕래하는 서울, 부산 지역의 배드민턴 클럽은 물론 전라도 지역 배드민턴 클럽과도 직접 발품을 팔아 교류전을 타진하고 있다.
또 지난 10월에는 경남 과학기술대학교 배드민턴부와도 자매결연을 체결하고 친선경기와 더불어 회원들의 실력향상을 위한 1일 레슨도 진행하는 등 지역 배드민턴 클럽으로서는 실행, 추진하기 어려운 일들을 현실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진산클럽의 꿈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한 발짝 더 나아가 먼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진주를 넘어 전국구 클럽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열정에 찬 발자국을 떼고 있는 진산배드민턴 클럽.
어쩌면 조욱구 회장을 비롯한 진산 클럽 회원들이 조심스럽게 남긴 이 발자국들은 지역 배드민턴 활성화와 발전에 있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작은 ‘역사’가 될 지도 모를 일이다.
- 전국구 네트워크, 중심에 선 진산클럽 얼마 전 조 회장에게 서울, 부산 지역의 배드민턴 클럽에 이어 전라도 지역 한 배드민턴 클럽으로부터 교류전 참가 의사 타진 이메일이 날아들었다.
전국 배드민턴 클럽 중 어느 정도 이름이 난 클럽들의 리스트를 만들고 직접 전화를 걸어 교류전에 대한 당위성 등을 설명했던 조회장의 노력이 이제야 비로소 결실을 맺기 시작한 것이다. 내년 초 교류전이 성사되면 진산클럽은 서울, 경기, 부산, 전라 지역을 차례로 돌며 전국 배드민턴 강호들과 실력 향상을 위한 경기들을 치를 수 있을 전망이다. 물론 서울, 경기, 부산, 전라 지역의 배드민턴 클럽도 진주를 방문해 진산클럽과 경기를 갖게 되고 이로 인해 전체적인 클럽들 간의 실력향상은 물론 친목, 화합의 기회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동호인 교류전이야 말로 클럽 간에 실력향상을 단기간에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역 내에서의 배드민턴 교류전도 좋지만 지속적으로 지역 내에서만 교류전을 갖게 되면 같은 사람과 자주 경기를 갖게 돼 아무래도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타 지역과의 교류전은 실력향상은 물론 회원들의 배드민턴에 대한 시야 개선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조회장의 적극적인 배드민턴 저변 확대 노력으로 회원들 역시 배드민턴에 대한 새로운 시야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진산클럽 총무 정순남(65)씨는 “회장님이 앞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주시는 덕분에 회원들 실력향상은 물론 배드민턴을 보는 넓은 시야를 갖게 됐다”며 “특히 얼마 전 과기대 배드민턴 선수들과의 친선경기는 배드민턴 안목을 넓히는 좋은 계기가 됐다. 앞으로 타 지역 간의 교류전이 활성화 되면 더 높은 수준의 경기들을 접할 수 있어 벌써부터 설렌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소속 8명의 선수들이 진산클럽이 운동하는 상평체육관을 방문했다.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된 선수 1명이 태릉선수촌에 소집돼 불참했지만 과기대 선수 8명의 시범경기는 충분히 탄성을 자아내게 할 만했다.
이날 상평체육관을 찾은 타 클럽 회원들과 생활체육인들은 진산클럽 코트에 모여들어 과기대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눈에 담기 바빴다. 시범경기가 끝난 후 이어진 1일 레슨에선 과기대 선수 1명과 진산클럽 회원 1명이 팀을 이뤄 경기를 진행, 회원들의 안 좋은 습관들과 개선 방향 등을 직접 과기대 선수가 짚어주면서 진산 클럽 회원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 지역 내 엘리트 육성, “한 걸음 더!” 사실 조 회장은 서울과 부산에 전기, 전자 부품 관련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어 진주에 있는 배드민턴 클럽에 무조건적인 관심을 두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 부산 사업장에 다녀올 때면 하루, 이틀 정도 클럽을 나가지 못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걱정도 많다. 하지만 조 회장은 이러한 어려움을 열정으로 극복하고 있다.
조 회장은 “열정을 가지고 있으면 하지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서울, 부산 등 사업장을 오가는 일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간 신뢰로 뭉쳤던 회원들과 배드민턴을 생각하면 저절로 힘이 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조 회장의 열정은 배드민턴에 대한 회원들의 열정과 더해져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진산클럽의 실력향상이 참가한 대회 성적에서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월 13일부터 14일까지 열린 진주시장기 대회에 출전한 진산클럽은 우승 3팀, 준우승 3팀의 돌풍을 일으키며 타 클럽들을 놀라게 했다. 이어 같은 달 28일 펼쳐진 함양연합회장기 대회에선 우승 2팀, 준우승 5팀의 성과를 올렸다. 지난달 18일 열린 고성연합회장기 대회에서도 평소보다 적은 팀이 출전했음에도 나름의 성과를 올리며 분전했다.
진산클럽이 단기간에 좋은 성과를 이루고 있는 데에는 김형우 코치의 공도 크다. 김 코치는 회원들 간에 화합과 소통을 바탕으로 일반 클럽과는 차별화 된 노하우로 회원들을 가르치는 중이다.
평소 월례회 등산대회를 통해 다져진 체력과 끈끈한 단결심 또한 빼 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황매산, 월아산, 둔철산 등지를 돌며 회원들의 체력 향상은 물론 친목까지 도모하고 있다. 약소 클럽 진산 클럽이 지속적인 발전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조회장은 더 나아가 지역 엘리트 육성에 대한 꿈도 꾸고 있다.
최근 경남 과기대 배드민턴부와 자매결연을 맺으면서 이 같은 꿈을 점점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는 조 회장은 이에 안주하지 않고 실제 지원을 원하는 학교나 단체가 있으면 언제든지 지원해 줄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조회장은 “배드민턴을 좋아하고 사랑하다 보니 지역 인재들에게도 관심이 간다”며 “지역 배드민턴 엘리트 교육에 미약하나마 도움도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초·중·고 지역 엘리트 육성을 체계적으로 해야 진주지역 배드민턴이 살고 나아가 한국 배드민턴이 사는 것”이라며 “타 지역과 배드민턴 교류를 계속 늘려 진주 배드민턴이 전국구로 도약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구 클럽’ 조회장의 바램은 이미 바램을 넘어 현실이 되고 있다. 진산 클럽의 스메싱은 이제 전국 강타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전국구 클럽은 이미 ‘매치포인트’다.
임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