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 지내는 법만큼 지방 따라 문중(門中) 따라 각양각색인 것도 없다. 그러나 그 의의(意義)를 알고 보면 어느 것이 원칙(原則)인지 금방 알 수 있다. 그 의의(意義)는 제사지낼 때에 읽는 축문에 “해가 바뀌어 제삿날이 돌아오니 하늘과 같은 은혜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삼가 맑은 술과 여러 음식으로 공손히 제사 드리오니 드시옵소서.” 라고 되어 있는 것과 같이 조상님에 대한 보은(報恩)의 식사대접인 것이다. 따라서 최고의 손님에게 식사대접을 할 때와 똑 같이 하면 되는 것이다. 즉 1. 모셔 들이고 2. “어서 오십시오.” 인사하고 3. 술부터 대접하고 4. 식사를 대접하고 5. 물을 올리고 6. “안녕히 가십시오.” 인사를 하면 되는 것이다. 이하 손님접대와 제사순서를 대조해가며 설명하겠다. | |
손님을 대접할 때 |
제사 지내는 법 |
1. 손님을 대접할 때 처음에 할일이 무엇인가, 모셔 들이는 것이 아니겠는가, 제사도 마찬가지다. |
1. 분향강신(焚香降神)의 분향은 향을 피운다는 뜻이며, 강신은 조상신께서 내려오셨다는 뜻이니, 향을 피워 조상님을 모셔 들이고, 참석자 모두가 "어서 오십시오." 절(첫번째)을 하는 것이다. (옛날부터 신이나 귀신은 비가 오거나 안개가 낀 날 나타난다고 믿었던 것인데, 가정에서는 비를 오게 하거나 안개를 끼게 할 수 없으므로, 그 대신 안개와 유사한 향의 연기를 피워 조상신을 모셔 들였던 것이다), |
2. 우리나라에서는 옛날부터 행사를 할 때 먼저 천지신명께 기원하는 풍습이 있다. 묘제를 지낼 때에도 먼저 산신제를 올리고 술을 산에 뿌리는 것이 그런 것이다. |
2. 참신(參神)이라는 것은 신께서 참석하셨다는 뜻이니, 천지신명께 “조상님께서 참석하셨으니 지금부터 조상님제사를 지내고자 합니다. 굽어 살피소서”라며 술을 잔에 조금 따라 향을 쏘인 후 땅에 붓고 모두가 절(2번째)을 하는 것이다. * 실내에서는 방바닥에 술을 부울 수가 없으니까 그릇에 풀과 모래를 담아놓고 그것을 땅이라 하고 거기에 부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 그릇을 "풀 우거질 모(芼)자와 모래 사(沙)자를 붙여 모사그릇"이라고 했던 것이다. 요즘은 풀, 모래를 넣지 않고도 모사그릇이라고 한다. (향을 쏘이면 향을 매개(媒介)로 제물(祭物)이 신에게 간다고 믿었던 것임). |
3. 그 다음은 “어서 오십시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차린 것은 없으나 많이 드십시오.” 라는 인사가 아니겠는가. |
3. 독축(讀祝)이란 축을 읽는다는 뜻이니 즉 환영사인 것이다. 유세차 모월모일 효자OO 감소고우 현고학생부군 현비유인충주최씨 維歲次 某月某日 孝子OO 敢昭告于 顯考學生府君 顯妣孺人忠州崔氏 세서천역 휘일부림 추원감시 불승영모 근이 청작서수 공신전헌 상향 歲序遷易 諱日復臨 追遠感時 昊天罔極 謹以 淸酌庶羞 恭伸奠獻 尙饗 (* 고조, 증조, 조일 때는 昊天罔極을 不勝永慕라 쓴다) 그 뜻은 "모월모일 효자00은 아버님 어머님영전에 아룁니다. 해가 바뀌어 제삿날이 돌아오니 하늘과 같은 은혜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삼가 맑은 술과 여러 음식으로 공손히 제사 드리오니 드시옵소서." 라는 것이다. (한글로 이렇게 쓰고 읽어도 된다.) ※ 요즘은 독축을 하지 않는다. 신(神)이라 다 아시고 와 계시는데 구태여 “오셔서 드십시오.”라고 할 필요가 있겠는가. 라는 것이다. |
4. 인사가 끝났으면, 술부터 대접해야 하지 않겠는가, 제사도 마찬가지다. 술부터 올리는 것이다. |
4. 초헌(初獻)은 첫 번째 잔을 올린다, 아헌(亞獻)은 두 번째 잔을 올린다, 종헌(終獻)은 마지막 잔을 올린다는 뜻이며, 첨작(添酌)은 첨부해서 더 올린다는 뜻이니, 술을 3번 올리고, 첨부해서 더 올리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옛날부터 天地人의 3을 이 세상의 모든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해 왔다. 따라서 조상님에게 술을 올리는데도 3잔을 올림으로서 “전부. 많이” 올렸다는 뜻이 되는 것이며, 또 “더 드십시오.”라는 뜻에서 모두가 조금씩 더 올리는 것인데 이것을 첨작이라고 하는 것이다.) 재래식은 초헌, 아헌, 종헌, 첨작 때마다 절을 했으나 요즘은 초헌, 아헌, 종헌, 첨작을 끝내고 모두가 절(3번째)을 한다. |
5. 술 다음은 식사대접이 아니겠는가, 제사에서도 식사대접인 것이다. |
5. 계반삽시(啓飯揷匙)라는 것은 밥뚜껑을 열고 수저를 꽂는다는 뜻이며, 합문(闔門)이라는 것은 문을 닫는다는 뜻이니, 밥그릇 뚜껑을 열고 수저를 꽂고 "맛있게 잡수세요."라 하며 모두가 절(4번째)을 하고, 신께서 편히 식사하시도록 나가고 문을 닫는 것이다. (나가있는 시간은 수저를 9번 드시는 시간인데 이것도 3을 3번 더한 뜻으로서 많이많이 잡수실 때까지라는 뜻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
6. 식사가 끝났으면 차나 물을 갖다드려야 하지 않겠는가, |
6. 계문헌다(啓門獻茶)라는 것은 문을 열고 들어가 차를 올린다는 뜻이니, 문을 열고 방에 들어가 국은 내어가고 물을 올리는 것인데, 이때에도 “물에 말아 더 드십시오.”라는 뜻에서 밥을 3번 떠서 물에 말아 드리고. 모두가 절(5번째)을 하는 것이다. |
7. 접대가 끝났으면 보내드려야 하는 것이니, |
7. 사신(辭神)이라는 것은 신을 보낸다는 뜻이니, "안녕히 가십시오.” 속 인사를 하고 지방을 불사르고 (사진일 때는 거두어들이고) 모두가 절(6번째)을 하는 것이다. |
8. 손님이 가셨으니 수저를 거두고 밥뚜껑을 덮고, 상을 다시 차려 식사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
8. 철시복반(撤匙複飯)이라는 것은 수저를 거두고 밥뚜껑을 덮는다는 뜻이니, 수저를 거두고 밥뚜껑을 덥고, 철상음복(撤床飮福)이라는 것은 상을 거두고 복을 마신다는 뜻이니, 제사상을 거두고, 일반상차림으로 다시 차려 음식을 먹는 것인데, 조상님께서 음식을 잡수시고 거기에 복을 가득가득 채워놓고 가셨으니, 그것을 먹으면 복을 받는다고 음복이라고 하는 것이다. |
* 절은 총 6회하는 것이며, 매회 2번씩 하는 것이니 총 12회가 되는 것이다
* 절을 2번씩 하는 이유는 돌아가신 분들은 음(陰)이기 때문이다. (살아계신 분들은 양(陽)이라 아무리 고마운 일이 있어도 1번만 해야 하는 것이다.)
* 위와 같이 술대접 먼저하고 밥을 올리는 방식은 양반가의 원칙이다. 서민들은 처음부터 밥을 차려놓고 술대접을 했던 것이다.
* 술잔을 향불위에 올려 향을 쏘이는 것은 그 향을 매개(媒介)로 신에게 도달한다고 믿었기 때문인 것이다. 따라서 술잔을 돌릴 필요 없이 향불 위를 통과만 해도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왕이면 바르게 많이 쏘인다는 뜻에서 正方向(시계방향)으로 3번 돌리는 것이 좋다
옮겨온 글 |
첫댓글 우리 집에서는 명절에도 반드시 축문을 읽었는데 읽지 않으면 왠지 허전하기도 하고 조상님께 예가 아닌것 같기도 해서 여전히 축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