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吳)나라 사람과 월(越)나라 사람이 같은 배를 타다.
서로 원수지간이라도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서로 협력한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춘추시대의 전략가 손무(孫武)는 《손자병법(孫子兵法) 〈구지(九地)〉》에서 군사를 쓸 수 있는 아홉 가지 땅을 열거해 놓고 있는데, 그중 마지막에 나오는 것이 ‘사지(死地)’이다.
「병사들을 갈 곳이 없는 지경에 집어넣으면 죽음에 이르러도 패퇴하지 않으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병사들이 진력을 다하여 싸우게 된다. 병사들이 함정에 깊이 빠지면 죽기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며, 갈 곳이 없으면 군심이 오히려 안정된다.
적지에 깊이 들어가면 서로 의지하여 흩어지지 않게 된다. 부득이한 상황에서는 싸울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런 까닭에 병사들은 다스리지 않아도 경계하고, 구하지 않아도 아래의 정황이 상달되며, 약속하지 않아도 서로 화목하고 도우며,
명령하지 않아도 기율을 지킨다. 미신은 자연히 없어지고 서로 의심이 없어지며, 죽음에 이르러도 도망하지 않게 된다.
병사들이 재물을 남기지 않는 것은 재화를 싫어해서가 아니며, 생명의 위험을 돌보지 않는 것은 오래 살기를 싫어해서가 아니다.
명령을 내리는 날로 사졸들 중 앉아 있는 자들은 눈물로 옷깃을 적시고, 누워 있는 자는 만면이 눈물범벅이 될 것이다.
병사들을 갈 곳이 없는 상황에 투입시키면 전저(專諸)와 조귀(曹侮) 같은 용기가 나오는 법이다.
그러므로 용병을 잘하는 자는 솔연(率然)과 같아야 한다. 솔연은 상산의 뱀으로, 머리를 치면 꼬리가 덤비고, 꼬리를 치면
머리가 덤비고, 몸통을 치면 머리와 꼬리가 한꺼번에 덤벼든다
이렇게 사지에 대해 설명한 후 다음과 같은 실례를 덧붙였는데, 바로 여기에서 ‘오월동주’가 유래했다.
「감히 묻는데 군대를 솔연과 같이 움직이게 할 수 있는가? 할 수 있다.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은 서로 미워하지만, 같은 배를 타고 건너가다가 바람을 만나게 되면 서로 돕기를 좌우의 손이 함께 협력하듯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