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살인사건 ‘범행은 있으나 범인이 없다'

[바보천사]

지난 97년 4월 이태원 햄버거가게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렸던 재미교포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둘중 한명이 범인이고 다른 용의자는 있을 수 없는 살인사건에서 대법원은 검찰의 상고를 기각, 살인혐의로 징역 20년형이 선고됐다 대법원에서 무죄취지로 파기 환송된 에드워드 K·리씨에게 최종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당시 정황상 피고인 또는 현장에 함께 있던 동료 아더 패터슨이 범인인 것으로 보이나 피고인을 범인으로 단정할만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패터슨이 진범인가? 그러나 그렇다고 할 수도 없다. 애드워드의 무죄이유가 증거불층분이기 때문에 언제라도 증거가 발견되면 범인으로 확정지을 수 있는 것이다.
결국 검찰은 사건을 원점으로 돌릴 수밖에 없게 됐다. 단 2명의 용의자중 하나를 잘못 짚었다가 전면 재수사를 해야하는 사상 유례없는 일이 벌어지고만 것이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전면 재수사에 들어간 이태원 햄버거가게 살인사건의 전모를 추적한다.

97년 4월 이태원의 어느 햄버거 가게

홍익대생 조중필씨(당시 23세)는 사망하기 전 결혼을 약속한 여대생 김모양과 함께 있었다.
두사람은 그 날 오후 3시께 강남역 부근에서 만나 국기원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를 한후 저녁께 근처 소주방에서 생맥주를 마셨는데 그때 중필씨는 약간 취한 상태였다.
밤 10시께 버스를 타고 김양의 집이 있는 이태원에 도착한 중필씨는 맥주를 너무 많이 먹었던지 소변을 보고 싶어 문제의 햄버거 가게에 들어갔다. 중필씨가 화장실에서 나오지 않자 궁금히 여긴 김양은 화장실로 향했고 그곳에서 그녀는 처참한 광경을 보고야 말았다.

김양이 화장실에 들어갔을 때 중필씨는 오른쪽 목부위 3곳, 왼쪽 목부위 4곳, 가슴부위 2곳 등 아홉 군데를 칼에 찔린 채 피를 흘리며 화장실 소변기 옆에 쓰러져 숨을 쉬지 않았던 것.
이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사람은 미국 국적의 한국인 에드워드 K 리(당시 18세)와 혼혈 미국인 아더 패터슨 (당시 18세, 미군속) 단 2명 이었다.
이 사건으로 애드워드는 살인혐의로 구속기소 돼 항소심에서 징역 20년이 선고된 뒤 대법원에서 파기환송(98년 10월)됐고 검찰의 재상고심에서 대법원이 이를 다시 기각, 최종 무죄를 선고(99년 9월) 받았다. 한편 패터슨씨는 흉기소지혐의로 장기 1년 6월, 단기 1년형을 선고받고 복역중 지난해 8월 특별사면 조치로 풀려났다.

CID(미육군 범죄수사대), 패터슨 지목

CID는 사건발생 다음날 '패터슨이 사람을 죽였다'는 익명의 제보를 받고 패터슨을 검거해 조사를 벌이는 한편 그가 하수구에 버린 칼과 피묻은 옷 등을 찾아냈다.
수사과정에서 톰반스 특별수사관은 패터슨의 손에 새긴 점 3개의 문신모양과 특유한 말투를 통해 그가 LA의 히스패닉계 갱단 <노르테 14> 소속이라는 사실을 밝혀냈고 패터슨도 이러한 사실을 시인했다.
수사관들은 뒤에서 상대를 급습한 뒤에 목이나 가슴을 흉기로 순식간에 가격하는 <노르테 14>의 범행수법이 이번 이태원 살인사건과 동일한 것도 알아냈다. 또한 패터슨이 사건 발생을 전후해 대마초와 LSD를 복용했다는 자백도 함께 얻어냈다.
한편 법의학자인 데이비드 특별수사관은 몸에 피묻은 형태를 기초로 패터슨을 범인으로 지목했었다.

검찰, 에드워드 지목

검찰은 CID의 수사보고서를 넘겨받았지만 패터슨의 진술이 더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범인으로 에드워드를 지목했다.
여기에는 몇 가지 근거가 따르는데 첫째는 부검을 맡았던 이윤성교수(서울대 의대)의 부검소견이다. 이 교수는 ‘상대는 피해자 보다 키가 크고 힘이 센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또 범인은 정신이상자이거나 환각상태에 있는 사람일 것이다'며 소견을 밝혔는데 에드워드는 키가 180cm에 몸무게가 105kg이고, 패터슨은 172cm에 63kg였다. 변을 당한 중필씨의 키는 176cm.
두 번째는 거짓말 탐지기의 테스트 결과였다. 에드워드만 거짓반응이 나왔던 것.
그러나 여기에는 문제가 있었다. 용의자 둘 다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패터슨에게는 영어로, 에드워드에게는 한국어로 질문해 결과를 얻어냈다.
검찰은 ‘범인은 환각상태였을 것'이라는 이교수의 소견에 따라 도핑테스트도 해보았지만 모두 음성반응이 나와 패터슨의 마약복용 진술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에 의하면 대마초나 LSD는 복용한지 3~4일이 지나면 양성반응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

증인없는 재판

사건발생 후 CID의 조사 때 “패터슨이 ‘내가 사람을 죽였다'는 말을 했다"고 진술했으나 검찰에서는 이를 부인한 에드워드와 패터슨의 친구 랜디가 법정에 한 번도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았다.
한미행정협정에 따라 우리 법원이 미국인 증인들을 마음대로 부를 수 없는 것이다.
현재 피터슨씨는 중필씨의 아버지로부터 살인혐의로 고소된 상태이다.
이번 사건은 사건 현장에 단 둘만이 있었고 둘 중의 하나는 분명 범인인데 법원의 무죄판결로 검찰이 처음부터 다시 수사를 시작해야 하는 사상 유례없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재수사를 한다 하더라도 유죄에 대한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는 증거재판주의 원칙을 지킨다면 모순된 진실이 얽혀 있는 이번 사건 같은 경우에 결국 둘다 무죄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래도 진실은 끝까지 밝혀야만 한다고 사건을 지켜본 사람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류통은 기자

[cassiel]

전..패터슨이 의심되여...칼로 위에서 아래로 찔렀을떄와 목뒤에서 급습해 순식간에 살인했으니//

[제임스조]

이렇게 사건이 복잡하게 된 것은 결국 박재오검사의 자질문제에서 비롯된것 같다. 예단과 부검의 소견에 치중한 나머지 초기 수사단계의 미군측 수사결과와 증언들을 무시해 버렸던 것이 분명하다. 칼은 휘두르는 방향과 위치에서 키와 상관이 없다고 보는데 어떻게 그렇게 예단했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옷을 벗었다고 아래 글에서 보았는데 당신의 오류로 인해 망자와 그 가족은 십수년째 고통을 받고 있으니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중자애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