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이남지역의 먹자상권을 거론할 때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은 역시 방이동먹자골목과 강서구청상권일 것이다.
두 상권의 흥미로운 공통점은 송파구청과 강서구청이라는 공공기관을 끼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공무원들을 비롯한 직장인들의 수요가 많고 가족단위의 외식형상권이라기보다는 고기집, 횟집 등 주류판매를 겸한 품목이 강세를 보이는 전형적인 저녁모임상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상가뉴스레이다(www.sangganews.com) 레이다경제연구소에서 이번주에 다루게 된 방이동 먹자골목 상권은 강서구청상권과 비교하면 상권반경이 매우 넓은 것이 특징이다.
강서구청상권이 말그대로 구청직원들과 인근거주민들을 주대상으로 하고 있다면 방이동먹자상권은 송파/잠실/강동에 소재하는 금융기관, 오피스, 공공기관 등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식사와 유흥을 즐기기 위해 모여드는 곳이며 그만큼 각각의 음식점의 맛이나 특색에 있어서 차별화된 장점을 갖고 있는 서울시내 최대규모의 먹자골목이다.
70~80년대 잠실일대에 잠실주공, 잠실시영 등 대단위아파트단지가 조성되었지만 방이동 주변에 상권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88년 올림픽을 개최하던 무렵 관람객과 외국인내방객의 식사 및 숙박수요에 맞춰 거리가 가깝고 빈 땅이 많은 올림픽공원 주변으로 아파트와 식당가를 조성하면서부터이고 비슷한 시기에 개장한 롯데월드와 송파구청이 현재의 위치에 들어서게 되면서 ‘맛고을길’이라 불리는 방이먹자골목이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그 후 지하철2호선 잠실역이 8호선환승역이 되면서 강동, 성남 등지에서의 유입인구가 더 늘어나게 되었으며 잠실역사거리와 송파구청사거리 일대에 금융기관, 오피스빌딩 등이 밀집하기 시작했고 보다 최근에는 이미 입주를 마친 롯데캐슬골드(주상복합)와 잠실시영아파트 재건축, 제2롯데월드 건립건 등으로 그 어느때보다도 변화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시점에 와있다.
방이먹자골목의 위치는 지하철8호선 잠실역과 몽촌토성역을 끼고 있는 올림픽로 및 풍납로와, 석촌호수를 끼고 오금동으로 이어지는 오금로가 교차하는 ‘송파구청사거리’에서 방이사거리쪽으로 30m정도 내려오다보면 'KT' 맞은편 ‘대림잠실리시온’과 기업은행건물사이로 이면골목이 있는데 이곳이 방이동먹자골목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올림픽로를 따라 업무용 빌딩들이 들어서 있고 이면에 모텔촌이 형성되어 있어서 먹자골목이 대로변에 드러나보이는 것이 아닌데다 기업은행골목 안으로 들어가보지 않는 이상 어떻게 상권이 형성되어 있는지 알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하지만 이곳은 강남권에 직장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유명상권이어서 인근에 상주하는 직장인들 외에도 외부에서 유입되는 비중 역시 높다고 봐야 할 것이다. 보통 송파구를 대표하는 상권으로 신천역상권과 잠실상권을 논하게 되는데 롯데월드에서 방이먹자상권까지의 섹터를 잠실상권에 포함시키는 경우도 많다.
주 고객층은 역시 30~40대 직장인들이라 할 수 있는데 점심시간 등 일부 시간대를 제외하고는 주로 남성직장인의 움직임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점심에는 구청직원들과 인근 오피스가의 직장인들 위주로 소비가 이뤄지지만 저녁시간에서 새벽까지는 잠실일대와 기타강남권에서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회식, 유흥, 숙박 등을 목적으로 모여들게 된다.
방이동 먹자골목의 메인입지인 ‘맛고을길’ 기업은행에서 신동아타워까지의 A지역은 중대형음식점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코바’라는 식당으로 유명한 중앙사거리부근이 그중에서도 가장 활기를 띄는 곳인데, ‘이바돔옥아리’라는 프랜차이즈매장이 최근 녹원약국 맞은편 코너에 자리잡고 영업을 개시하였다. 삼겹살, 갈비, 횟집, 호프, 참치전문점, 해물탕, 감자탕 등 주로 저녁식사위주의 품목이 취급되고 있는 이곳의 매장시세는 1층 30평 매장을 기준으로 권리금 1억4천~2억8천, 보증금 3천3백~1억, 임대료 190~400 수준에 형성되어 있다.
고기집과 횟집 등 일부 업종이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90년대와 2000년대초반까지 상권이 잘나가던 시절의 엄청났던 권리금호가는 아니지만 여전히 초보창업자가 달려들기에 만만치 않은 권리금시세가 형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나마도 매물이 잘 나오지 않기 때문에 대형평수의 매장을 구하는 입장이라면 시세이상의 권리금을 주고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생기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동현교회’나 메인사거리 부근에서 간혹 10평대의 매장이 매물로 나오는 경우가 있으므로 그런 매물을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가지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이 상권의 특징상 가격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역시 컨셉과 맛이 승부를 좌우한다는 점이다. 이점은 같은 먹자상권인 신천역상권과 비교했을 때 분명히 알수 있다. 신천상권의 객단가와 방이동먹자골목의 객단가를 비교해 보면 방이동이 훨씬 높게 나타나며 이는 방이동상권의 고객층이 비교적 안정된 수입을 향유하는 직장인들이라는 점에서 기인했다고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코바’와 ‘이바돔옥아리’매장 사이에서 시작해 남쪽방향으로 형성된 B지역은 코너에 위치한 몇 개의 매장을 제외하고는 10평~15평정도의 소형음식점이 많은 곳이다. 자연히 작은 규모에 어울리는 업종들이 강세를 보이며 매물시세는 1층 15평매장을 기준으로 권리금 8천~1억7천, 보증금 1천~8천, 임대료 100~250 수준이다. A지역에 비해서는 떨어지지만 방이먹자골목에서 요지에 속하는 곳이며 업종선정여부에 따라 매출의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C지역은 A지역이나 B지역보다는 적은 점포비부담으로 창업할 수 있는 입지이다. 방이동상권이 전성기에 있을 때 형성되었던 입지이지만 현재로 봐서는 점심시간대의 유동인구가 거의 없으며 전반적인 매출이 많이 떨어진 상태에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다른 매장과 차별된 업종이나 맛을 선보일 수 있다면 창업비용을 절감하면서 실속있는 영업이 가능할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면 좋을 것이다.
당사에서 이번주에 다루고 있는 입지 외에도 방이먹자상권의 범위는 방대하기 때문에 모두 거론하기 어렵겠지만 이곳의 전반적인 매출이나 권리금시세가 다소 소강상태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에는 전문가의 견해가 대체로 일치하는 편이다. 한가지 이유를 언급하자면 올림픽공원 남2문 맞은편, 그리고 석촌호수부근에 형성된 새로운 먹자골목의 탄생 등을 들 수 있는데 그곳은 가족단위의 고객들이 주타겟이며 보다 현대적인 분위기의 매장구성과 깔끔한 업종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기존 방이상권의 변화를 가져올 몇 가지 호재에는 분명히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 그중에서도 송파구청과 맞닿아 있는 제2롯데월드 건립건은 방이상권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동안 주로 30~40대에 치우쳤던 고객층이 20대까지 확대될 수 있는 계기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