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일기예보를 보니 통영의 날씨가 맑은 날이었다. 갑자기 동생과 연락하여 뚜벅이로 통영을 가기로 했다. 6시에 일어나 아침을 먹고 주섬주섬 챙기어 사상터미널로 가니 8시다. 동생은 부지런하여 먼저 도착해 있다. 버스 티켓을 끊고 기다리니며 편의점에서 캔커피와 컵라면을 샀다. 8시 30분에 출발한 버스는 13,200원의 요금을 받으며 1시간 10분 만에 통영터미널에 도착한다.
버스정류소에서 미륵산 용화사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자주 없는 모양이다. 20분을 기다려 200번 버스를 타고 30분 만에 용화사 종점에 도착했다.
<관음암 당래선원>
산악회 버스가 여러 대 보인다. 오늘이 일요일이라 산악회가 출동한 것이다. 우리도 산행 준비를 하고 11:00에 출발했다. 오늘 코스는 <용화사 광장==>도솔암==>미륵산 정상==>미래사==>용화사 광장> 이렇게 잡았다. 콘크리트 포장 임도를 따라 올라가니 관음암 앞을 지나고, 도솔암 앞에서 숲속으로 들어간다. 우리가 가는 미륵산은 해발 458m다. 그런데 도솔암에서 오르는 길은 경사가 있고 돌계단을 많이 밟아야 한다.
<멋진 반송과 함께>
여유있게 오르니 크게 힘든 것은 없었으나 근육 운동은 확실하게 되는 것이었다. 산악회를 따라 온 여성 두 분이 재미있는 얘기를 하며 올라오시고 사진도 멋지게 찍으신다. 역시 산행에서 기를 얻어 즐겁게 산행하시고, 엔돌핀을 쏟으시는 것이었다. 전망이 좋은 곳에 서서 산양읍 금평마을을 내려다 보니 탄성이 나온다. 정말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계단을 여럿 올라가니 미륵산 정상에 도착한다.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나무데크로 전망대를 만들어 편안한 자세로 통영 주변을 볼 수 있었다. 약간의 미세먼지로 선명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이었다. 정상석 인증샷을 찍고 적당한 자리에서 점심을 먹었다. 그저 편안한 마음과 행복한 마음으로 휴식을 했다.
<미륵산 정상>
정상에서 미래사를 향해서 내려가려면 중간 중간에 전망대가 나온다. 그런데 통영 미륵산 케이블카는 보수 공사를 한다고 올해 2월 말까지 운행을 안 한다고 적혀 있다. 그래서 미래사 방향표시를 보고 내려갔다. 편안한 길이어서 부담없이 내려갔다. 미래사 못가서 20m 지점에 이정표가 있기에 미래사를 패스하고 용화사로 가기로 했다.
잘 만들어진 임도를 따라서 가니 평지와 같은 길을 걷게 되었다. 루지 코스가 있는 갈림길을 지나 조금 걸어가니 용화사가 나온다. 미륵산은 거미줄처럼 등산로가 이어졌는데 그 중에서 용화사 코스가 유명하다.
<용화사 해월루>
[용화사는 신라 제27대 선덕여왕 때(632~646)에 은점화상(恩霑和尙)이 초창하여 정수사(淨水寺)라고 불렸습니다.
그 뒤 고려 원종(元宗) 원년(1260)에 큰 비가 내려서 산사태가 나자 전체의 가람이 쓸려 무너지니 3년 뒤 자윤(自允), 성화(性和), 두 화상이 자리를 옮겨 짓고, 절 이름을 천택사(天澤寺)로 고쳐 부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조선 인조(仁祖) 6년(1628) 화재로 폐허가 된 것을 벽담선사(碧潭禪師)가 현재의 용화사 자리에 새로 중창하고 다시 용화사로 개칭하였습니다. 벽담 스님이 절 이름을 고친 데에는 그만한 사유가 있었습니다. 즉 화재로 말미암아 잿더미가 된 뒤 절을 중창하기 위해 미륵산 제일봉 아래에서 칠일칠야(七日七夜)를 미륵존불께 기도를 드렸는 바 회향날 밤에 한 신인(神人)이 나타나서 이르기를,"나는 당래교주미륵불(當來敎主彌勒佛)이니라. 이 산은 미래세에 용화회상(龍華會上)이 될 도량이니 여기에 가람을 짓고 용화사라 하면 만세(萬世)에 길이 유전(遺傳)하리라"고 하신 것입니다. 이 서몽(瑞夢)을 따라 새로 터를 잡아 절을 지었으니 그 이름이 용화사인 것입니다. 이렇게 이룩된 용화사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많은 신도들의 귀의처로서 그 구실을 다하고 있습니다.]
<충무교에서 본 통영항>
규모가 큰 설법전과 불사리 4사자 법륜탑이 눈에 들어오고 해월루도 눈에 들어왔다. 탬플 스테이를 운영한다고 한다. 용화사를 나와 용화소류지를 지나면 처음 출발지점이었던 용화사 광장에 도착한다. 시계는 2시를 가리키니 약 3시간 동안 산행을 한 것이다. 간식을 먹고 나니 시간이 남기에 걸어서 시내에 가기로 했다. 충무교에서 보는 해안선이 멋있고 그림처럼 보였다. 충무교를 건너 해안도로를 걸었다. 통영항 여객선 터미널에는 거대한 유람선이 여러 척 보인다. 남망산 공원이 다가오면서 통영 시민 문화회관이 시원한 모습을 보여준다. 통영항에 거북선이 여러 척 정박해 있다. 구경을 하다가 통영 활어시장에 들어가 시원하고 달콤한 물회를 먹었다. 역시나 엄지척이다.
<통영 조선소>
큰 도로로 나와 터미널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가니 4시 25분에 부산으로 가는 직행버스를 탈 수 있었다. 요즘 버스를 타면 잠이 잘 온다. 약 한 시간을 달콤하게 자고 나니 사상에 도착한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갔다.
오늘도 뚜벅이 여행을 멋지게 마쳐서 기분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