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한복판입니다. 그러나 여기는 4일째 비가내립니다.그리고 다음날은 눈보라.....
오늘도 저는 “그냥”이라는 단어와 “우연히” 그리고 “없을무”,
“하늘공” 이라는 단어를 머릿속에서 되뇌이면서 살아갑니다.
이제는 결과보다는 과정에만 집중하면서 게으르거나 말거나 그때그때 최선이라는 것을 되풀이하면서 마립니다.
나의 삶이 무언지, 어디로 가는지도 잘 모릅니다.
윗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은유법,의인화한 단어 이러한 것들을 지우며 살려고 노력하다 보니 아주 단순해지기도 합니다. 그 누군가는 작은 것이 아름답다 하였지요.
‘시간과 공간’ 내가 만들어 놓은 테두리는 뭔지?......
현재의 나에게는 정해놓은 길도 정하여진 길도 없습니다.
아침 눈이 뜨이는 데로 잠에서 깨어나고 생각이 미치는 곳에 나를 놓아 보기도 합니다. 눈이오는 날이면 2층 난로에 불을 피우고 고군구마에 커피를 마시고 기타를 치고 시간이 남으면 책을 읽고 어느책에서 나온 것처럼 침착하고 고요하게 행복에 겨운 삶을 살아갑니다. 겨울 준비를 하던 지난 가을 나는 쌍화탕을 끓이고 처는 대추차를 끓이고 탱자청, 앞집에서준 모과청도 지난여름에 담아놓은 산딸기술도 틈틈이 먹습니다. 많이먹고 배가부르면 한시간여 가량 산책을하고 은밀한 대화를 나누듯이 산길을 돌아 집에 옵니다.
오늘은 하우스에 심어놓은 상추를 뜯어 쌈을하여 먹고 기타동호회에 녹음하여 보내고 애들이 집에 오기전 2층 보일러가 잘 돌아가는지 확인합니다. 이렇듯 하루의 시간들은 무수한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시골의 밤하늘과 산책길은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그러나 부모님이 계신 이곳이 다 즐거움만은 아닙니다.
작년 아버지께서는 두 번의 병원입원과 서울에서 암수술을 받으셨고 어머니는 앞집아주머니와 싸우셔서 경찰서에 불려 다니기도 하였지요. 뭐 이런 일들도 관여 하면서...... 그래도 다 잘될 것이다 라고 머릿속에 강요하면서 좋아지는 것과 따뜻한 것들로만 채우려 합니다.
문 듯 소설 눈길에서 새벽 통학기차를 타고 떠나는 아들을 배웅 나온 어머니가 어두운 밤길 눈속에 어떻게 집으로 돌아가셨을까? 하는....
“여름에 내린 눈”에서처럼 아이를 두고 스님이 되어 찾아온 아이들을 잊지못하고 아파하는 그런 것들도 머릿속에서 뒤엉켜집니다. 또한 지나해말 혹 다가올 일을 준비하기 위해 산일을 해야하였지요. 가족묘 자리를 만들고 어머니 아버지께서 어떻게 될까봐 잠을 설치던 날도 많았지요. 요사이 느낌은 부모님 세대는 느끼지 못했을 법한, 85세,87세 되신 부모님에 대한 생각, 나이가 들면 지혜가 가득 담겨서 내가 고민하는 일이 있으면 귀에 쏙 들어오게 설명해 주실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지요. 현실은 그것만은 아닙니다. 귀는 안들리시고, 대화는 통하지 않고, TV소리는 커지고 또한 저의 목소리도 커져야 하는 현실에 놓이게 되었지요. 애들은 아빠 화내느냐고도 합니다. 그 말도 틀리지 않습니다. 이렇듯 삶은 희노애락 이 네 글자에 갖혀 있습니다. 선물 같은 하루는 ......
2024년 종교도 없는 저는 또 기도를 합니다.
세상의 모든 만물이 마음 아프지 않고 가슴 아프지 않고 평화롭고 행복한 하루가 되길 기원합니다.
무슨일이 일어나도 좋은 일이 될 거라고 생각하면서 마립니다.
새해 건강하시고 따뜻하고 아름다운 삶이 되시길 기원해 봅니다.
저에 보내주신 책은 정성을 다해 읽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세상이 다하는 날까지 씨익 웃어볼거랍니다.
처와는 매일 소꿉장난 하면서 마립니다.
2024년 1월 22일 눈이 날리는 겨울에.....
집에 손님이 오면 언제나 환영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