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運命)으로 온 사랑-05]
"와아~ 눈부셔. 이게 천사야~ 사람이야~ 너무 황홀해서 바라보질 못하겠네 ㅎㅎㅎ." "만나게되어 너무 반가워요. 추장님." "어하하하. 의사 선생님. 우리 동네도 와서 진찰 좀 해 주십시요." "저도 그러고 싶어요. 또 뵙도록 할께요." "아하~ 약속했습니다. 오시면 편의시설은 저희가 다 책임지겠습니다. "자자자. 어서 와서 앉게. 여긴 김혜정. 유티의대 출신이고 라버레도의 비뇨기과 의사. 그리고 이쪽은 우리 동네 추장이신 다니엘 카와타. 인사하시고"
우리의 늦은 아침식사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나는 다니엘과 필요한 준비를 하기 위하여 몇 안되는 동네 가게로 갔다. 그 사이 혜정은 동네를 구경하겠다며 나갔다.
이제 떠날 준비는 거의 끝났다. 우리는 늦은 점심과 저녁을 먹어야 했다. 나는 준비를 하는동안 잠깐 이메일을 봤다. 렘버트에게서 왔다. 나지희의 화폐구매 내역이었다. 나지희는 최근 3년동안 고가의 화폐를 구매하였다. 전체액수는 2백만불이 좀 넘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희귀 화폐도 있었다. 세계에서 2장 밖에는 없는 가로 30센티 세로 12센티 크기의 1870년도 발행 제정 러시아 화폐도 구입하였다. 나머지 한장은 내가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무스꼬까 전시실에 있다.
화폐수집을 하는 경우는 일단 돈이 있어야 한다. 이것은 취미와 투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충분한 경제적 여력과 화폐수집을 하기 위한 특별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 다음은 정보력이다. 그래서 IBNA가 있다. 그리고 나진희가 회원으로 등록하였다. 그러면, 나진희는 금전적 여력과 취미가 있다는 의미이다. 그녀는 54세라 하였다. 그리고 김혜정이 10살 때 미망인이 되었다고 하였다. 그녀의 남편은 정치인이자 기업가라 하였다. 김혜정이 17살 끝에 캐나다로 와서 대학에 들어갔고 의대를 마쳤다. 그 많은 돈들은 나진희가 보내주었을 것이다. 물론 아르바이트도 했을 것이고. 어쩧든 나진희는 남편과 함께 여러 나라 여행도 했을 것이고 조금만 관심이 있었다면, 각국의 화폐와 접했을 것이고 모으며 더 관심이 생겨 본격적인 수집활동을 했다. 말이 되었다. 나도 홍콩에서 김일성이 직접 싸인한 북한의 견본 화폐를 구입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친구인 홍콩 재벌 영안그룹의 회장인 '죠일 곽'의 도움으로 북한 영사관 사람으로 부터 샀다. 이건 특별한 케이스였다. 본격적으로 목적을 두고 화폐 수집을 하는 동안 여러 경로로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되고 화폐를 교환내지는 구입하게 된다. 나진희의 경우도 충분히 그렇게 할 개연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짐작되었다.
나는 한국에서 많은 시간을 소비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이 일에 관여한 이상 모든 내공을 함축하여 신속하게 할 것이다. 목표는 나진희를 이곳에 데려 오는 일이다. 다니엘에게 그 동안의 자리 비움에 대한 대책을 이야기해 두었다. 그가 도와주었다. 저녁 기차로 써드베리까지 가면 다니엘의 친구가 에스유비를 빌려 줄 것이다. 비행기는 다음 날 아침 6시 30분 출발이다. 나는 두자리의 이코노미석을 예약하였다.
집에 돌아오니 아직 김혜정은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저녁 준비를 하였다. 돼지고기 삼겹살 구이로 하였다. 막 테이블 셋팅이 끝나자 맞춰서 혜정이 들어왔다.
"제임스! 오늘 이곳에서 정말 많은 것을 보고 만나고 왔어요. 사람들이 모두 친절하고 좋아요. 제가 다음번에는 제임스 와이프가 되어 올거리고 했더니 모두가 좋아서 축하해 주었어요. 저도 이곳에서 병원을 가지고 싶어요. 너무 추워요~" 혜정이 말하며 흰 사슴같이 내 가슴으로 들어와 두 손으로 내 등을 감싸며 내 품안으로 들어왔다. 그런 혜정을 꼭 안았다. 그러나 나는 기가 막혔다. 오. 마이 갓! 이게 도대체 어쩌자고 자꾸 먼저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는가 말이다. 그러나 지금 그 말을 따질 상황이 아니었다. 넘어가기로 하였다.
"그래. 혜정아. 한 두가지는 빼고 다 잘했다. 어서 식사하고 출발 준비해야 돼." "네. 뭐라구요? 출발? 벌써 계획이 마련되었어요? 오늘요? 아저씨. 정말 한국에 같이 가는 거예요? 꿈만 같아요. "그래. 천천히 물어라. 어서 식사부터 해. 장시간 장거리 여행을 해야 할 테니. 그리고 몇 가지 나에게 말해 주어야 할 것이 있다. 오케이?" “예. 뭔 대요?” 커다란 눈을 더 크게 뜨고 나를 처다 보았다.
“혜정아. 어머니 사진은 가지고 있지? 어머니 성함과 나이와 키는 어떻게 되지?” 뜻밖의 질문에 놀란 혜정은 나에게서 떨어져 나를 보았다. 잊어버렸던 무언가를 찾아 낸 것같이 말간 얼굴로 나를 보았다.
“예. 나진희이고요, 56세이고 167센티 정도 될 것 같아요. 사진은 여기 이곳에 저장해 놓았어요. 5년 전 사진이예요.” 혜정이가 아이폰에서 보여준 나진희는 김혜정과 겨룰 정도의 미인이었다. 중년의 남성들이 좋아할 모습이었다. IBNA의 나진희가 맞았다. 그 외 렘버트가 보내 준 거래 정보들은 말하지 않았다.
“김혜정. 떠나기 전에 다시 한번 더 전화와 너가 사용하고 있는 카톡 그리고 이메일로 어머니에게 연락해 봐라.” “아! 예. 알겠어요. 저도 그러고 싶었어요.” 나는 커피가 든 잔을 들고 밖으로 나왔다. 바람이 불기 시작하여 밖은 추웠다. 두 개피 째의 담배를 피우는데 혜정이 밖으로 나왔다.
“제임스. 전화는 받지 않아요. 신호는 가는데… 그리고 카톡은 보냈지만, 본 흔적이 없어요. 이메일은 갔으나 본 흔적이 없어요. 어떻하죠?” “그래. 알았다. 어서 들어가자. 너무 춥다.” 나는 혜정을 점퍼에 싸 안고 얼른 들어왔다.
“아아! 제임스. 뭔가 왔어요. 스마트폰이 떨렸어요.” 그 말과 함께 혜정이 주머니에서 애플폰을 꺼냈다.
“어머니에게서 왔어요. 그…런데, 이상해요.” 나는 준비를 하다 말고 혜정이 곁으로 갔다.
"왜 무슨 일이야?" 혜정이 나에게 보라며 애플 폰을 내밀었다. 혜정이가 보낸 이 메일에 대한 답신이었다.
'혜정아. 너가 온 다니 너무 반갑구나. 공항으로 너 도착 시간에 맞춰 차를 보내겠다. 엄마가. 너가 탈 차는 검정색 벤츠 한경 2354이다.' 이 메일을 본 나는 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때 혜정이 말했다.
"제임스. 저는 이 이메일을 믿지 못하겠어요. 엄마는 이렇게 안 써요. 엄마는 저 때문에 늘 노심초사하는데… 전화 든 카톡이든 시작이나 끝에는 꼭 '내 새끼. 혜정아' 하고 말해요. 그리고 이 메일은 특별한 경우 외에는 사용하지 않거든요. 지금이 특별한 경우 같아요." 말을 마친 혜정이, 나를 올려다보며 뭔가를 갈구했다.
"혜정아. 나도 너의 어머니가 오랫만에 보낸 이 이메일 내용이 얼른 납득이 안가는구나. 그리고 네 말대로 라면, 카톡이나 전화로 할 수 있을텐데. 또한 이런 코비드 펜데밐 상황에서는 왠만하면 현재 안부를 알리고 오지말라고 할텐데…" |
첫댓글 즐감요~~~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