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메틱 시계는 전지가 필요 없다는 큰 장점을 가지는 것이 사실입니다만..
엄밀히 말해서.. 시계를 오래도록 제 상태를 유지하면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분해소지'라는 것을 꼭 해 줘야 합니다..
왜냐하면 오토메틱 시계의 내부는 복잡한 기계장치이고.. 그 기계안에 많은 태엽, 스프링, 기어들이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즉, 윤활유가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오래 사용하다 보면.. 기어들(쇠와 쇠가 맞물리는 부분들)과 기타 가동부의 표면이 아주 조금씩 닳아서.. 쌓이게 됩니다.. (쉽게 생각하자면 쇳가루들이 발생하는 것을 떠올리시면 됩니다..) 그러면 이런 불순물들이.. 작동을 원할하지 못하게 만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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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증상을 없애기 위해서 '분해소지'라는 것이 필요한 것입니다..
제대로 된 '분해소지'는 시계 전체를 완전히 분해해서 세척하고 재조립하고 오일을 주입하고 시간을 정확하게 맞추는 작업을 포함하게 됩니다..
약식으로 분해소지를 할 수도 있는데요.. 단순히 무브먼트를 분리해서.. 윤활유만 주입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렴한 기계식 시계의 경우.. 이 방법이 더 낫겠지요.. 굳이 큰 돈을 쓸 필요가 없으니까요..)
(제 생각에 우리나라에서 기계식 시계의 분해소지를 완벽하게 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분해소지의 대략적인 과정은 이렇습니다..
1. 우선 시계 케이스에서 시계 내부의 기계부분(무브먼트)을 분리합니다.
2. 그 다음에 무브먼트 전체를 조심스레 분해해서 세척용 접시에 부품별로 정리를 해 놓습니다.
3. 완전히 분해가 완료되면 세척접시를 세척기에 넣어서 세척을 합니다.
4. 이와 동시에 시계 케이스와 시계줄(메탈줄)도 따로 세척과정을 하게 되지요..
5. 세척과정이 완료되면 무브먼트를 재조립 하구요.. 재조립 하면서 중요 부위에는 실리콘 오일 등을 새로 주입하면서 무브먼트를 완전히 조립합니다...
6. 무브먼트의 오차정도를 테스트하여 오차조정을 실시합니다.
7. 테스트가 끝난 무브먼트를 역시 세척이 완료된 시계 케이스에 집어넣고 방수성을 유지하기 위해 시계 뒷뚜껑과 용두(시간을 맞추는 부분) 부분에 있는 방수용 고무링(O-ring)들을 갈아주거나 역시 실리콘 오일로 처리를 하게 됩니다.
8. 시계를 완전히 조립한 다음에 방수테스트를 하고.. 1~2일 정도 관찰하면서 최종적인 오차조정을 실시합니다.
대충 이런 과정을 하는 것이 제대로된 '분해소지'입니다...
보통 분해소지를 하고나면.. 시간이 잘 맞게 됩니다만.. 기계식 시계의 특성상.. 사용환경의 변화에 따라 오차정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가 오차정도에 대해 만족하지 않을 경우.. 몇번이고 무상으로 오차조정을 받을 수 있지요..
3~4년마다 철저하게 분해소지를 해 주고.. 시계를 조심해서 착용한다면.. 기계식 시계의 수명은 무한대로 늘어나게 됩니다.. 실제로 관리가 잘 된 손목시계들은 100년이 지나도 멀쩡한 경우가 많지요.. (전지로 가는 쿼츠식 시계의 경우.. 전자부품의 수명이 있기 때문에.. 길어야 30년 정도 작동을 보장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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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분해소지는 어떻게 하는것이 좋으냐면요...
시계에 따라서 다릅니다만.. 평균적으로 3~4년에 한번씩 분해소지를 해 주는게 좋습니다..
물론 3~4년을 사용해도.. 시계의 동작 자체는 별 문제가 없기 때문에.. 시계를 사용하는 사람은.. 분해소지의 필요성을 못 느끼게 됩니다만.. 이럼에도 불구하고 3~4년마다 분해소지를 권하는 이유는요..
시계 내부의 윤활유들이 보통 3~4년이 지나면 증발을 하기 때문입니다..
윤활유가 부족한 상태에서도 한동안은 시계가 별 문제없이 작동하지만.. 이럴 경우 마찰의 증가로 인해 내부 부품들이 약간씩 갈리게 되어서.. 아주 오래동안 분해소지를 안 하게 되면 시계의 정밀도가 떨어질 우려가 생깁니다.. 물론 큰 고장이 나 버려서.. 엄청난 수리비가 나올수도 있구요..
즉, 시계를 별로 안 차고 모셔놓았다고 해도.. 웬만하면 3~4년에 한번씩 분해소지를 해 줘야 한다는 겁니다.. 오일이 증발하니까요...(물론 매일 차고 다녔던 시계 보다는 윤활유의 증발속도가 적기 때문에.. 약간 더 늦게 분해소지를 해 줘도 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비싼 시계라면 제대로 된 시계 수리업자나 아니면 AS센터에 직접 분해소지를 맏기는 것이 좋습니다.. (실력 없는 사람이 만졌다가.. 비싼시계를 고장낼 수도 있으니까요..)
분해소지의 비용은 천차만별인데요..
우리나라에서 이름 있는 시계수리점이나 AS센터 등에 의뢰할 경우..
일반 시계는 최소 7만원 ~ 20만원 정도 소요되구요..
크로노그래프나 기타 복잡한 시계는 최소 10만원 ~ 몇십만원까지 돈이 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약간 실력이 의심이 가지만 좀 저렴한 시계 수리업자에게 맏길경우..
어지간하면 2만원 ~ 10만원 안쪽으로 분해소지가 가능합니다... (약식으로 하는 분해소지는 보통 2~3만원이면 가능합니다..)
참고로 저는 아주 오래된 오메가 오토메틱 시계를 영국 런던의 유명한 시계점에서 분해소지를 맏겨본 적이 있는데요.. 우리돈으로 20만원 정도 들더군요..^^: 그리고 이웃 일본의 경우.. 롤렉스급 이상의 고급 시계들의 분해소지 비용이 우리돈으로 30만원 이상 하는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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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분해소지를 한동안 안 해줘도 시계들은 잘 움직입니다.. 한동안은요.....
하지만.. 6~7년이 지나가면.. 서서히 뻑뻑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결국에는 시간이 늦어지거나.. 멈춰버리는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물론 이 경우에도 '분해소지'를 하면.. 쌩쌩하게 되살아나긴 합니다만..
시계의 수명이나 정밀도가 손상을 입게 되어서.. 아무래도 안 좋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너무 오랬동안 분해소지를 안 해줬기 때문에.. 내부의 부품 중에서 교체를 요하는 것이 생기기 마련이어서.. 수리비용이 더 들게 되지요...
즉, 기계식(오토메틱) 시계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막연하게 가지고 있는 '기계식 시계는 전지가 필요없는 영속적인 시계다' 는 이미지는.. '분해소지의 필요성'으로 인해 무참히 깨어지게 됩니다..
저렴한 기계식 시계의 분해소지 비용은 저렴합니다만.. 고급 시계로 갈수록 분해소지 비용도 증가하는 등... 여러모로.. '유지비'가 들고.. 귀찮은 일이 발생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정말 기계식 시계의 매력에 푹 빠져 있거나.. 정통성을 중시하는 등.. '메니아적 기질' 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기계식 시계의 구입을 권하지 않게 되더군요..
하지만 그래도.. 기계식 시계가 가진 매력이나 장점이 많습니다.. (배터리가 필요 없다는 점이나.. 복고적인 맛이 있고 신뢰성이 우수하다는 점 등.. 장점도 많지요..)
(참고로.. 전지로 가는 쿼츠식 시계들도.. 오래 사용하기 위해서는 5~7년에 한번씩 분해소지를 해 줘야 한답니다.. 그리고.. 시계에 사용되는 전지에서 누액현상이 발생해 무브먼트를 손상시킬수도 있기 때문에.. 웬만하면 전지는 1~2년에 한번씩 갈아주는게 좋지요.. 즉, 지구상 그 어디에도.. 수리할 필요가 없는 기계장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