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빈 필'의 주요 활동무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 30회 이상 연주하는 주요 무대로서 새해 벽두면 전 세계 음악애호가들을 사로잡는 '빈 필의 신년음악회'가 열리는 곳, 건축과 음향의 완벽한 조화를 자랑하는 '무지크페라인 황금홀Geldenen Saal des Musikverein'.
'무지크페라인'은 '음악모임' 이란 뜻이며 무지크페라인의 건물 소유주는 1812년 베토벤의 오페라<피델리오>의 대본작가인 요제프 존라이트너의 주도로 결성된 '빈 음악애호가협회 Gesellschaft der Musikfreunde in Wien' 이다. 세계 최고의 음향을 자랑하는 황금홀을 건축한 테오필 하젠 Theophil Hansen 은 그리스에서 유학한 신고전주의 건축가로서 오스트리아 국회의사당, 빈 미술아카데미, 빈 증권 거래소 등을 건축한 당시 최고의 명성을 누리던 건축가였다.
(무직페어라인을 건축한 테오필 폰 한젠을 기념하는 비)
1867년에서 1869년 3년간 건축되어진 무지크페라인 황금홀을 1870년 1월 6일 첫 개관 연주를 하기까지 베토벤의 제자였던 루돌프 대공의 재정적 도움이 컸다. 또한 브람스가 1872년부터 3년간 음악애호가 협회 소속 합창단 지휘자로 활동했던 곳이기도 하다. "일상을 떠올리는 모든 것을 떨쳐 버리게 할 만큼 축제적 분위기를 담고 있다". "무지크페라인에서 지휘하기 전까지는 음악이 그토록 아름다운 것인지 몰랐다" 라는 극찬들이 쏟아져 나왔고, "음향학의 기적" 이라고까지 일커러진다.
(황금홀 전체사진. 그리스 건축양식으로 안정적 직사각형태를 이루고 있다.)
입석 300석 포함해 2,044석으로 어느 자리에서건 놀라운 음향을 느낄 수 있고, 베토벤, 브람스, 브루크너, 말러 등 고전, 낭만주의 교향곡을 연주하기에 세계 최고의 홀이라는 명예 또한 얻고 있다.
황금홀 전체는 그리스 건축 양식으로 안정적인 직사각 형태를 이루고 있으며 아름답고 화려한 32개의 황금여신상 기둥이 발코니석을 받치고 있다.
(아름답고 화려한 32개의 황금 여신상 기둥이 발코니석을 받치고 있다.)
천장 벽화에는 '아폴로와 9명이 뮤즈'가 있어 황금홀을 더욱 빛낸다.
또한 황금홀 옆에 위치한 브람스홀은 실내악 전용 연주홀로 사용되고 있으며 '황금홀의 축소판'이라 불리고 있다. 클라라 슈만이 브람스의 권유를 받아들여 개막 공연에 피아노 독주회를 한 곳이며 브람스 또한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자신의 작품을 수없이 초연했던 역사 깊은 곳이기도하다.
빈 필하모닉이 고집하는 '빈의 소리'
빈 필하모닉의 공식 첫 무대는 1842년 3월 28일이었다. 빈 악파 (Wiener Klassiker)인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시절의 직업 오케스트라는 빈 궁정극장 소속 오케스트라뿐이었다. 작곡가들이 자신의 곡을 연주하기 위해서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모아서 연주를 해야 했는데 특히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연주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필요했다. 베토벤 '합창교향곡' 초연을 위해 모인 빈 음악동우회 오케스트라와 빈 궁정 오페라 소속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모여 1824년 5월 24일 '합창 교향곡'을 초연하게 되었다. 이 계기가 발전되어 빈 필하모닉이 탄생하게 되었고, 빈 국립오페라하우스 (전 빈 궁정 오페라극장) 소속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3년 이상 연마된 사람만이 우선적으로 빈 필하모닉 단원이 될 수 있는 오랜 전통 또한 이때부터 시작된 것이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처음부터 독립된 오케스트라로서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단체이다.
빈 필하모닉의 자부심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1933년 이후부터는 상임지휘자를 두지 않는 객원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칼뵘과 카라얀을 명예 지휘자로 레너드 번스타인을 명예회원으로 추대한 것이 전부이다.
빈 필하모닉이 가지고 있다는 '빈의 소리 Wiener Klang (빈 클랑)' 의 비밀은 '빈 필' 단원들이 스스로 지켜오고 있는 전통에 있을 것이다. 빈 필 단원들 대부분은 빈 출신이자 빈 국립음악원 (현재 빈 국립 대학교) 출신들로 이루어져 있다. 현재 상당수의 단원들은 빈 국립대학교의 교수직을 겸하고 있으며 빈 필의 새 단원들이 지도 교수님과 나란히 앉아 연주하는 경우를 보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공연을 위한 객원지휘자와 협연자의 결정 또한 단원대표 12명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의 의견에 따라 결정되며, 빈 필의 연주 중 협주곡이 빠진 교향곡 3곡만으로 꾸며진 프로그램을 흔히 볼 수 있는 것도 빈 필의 명성과 연주 실력만으로도 청중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빈 필의 스케줄은 매우 혹독하며 7월 3주간쯤의 휴가를 제외하면 1년 동안 빡빡한 연주와 연습에 몰입한다. 오랜 시간 연마해온 고도로 세련된 오케스트라 음색의 밸런스는 세계 어느 오케스트라도 모방할 수 없는 '빈 필만의 음색' 을 지니고 있다. 167년간의 정통성과 보수성을 고집하며 최정상을 지키고 있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유구한 역사가 조금도 흔들림 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에 그저 감탄할 뿐이다.
왈츠로 시작하는 황금홀의 2009년 새해
오스트리아의 문화 수출품 가운데 단연 최고라 할 수 있는 '빈 필의 신념음악회'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빈 국립박람회 콘서트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시작되었다. 그 후 폐렴으로 사망한 요한 슈트라우스를 추억하기 위해 빈 필은 1929년 잘츠부르크에서 기념음악회를 개최했고 1933년 다시 한 번 연주회를 개최했는데 이것이 지금의 신년음악회로 이어져 오고 있다. '신년음악회'라는 이름은 1939부터 공식적으로 사용되었고 69회째인 올해 역시 해가 바뀌는 첫날 빈 시민과 세계 음악애호가들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유대인이자 명예 팔레스타인 시민이기도 한 세계적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2009년 1월 1일)이 만들어간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와 '라데츠키 행진곡'을 들으며 한 해를 즐겁게 시작했다. 세계 최고의 콘서트홀로 꼽히는 이곳 무지크페라인 황금홀에서!
무지크페라인에 찾아간 날은 영국 출신의 세계적 지휘자이며 베를린 필하모닉의 수석지휘자인 사이먼 래틀 (Simon Rattle )
의 지휘아래 빈 필의 마지막 리허설 연주를 감상할 수 있었다. (빈 필의 연주는 공개 리허설의 경우도 표가 매진되고 입석표를 구하기조차 쉽지 않다.)
음악을 사랑하는 빈 시민의 체감온도도 살필 겸 리허설 연주 감상을 마치고 나오는 빈 시민 두 명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빈 시민으로서 빈 필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이 있을 듯 한데요?
Mag.Jutta. Stehmann (여)네! 아주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아주 아끼고 사랑하지요.
빈 필의 음악적 특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Dr.Martin Grill (남)저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만을 최고로 여기진 않습니다.
빈에는 다른 훌륭한 오케스트라들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각기 추구하는 바가 있지요. 빈 필의 경우 무엇보다 오랜 전통을 이어오고 있지요. 빈 필이 연주하는 베토벤 심포니와 브람스 심포니 등 빈 필이 추구하는 소리와 어울리는 음악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빈 필이 연주하는 베토벤, 브람스 교향곡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다고 확신합니다. 특정 악단만을 사랑하기보다 저희들은 먼저 음악을 사랑합니다. 또한 오케스트라는 지휘자의 영향을 많이 받지요. 지휘자들은 곡을 연주하고 분석하며 해석해서 오케스트라 연주자들과 함께 음악을 만들지요. 저희들은 위대한 작곡가들의 음악도 사랑하지만 훌륭한 지휘자들의 해석 또한 흥미롭습니다. 빈 필은 음악적 기초가 아주 탄탄하다고나 할까요? 지휘자들이 많은 것은 요구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배가 훌륭하고 선장 또한 훌륭하면 멋진 항해가 이루어지잖아요. 빈 필의 연주는 항상 최고의 음악을 선물해 주지요.
신년음악회를 펼치는 황금홀의 음향에 대한 견해는 어떠신지요?
Dr.Martin Grill 아주 적당한 홀의 선정이라고 봐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말러와 부르크너의 대형 오케스트라 곡들은 여기 황금홀보다 큰 빈 콘체르트하우스의 홀에서 연주하는 게 좋지요.
Mag.Jutta Stehmann 무지크페라인의 황금홀은 현대 음악을 연주하기에도 적합하지 않아요. 현대음악은 현대음악을 연주하기에 더 적당한 곳에서 연주하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음악을 공부하셨는지요?
Mag.Jutta.Stehmann Dr.Martin Grill 씨와 저는 아주 오래전부터 음악적 의견을 서로 나누며 좋은 음악회를 찾아다닙니다. Dr.Martin Grill 씨는 심리학 박사이지만 음악에 관한 해박한 지식과 예술적 감수성을 가지고 있죠. 저는 성악을 공부했습니다. 지금은 나이가 많아 활동을 하지 않지만... 바이올린을 공부한다고 들었는데 , 음악은 너무 아름답고 좋지요?! 하지만 음악을 가지고 무대에 서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인것 같아요. 제가 젊었을 때도 매일 연습을 했고 무대에서 한 곡을 부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열정을 쏟았는지 몰라요. 제일 힘든 일은 매일같이 성실하게 공부하는 일 같아요. 어려운 일이지만 음악인이 되기 위한 기본이기도 하지요.
나와 조금 떨어져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Mag.Jutta. Stehmann 씨의 모습이 처음부터 내 눈을 사로잡았다. 그 분은 빈 필의 연주가 시작된 후 감미로운 선율이 흘러나올 때마다 눈을 감고 음악에 빠져드는 모습이었다. 얼굴에 있는 그녀의 주름들은 아름답거나 슬픈 선율처럼 인생을 말하고 있는 듯했다. 그리고 곱게 화장한 얼굴에 마스카라가 번지는 것도 잊고 슬픈 선율에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리허설 연주가 끝난 뒤 인터뷰를 하고자 다가갔을 때 내게 환하게 미소를 지우시던 그분의 얼굴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Mag.Jutta. Stehmann(여), Dr.Martin Grill(남)
(무직페어라인에 방송 인터뷰를 위해 방문한 랑랑)
현대음악 출판사 '뮤직프렌즈' 2008년 1월호에 실린..
첫댓글 멋진 사진과 글 잘 보았습니다. 우리 회원들이 매우 좋아할만한 내용입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카페지기 Michael Lee
다행입니다.^^ 그리고 좋은 기회를 주셔서 저 또한 감사합니다.
랑랑은 현재 몇살쯤인지 모르겠네요. 귀한 사진입니다. 우리 구독자를 위해서 좀더 자세한 설명을~~~~
랑랑은 1982년생입니다. 올해로 28살 되겠네요~~ 빈필 연습하는거 보러 갔다가 우연히 방송 장비들을 보고는 사이먼 래틀을 인터뷰하나 보다 하고 있었는데 랑랑 이었습니다. 제가 영어에 능통했다면 정말 좋은 기회였는데 아쉽게도 저 사진 밖에 ... 영어 공부해야 겠다는 다짐이 있은지 벌써 일년이 지났네요.^^ 영어, 영어~~
참고로 미주님딸은 음대를 지망하는 피아니스트입니다.
와우! 우리 딸이 랑랑 예기를 종종한답니다.^^ 가끔 우리 집에서는 72번 체널로 크레식음악방송을 보죠. 그때 빈 필의 하우스를 보았죠. 정식 명칭이 무지크레라인이군요. 현제 지휘자가 뉴욕필에 계셨던분 맞나요? 며칠전에 TV에서 요한스트라우스 곡들을 연주하는것을 보았어요.^^
미주님의 자녀분이 음대를 지망하는 피아니스트이군요.^^ 연습한다고 많이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ㅋㅋㅋ 빈 필오케스트라는 상임 지휘자를 두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매번 연주때에 누가 지휘봉을 잡아서 연주하느냐가 집중되지요. 아마 며칠전에 요한스트라우스 곡을 연주하는걸 보셨다면 100프로 2009년 신년 음악회 연주였을 겁니다. 매년 초 열리는 신년 음악회의 지휘를 누가 하느냐는 음악인들의 관심사이지요. 세계 유명 지휘자들의 꿈의 무대이기도 하구요.
화려함의 극치에 음악까지 최고의 맛을 이곳에서 맛봅니다. 음악을 전공하신분이 올리시는 이 산책로에 부푼가슴을 품고 다가 갑니다. 넘 좋아서 남편에게 달려가서 자랑합니다.
정말 이 카페에는 좋은 음악이 많아서 넘 좋아요. 그리고 제가 이 카페에 글을 올리게 되었다는 것도 넘 자랑스럽습니다.^^ 혜숙님 댓글 감사합니다. 앞으로 열심히 좋은 글과 사진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있는 비엔나에는 오늘 눈이 조용히 내려와 있네요.
음악이 문외한이 이곳에서 하나하나 음악적 지식을 쌓게 되어 기쁘네요...학업중에 바쁘신데도 좋은 자료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음악은 좋은데 이론은 하나도 모르고...ㅠㅠ 그래도 듣는 것은 좋아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자료 부탁드려요...(학업에 장애가 되지 않을정도로만...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