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별들> 오디션 대본
CLASS B
지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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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등장인물들은 극장의 단속에 걸려 보호조치를 받게 되고, 각자의 삶을 이야기하던 도중 의지할 사람이 필요했던 정미에게 말하는 장면
[지영태] 우리 아버진 엄하신 분은 아니야. 그러나 왜 자식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지 모르겠어. 아버지도 나를 사랑해. 나를 위해서 뭐든 해 주셔. 그런데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들어 주시지 않아! 난 별을 사랑해. (창 밖을 향하며) 저 하늘에 많은 별들. 그 별자리가 얼마나 오묘한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지 너희들은 모를 꺼야. 서울에선 별 같은게 보일 새가 없지만 시골에 가 봐. 여름날 마당에 돗자리를 깔고 누워 밤하늘을 보렴. 거기엔 찬란히 빛나는 별과 우리의 꿈이 수놓아져 있어. 그래서 난 결심했지. 대학에 가서 천체기상학을 연구해 보겠다구. 그런데 아버진 나더러 법대를 가라는 거야. 천체기성학 하면 중방기상대에 취직 하는게 고작 아니냐구. 텔레비에 나와서 일기예보나 할거냐구?--- 나는 왜 판사나 검사가 되야 하지? 나는 별을 사랑하는데 말야.
이수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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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부하경관에게 부당한 기합을 받고도 반항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윤소자에게 대답하는 장면
[이수형] 하고 싶은 얘기가 목구멍에서 울컥 나오는걸 그냥 참았다. 이 나라를 이렇게 어지럽게 만든게 누군데? 어른들이 몰래 뒤에서 일 저지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처럼 정정당당히 공공연하게 일을 저지를 배짱도 없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여태껏 모든 사회 부조리와 비행은 누가 저질렀는데 우리 청소년만 비행의 대명사로 쓰느냐? 난 이걸 항변하고 싶다.
[이수형] 내가 한마디 해봐. 아마 열 마디 스무 마디로 변명과 잔소리를 늘어놓을 거야. 우리가 처한 여건이 어떻고 남북 분단의 현실이 어떻고 그 당시에는 어쩔 수 없는 처지였다. 등등--- 지겨워.
김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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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부하경관의 기합 이후 서로 예민해진 등장인물들이 언쟁을 하던 도중, 지영태가 가정을 언급 하자 발끈하는 장면
[김철진] 누가 누굴 걱정해 주는 거야? 가정? 부모들? 자식이 뭘 원하는지 알지도 못하는 부모들이 있는 집? (일어나며) 난 나 자신을 잘 알아. 애초에 공부하곤 담 싼 놈이다. 공부 해봤자 남 따라가긴 글러먹게 생겼어. 내가 소질 있고 자신 있는 건 이 두 주먹 뿐이야. 난 글러브를 끼고 샌드백을 두드릴 때마다 자신감이 용솟음 쳤어. 그래서 난 부모들한테 용기를 내서 말했지. 대학을 안가고 권투선수가 되겠다고! 도장에 보내 달라고--- 그랬더니 뭐라는지 알아?--- "미친놈"--- 난 울화통이 터져 뭐든지 닥치는 대로 부시기 시작했어! 서클에도 가입했어. 공부 잘한다고 뻐기는 놈들 패 주기도 했어. --- 그러다 정미를 만났다.
무대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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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방황하는 별들’ 공연의 막을 올리기 전, 공연장에 난입해 손자를 찾는 어른을 제지하며 관객에게 양해를 구하는 장면
[무대감독] 아저씨 뭐예요?
[무대감독] 아저씨 여기 연극하는 데예요. 나가세요.
[무대감독] 나가세요. 방해하지 마시구요.
[무대감독] 죄송합니다. 나가서 나중에 찾으세요. 아마 여기 없는 모양이에요. 곧 막 올려야 되요.
[무대감독] 아저씨! 경찰 불러야지 안되겠어. (막 뒤로 가며) 파출소에 전화해!
[무대감독] 여러분 죄송합니다. 괜히 쓸데없는 사람이 들어와서 소란을 피워 개막 시간이 지연됐습니다. 젊은 사람이면 강제로 끌어내면 되는데 노인네 같아서 경찰관을 부르느라 시간이 걸렸습니다. 용서하십시오. 곧 윤대성 작 김우옥 연출의 「방황하는 별들」 공연의 막을 올리겠습니다. 전, 무대감독입니다.
(무대감독 인사하고 막 뒤로 들어간다. 사이 두고 객석의 조명이 꺼지며 징소리 울린다.)
부하경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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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보호조치를 받고 있던 다른 등장인물들이 소란스럽자 그들에게 기압을 주는 장면
[부하경관] 난 너희들이 미워서 기압을 주는 것이 아니다. 너희들이 부모의 사랑을 지나치게 받아서 분에 겨워 놀았기 때문에 단속 대상이 된 것이다. 디스코장이 뭐야? 비디오 다방? 여인숙에서 혼숙하고? 술집에서 노닥거리고, 내가 너희 만한 때에는 그럴 여유가 없었다. 비디오도 없었고 디스코장도 없었다. 고고장은 있었지만 우린 돈이 없었다. 왜 웃나? 학생 때 우리도 너희처럼 말썽을 부렸다. 선생 몰래 술 마시고 담배 피우고 여학생 뒤쫓아 다니고 그러나 너희들하곤 다른 점이 있었다. 우린 최소한 남 몰래 그랬다. 그런데 너희들은 공공연히 그러지 않았나? 최소한도의 예의를 모르고 너무 뻔뻔하다! 그래서 단속 대상이 된 것이다. 일어섯!
(모두 일어선다.)
[부하경관] 내 말에 비위가 뒤틀리는 사람 있으면 손들고 말해봐. (아무도 대꾸 않는다.) 없나? 그럼 이제부터 그 자리에 앉아. 조용히 반성한다. 앉아! (모두 앉는다.) (경관 나간다.)
경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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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디스코 음악을 틀어놓고 환성 지르며 춤추는 등장인물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낮에 녹화해둔 프로야구 중계를 틀어주는 장면
[경관] 얘들 발광하는걸 보니까 심심한 모양인데 TV라면 꼼짝 못하는 애들이니까 진정시키는 방법은 이것 뿐이야. (큰소리로) 학생들, 텔레비 봐. 프로야구 중계 있어!
[경관] 낮에 녹화해 둔 거야. (부하 경관에게) 이것두 다 우리 서장님의 아이디어야. 보호실에 미성년자가 많을 때는 프로야구 테이프를 틀어줄 것. 성인들이 많을 때는 그렇고 그런 도색 테이프를 틀어주면 모두 잠잠해질 것이다. 아마 오히려 우리 경찰서 보호실에 있게 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할 것이다. 틀어라!
[경관] 보라구 금방 애들이 어린양처럼 순해지지. 아마 한 시간쯤 지나면 침을 줄줄 흘리면서 넋잃고 보고 있을 꺼야. --- 역시 우리 서장님 아이디어는 훌륭했어. 고시 패스한 분이라 생각하는 것도 다르단 말이야.
유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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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정미와 영태가 이야기하는 고민들을 듣고, 자신의 상황처럼 버겁지 않다는 사실에 분노하듯 말하는 장면
[유인자] 야, 정말 매스껍다. 배부른 소리들 좀 하지마. 대학가는 문제 때문에 고민하고 별 때문에 집을 나와? 너희들은 부모사랑 지나치게 받아서 호사스런 고민에 쌓여 있는데 이 세상엔 부모덕은 고사하고 대학 꿈은 아예 생각도 못하고 그저 고등학교라도 다녔으면 하는 애들이 얼마든지 있어. 너희도 손톱이 다 닳도록 하루 5시간 기계와 씨름하며 노동하는 애들 생각이나 해 봤니? 그저 한번만이라도 교복입고 여학교나 다녀 봤으면 꿈꾸는 여공들 생각해봤니? 우린 너희들처럼 여유 있게, 미팅하고 여가를 즐기는 그런거 몰라. 우리의 꿈이라는 건 공부 좀 하구 좋은 남편감 만나 행복하게 살아 보겠다는 꿈 뿐이야. 그런데 월급10만원 겨우, 그걸로 집에 얼마 부치구 나머지로 친구 몇이 벌통 집에 자취하면서 야간학교라도 갈려고 발버둥치다가 결국은 건강 해치는 애들도 있다는 걸 좀 알아줘!
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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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공연장에서 순철을 찾기 위해 무대감독과 말씨름하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장면
[어른] (객석을 보며) 이 늙은이가 주책없이 소란을 부려 죄송한데 내가 오죽하면 이러겠소 내가 손자 놈을 찾으려고 한 달을 극장마다 헤매고 다녔어.
나도 소싯적에 서커스 좋아하고 신파연극 좋아서 따라 다닌 적이 있지만, 아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대야? 지 애비는 지금 중동 어느 사막에서 덤프트럭 몰고 있지 에미는 아파트에 파출부 다니지. 이 할애비가 손자 찾아 나설 수밖에 없는 처지여. 집안이 먹구 사는 일이 급한 판에 지녀석이 공부는 않하고 연극은 무슨 연극이여. 그래서 한번은 지 에미하고 이 할애비가 앉혀놓구 치도곤일 놨더니 집을 나갔지 뭔가? 내 손자는 고등학교 1학년인데 키는 162cm고 약간 마른 편이여. 볼에 사마귀가 하나 있응께 자세히 보면 금시 알 수 있을 거여. 집 나갈 때 국방색 잠바하고 청바지에 월드컵 운동화 신고 나갔으니 지금도 그 차림일거고--- 혹시 이런 애 보셨으면 나한테 알려줘. 여기 있으면 얼른 나오고. 순철아!
윤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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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보호조치를 받으며 부모님에게 용서를 구하지만 혼이 날까 두려워하는 인자와 정희에게 말하는 장면
(두 소녀 훌쩍인다. 서러운 듯 점점 더 크게 흐느낀다.)
[윤소자] 얘들은 왜 초상집에 왔나? 질질 짜고 그래? 나처럼 집에서 부모 눈에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만 행동해. 공부하라고 잔소리하면 책 펴놓고 하는 척 하면 되잖아? 그리고 외로우면 미팅해! 집에 있기 싫음 독서실에서 공부한다고 그러구 책가방 들고 나오란 말이야. 독서실 미팅도 주선할 수 있어. 이름하고 집 전화번호 뭐니?
[윤소자] 미팅 대상 후보 명단이다. 네 이름도 내 수첩에 올리려구해. 여학생들 미팅할 때 연락할게!
[윤소자] 대화의 상대 없고 갈곳도 없고 놀데 없는 외로운 남녀 학생들을 짝지어 주는게 내 임무야. 우리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데가 어디 있니? 그래서 난 예산 때문에 국가가 미쳐 마련해 주지 못하는 부족한 놀이 공간을 마련해 주고 디스코를 활성화해서 여가 선용에 기여하고 있어. 물론 수고비 얼마 먹지만.
오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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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부하경관의 기압 이후, 언쟁 속 철진의 말에 이어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장면
[오정미] 내가 잘못 이었어. 고1때 독서실에 다니다가 어떤 남학생을 알게 됐어. 그 친구들과 등산을 같이 가게 됐는데 비를 만나서 집에 못 오게 됐어. 할 수 없이 산에서 밤을 지내야 했어. 그때 난 이성에 대해 호기심에 끌리기도 했구. 또 나란 애는 원래 남자를 좋아하게 되 있나봐. 그만 실수했어. 그런 환경에서 어떻게 실수 안 할 수 있니? 결국 학교서 알게됐구. 난 퇴학당했다. 아버지는 나를 버린 딸 취급했어! 난 가족들의 눈총을 더 이상 견디고 있을 수가 없었어. 무조건 집을 뛰쳐나오고 말았다. 갈 데도 없지만 더 견딜 수가 없었어. 차라리 죽어버릴려구 마음먹었는데 철진이를 만났어. 그저 아무한테나 의지하고 싶었어. 아빠만 아니면 어떤 남자든 상관없었어. 나만 따뜻하게 보호해 준다면, --- 철진이는 나를 보호해 줬어. 친절하게 따뜻하게--- 그런데 이젠 난 어떻게 되지?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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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택수를 데리러 온 어머니가 택수에게 한탄하듯 말하는 장면
[어머니] 도대체 넌 뭐가 부족해서 집을 나가 사니? 텔레비 너무 보니까 그만 보구 공부하란 엄마 소리가 그렇게 듣기 싫어! 그러구 집 나가서 또 텔레비 보다가 이런데 잡혀와? 너 장래 뭐가 될 꺼야? 공부 안하고 맨날 텔레비 앞에서 죽치고 앉았으니...
[어머니] 얘, 택수야.
[어머니] 그래. 알았다. 내가 잔소리 안 할게. 엄만 어젯밤 너 때문에 한숨도 못 잤어. 그래서 널 보니까 속상해서 그러는 거야. 앞으론 일체 말 안 할게.
장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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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택수를 데리러 온 어머니가 택수를 질타하는 말을 하자 반발하는 장면
[장택수] 차라리 여기서 경찰관 아저씨 잔소리 듣는게 더 교육적이야.
[장택수] 가세요! 나 집에 안 갈래. 여기도 텔레비, 비디오 다 있어!
[장택수] 싫어요. 여기 있겠어요.
[장택수] 말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구요, 제가 잘못하면 차근차근 타일러 주세요. 그럼 나도 듣겠어요. 난 내가 잘못한 거 다 알아요. 이렇게 엄마하고 하룻밤 떨어져 있으니까 나도 느끼는게 많아요. 그런데 엄마가 또 습관적으로 짜증내면서 잔소리 시작하면 나도 모르게 반발하게 돼요. 그래서 일부러 더 집을 나오게 되는 거예요.
(엄마가 사과하고 가자며 타이른다)
[장택수] 네, 엄마. (돌아보며) 형, 누나, 나 먼저 갈게.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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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보호조치를 받던 정미를 찾아온 아버지가 정미와 철진을 보고 호통치며 실랑이하는 장면
[아버지] (경관과 들어오며) 백번 얘기해도 소용없어요. 지 에미는 얘 때문에 병이 다 들었습니다. (정미를 본다.) 너 이년아 애비 얼굴에 먹칠을 해도 유분수지. 아예 내 눈에 안 보이는 곳으로 없어지든지 할 것이지. 집 전화는 왜 가르쳐 줘?
[아버지] 너 도대체 사람이 되려고 이러니? 학교 퇴학당했으면 집에서라도 죽치고 있어야지. 뭐? 여인숙? 이런!
[아버지] 잘 못 했어요? 그 소리 한두 번 들었어?
[아버지] (뺨을 친다.) 나가 죽어!
[아버지] 넌 뭐야? 응, 그러니까 이 녀석하고 한 여관에 있었단 말이구나! 나쁜 자식 머리 꼭대기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아버지] 아니, 저 자식이 어디서 어른한테 말대꾸야! 생긴 것 보니깐 꼭 소도둑 같이 생겨 가지고 이놈.
[아버지] 개버릇 남 주겠습니까? 어쩌다 우리 집안에 저런게 생겼는지 모르겠습니다.
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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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아들인 영태를 데리러 온 서장이 영태와 논쟁하다 느닷없이 영태의 뺨을 때리고는 자신의 말을 이어 말하는 장면
(서장은 아들의 뺨을 때린다. 지영태 놀란다. 경관도 놀란 채 보고있다.)
[서장] 말 함부로 하지 마라. 너희 눈으로 보는 어른의 세계가 다 그럴지는 모르지만 아버진 부정하게 권력을 휘두른 적 없다. 세상을 오직 한가지 색깔로만 보아선 안 돼. 너도 어른이 되면 곧 알게 될 꺼야. 이 세상은 선과 악이 공존해 있다. 제각기 다른 꿈을 갖고 다른 야심을 갖고 있는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그 속에서 어떻게 살아 남는가는 꿈만으로 성취되는 일이 아니다.
[서장] (수그러든다.) 그래. 알고있다. 내게도 너 같은 때가 있었지. 나도 너희 때는 꿈을 갖고 있었다. 멋진 영화배우가 되는 꿈을, 헛! 허---
[서장] --- 널 때린걸 용서해 다오. 진심으로 널 미워서가 아니었다. 우리 한번 진지하게 대화해 보자. 내가 너무 내 욕심만 부린 모양이다. 정말 널 여기서 이렇게 만나고 보니 우리가 너무 오래 대화를 못했다는 걸 알겠구나.
첫댓글 용어가 너무 옛날 말들이 많아서 대본 줄이고 각색할때 지금 현대식으로 변경해야할듯
넵 알겠습니다!
전체대본은 안올리니? 오디션 전에 나도 봐야하는 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