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첫째날 (8월 8일)
이른 아침 런던의 거리에서 조깅을 하겠다며 나갔던 남편 왈, 뛰다가 길가에 잠시 서 있었더니 지나가던 차들이 모두 서고, 운전자들이 건너가라고 손짓을 하는 바람에 할 수 없이 길을 건넜다며, 영국인의 매너 때문에 길가에 그냥 서 있지도 못하겠더라고 하더군요. 역시 신사의 나라라더니...
하이드 파크
아침 햇살이 퍼져 나가던 하이드 파크는, 어제 내린 비로 뚝 떨어진 기온과 감기기운으로 추워서 오들오들 떨고 있던 제게 기운을 회복시켜 주더군요.
40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공원. 헨리 8세의 사냥터를 자크 1세가 공원으로 변경시켰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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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파크의 풍접초
앨버트 기념비(Albert Memor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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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탑은 빅토리아 여왕이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 앨버트 공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고 합니다. 고딕 양식의 기념비로, 뒤에 보이는 둥근 건물은 앨버트홀이랍니다. 1853년에 켄싱턴에 문화 센터의 부속 건물로 착공된 대규모 연주회장으로, 앨버트공의 계획하에 진행되어 1871년에 완공되었다고 합니다.
로마의 원형경기장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앨버트 홀은 원래 30,000명 수용 규모의 거대한 원형 관중석으로 계획되었으나, 재정적인 이유로 5,000여석 규모로 지어졌다고 하네요. 현재 왕립음악당으로 수준높은 연주가만 초청된다고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도자기 브랜드 ‘로얄 알버트’는 빅토리아 여왕의 손자인 알버트 조지 공의 이름에서 따온 '로얄 알버트(Royal Albert)'라고 하는군요.
버킹엄 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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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버킹엄 하우스라고 1703년에 세워진 버킹엄공작의 저택이었으나, 죠지 3세 (빅토리아여왕의 父)가 사들여 1837년 빅토리아가 본궁이었던 윈저궁을 별궁으로 하고, 버킹엄궁을 본궁으로 하여 지금까지 영국 왕실의 주 궁전이라고 합니다.
프랑스의 화려했던 궁전들과 비교하면 외관이 평범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정면 중앙에 로열 스탠더드 깃발이 없는 것은 여왕님이 안계신다는 뜻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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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킹엄궁전 앞에 있는 빅토리아여왕의 기념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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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마침 근위병들이 지나가고 있어서 한 컷!
국회의사당과 빅벤 그리고 현대식 건물들과 어우러진 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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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다운받은 사진입니다. 템즈강변에 있는 런던 아이에서 찍은 사진인데, 앞에 고딕양식으로 지어진 국회의사당과 시계탑인 빅벤 그리고 뒤쪽에 있는(실제로는 길을 건너야 함)고딕식 건물이 웨스트 민스터 사원입니다.
10시방향의 작은 숲에 버킹엄궁전이 있고, 더 멀리 12시 방향의 큰 숲이 하이드 파크지요.
국회의사당은 방의 수만도 1,100개를 헤아리는 거대한 건물로 원래는 웨스트 민스터 궁전이었다고 합니다. 1834년 화재로 거의 소실되었으나 12년의 공사끝에 재건되어 영국 의회정치의 전당이 되었다는군요.
웨스트 민스터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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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민스터 대사원은 13세기 이후에 영국 왕의 무덤인동시에 대관식장이며 왕가의 결혼식장이었다고 합니다.
이곳은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로 엄격한 프랑스식 고딕 양식으로 본당에서 부터 놀랍게 복잡한 헨리 7세의 예배당까지 아주 다양한 건축 양식을 지닌 건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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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민스터 사원앞에 있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재정담당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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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명물 2층 버스
런던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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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만디의 정복왕 윌리엄(William the Conqueror)공이 1066년 잉글랜드를 정복한 후에 런던의 사수와 런던 시민들을 위압하기 위하여 지어졌는데, 지금까지 감옥, 행정부, 병기고, 왕립보물창고 등 다양한 용도로 이용되어 왔다고 합니다.
템즈강변에 자리해 분위기 좋은 고성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피의 복수극이 펼쳐진 런던탑이지요.
혹시 ‘천일의 앤’이라는 영화 기억하십니까?
1969년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 앤 볼린이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거행된 대관식부터 런던탑에 갖혀 죽기까지 1000일간의 행적을 담아낸 영화지요. 하도 오래전에 본 영화라 기억나는 것은 죽음을 앞 두고 증오와 원망에 가득찬 앤 볼린(쥬느비에브 분)의 눈동자와 앤 볼린의 딸 엘리자베스 1세의 모습을 끝으로 막이 내리던 장면입니다.
앤 볼린의 남편 헨리 8세는 영국 르네상스시대의 절대군주로 영국 역사에서 가장 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긴 인물이지요.
영국사에서 헨린 8세만큼 강력한 왕권을 휘둘렀던 왕도 없었거니와 영국 기독교의 역사를 바꾸었으며, 6명의 아내 중에서 2명을 여기 런던탑에서 사형에 처하는 등 영국 역사에 숱한 뒷이야기를 남겼답니다.
그는 헨리 7세의 아들로서 형의 요절로 형수였던 캐서린과 결혼하게 됩니다. 그러나 헨리 8세는 앤 볼린과 결혼하기 위해 로마교황에게 캐서린과의 혼인무효를 승인받으려 하였으나 승인받지 못하자 영국교회의 독립을 선언하고, 1533년 1월 앤 볼린과 결혼하지요. 그러나 딸을 낳은 이후 아이를 더 이상 낳지 못한 앤 볼린에게 쒸워진 죄목은 아들을 낳지 못했다는 사실과 달리 불륜과 이단, 모반죄 등의 혐의를 받아 런던탑에 갇혔다가 1536년 5월 사형을 당하게 되지요.
프랑스사와 함께 엮어 보면, 헨리 8세의 혼인무효를 승인하지 않았던 교황은 클레멘스 7세로 쉬농소성에서 보았던 까뜨린느 드 메디치의 숙부였지요. 그리고 앙리 2세와 까뜨린느가 결혼한 해와, 헨리 8세와 앤 볼린이 결혼한 해가 같은 1533년이군요. 교황님이 골치 좀 아팠겠지요. 조카딸은 프랑스 왕자와 정략결혼을 시켜야 하지요, 영국의 헨리 8세는 혼인무효를 승인해 달라고 조르지요...
‘드센 사나이’ 헨리 8세의 이야기를 케이블을 통해 볼 수 있었지요.
채널 CGV에서 [튜더스 : 천년의 스캔들]이 ‘서울 드라마 어워즈 2007’에서 미니시리즈 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했었지요.
그리고 이번 봄에 '천일의 스캔들'이라는 제목으로 또 영화 한 편이 개봉됐었지요. 참 많이도 울궈 먹습니다.
런던탑 앞에 있는 현지 식당에서 대구튀김이 주메뉴인 점심을 먹고, 타워 브릿지 앞에서 템즈강을 바라보며 조금은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런던탑에 들어가는 관람객들을 보며 아니, 우리는 왜? (런던탑에 들어가도록 안 해 주고 마랴!)
타워브릿지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https://t1.daumcdn.net/cafefile/pds40/10_cafe_2008_07_08_00_34_48723791d3622)
런던탑과 마주하고 있는 이 다리는 1886년부터 1894년까지 8년간에 걸쳐서 지었다고 합니다. 당시만 해도 영국은 빅토리아여왕 시대로 대영제국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기여서 전세계의 무역량의 41%가 런던에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우리의 영도다리처럼 도개식다리로 길이가 270m이고, 당시 돈으로 118만4천파운드의 비용을 들여서 지었다는 아름다운 다리입니다.
대영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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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600만명이상이 방문하는 세계최초의 국립박물관.
1759년 한스 슬론경의 유언으로 그가 수집한 수집품과 왕실소장품을 전시한데서 출발했다고 합니다.
각 국에서 훔쳐온 물건들로 가득차 ‘대영제국의 전리품 전시장’이라고도 불리지요. 건물 전면부터 파르테논신전에서 가져온 박공으로 장식되어 있군요.
대영박물관에 가면 모두가 가질 혼란스러움이 있습니다.
세계문화유산을 이토록 정성스럽게 잘 보존하고 있고, 한꺼번에 수 많은 보물들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박물관이라는 영국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과,
한 나라의 문화는 그 곳의 자연환경과 그 곳에 살았던 삶들이 치열하게 이루어낸 결과물이라고 한다면, 유물들은 본래 있어야 할 곳에 있어야 빛이 나는 게 아닌가. 가치 있는 유물을 보기 위해 그곳까지 직접 찾아가는 수고로움과 그곳의 문화와 역사를 같이 느껴야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것은 아닌지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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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하는 아프로디테
한국관에 가면 전통 사랑방이 입장객을 환영해 주고 있습니다. 삼성이 막대한 돈을 들여 만들어 놓았다고 하는데, 120평 규모로 2000년 11월에 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청자진사당초문완, 고려불화인 화엄경변상도, 백자달항아리, 조선시대의 나전국화당초문경함 등 250여점이 전시되고 있습니다만, 중국이나 일본관과 비교하면 작은 규모입니다.
리젠트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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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한 건물들이 즐비한 이곳 리젠트 거리는 서울의 명동과 같은 런던의 상가 집중 지역입니다.
영국은 역시 차(茶)를 즐기는 나라, 호텔 객실마다 차를 마실 수 있도록 티포트와 여러 종류의 차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여행객의 피로는 차 한잔으로 OK!
호텔 (홀리데이 인) 창밖으로 보이던 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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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면, 소와 말들이 풀을 뜯고 거위들이 모이를 줍는 무척 한가로운 풍경이 보입니다. 도심에서 약간 비켜난 곳에 이런 한가로운 곳이 있다니... 그러나 광우병의 발생지가 영국이라니 참~
런던에 가면 꼭 들어가 보고 싶었던 곳이 웨스트 민스터 사원과 런던탑이었습니다. 그러나 워낙 볼거리가 많은데다 런던에서의 짧은 일정으로 바깥 풍경 위주의 답사만 하고 왔지요. 다빈치 코드에서 댄 브라운이 묘사한 지하 묘지를 실제로 한 번 봐야 했는데...
그리고 런던탑에 전시된 고문기구(좀 엽기적인가?)와 보석용 다이몬드중 가장 크다는 530.2캐럿짜리 물방울 모양의 컬리넌Ⅰ이 있다고 했는데...(여자라서 어쩔 수 없는 호기심) 물론 사진을 찍을 수 없었겠지만, 내부를 들여다 보지 않으면 그 겉모습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 법인가 봅니다.
유럽여행지 중 제 기억에서 가장 작은 자리를 차지하는 곳이 런던인것 같습니다.
첫댓글 정애야 구경잘 했어 전화조해라
ㅎㅎ, 내전화 기다리지 말고 네가 좀 해라!! ㅋ
잘 다녀 왔구나 . 좋은 구경도 많이 하고 네 덕분에 나도 영국 다녀온 것과 같네... 여행기 내용도 참 좋고 사진도 참 잘 찍고 참 좋네. 우리 모임에서도 한번 가자꾸나.
그럼 계부터 부어야겠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