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단위 평가(수능)에 종속된 교육과정 탈피
김창식(혜성여고)
우리 교육은 대학입시와 그것을 준비하기 위하여 치르는 일련의 평가들 때문에 오히려 학교 교육이 심하게 왜곡되어 있다. 본래의 주된 교육 절차는 교육과정→교수 학습→평가의 순으로서 실천된 수업을 통해서 교육과정이 잘 성취되었는지? 사정하는 방법으로서 평가가 되어야함에도 현실의 우리의 교육은 평가문제를 추출하여 그 문제를 바탕으로 하여 획일적, 주입식, 암기식으로 수업을 진행시키고 있다. 즉 교육과정이 평가에 종속되고, 수업이 평가에 종속되는 주객전도의 역순의 불합리성은 띠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평가중심의 학교교육의 문제점으로는 평가의 빈도가 너무 잦고, 평가가 객관식 일변도이기에 창의력, 사고력, 분석력, 비판력 등 고등정신의 기능을 측정하기에는 취약하다는 것이다. 또한 평가는 극심한 시험점수 경쟁을 유발시켜 며 학부모, 지역교육청, 동창회, 교사, 교장, 지역유지 등에 의해서 강요되기도 한다.
우리 중등 교육이 변화되어야 할 핵심적인 사안은 먼저 교과학습에서 주입식· 문제풀식 전 근대적인 학습내용과 획일적인 평가방법을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수능시험에 대비할 수밖에 없는, 객관식 문제풀이 위주의 획일적인 국가단위의 평가에 종속된 교육과정 운영에 기인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수능시험에 전도된 채 이루어지는 수업과 평가는 대체적으로 지식의 이해와 암기가 주된 내용이며, 획일적이고 단순한 주입식 강의위주의 수업이 유용한 학습 체제로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교과학습은 학생 개별 수준에 맞는 맞춤식 교육과정 운영과 수준별 개별 평가가 용인될 수 없기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업에 흥미를 잃고 포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미 정해진 다량의 문제풀이식 수업의 유용성으로 말미암아 질 높은 창의성, 사고력교육을 할 수 없는 구조가 됨은 당연한 귀결이다. 학습을 통한 창의성과 사고력의 배양은 틀에 박히지 않은 교과 간 융합적이고 종합적인 학습과, 협동, 체험, 토론, 표현, 발표라는 학습자 중심의 수업방법과 그에 자율적으로 대처하는 수업환경이 갖추어 질 때 유용하게 길러지는 내재적인 학습내용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입시에 종속되지 않은 교육과정 운영이 되어야 할 것이며, 이 말은 곧 석차 중심의 학교내신 평가가 아니라 교사별 절대평가체제로 전환이 되어야 함을 뜻하는 것이며, 이로 인해 다양하고 질 높은 학습자 중심의 학교교육이 이루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리교육의 실질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중등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과 학습과 평가가 수능시험이라는 국가 단위의 획일적인 평가에 종속되지 않은 상태에서 독립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