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정운산악회, http://cafe.daum.net/199404
산행기 : 포천 왕방산 (抱川 王方山)
주 제 : 시산제 (始山祭)
일 시 : 2015. 3. 7 (토), 9:00 AM
장 소 : 포천 왕방산 (737m, 경기 포천시 신읍동)
날 씨 : 맑음 약한 안개, 정상(바람 없슴, 영상 xx℃)
참 석 : 48명
오늘의
정운인 : 달려라 하니
거 리 : 8.0 Km, 5시간 34분
코 스 : 오지재고개 –왕방산 –왕방이고개 –깊이울계곡 -심곡리
출발 오지재고개 : 09:00
정상 왕방산 : 10:32
시산제 : 10:52
간 식 : 11:21
왕방이 고개 : 13:05
도착 심곡리 : 14:34 * 후미 기준 시간
중 식 : 14:52 * 오리로스 – 깊이울 청기와
(031-532-3359, 포천시 신북면 심곡리 572-1)
귀 가 : 16:40
< 목 차 >
왕방산 등정 길
여기는 왕방산 정상
신과 인간이 하나되는 시산제
잔설로 빙판길이 된 하산 길
경품 당첨의 기대 속에 점심을 먹고
오늘의 정운인 : “달려라 하니”님
왕방산 등정 길
왕방산에 오르는 길은
여느 산처럼 평범하고 소박하다
거친 숨이 필요하지도 않고
힘든 발걸음도 요구하지 않는다
북사면의 골짜기를 오르는
초입의 찬 공기가 상큼하다
다소 거친 숨을 두어 번 내쉬니
바로 산등성이에 다다른다
말 잔등처럼 매끈한 산등성이
제법 굵은 참나무 밑동이 길을 안내한다
지난 가을 생을 마감한 낙엽은
바람에 바스락 거리고
양지에 내리는 햇빛은
봄을 듬뿍 담아 따스하다
서북 골짜기의 잔설
얼마 전 겨울을 아쉬워하며
냉기를 뿜는다.
선두는 시야에서 사라지고
뒤쳐진 산객들은 삼삼오오
침묵하며 발자국을 남긴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
둘이서 얘기 꽃을 피우는데
바람은 그 비밀을 알련가!
등산길은 뱀처럼 좌우로 꿈틀이고
오르내림을 반복하며
산객들을 안내한다.
리듬을 타는 산길이
자연스럽고 편안하다.
그래도 700미터의 준령
간혹 조각 같은 바위가
미남처럼 서 있고
눈덮인 급하강 내리막이
등산객의 마음을 조이며
발길을 잡는다
오랜만의 탁 터진 전망
발아래 포천시는 옅은 안개로 희미하고
발화님이 산객을 불러
산과 하늘과 인물을
한 컷 화폭에 담는다
여기는 왕방산 정상
부지런히 발걸음을 모으니
어느덧 정상이다.
햇빛은 더욱 따사롭고
사방의 시야는 안개로
희미하다.
보통 산의 모습니다.
갈대가 제법 무성한 속에
참나무 군락이 사방을 호위하고 있다
잘 치장한 소나무 한 그루
산객들의 마음을 부른다.
이름 모를 서녁의 우뚝 솟은 산은
잔설 덮여 희끗희끗한데
북서의 동두천은 산중에 숨어 있고
북동 하늘은 나무의 세상
확트인 남녁의 포천은 안개로 그윽하다
오늘 왕방산은 안개 속에 살짝 숨어 버렸다
신과 인간이 하나되는 시산제
땅이 솟아 산이 되고
산에는 온갖 나무와 생명이 들어 있다.
산을 관리하고 다스리는 산신령이 계셔서
산은 살아 숨쉬고 있다.
산신이 계셔서 산은 무너지지 않고
그 형체를 유지한다.
산은
맑고 상쾌한 공기를 주고
시원한 계곡물로 땀을 씻어주고
화사한 봄 꽃으로 마음을 향기롭게 하고
시원한 여름 녹음으로 더위를 식혀주고
알록달록 가을 단풍으로 눈을 즐겁게 하고
순백의 겨울 눈꽃으로 마음을 설레게 한다.
산이 베푸는 온갖 혜택이
산의 주인이신 산신령의
조화에서 비롯되니
산을 오르고 즐기는
산악인은 응당
감사의 마음을 올려야 한다.
한 달간, 정운산악인의
정성과 마음을 모아
을미년 3월 7일
화창한 봄날의 한 토막의 시간을 떼어
산신께 감사를 올리는
시산제를 준비했다.
왕방산 정상 동녁 아래
갈대 우거지고
바람도 잦아드는
아늑한 평지를 정하여
정성껏 준비하여 힘껏 지고 올라온
제물을 진설하고
촛불 밝히고 향을 살라
마음을 정갈히 하고
술잔을 올려
왕방산 산신께
을미년 산행의 무사안녕을 기원한다.
시산제 후
제물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권하는 술잔 따라
마음이 오가고 훈훈한 대화가 오간다.
그 마음과 대화 속에
왕방산 신신의 마음과 얘기도
들어 있으리라 생각한다.
잔설로 빙판길이 된 하산 길
하산 길은
임무를 완수하고 귀대하는 병사처럼
홀가분하고 뿌듯하다.
내리막이라 몸은 고되지 않은데
시큰거리는 무릎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도 따른다.
양지는 따뜻한 햇살로
봄기운이 완연하고
음지는 아직도 겨울눈이 제법이다.
하산 길은 좌우로 구비치고
오르내림을 반복하며
서서히 고도를 낮춘다.
계곡으로 들어서는 입구는
급경사로 위태로운 길인데
빙판 위에 눈이 덮여
설상가상의 난코스가 되었다.
엉거주춤 나무를 부여잡고
안간힘을 써보고
급기야는 엉덩방아를 찧고
엉덩이로 미끄럼을 탄다.
그 우수광스런 모습에
파안대소하는 동료
모두가 덩달아 웃어버렸다.
봄이 오는 내리막 길에서
겨울의 동심을 맛보고
한껏 즐거운 하산 길이 되었다.
길은 완경사로 접어들고
여전히 눈이 쌓여 있으나
이제는 평안한 길
키 큰 나무와 작은 관목이 어우러지고
어지러이 뒤엉킨 덩굴 사이로
길은 산객들을 안내한다.
이제는 평범하고 편안해진 길
서너 번 작은 개울을 건너고
잘 닦인 큰 길로 들어서니
멀리 열린고속관광 버스가 보인다.
오늘의 종착지 심곡리다.
경품 당첨의 기대 속에 점심을 먹고
푸짐한 시산제 음식으로
아직은 배가 넉넉하고 허기는 없다.
점심으로 준비된 오리 로스 보다는
경품에 눈길이 간다.
술잔이 서너 배 돌고
드디어 기다리던 경품 추천의 시간이다.
산행대장님들이 추첨하고
회장님이 번호를 발표하는 순간
모든 회원님들이 시선이 집중하고
누군가 상기된 얼굴로 벌떡 일어선다.
당첨된 사람이 번호를 확인하며
경품을 받으러 간다.
그렇게 해서
10번의 긴장감 속에
가방도 다 팔리고
5번의 혹시나 하는 기대 속에
장갑도 다 팔렸다.
가방과 장갑의 주인이 된 사람은 물론
경품을 타지 못한 사람들도 즐겁고 기쁘다.
경품은 어차피 덤이고
우리에게는 내년도 있고
내후년도 있지 않은가?
기대와 환호와 즐거움 속에
늦은 점심을 마무리하고
각자의 보금자리를 향하여
출발할 시간이다.
시계는 오후 4:40분을
가리키고 있다.
긴 하루가 이렇게 저물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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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정운인 : ‘달려라 하니’
< 달려라 하니의 꿈 >
무등산,
조상 대대로 삶의 터전이었고
고사리 꺽으러
어릴 적 내가
수 없이 뜀박질 하던 산
아버지 나무하시고
어머니 산나물 뜯던
나를 따뜻하게 보듬어준 산
어린 소녀는
무등산에서 하니의 꿈을 꾸었다
하니,
80년대 중반, 만화의 주인공 하니
온갖 역경을 넘어
달리기 선수의 꿈을 이루는
작지만 당찬 소녀
무등산의 어린 시절 추억은
즐거움이 되고 삶이 되어
달리기를 좋아하는 하니처럼
산을 좋아한다.
산에서 마음을 비우고
풋풋한 행복을 얻는다.
충청도 총각을 만나 가정을 이루었다
아들 딸 출가하여
알토란 같은 소주 손녀
눈앞에 재롱을 부리니
이만하면 성공한 인생이요, 부러울 것 없다.
오늘도
산을 오르며 하니의 꿈을 이루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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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 생 : 전남 광주생
본 명 : 최기임, 亥(돼지띠)
좋아하는 산 : 1) 월출산 2) 마니산
좌우명 : 산처럼 살자
정운산악회 가입 :
2007년 여름에 정운산악회에 가입하여 백두대간을 완주하셨고
100명산을 등정하는 등 노익장 산악인의 진면목을 보여 주시고 있습니다.
정운에 가입하시기 전에도 꾸준히 산행을 하셨고 산을 오르며 잡념을 비워
마음을 다스리고 삶의 활력을 얻는다고 하십니다. 지금도 공식적로 한 달에
3-4회 산을 찾으시고 그 외에도 시간 나는 대로 산에 오르십니다.
산과 함께한 삶이셨고 산이 있어 행복한 인생을 누리시고 있습니다.
우리 시대의 진정한 산객 이십니다.
끈기와 쉼 없는 열정으로 산을 좋아하시는 ‘달려라 하니’님의 앞날에 봄꽃처럼
해맑은 미소화 겨울 눈꽃처럼 순수한 마음이 영원하시길 기원합니다.
♣ 정상에 오르는 길에서 동무와 한장
![](https://t1.daumcdn.net/cfile/cafe/2536993E5523500221)
♣나무를 안아 새 기운을 얻는 하니님
![](https://t1.daumcdn.net/cfile/cafe/235150465523502102)
♣ 나무로 부터 힘을 얻으신 하니님 - 이제 무엇이 두려우랴
![](https://t1.daumcdn.net/cfile/cafe/2556733E5523546125)
♣ 날아라 하니 - 멋진 연출, 멋진 포착
![](https://t1.daumcdn.net/cfile/cafe/26312B41552354AA29)
♣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돌탑에서 한 컷
![](https://t1.daumcdn.net/cfile/cafe/2635A3415523553628)
♣ 정상 사진은 누구에게나 강렬한 유혹
![](https://t1.daumcdn.net/cfile/cafe/2650F63D5523550532)
*금번 시산제에서도 멋진 포착과 예술 감각으로 사진을 찍어주신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2015. 4. 7(화)
태평
============ 시산제 및 완방산 등정 길 ===================================
첫댓글 너무 수고하셨고 멋진글 감사드림니다.
한달이 지난는데도 왕방산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어느때보다도 좋고 즐거운 시산제였습니다
넘어지는 사진 지금봐두 넘웃겨요.
그럴때 속으로 웃어야지 그렇게 대놓고 웃으면, 미움 받는데......
지리산 둘레길은 참석 안하나...
@구름처럼 고날 내귀빠진 날이라서 여행쪽으로 선택하는디.어케하지..?
@난초란 귀빠진날은 마음대로 하세요.. 아무튼 축하해....
@구름처럼 쐬주 한자없는겨?사람은 의리가 있서야 되는겨.
시산제 지낸지가 벌써 한달이 지났네요.?
하산길 미끄러진 사람이 많아 걱정이 되어 웃지도 못했죠 ...
시산제 하루가 뇌속에 다시한번 자리를 잡내요! 수고하신글 잘보고갑니다 해와달
올리고 싶은 정운님들의 사진은 많은데 50장 이상은 올릴수 없어 아쉽습니다.
어쩌면 이리도 멋지게..
우리들의 산행 이야기를 글로 풀어 내셨는지..정말 멋집니다.
글을 읽는 내내 행복했습니다.감사합니다.
태평님 멋진글 감사합니다.
산행하기도 힘든중에 추억가득담아 멋지게 올려주셨네요
맛난음식도 정성가득 담아오셔서 정말 맛나게 잘먹었습니다.
수고많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