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경북안동에 있는 갈라산을 다녀왔다.
작년 말에 이사를 와 청송에 살고 있는지라 가까운 산부터 정복해야겠다 싶어 몇주 전에는 그 유명한 주왕산을 갔다왔다. 주왕산은 전국의 명산중에서 열손가락에 들어갈 정도로 이름나있다. 경북 안동에 있는 갈라산은 그리 유명한 산은 아니다. 돌나라 한농복구회 청송지부 신노래마을 식구들과 함께 번개등산으로 당일 아침에 급 결정하여 나섰는데, 참석한 전원(?) 모두가 200% 대 만족이었다. 그 유명한 주왕산을 다녀온 것보다 더 좋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가족같은 분위기로 참석전원 모두 8명, 돈태아버님 내외는 80세가까이 되시는 고령이시다. 병덕삼촌 내외는 60대 후반이시다. 이모 한분은 암투병중인 환자이시다. 젊은 사람은 겨우 3명 나머지는 등산하기엔 무리인 분들임에도 근 3시간 가량의 갈라산 등산을 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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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갈라산 번개등산모임에 참석한 신노래마을 가족님들과 함께>
'아, 엄청 힘들었겠네요?'
근데, 모두가 전혀 힘들지가 않았다. 오히려 기분이 상쾌하고 너무 좋았다. 왜 였을까?
갈라산은 그 정상이 약 600고지로 그리 낮은 산은 아니었다. 그런데 정상으로 올라가는 코스가 산허리를 감싸듯이 돌아가며 완만하게 올라가기때문에 노약자들도 아픈 환자들도 쉽게 걸어갈 수 있는 코스였다. 무엇보다 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로 아담한 오솔길이 나 있어서 바라보는 경치도 아름다웠고 소나무들이 품어주는 깨끗한 공기로 기분이 무척이나 상쾌했다. 지루한 모습이 없고 코스마다 정겨운 경치때문에 가끔씩 쉬어가기도 하고 함께 사진도 찍으며 행복했다.
UDT출신의 무뚝뚝한 병덕삼촌도 이날은 무척이나 해맑은 미소로 밝게 웃으셨다. 젊었을 때 이리극장에서 지금의 이모를 처음 만나 결혼하기까지의 영화같은 러스스토리를 공개해주었다. 누가 먼저 좋아했느냐를 놓고 두분이서 옥신각신 하셨는데, 어느쪽이 진실인지는 잘 모르겠다. ㅋㅋ.
병덕삼촌은 UDT를 거쳐 UDU출신으로 그 유명한 영화 '실미도'의 역사 주인공이기도 하다. 실제로 같이 훈련받았던 특공부대 요원들이 임무수행 중에 북한군의 폭격으로 죽는 현장을 목격하고나서는 한참 열애중이며 결혼을 약속했던 그 당시, 남의 집 귀한 따님을 생과부로 만들 수 없다며 결혼을 관두자고 선언을 했었다고 한다. 자신도 언제 죽은 목숨이 될지 모른다며...., 진짜 영화같은 이야기였다.
근데, 병덕삼촌 이모의 대답이 압권이었다!
그 당시의 버전으로 표현하자면,
"병덕씨, 모든게 제 팔자에 달려있으니 제가 과부될 팔자가 아니라면 어떤 상황속에서도 안 죽을 것이니 우리 결혼합시다."ㅎㅎㅎ
결국, 결혼에 골인하셨고 지금까지 여러번 죽을 고비를 넘겼지만 과부될 팔자가 아니라서 여지껏 살아있다고 하신다. ㅋㅋㅋ
이 두분의 찰떡 궁합은 돌아오는 길에서도 계속되었다..
집으로 오는 길에 차안에서 병덕삼촌이 농협에서 운영하는 주유소를 보시더니,
"차 기름 떨어질 때 되면 저기서 기름을 넣어야해! 저기가 가격이 제일 싸!"하시니 그 이모가 대답하시길,
"근데, 여보 저기는 샘플이여!" 셀프주유소의 '셀프'를 잘못하여 '샘플'로 발음하셨다.ㅋㅋㅋ. 다들 차안에서 포복절도할 뻔..
"이모, 샘플이 아니고 셀프에요. 셀프주유소!"라고 바르게 알려드렸더니, 병덕삼촌은 또다시 태연하게,
"근데, 발음이 너무 기가 막히네!"하시며 맞장구를 쳐주시는 것이 아닌가!ㅎㅎㅎ. 역시 찰떡궁합! 딱맞네...
참 행복한 하루였다.
두시간이 넘게 갈라산의 소나무 생태숲길을 따라 걸으니
'길'에 대한 명상을 자연스레 하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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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의 갈라산은 소나무 숲 사이로 완만한 등산로 길이 나 있어 걷는 기분이 상쾌했다>
<'나는 길이요!'하신 분을 만났다>
갈라산 숲속길을 걸었다.
빽빽히 우거진 소나무 숲 사이로 사람이 걸어갈 수 있는 길이 나 있었다.
누군가가 처음으로 이 길을 걸을 때에는 아무 길도 없었지만, 처음 걸어간 그 발걸음으로 길은 시작되었다.
사람이 걸을 수 있는 '길'이 되게하기 위해서 한번 걸어서는 안되었고, 두번 세번 네번 아마도 수도없이 밟고 밟아서 마침내 '길'이 되었다.
길이 없을 때에는 누구도 안전하게 행복하게 콧노래를 부르며 그 숲속을 거닐지 못하였지만, 길이 있으니 나와 내 이웃들과 그리고 수많은 지친 영혼들이 이 길을 걸으며 치유함을 받고 있다. 참 고마운 길이다.
내가 걸어온 인생길을 돌아보았다.
나 역시 '길'을 따라 걸어왔다. 내가 개척한 것도 아니고, 길이 없어 헤매인 적도 없이 내 앞에 분명하게 나있는 '길'을 따라 콧노래를 부르며 걸어왔다. 이 길은 참 행복한 길이었다. 참 감사한 길이었다. 건강과 기력을 넘치게 주는 생명의 길이었다.
그러고보니,
내 앞에서 먼저 그 길을 한번 두번 세번 네번 아마도 수도없이 걷고 또 걸으신 분이 계셨다.
내가 헤매이지 않도록, 장애물에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평탄한 길, 분명하고 또렷한 길을 만들어 놓으셨다.
갈라산 길을 따라 행복하게 걷고 있는 나에게 다가와 속삭이면서,
"나는 길이요!"하고 고백해 주신다.
겸손의 길을 걷고자 하는 나에게, 사랑의 길, 봉사의 길, 무아의 길, 유무상통 형제사랑의 길을 걷고자 하는 나에게
내 앞에서 <나는 길이요!>라고 고백하신 분이 계셨다. 그분은 내 앞에 가셔서 그 길을 수도 없이 걸으셨다.
그리고서 나에게 또 고백해주시길'
"내가 곧 (겸손,사랑,봉사,무아, 형제 사랑의)길이니 나로말미암지 않고서는 아버지께로 올자가 없느니라!"(요한복음14장 6절)
첫댓글 1등
용감하게 제가 댓글 달기 1등입니다
멋진글 이네요
많은걸 생각하게 해주는군요
감사합니다
길은 참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하더군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분과의 새로운 만남이었구요...
"나는 길이요" 그 한분을 만났기에
우리는 인생길이 평탄해졌습니다.
"세상을 이기었노라~~"라고 말해도
될거 같아요.
갈라산은 다시 찾아가도
새로운 산인것 같아요.
운제 또 가볼까요?
갈라산 다음 코스를 어서 정하시요? 빨랑 갑시다!
갈라산 저도 한번 가봐야 겠네요 행복한 모습 보기좋읍니다
사노라면도 함께 가보세요.. 근데.. 이세상에서 제일 질긴라면이 뭔지 아세요?
산이 최고로 좋다
그래서 산속에 살고 계시는 군요.
산에 가서 기를 받아
일상생활을 활기차게
해야 겠어요.
함께 하고 싶네요.
등산하는 즐거움.. 건강해지는 즐거움.. 동행하는 즐거움이 넘쳐나요
어떤 환경에서도 모든게
아름다운것은 먼저 가신
길 되신분이 계시기때문에ᆞᆞ
다음에는 포항댁이 있는 내연산으로 가야겠어요.. 그리하면 포항댁도 함께할 수 있잖아요..ㅎㅎ
갈라산 너무 좋았어요
완전 힐링코스.....많이 들 다녀오세요. ㅎㅎㅎ 제가 갈라산 홍보이사 같네요
갈라산이 은근히 매력이 있었죠..그쵸
갈라산 꼭 한번 가봐야겠네요~
좋은글 감사!!!
꼭 가봐야할 산으로 추천합니다. 절대 손해 안봅니다. 행복한 시간되실거예요.
가까운데 있는 산인데 그렇게 좋군요 저도 한번 가봐야 겠어요
꼭 한번 가세요.. 넘 좋아요.. 함께 가면 더욱 좋구요..
너울가지님 갈라산산행 잘보고 갑니다
가까운 산인데 이름조차도 생소하네요..
다들 얼굴에 행복이 보입니다~
저역시도 갈라산은 처음들은 산인데 실제는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더라구요..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포항댁을 비롯해서
대구댁 죽장댁 기계댁 밀감댁
흥해댁 두분하고 ㅎ ㅎ
이많은 아녀자들 총출동 시킬까요? 옛썰!!!
내연산 참 좋다고들 하데요
담엔 내연산으로~ go !
아, 그럽시다! 그럽시다! 담에는 포항댁을 비롯해서 출 출동한다니까 내연산으로 갑시다요!ㅎㅎㅎ
형제들과 함께 행복한 갈라산 등반 이야기에서 댔글까지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산소통 산 동기친구하고 한번
다녀와야 겠네요...
나도 등산팀에 끼고 싶은데 새끼 발가락이 아퍼서 못가니 서운하네요
그래도 사진보니 신이 나네요,
안동에 갈라산이 있었군요. 저도 한번 가보고 싶어요^^
갈라산 이름도 못 들었는데 행복한 등산길 함께동참못해 아쉽지만 형제들의 행복한 모습너무좋아요 무엇보다 등산길을 걸어시며 길되신 석선선생니의 교훈 겸손 봉사 사랑........
명상할수있 너우 귀한 은혜의 시간 감사 하네요
갈라산 등반의 행복한 모습 보기 좋네요.
소나무 향기를 맡으며 걷노라면 피로가 풀리지요.
우리의 길되신 석선선생님의 겸손,사랑,봉사,무아,형제사랑은 우리의 가야할 길이겠죠.
행복한 갈라산 등산소식 감사합니다
한번 가보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