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바쁜 일상 속에서 놓쳐서는 안 될 한 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뉴스’ 다. 하루의 일정시간을 신문 혹은 방송뉴스에 할애하면서 우리는 그 속에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게 된다. 뉴스는 'NEW'에 ‘S'를 더해 새로운 것들이라는 뜻도 있지만 혹자들은 North, East, West, South 이렇게 사방을 쉴 새 없이 뛰어다닌다는 의미로 뉴스를 정의 내리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뉴스의 생산과 보도에 있어 서울중심의 일방향적 구조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이러한 환경에서 지역언론의 설자리는 여전히 좁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볼 때 지역언론에 대한 관심과 역할은 점점 커져 가는 추세다. 지역사회의 개발과 복지증진, 지역주민들의 최대 관심사를 널리 수렴하는 지역밀착형 언론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지역 언론은 전체 언론에 있어 가장 중추적인 단위로 여겨질 정도로 중요하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먼 미래를 내다 봤을 때 지역 언론의 발전 가능성은 높다. 사회가 점차 필연적으로 분권·지역화 됨에 따라 지역 언론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좀더 미래지향적으로 생각해본다면 지역사회의 눈과 귀 역할을 하면서 뉴스를 생산 해 내는 지역 언론 기자에 도전해 볼 만 하다. 지역언론사 취재기자는 기사에 대한 가치를 판단할 때 지역과 관련된 것들을 우선으로 삼는다. 따라서 자신이 몸담고 있는 언론사의 보도 권역에 속한 지역 현안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지역 언론의 취재기자들은 각 지역의 대·소사는 물론이고 중앙 뉴스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는데, 중앙의 중요한 뉴스자체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중앙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지역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도 염두에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
|
최 현 정 TBC 대구방송 기자 고려대 무역학과 87학번 |
Q. 어떤 계기로 기자가 됐는지
A. 저는 한창 캠퍼스 생활을 할 때까지도 언론분야는 전혀 생각을 하지 않았답니다. 전공이 무역학이었으니까요. 그러다 언젠가 미군이 한국 여성을 상대로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는데 학교에서는 매일같이 사건에 대한 비난 대자보가 나붙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방송이나 신문에서는 짤막하게 처리되는 걸 보면서 얼마나 많은 사실들이 언론을 통해 축소되거나 왜곡되는지 알게 됐고, 현장 중심이 서서 제대로 된 뉴스를 전해주고 싶다는 욕망이 생겨났죠. 하지만, 전공이 무역학이라 졸업을 하고 무역회사에 입사를 했습니다. 그러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역시 내 적성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다루는 직업이 맞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져 결국 넉달만에 사표를 내고 늦깎이 언론 고시생을 거쳐 저의 연고지이기도 한 대구의 민영방송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Q. 기자이자 앵커로 뉴스를 진행하고 있는데, 앵커와 기자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A. 저는 기자와 앵커를 이렇게 비유하곤 한답니다. 재래시장에 가보면 길 한가운데서 수레에 옷가지를 잔뜩 쌓아놓고 ‘골라골라’를 외치는 사람들이 있죠. 형형색색의 예쁜 옷을 만드는 역할이 기자라면, 별 관심 없이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그 옷들이 얼마나 좋은 제품들인지 보이면 눈길을 끌어오는 게 바로 앵커의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요즘은 언론사마다 다들 전문기자를 키우는 추세이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각자에게 주어진 분야의 기사거리를 제품으로 만들어 내고 있지요. 이런 여러 분야의 다양한 뉴스라는 구슬을 꿰어서 상품성과 품질성이 높은 완제품으로 만들어 내야 하는 게 앵커의 이상적인 역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앵커는 단순히 뉴스를 전달하는 게 아니라 뉴스 선택에서부터 실질적인 취재, 그리고 편집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의 중심에 서서 총괄하는 조직의 책임자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뉴스만 진행하면 앵커라고 부르는데, 엄밀히 보면 잘못된 것이죠. 단순히 주어진 원고만 읽어 내려가는 것이라면 뉴스리더(reader) 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할 겁니다.
Q. 지역 기자와 중앙 기자의 다른 점이 있다면
A. 근본적으로 기자가 하는 일은 같습니다. 단지 취재 대상이나 아이템이 전국적인 것과 지역적인 것의 차이가 있겠죠. 예를 들어 정부의 정책이나 현안들이 나오면 지역기자는 지역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보도를 합니다. 어차피 전국적인 소식이나 해외 뉴스는 서울지역 에서 다 다루니까요. 특히 앞으로 공공기관이나 권한의 지역 이전이 가속화 될 것이어서 취재 대상이나 내용은 더욱 많아질 것 같습니다.
Q. 취재기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자질이 있다면
A. 우선 호기심이 필수일 것 같습니다. 모든 기사의 시작이자 생명은 바로 왜(Why?)에 달려 있으니까요. 또한 사람 만나기를 좋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뉴스는 결국 어떤 인물 자체나 그 인물이 하고 있는 업무와 관련된 것이 대부분이거든요. 그리고 요즘엔 언론사마다 전문성을 요구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래서 특정분야에 대해 차별화 된 지식이 있으면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지역언론의 기자의 경우는 이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여기에 더해서 정부의 정책이나 현안이 지역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그리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할 수 있는 시각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선 지역의 주요현안에 대해 미리 자세히 알고 있어야 하겠죠..
Q. 지역방송기자로서의 포부는
A. 잘 아시다시피 최근 핫 이슈가 되었던 신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비롯해 지방분권 운동이 뜨겁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정치나 경제, 문화 등 모든 부문의 수도권 집중과 지방 공동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중앙과 지방의 개념이 아닌 수도권과 비 수도권이 동등한 개념의 ‘지역’으로 분권, 분산 돼야 한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방송도 중앙 방송과 지방 방송이 아니라 ‘전국 방송’과 ‘지역 방송’의 개념으로 재정립 돼야 합니다. 그래서 요즘 지역 방송 기자로 할 일과 책임이 참 많아졌습니다. 또 그만큼 보람도 있는데, 지방 분권이 제대로 이뤄지면 지역 언론인의 역할도 더 커지겠죠. 그리고 지역 방송의 편성 비율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저는 취재기자로 일하면서 동시에 앵커 일을 맡아 힘은 들지만 책임감이 더 듭니다. 3년 넘게 해온 뉴스 진행을 앞으로 얼마나 더 계속할지는 모르겠지만 지역민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빠르고 깊이 있게 전달하는데 더 노력해야겠죠. 그리고 세상을 보는 눈을 더 키워, 현재 지역에는 거의 없는 토론 프로그램 등 시사 전문 프로그램을 맡아 진행을 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