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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트라우스는 <돈 후안>을 초연했던 이틀 후인 11월 13일에 피아노로 이 <죽음과 변용>을 시연하여 한스 폰 뷜로에게 들여준다. 뷜로는 그날 아내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곡에 크게 감동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오케스트라를 사용한 정식 초연은 1890년 6월 21일까지 미루어졌다. 이것은 바흐의 출생지인 아이제나흐의 시립극장에서 슈트라우스 자신의 지휘로 이루어졌다. 이어서 바이마르 궁정 극장에서도 1892년 1월 12일 역시 슈트라우스 자신의 지휘로 연주되었다. 또한 이 작품은 친구이며 음악가이고 문필가이기도 했던 프리드리히 레쉬(1862~1935)에게 헌정되었다.
슈트라우스는 아이제나흐에서의 초연과 바이마르에서의 초연 때, 알렉산더 리터가 쓴 시를 인쇄하여 청중에게 배포했다. 이것은 원래, 슈트라우스가 곡을 쓴 후에 시적인 재능이 있는 리터에게 곡이 표현하는 내용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시로 써 줄 것을 의뢰하여 완성한 것으로, 시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조용한, 쓸쓸하고 고독한 밤이다! 그는 죽음의 침대 위에 누워 있다. / 고열이 그를 짓누르고 그는 자신의 전 생애를 바라보고 있다. 어린 시절, 청춘, 남자의 싸움, 꿈속에서 영상이 차례로 나타난다. / 그가 줄곧 구하고 있었던 것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의 그리움이다. 그는 아직 죽음의 고통 속에서 주시하고, 구하고 있다. - 아아!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는다. / 설령 그가 좀더 확실히 잡으려 하면, 그것이 서서히 커진다 해도 그는 그것을 남김없이 잡을 수 없다. 그것을 마음속에서 성취할 수 없다. / 그 때 일격이 가해진다. 죽음의 쇠망치에 의한 것이다. 이 세상의 신체는 2개로 나뉘고, 죽음의 어둠으로 눈은 가려진다. / 그렇지만 하늘에서 그를 향해, 힘차게 울려온다. 그것은 그가 여기에서 동경하며 구하던, 그가 구하며 그리워하던 것이다」.
슈트라우스는 괴로운 울림과 사랑스러운 울림, 고뇌로 가득한 울림과 빛으로 넘치는 울림을 대비시키고, 그것에 의해 회복하려고 하는 생명의 의지를 영원한 정화에의 변용의 소망, 과거의 빛나는 즐거운 기억과 미래의 희망을 그려냈다. 슈트라우스는의 심리주의적인 음악의 멋진 결실이다. 그기에는 「암흑에서 광명으로」라고 하는 낭만파적인 사고도 나타난다. 이런 점에서 이 작품은 리스트의 교향시에 근접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곡에서도 슈트라우스의 뛰어난 관현악법이나 대위법이 나타나며, 또한 많은 기본 동기나 주요 선율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는 교묘한 작곡 기법으로 정리되어 종합되어 있다.
작곡가의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다양한 주제들과 탐미적인 선율들이 탁월한 관현악 기법을 통해 다채롭고 극적으로 펼쳐지는 동시에 구조적으로나 조형적으로도 완벽한 이 작품은 크게 죽음에 직면한 사람을 표현하는 Largo와 죽음과 사투를 벌이는 Allegro molto agitato, 지난 과거를 회상하는 Meno mosso, 변용의 모티브가 등장하여 현실의 삶 너머의 세계를 그리는 Moderato, 이렇게 네 개의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25분여 동안 쉼 없이 연주되는 이 [죽음과 변용]에 대한 내용을 작곡가는 마이닝엔 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친구인 알렉산더 리터에게 알려주었고, 그는 이 음악에 한 편의 시를 써서 악보 첫 장에 실은 바 있다. 그의 텍스트가 이 웅대한 음악적 프레스코화를 정확하게 대변한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표현주의 음악의 포문을 연 이 교향시의 화려함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특징적인 장식으로서의 성격은 무시할 수 없다. 그의 텍스트를 반영한 작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Tod und Verklärung (Richard Strauss)
Concert 'Unvollendete' van het Symfonieorkest
Vlaanderen o.l.v. Jan Latham-Koenig (februari 2014).
I. Largo
초라한 방 안에서 죽음에 직면한 한 병자가 누워 있다. 회상을 상징하는 플루트의 몽환적인 멜로디와 감각적인 바이올린 솔로와 더불어 특징적인 리듬들을 통해 죽음의 모티브들이 차례차례 등장한다. 죽음의 운명을 직감한 병자의 얼굴에는 두려움이 느껴지는 서늘함과 어린 시절에 대한 행복한 미소가 스쳐 지나간다.
II. Allegro molto agitato
이 작품에서 가장 격렬한 대목으로서 병으로 지쳐 쓰러진 병자를 죽음이 사정없이 흔들어 깨운다. 저음부에 등장하는 죽음과 대결하는 투쟁의 모티브, 삶에의 집착을 나타내는 힘찬 모티브가 번갈아 가며 등장하고, 죽음과 생 사이를 오가는 무섭고 기나긴 싸움이 시작된다. 승부는 쉽게 끝나지 않은 채 변용의 모티브가 금관악기를 통해 제시된 뒤 다시금 고요가 깃든다.
III. Meno mosso
병자는 자신이 살아온 삶을 되돌아본다. 순진했던 어린 시절의 행복함과 청년기의 뜨거운 열정,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투쟁과 치열했던 순간 등등을 회고하며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지만, 이내 다시금 죽음과의 투쟁과 변용에의 동경이 교차하다가 죽음을 향한 마지막 철퇴가 떨어진다. 육체는 산산조각 나고 세계는 칠흑 같은 어둠으로 빠져든다.
IV. Moderato
죽음 뒤에 펼쳐지는 피안의 세계를 그린 대목으로서 탐탐(Tam-Tam)의 신비로운 울림을 바탕으로 현악군과 금관에 의해 너무나 아름다운 변용의 모티브가 등장한다. 이내 죽음의 공포, 일상의 비근함은 모두 사라지고 평화로우면서도 아름다움 그 자체만이 흘러넘치는 관념적 유토피아의 세계가 장대하면서도 고요하게 펼쳐진다.
첫댓글 "죽음의 순간이 가까워지고, 이 세상에서는 채울 수 없었던 것을 영원한 우주 속에서 멋진 형태로 완성하기 위해 영혼은 육체를 떠난다"
육체가 소멸하여도 영혼은 영속하기 때문에 죽음이 반드시 절망이나 두려움만은 아니라는 일종의 메시지 인가요..?
인간의 가장 큰 수수께끼 중 하나인 "죽음"에 대한 형이상학적 개념을 교향곡으로 음악화한 그의 천재적 재능에 놀라울 따름입니다.
"죽음과 변용"에 대한 미지의 작품 세계를 "음악의 빠르기 지시 용어"로 곡의 형태를 잡아가는 그의 구상을 이 곡을 감상하기 전에 숙지하는 것도 적지않은 도움이 되네요.
1. 죽음에 직면한 사람을 표현 :
Largo(라르고 ; 아주 느리게)
2. 죽음과 사투를 벌이는 :
Allegro molto agitato(알레그로 몰토 아지타토 ; 빠르게 더욱 격하게)
3. 지난 과거를 회상하는 :
Meno mosso(메노 모소 ; 앞부분의 빠르기보다 느리게)
4.변용의 모티브가 등장하여 현실의 삶 너머의 세계를 그리는 :
Moderato(모데라토 ; 보통 빠르기로)
"라르고(Largo)"에서 음악이 얼마나 적막하고 고요하게 흘렀는지 "알레그로 몰토 아지타토 (Allegro molto agitato)"로 넘어갈 때에 짧은 금관악기 소리에 그만... 저만 놀랐나요..? 모데라토(Moderato)에서는 마치 우주 공간을 비행하는 신비로움마저 느껴지네요.
바쁜 일상 중에서도 잊지 않고 해설과 함께 명곡을 올려주신 "클래식 사랑"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