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간만에 맑은 날씨라고 한다. 그래서 코스도 힘든 코스를 잡았다. 8코스와 9코스를 이어서 걷는 것이다. 8코스는 괘방산을 오르고 내리는 완전 등산코스를 걷는 것이다. 9코스는 삿갓봉을 올라 심곡항으로 내려가서 해안길을 걷고 하천길을 걷는 것이다.
안인으로 가는 버스가 종점에서 06:00에 출발하기에 적어도 6시 10분까지는 정류소에 도착해야 한다.
5시에 일어나 배낭을 준비하고 편의점으로 갔다. 그 시각에는 식당을 여는 곳이 없어서 사발면과 햇반으로 아침을 해결하려고 간 것이다. 서툰 솜씨로 사발면과 햇반을 조리하여 든든하게 아침을 먹었다. 112번 버스는 06:17에 한국 자산관리공사 정류소에 왔다.
<안인 해변 일출>
버스를 타고 안인에 도착하니 6시 35분이다. 수평선 위로 일출이 보인다. 선명한 태양은 아니지만 강릉에 와서 일출을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괘방산을 오르는 긴 산행이 시작되는 가파른 계단을 침착하게 올랐다. 06:40이다. 8코스를 지도에서 보면 출발점인 안인에서 바로 산을 올라 도착점인 정동진역까지 9.4km를 산속을 걷는 것이다. 예전에 걸었던 길이었지만 역방향으로 걸으니 생소한 느낌이 든다.
능선에 오르니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나타난다. 나무데크로 활공장을 만들어 넓은 공간이 확보되었다. 젊은이들이 데크에 텐트를 치고 하루를 묵고 있었다. 탁 트인 조망이 좋아 여러 장의 사진을 찍고 걸었다.
<역시 높은 곳에 올라와야 뭔가를 느낄 수 있다>
한참을 걸어가면 괘방산 정상석이 보인다. 해발 345m라고 적혀 있다. 부산에서 올 때면 정동진 일출을 보고 시간의 여유가 있으니 이곳 괘방산을 올랐다가 부산으로 내려간다.
구불거리며 능선을 걷는데 산악회에서 걸어 놓은 시그널이 한 곳에 수십 개가 걸려 있다. 많이 오는 곳이 분명했다.
당집을 거치고 임도를 지나 183봉에 도착했는데 중국인 청년이 혼자서 올라온다. 정동진이 보이기 시작한다. 등산로를 따라서 내려가니 많은 분들이 팀을 만들어 오르고 계신다. 등산로가 끝나는 데크에 8코스 종점 도장함이 있다. 패스포트를 꺼내 도장을 꾹 찍었다. 골목을 지나 정동진역에서 몇 장의 사진을 찍고 편의점에서 캔커피와 빵을 사서 점심으로 먹었다.
<괘방산 정상석>
9코스를 걷는다. 정동진 해변에 들어가 보이는 아름다운 장면을 사진에 담았다. 모래시계공원을 지나 다시 산속으로 들어간다.
좁은 등산로를 올라갔다. 삿갓봉 삼거리에서 잠시 쉬고 심곡항으로 내려간다. 비가 온 다음 날이라 등산로에 물이 많이 고여 있다. 등산로에 자갈도 많아 걷기 힘들었다.
심곡항에 도착하여 어느 할머니께 여쭈니 강릉 부채길이 산사태로 길이 훼손되어 지금은 갈 수 없다고 하신다. 3년 전에 걸었던 강릉 부채길은 좋았던 기억이 있다. 길가에 벤치가 있어서 잠시 쉬면서 간식을 먹었다. 심곡항에서 금진항으로 가는 해안도로는 차량통행이 많아 위험했다. 그러나 구불거리는 해안길과 기암들 그리고 파도는 예쁜 그림을 보여주었다.
조심해서 도로 가장자리를 걸었다. 인도가 없는 좁은 길을 차량을 마주보며 걸어야 하니 위험했다. 별도의 나무데크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계속 위험한 길로 남을 것이다.
<정동진역>
금진항은 긴 해변을 갖고 있고 서핑을 배우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옥계로 가는 길은 소나무를 많이 만난다. 잘 자란 소나무가 걷는 이의 발걸음을 자주 멈추게 하였다. 한일시멘트 공장옆 다리를 건너 우회전하면 옥계로 가는 길이 이어진다. 여기서 해파랑길과 헤어진다. 주수천을 따라 걸어가다 다리를 건너면 옥계시장이 나오고 국밥집 옆에 9코스 종점 도장함이 있다. 오늘은 23km를 8시간 걸었다. 도장을 찍고 국밥집에 들어가 한 그릇 먹고 나왔다.
<심곡항에서 금진항으로 가는 해안길>
시장앞에서 110번 버스를 탔는데 35분을 달려 강릉여고 정류소에 내려준다. 숙소에 돌아와 세탁하고 누우니 피로가 몰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