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세계 최초로 수심 측량기하학·천문 등 과학분야 돋보여이순지, 조선에 맞는 달력 만들어
이번 호에서는 조선시대의 과학에 대해 알아보자.
■ 강우량 측정한 최초의 국가
조선시대 세종 때에 후일 문종이 된 세자 이향(李珦)에 의해 측우기가 발명되었다. 이는 불규칙한 자연현상에서 규칙성을 찾으려는 최초의 시도였으며, 세계 기상학이 시작되는 최초의 노력이 되었다. 측우기는 1442년 양력 5월 19일에 완성되었으며 우리는 이날을 과학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측우기가 나타나면서 우리나라는 전국적인 강우량을 기록해 보존하는 최초의 국가가 되었다. 조선시대에는 강우량 외에도 수심(水深)과 바람을 측정했다. 수심은 청계천과 한강의 깊이를 측정해 갈수(渴水), 평수(平水), 대수(大水)를 판단하는 기본으로 삼았다. 이는 세계 역사상 최초의 수심 측량이었다. 바람에 대한 측량은 세종 시기에 시작되었다. 당직 관리는 하루에 3교대하며 바람의 세기와 방향 등을 관측하였으며, 관측 결과는 규정에 따라 기록하고 서명하였다. 이 책을 《풍운기(風雲記)》라고 한다. 이러한 노력에 따라 1400년대 중반에는 푄(Fhn) 현상이 이미 관측되었다. 이러한 관측자료는 오늘날까지 남아 있다.
■조선 기후현상에 알맞은 농사법 개발
이러한 노력은 농업생산량을 늘리려는 시도였다. 농업생산량의 증대에 대한 노력은 이전에도 이루어졌다. 1429년에는 조선의 농업 전문서인 《농사직설(農事直說)》이 편찬되었다. 이 책이 나오기 전에는 《농상집요(農桑輯要)》라는 중국의 농업서를 기반으로 농사를 지었다. 그러나 중국적 지식으로는 생산량이 늘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조선의 조정에서는 조선의 지리적·기후적 현상에 알맞은 농사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이 책의 저술을 시도한 것이다. 《농사직설》이 나옴으로써 조선의 농업생산량은 획기적으로 증대되었다.
■지구설, 갈릴레이보다 200년 앞서
1543년 코페르니쿠스는 지동설을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주장만 했을 뿐 이를 증명한 것은 아니다. 지동설을 증명한 것은 1632년 갈릴레이 갈릴레오였다. 동양에서는 전통적으로 하늘은 둥글고 지구는 사각형이라고 생각하였다. 이것이 천원지방설(天圓地方說)이다. 그러나 지구가 사각형일 것이라는 주장은 많은 의심을 받아왔다. 중국 송나라의 주희(朱熹·1130~1200)도 이를 의심하고 지구는 둥글 것이라고 생각했다. 조선시대의 수학자 이순지(李純之·1406~1465)는 일식의 원리로 월식을 설명하면서 지구는 둥글다는 지구설(地球說)을 주장했다. 당시까지 동양에서는 월식의 원리를 모르고 우주에 음기가 가득 차면 월식이 일어난다고 보았다. 이순지는 이에 대해 둥근 달이 해를 가리는 현상이 일식이듯이 둥근 지구가 달을 가린 것이 월식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의 과학자들은 이순지에게, 그렇다면 일식을 예측할 수 있듯이 월식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이순지는 이에 대해 다음 월식의 날짜와 시간을 제시했고, 월식은 그날 그 시간에 정확하게 일어났다. 지구가 둥글다는 지구설은 이렇게 증명되었다. 이순지는 또한 기하학을 이용해 한양의 위도(緯度)를 38도라고 주장했으며, 이는 중국 수학자에 의해 사실로 증명되었다.(오늘날 과학적인 서울의 위도는 37도 35분이다.) 이순지는 1444년 세종의 명에 따라 조선의 지리적 현장에 적합한 달력을 만드는 데 성공하였다. 여기에는 이슬람의 달력인 회회력(回回曆)을 크게 참고했다. 그리고 이 달력에 따라 1447년(세종 29) 음력 8월 1일 오후 4시 50분 27초에 일식이 시작해 이날 오후 6시 55분 53초에 일식이 끝날 것임을 정확하게 예측했다. 이 달력은 그 후 200년 동안 조선에서 사용됐다. 당시 세계에서 그 지역의 실정에 맞는 달력을 계산해낼 수 있고, 일식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나라는 아라비아·중국·조선뿐이었다. 이러한 천문학은 계속 발전해 김석문(金錫文·1658~1735)에 이르러서는 지전설(地轉說)이 나오게 된다. 이는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돌며 자전을 하고, 달은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는 주장이다. 그는 지구가 남북극을 축으로 1년에 366번 회전한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홍대용 수학책 ‘주해수용’ 저술
홍대용(洪大容·1731~1783)은 청나라 학문을 받아들이며 수학과 천문학을 연구했으며, 《주해수용(籌解需用)》이라는 수학책을 저술했다. 이 책에서는 sin A, cos A, tan A, cot A, sec A, cosec A, 1-cos A, 1-sin A 등의 개념과 상당한 수준의 기하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주해수용》의 맨 뒤에는 오늘날과 동일한 삼각함수표가 제시돼 있다. 그는 천문학 분야에도 상당한 업적을 남겼다. 그러나 수학이 조선시대에 시작된 것은 아니며 훨씬 이전인 삼국시대에 시작되었다. 삼국시대에 설립된 국학(國學)에서는 이미 플러스·마이너스·파이·방정식·피타고라스 정리·삼각함수 등을 가르쳤고, 이러한 과정을 이수한 졸업생은 수학을 다루는 전문 공무원이 되었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 민족이 과학을 존중하고 일찍부터 이러한 분야에 관심을 기울여왔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사진제공=세종대왕유적관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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