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아동 미술치료

<A name="[문서의 처음]"></A> 특수아동을 위한 미술치료의 이해                                                                              김진연                                                     (하상장애인종합복지관 미술치료사) 1. 미술치료란?   그림이나 조형 등의 미술활동이 치료적으로 이용되는 형태를 미술치료(또는 미술요법:arttherapy)라고 한다. 미술치료는 그 이론적 바탕이나 적용방법에 따라 표현요법(또는 표현치료: expressive therapy), 예술치료(Creative art therapy)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린다.   초기의 미술치료는 정신과 환자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두려움이나 언어장애 때문에 말하지 못하는 것을 표현하도록 도와주었다. 목이 아파 말하기 어려울 때, 우리도 글이나 그림을 통해 이야기하듯 마치 제2의 언어처럼 사용되었다. 이렇게 심리치료의 수단으로 미술을 이용하는 경우,그림의내용이나표현방법, 연상 등을 분석하여 한 개인이 자신의 내면세계(생각, 느낌, 경험 등)를 알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때, 미술치료사는 보다 풍부하고 진솔한 표현을 이끌어 내고, 대화를 통해 그림의 내용이나 의미를 발견하도록 도와주게 된다. 또, 내적세계와 외적세계의 조화와 일치를 시도하도록 돕고, 그 과정에 함께 하여 용기를 북돋아 준다.    따라서 흔히 미술치료라 하면 이미지를 통한 심리진단을 떠올리게 된다. 이미지를 통한 심리진단은 미술치료의 중요한 부분이지만 그것이 미술치료의 전부는 아니다. 또한 미술치료는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선입관을 갖기 쉽다. 그러나 외국의 경우 미술치료사는 정신과 병동이나 낮병원, 복지관, 재활기관뿐 아니라 교육기관이나 미술관, 문화센터 등에서도 일한다. 미술치료사는 일반인들이 스트레스나 마음의 갈등을 털고 심리적인 평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적절한 미술관련 활동들을 소개하여 도와준다.    한편 이미지를 통한 표현이나 창조행위에의 몰입자체가 가져오는 심리적인 효과는 누구나 체험해 봤을 것이다. 어렸을 때 모래장난을 하거나 나뭇가지로 땅에 그림을 그리면서 마냥 즐거웠던 경험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마음대로 주무르고, 쌓고, 뿌리며, 또 무너뜨리거나, 만들면서 기쁘고 행복한 충만함을 느껴 보았을 것이다. 미술치료에서는 이렇게 조형활동의 창조적 과정 자체가 갈등을 해소시키고 심리적인 안정을 느끼게 한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그리하여, 그림이 지닌 여러 가지 의미를 분석하려 애쓰기보다는 그림을 그리는 과정과 행위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미술치료는 이미 심리적인 상처를 입은 사람들의 회복을 돕기 위해서 뿐 아니라, 건강한 사람들의 심리적 안녕이나 아동의 정서적 안정과 신체적, 지적, 심리적 성장을 돕기 위해 활용될 수 있다.  2. 특수아동을 위한 미술치료   미술치료를 위한 상담을 하다보면 대상아동의 보호자들이 미술치료와 미술교육을 혼동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미술치료를 받으려는 주된 이유가 “미술은 한 번도 안 해봐서” 이거나 “아이가 그림만 잘 못 그려서”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음악치료를 받는 것이 피아노를 배우는 것과 다르다는 것을 아시면서도 미술치료를 통해서는 그림을 잘 그리게 될 거라고 기대하시는 경우가 많다.   물론 미술활동이 미술치료에 포함되기 때문에 그림 그리는 능력이 발달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미술치료의 주된 목적은 미술교육처럼 그림 그리는 방법을 습득하는 데 있지 않다. 미술치료는 미술활동을 통해 심리적인 안정을 얻게 하고, 자기통제력과 대인관계기술을 연습하며, 자아 존중감을 향상시킨다.  또 미술활동의 특징인 시지각과 눈-손 협응, 소근육의 활용을 통해 자연스럽게 그림그리는 능력의 발달을 꾀한다. 따라서 로웬휄드처럼 미술교육을 통한 전인적 성장을 시도하는 미술교육과 미술치료는 유사점도 많지만, 미술치료에서는 작품보다는 좀 더 치료적 목표에 중점을 두게된다.          발달적으로 정서적으로 또는 기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는 미술치료는 대상아동의 정서적 안정과 신체적, 지적, 심리적 성장을 도모하여야 한다. 이러한 입장은 미술치료의 여러 가지 방법론 가운데 흔히 발달학적 미술치료(Developmental Art Therapy)라고 불리운다.    발달학적 미술치료는 상징을 통한 승화나 카타르시스 등의 치료적 효과보다는 Freud의 성심리발달, Erikson의 사회심리발달, Mahler의 대상관계이론, Piaget의 인지발달론, Kellogg와 Lowenfeld의 미술발달론 등에 기초하여 대상아동의 전반적인 기능수준에 따라 미술활동을 설정하고 발달적 욕구를 충족시킨다. 발달학적 미술치료를 위한 첫 단계는 대상자에 대한 정확한  평가이다. 정서발달, 인지발달, 미술발달이 어느 정도인지 평가한다. 정서발달정도는 1. 가족관계, 2. 대인관계기술, 3. 감정인지와 표현능력, 4. 감정표현방법 등을 관찰한다. 인지발달정도는 1. 지시에 대한 이해, 2. 집중력의 양과 질, 3. 상징화 능력(기억, 모방, 연상, 추론), 4. 시지각 능력 등을 살펴본다. 미술발달정도는 1. 묘사력의 정도, 2. 소근육 발달, 3. 재료의 속성에 대한 반응, 4. 재료의 활용도(숙련도, 사용량)등을 평가한다. 대상아동의 생물학적 나이와 비교하여, 또는 다른 영역에 비해 발달적으로 뒤떨어지는 영역이 있는지 살펴보고 그 원인에 따라 치료계획을 세우게 된다.    나이에 비해 그림의 표현력이 뒤지는 아동의 경우 그 원인은 단순히 미술교육을 받지 않아서 보다는 위에 평가영역으로 제시한 부분들이 미술발달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ADHD아동의 경우 집중력이 미술작품의 수준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다. 정서장애아동의 경우에는 대개 정서불안이 인지발달이나 미술발달을 위한 상호작용을 방해하고 있다. 이렇듯 그 원인에 따라 뒤떨어진 영역을 자극하거나 보완해 주는 미술활동을 소개하여 대상아동이 긍정적인 미술작품제작경험을 하도록 이끈다.  3. 치료로서의 미술 Art as Therapy   치료로서의 미술이란 주로 미술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치료적인 효과를 체험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미술치료의 선구자 중 하나인 크레이머(Kramer)는 재료의 속성이나 미술활동을 치료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에 다섯 가지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1)놀이나 탐색 2)감정의 발산 3)방어수단 4)의사소통수단 5)승화, 특징을 갖춘 표현    이 방법들은 모두 나름대로의 치료적 의의를 가지고 있으므로 상황이나 대상자의 욕구, 또는 치료적 목표에 따라 달리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자폐아동의 경우 그림을 그리면 방어수단이나 의사소통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관계형성기라면 자폐아의 심리적 공간확보를 위해 방어적인 그림을 허용해도 좋지만, 이후에는 서서히 다른 방법들을 활용하도록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