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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 름: 덕혜옹주
지 은 이: 권비영
출 판 사: 다산책방
발 행 일: 2009년 12월, 411 page
가 격: 11,800원
모 양 새: 9점(제목 글씨체 -1, 책의 용지 +70점)
내 평 점: ★★★
배경지식)
고종 - 명성황후 민씨 - 순종 - 자식 無
- 귀빈 엄씨 - 영왕
- 귀인 이씨 - 완왕, 육
- 귀인 장씨 - 의왕
- 소의 이씨
- 귀인 정씨 - 우
- 귀인 양씨 - 덕혜옹주(1912~1989)
덕혜옹주? 누구지? 조선의 마지막 왕녀? 그녀의 삶을 그리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다?
계속되는 궁금증에 또 내 마음을 확 끄는 겉모양새에 읽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 살까 말까를 많이 망설이다가 읽은 후에 사기로 마음먹고 결국 도서관행을 택했다. 몇 달을 그렇게 벼르고... 이 책을 손에 쥐던 날, 숨이 가파왔다.
고종이 일본에 의해 강제퇴위를 당하고 순종이 왕위를 계승할 즈음 덕혜옹주는 고종의 막내딸로 태어났다. 덕혜는 고종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그런대로 평온하고 삶을 살고 있었다. 고종이 승하하고, 14살이 되던 해 덕혜는 일본에 의해 유학이라는 명분아래 일본의 볼모로 가게된다. 그리고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강제결혼을 하게되고, 아이를 낳게되고, 갈등을 겪고 일본에서 생활하게 된다. 광복 후 덕혜는 37년만에 그렇게 그리던 자신의 고향 조선으로 돌아온다는 내용이다.
기대가 컸던 탓이었을까 실망이 크다.
함축이나 상징, 요약과 같은 틈새가 없어서일까 400page가 넘는 책임에도 빠른 속도로 읽힌다. 제목의 '덕혜옹주'라는 글자의 이미지에서 난 그녀의 삶이 꽤 섬세함거나 날카롭게 그려질 줄 예상했었다. 그녀만의 애달픈 삶이나 일본의 만행을 기대했던걸까? 적잖이 실망이 크다. 식민지 조선이라는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시대상외엔 더 많은 것을 알지못해 많이 아쉬웠다. 한국소설 상위권에 오랫동안 자리차리한 것이 무색할 정도이다
채만식의 <탁류>나 주영선의 <아웃>과 매우 흡사한 계열의 작품이다. 전지적 작가 시점의 남용,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주인공은 답답함을 넘어 무척이나 갑갑하게 느껴졌다. 그녀에대한 측은지심도 나라잃은 설움에 대한 울분도 느낄 수 없었다.
작가는 '나라도 외면해버린 왕녀'라고 자꾸 되뇌이지만 왕과 왕족들이 나라의 주인임을 잊은 채, 그저 자신을 구해주기를 바라는 그런 수동적인 존재로 그려지고 있다. 국권을 상실했는데도 현실을 인식하지 못해 답답했다. 그녀 역시 관습적이고 권위적인 그런 왕족일뿐이었다.
왕족들이 청에 혹은 일본에 잡혀 갔던 일은 이미 선조때에 많이 겪은 일들이다. 그 수모는 조선 왕조 500여년동안 수없이 반복되었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의 덕혜옹주는 밥을 굶거나 생존의 위협도 느끼지 않는 그래도 비교적 편안한 삶을 산 것 같다.
'눈이 부시도록 푸른 날이었다. 덕혜의 입가에 생애 처음으로 평안한 미소가 고였다. 조선의 마지막 황녀로 태어났지만 한 번도 황녀로 살지 못했던 여인. 누구보다 귀한 존재였지만 모두가 외면했던 그 여인은 그날 영원한 자유를 향해 먼 길을 떠났다.' - 본문의 마지막 장.
이 문장에 매료되어 가슴 설레던 게 기억난다. 참으로 그녀가 적극적이고 당찬 여자일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만든 구절이다. 작가의 인터뷰와 책의 모양새에 마지막 문장이 상당히 나를 자극한 책이었는데... 기대가 컸던 내 탓이 컸을게다.
이 책은 국권을 상실한 조선을 그린 그런 정도의 책으로 만족해야 할 듯 싶다.
그리고 내 글이 덕혜옹주의 삶에 누가 되는 일이 없길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