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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가 될 유나!
동화작가 김동석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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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나는 강아지와 고양이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강아지를 좋아하면서도 고양이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고양이를 그리려고 하면 가슴 한 구석에서 강아지를 그리라고 요구했다.
"둘 다 그리면 되겠지만!
난 하나만 그리고 싶어."
캔버스에 크게 그리고 싶은 동물은 한 마리면 충분했다.
"유나야!
오늘은 어떤 동물을 그릴 거야?"
하고 물은 짝꿍 민서는 벌써 동물원 풍경을 다 그린 것 같았다.
"난!
고양이를 그릴 거야.
아니!
강아지를 그릴 거야."
하고 유나가 말하자
"뭐야!
강아지야 아니면 고양이야?"
하고 민서가 물었다.
"모르겠어!
하나만 그리는 게 너무 어려워."
"그럼!
둘 다 그리면 되잖아."
민서는 쉽게 생각했다.
하지만 유나는 모든 일에 신중했다.
"나도!
그렇게 쉽게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으면 좋겠다."
유나도 민서처럼 고민하지 않고 쉽게 결정하고 그렸으면 했다.
"생각이 많으면 힘들어!
그냥 한 장면을 생각한 뒤 바로 그것을 그리면 되는 거야."
민서는 쉽게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유나는 쉽게 생각도 못하고 또 결정도 어렵게 했다.
"유나야!
넌 화가가 되고 싶다면서 고민을 많이 하는구나?"
민서는 유나가 자신의 꿈을 이야기 한 걸 들었었다.
"화가!
난 화가가 되고 싶은데 힘들 것 같아."
"왜?"
"주제나 소재를 쉽게 결정하는 것 같지 않아!"
유나의 말처럼 화가가 된다는 건 어려울 것 같았다.
하지만
주제나 소재가 결정되면 누구보다 그림을 빨리 완성하는 유나였다.
"유나야!
넌 충분히 화가가 될 자격 있어.
그러니까!
너무 고민하지 말고 천천히 선택해도 좋아."
민서는 유나가 꿈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했다.
유나는 강아지와 고양이 중에 하나를 선택했다.
어쩌면 선택이라고 하기보다는 동물을 배려하는 마음이 큰 것 같았다.
"미안!
오늘은 고양이를 그릴 거야.
내일!
내일은 강아지를 그릴 테니 걱정 마."
유나는 강아지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
"다리 꼰 고양이!
아니야
배를 내민 고양이!
사다리 타고 다락으로 올라가는 고양이!
뭐가 좋을까?"
유나는 그동안 봤던 고양이 장면을 생각했다.
"다리 꼰 고양이는 도도한 고양이야!
배를 내민 고양이는 어딘가 모르게 어리석은 고양이지!
호호호!
그렇다면 친절한 고양이는 어떻게 생겼을까?"
유나는 캔버스에 그림은 안 그리고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렇지!
책상 위에 올라가 책을 읽는 고양이도 좋겠다.
호호호!
아빠 서재에 들어가 담배 피는 고양이는 어떨까?"
유나는 생각만해도 즐거웠다.
"강가에서 물고기 잡는 고양이는 어떨까?
아니야!
굴뚝 타고 들어간 새까만 고양이도 좋겠다."
유나는 몇 시간이나 캔버스에 그릴 고양이를 생각했다.
"김유나!
그림은 안 그리고 무슨 생각하는 거야?"
하고 미술선생님이 웃고 있는 유나에게 물었다.
"죄송합니다!"
하고 유나는 대답한 뒤 캔버스를 가슴 가까이 당겼다.
"시간 없어!
모두 빨리 완성하기 바란다."
미술선생님은 수업 끝날 시간이 가까워지면 항상 이렇게 말했다.
"유나야!
고양이로 결정했구나?"
민서가 유나의 밑그림을 보고 물었다.
"응!
고양이로 정했어."
유나도 편하게 대답할 수 있었다.
"호호호!
요즘 고양이 문명이 도래했다는 걸 아는 군!"
하고 민서가 말하자
"맞아!
고양이가 대세야.
그동안 수백년 동안 사람에게 사랑받던 강아지였는데."
유나는 강아지보다 인기가 많은 고양이를 생각하며 말했다.
"고양이 문명!
이런 세상이 올 줄 알았을까?"
하고 민서가 묻자
"몰랐지!
고양이가 강아지를 능가할 사랑을 받을 줄은 아무도 몰랐을 거야."
유나는 강아지와 함께한 시간이 많았다.
"고양이는 왜 다리를 꼬는 모습을 보여줄까?"
유나가 본 고양이는 항상 다리를 꼬고 앉아있었다.
"그거야!
도도한 녀석이라서 그렇지."
하고 민서가 대답하자
"도도한 녀석!
강아지보다 고양이가 더 도도할까?"
하고 유나가 묻자
"당연하지!
조용한 것만 봐도 도도한 동물이지.
강아지는 혼자 두면 짖고 난리잖아."
민서도 강아지를 키우지만 시끄러워서 고민하고 있었다.
"고양이로 바꿔!
그러면 스트레스 안 받고 좋잖아."
하고 유나가 말하자
"그건!
못하겠어.
키우던 강아지를 어디로 보낼 수도 없잖아."
민서도 가끔 강아지를 누구에게 주고 고양이를 사서 키울까 생각했었다.
..
"민서야!
내일 숲에 갈래?"
유나가 집에 가는 길에 민서에게 물었다.
유나는 고양이와 강아지만 그리다 힘들면 숲에 가는 습관이 있었다.
"뭐하게?"
민서가 다시 묻자
"숲에 가서 그림 그리자!"
"좋아!"
민서도 숲에 가고 싶었다.
나무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민서가 더 좋아했다.
"도시락도 싸 가자!"
유나는 하루종일 숲을 그리고 싶었다.
"좋아!
맛있는 것 많이 싸 가자."
민서도 숲에서 도시락도 먹고 그림도 그리고 싶었다.
다음날,
유나와 민서는 버스를 타고 숲으로 향했다.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아름다운 숲이 있었다.
"도시락을 싸 가니까 더 좋다!"
민서는 숲에서 도시락을 먹을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다.
"나도!
엄마가 도시락에 뭘 넣었을까 궁금하다."
유나도 엄마가 싸준 도시락 안이 궁금했다.
버스는
남한산성 끝자락에 도착했다.
유나와 민서는 이곳에서 내렸다.
조금만 걸어가면 남한산성 입구였다.
등산객들도 모두 내렸다.
유나와 민서는 숲 입구를 향해 걸었다.
길가에 나물 파는 할머니들이 많았다.
"고사리도 있고 버섯도 있어요."
할머니 한 분이 등산객을 향해 외쳤다.
"대추랑 밤도 있어요."
할머니는 길 모퉁이에 돗자리를 깔고 팔 물건을 쌓아놓았다.
가끔 등산객들이 기웃거리며 가격을 흥정하는 것 같았다.
"많이 팔릴까?"
민서가 물었다.
"팔리겠지!
자연산이니까 몸에 좋을 거야."
유나는 국산이라고 써 있는 안내판을 보고 말했다.
"이곳 숲에서 꺾은 고사리일까?"
"글쎄!
아마도 이곳 숲에서 꺾은 고사리일 거야."
유나는 모든 걸 아는 것처럼 말했다.
"할머니!
이곳 숲에서 꺾은 고사리예요?"
하고 민서가 묻자
"그럼!
이 고사리랑 버섯은 남한산성 주변 숲에서 수확한 거야."
할머니가 기분 좋게 말했다.
"둘이서 어디 가는 거야?"
할머니가 묻자
"저기 입구에서 그림 그릴 거예요."
"저기!
사람들 많은 곳에서?"
"네!"
"나물 다 팔고 구경 가도 될까?"
할머니가 묻자
"네!
빨리 나물 팔고 그림 구경오세요."
유나와 민서는 신났다.
"알았어!
내가 나물 다 팔면 구경하러 갈게."
하고 말한 할머니는
"고사리 사세요!
버섯 사세요!
남한산성 숲에서 나온 고사리와 버섯입니다."
하고 크게 외쳤다.
"고사리 사세요!
버섯 사세요!
국산이고 자연산이예요."
유나와 민서도 할머니 따라서 크게 외쳤다.
"잘한다!"
할머니도 기분이 좋았다.
손녀같은 두 소녀가 외치는 소리가 가슴에 와 부딪쳤다.
"빨리 가서 그림 그려!"
할머니는 더 이상 유나와 민서를 붙잡지 않았다.
"네!
할머니."
유나와 민서도 대답한 뒤 그림 그릴 장소를 찾아 떠났다.
..
"공기가 너무 좋다!"
유나가 캔버스를 펼치면서 말하자
"나도!
너무 좋아."
하고 민서가 캠버스를 펼치며 말했다.
"할머니 오면 도시락 같이 먹을까?"
하고 유나가 묻자
"좋아!
좋아!
할머니랑 같이 나눠먹자."
유나와 민서는 나물 파는 할머니와 도시락을 먹을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았다.
유나와 민서는 열심히 밑그림을 그렸다.
큰 소나무도 있고 들꽃도 있다.
나뭇가지 사이로 햇살이 비추고 있었다.
"얘들아!"
나물 파는 할머니가 유나와 민서를 보고 불렀다.
"할머니!"
"그림 많이 그렸어?"
하고 물으며 걸어왔다.
"네!
밑그림은 다 그렸어요."
유나와 민서가 대답하자
"배고프지!
호떡이야.
이거 먹고 그림 그려."
할머니가 검정봉지에 담긴 호떡을 유나에게 주었다.
"감사합니다!"
유나가 대답하자
"할머니!
저희랑 같이 점심 먹어요?"
하고 민서가 물었다.
"도시락!
난 안 싸왔는데."
하고 할머니가 말하자
"할머니!
걱정마세요."
하고 유나가 말했다.
할머니는 처음 보는 손녀같은 아이들과 숲에서 도시락을 펼치고 맛있게 먹었다.
유나와 민서도 할머니가 사온 호떡을 맛있게 먹었다.
"누가 싸준 거야?
도시락 반찬이 아주 맛있다."
할머니는 도시락을 먹으면서 맛있다고 여러분 이야기했다.
"할머니!
나물 다 팔았어요?"
하고 유나가 묻자
"다 팔긴!
고사리 한 바구니 파는 것도 힘들지!
가격이 싼 중국산이 들어와서 더 힘들어.
국산이라고 해도 안 사."
할머니는 속상했다.
"할머니!"
유나와 민서는 더 이상 질문할 수 없었다.
"걱정 마!
그래도 내가 수확한 나물은 매일 다 팔고 집에 가니까."
금방 할머니는 웃으며 유나와 민서를 쳐다봤다.
"할머니!
먼저 잡수세요."
하고 유나가 말하자
"내가 먹어도 될까?"
할머니는 어린이 도시락을 빼앗아 먹는 것 같아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할머니!
걱정마세요.
호떡 먹으면 되니까 할머니는 도시락 밥 많이 드세요."
나물 팔던 할머니는 도시락을 맛있게 먹었다.
도시락을 다 먹은 할머니는 유나와 민서가 그리는 그림을 한참 동안 구경했다.
..
"잘 보고 간다!"
할머니는 또 장사를 하겠다며 산을 내려갔다.
"할머니!
그림 다 그리고 인사하러 갈게요."
민서가 대답하자
"그래!
너무 늦게까지 그리지 말고 해떨어지기 전에 집에 가!"
할머니는 유나와 민서가 걱정되었다.
"네!"
유나와 민서가 대답했다.
"고사리!
남한산성 고사리 사세요."
할머니는 길가에 접어두었던 돗자리를 펼치고 장사를 시작했다.
"이것도 주고 이것도 줘야지!"
할머니는 검정봉지에 고사리 두 봉지와 버섯 두 봉지를 담았다.
유나와 민서가 오면 한 봉지씩 줄 생각이었다.
"할머니!
고사리 주세요."
한 아주머니가 고사리를 사러 왔다.
"얼마나 줄까?"
할머니가 묻자
"이거!
국산 맞죠?"
"당연하지!
내가 봄에 남한산성 주변을 돌아다니며 꺾은 거야."
할머니는 지난 봄에 고사리를 꺾으러다니며 장사도 하지 않았다.
"그럼!
전부다 살게요."
"알았어!"
할머니는 남은 고사리를 모두 봉지에 담아 아주머니에게 팔았다.
"장사가 안 될때는 쉬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군!"
유나와 민서를 만나러 간 걸 할머니는 생각했다.
"할머니!"
멀리서 유나와 민서가 오면서 할머니를 불렀다.
"다 그린 거야?"
할머니가 묻자
"네!"
"배고프지?"
"아니요!"
"안 고프긴!
내가 도시락 빼앗아 먹어서 배고플 거야.
자장면 사줄까?"
할머니가 묻자
"엄마에게 혼나요!"
"내가 엄마에게 전화해줄게!
전화번호 불러 봐?"
할머니는 핸드폰을 꺼내 유나와 민서를 보며 전화번호를 불러달라고 했다.
"할머니!
괜찮아요."
유나가 말했지만 할머니는 좀처럼 포기하지 않았다.
"내가 도시락 빼앗아 먹은 것 이야기 하려고 해!
어서 전화번호 말해 봐?"
할머니가 계속 부탁하는 바람에 유나는 어쩔 수 없이 엄마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여보세요!
유나 어머니죠?"
"네!
누구세요?"
유나 엄마가 전화를 받고 물었다.
"난!
남한산성입구에서 나물 파는 할머니라고 합니다.
내가 유나랑 민서가 싸온 도시락을 빼앗아 먹었어요.
그래서
이 녀석들에게 자장면을 사주고 싶은데 괜찮다고 대답해 주세요?"
하고 할머니가 묻자
"세상에!
유나와 민서가 도시락을 주었다고요?"
"그래요!
그림그리는 걸 구경하려고 했는데 도시락까지 얻어 먹었어요.
그러니까
내가 자장면 한 그릇씩 사주도록 허락해 주세요?"
"할머니!"
"이만 끊을 게요!"
하고 할머니는 전화를 끊었다.
"모두 들었지?
엄마에게 내가 허락받았으니 자장면 먹으러 가자!"
할머니는 펼쳐 논 돗자리를 접고 앞치마를 훌훌 털었다.
"할머니!
괜찮은데."
유나와 민서는 어쩔 줄 몰랐다.
"걱정 마!
이 나물은 엄마 같다주고 알았지?"
"네!"
유나와 민서는 얼떨결에 대답하고 말았다.
할머니는 두 소녀를 데리고 자장면집에 갔다.
자장면을 세 그릇 시켜 맛있게 먹었다.
"혼자 먹는 것보다 세 배는 맛있다!"
할머니는 두 소녀와 자장면을 먹으며 맛있다고 했다.
"할머니!
자장면 너무 맛있어요."
유나와 민서도 처음 보는 할머니가 사주는 자장면이 맛있었다.
"너히들 덕분에 고사리 다 팔았다!"
할머니가 자장면을 먹으며 말하자
"정말!
오늘 고사리 다 팔았어요?"
하고 유나와 민서가 물었다.
"그래!
너희들 그림보고 왔더니 어떤 아주머니가 와 고사리 다 사갔다."
"와!
고마운 아주머니다."
"그렇지!
고마운 아주머니지.
너희들도 고맙고!"
할머니는 오랜만에 행복한 자장면을 먹었다.
"할머니!
다음에 또 오면 들릴게요."
유나와 민서는 할머니에게 인사하고 버스를 탔다.
"잘가!"
할머니도 두 소녀를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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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야!
정말 그 할머니가 고사리랑 버섯을 주었단 말이야?"
유나엄마가 고사리를 받아들고 물었다.
"네!
정말이예요."
유나는 몇 번이나 묻는 엄마에게 사실대로 말했다.
"참!
좋은 할머니구나."
유나엄마는 나물을 준 할머니를 만나보고 싶었다.
"엄마!
다음에 그림그리러 갈때 엄마도 같이 가서 할머니 만나 봐!"
유나가 말하자
"그래야겠다!
요즘 세상에 그런 할머니가 있다니."
"엄마!
정말 좋은 할머니야."
유나는 집에 와서도 할머니가 생각났다.
"그림은?"
엄마는 유나가 그린 그림이 궁금했다.
"방에 펼쳐놨으니 가서 봐요.
난
씻어야겠어요."
하고 대답한 유나는 목욕탕으로 들어갔다.
"어떤 그림을 그렸을까?"
엄마는 딸 방으로 향했다.
"소나무 가지에 매달린 빛이 아름답구나!"
유나가 그린 숲에는 많은 소나무가 있었다.
그 소나무 사이로 햇살이 비춰 반짝거리고 있었다.
"정말 화가가 되려나?"
엄마는 딸이 화가가 되겠다는 말을 할 때마다 믿는둥마는둥 했다.
"열심히 그리면 뭐가 되도 되겠지!"
엄마는 딸이 그림 그리는 것을 응원했다.
"뭐야!
고양이는 없잖아?"
방 안에 가득한 고양이들이 신기한 듯 그림을 쳐다보며 말하자
"맞아!
강아지도 없는 그림이야."
한 쪽 벽에 가득 걸린 강아지들이 말했다.
"이제!
고양이는 안 그리겠다는 건가?"
빨간고양이가 말하자
"히히히!
고양이는 안 그려도 강아지는 또 그릴 거야."
하고 파란강아지가 말했다.
"뭐라고!
강아지만 그린다고.
웃기지마!
그런 일은 꿈에도 일어나지 않을 테니까."
빨간고양이는 조금 화가 난 것 같았다.
"히히히!
이 방에도 강아지 한 마리가 더 있는 거 알지?"
하고 노란강아지가 고양이를 쳐다보며 말하자
"웃기는 녀석!
고양이가 다섯 마리나 많은 것도 모르다니.
도대체 세는 법도 모르는 녀석이라니."
하얀고양이가 말했다.
"뭐!
세는 법도 모른다고?"
노란강아지가 묻자
"그래!
고양이를 다시 세 봐!
몇 마리가 이 방에 있는 지 말야."
하고 하얀고양이가 말하자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일곱 마리잖아!"
하고 노란강아지가 말하자
"저기!
고양이인형은 고양이 아니야?"
하고 침대 위에 놓여있는 고양이 인형을 가리켰다.
"저건!
인형이잖아."
하고 강아지들이 말하자
"아무튼!
고양이는 고양이잖아."
고양이들도 강아지들에게 지지 않으려고 큰 소리로 외쳤다.
"우기긴!
인형은 인형일 뿐이야.
캔버스에 그린 고양이 숫자만 말해야지."
하고 노란강아지가 말하자
"히히히!
고양이 문명이 도래한 걸 인정하는 게 편할 거야."
하고 새까만고양이가 말했다.
강아지들은 더 이상 고양이를 이길 자신이 없었다.
침대 위에 놓인 고양이 인형 세 마리가 유나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날 밤,
유나 방에 가득한 고양이와 강아지들은 숲속으로 소풍을 떠났다.
숲에서 나비도 만나고 꿀벌도 만났다.
소나무 가지에 매달린 사슴벌레도 보고 다람쥐도 만나 신나게 놀았다.
따뜻한 햇살이 길을 잃지 않도록 숲속을 밝게 비추고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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