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 Beograd (Serbio), la 5a(ven.) de aŭgusto

[esperanto]

En Beograd (Serbio), la 5a(ven.) de aŭgusto

오늘은 10시 20분까지 느긋하게 쉬었다가 체크아웃하고 10시 반에 출발하였다. 마리야가 어김없이 찾아와 차가 떠날 때까지 끝까지 보살펴 주었다. 오늘 일정은 6시간 반의 기차여행이다.

헝가리와 보스니아 사이에 낀 좁고 긴 지역을 오랜 시간 달린다. 우리가 3유로를 준 자리에 한 남자 노인이 앉아 버티는 바람에 처음에 좀 실랑이가 있었다. 다행히 주위에 빈자리가 있어 앉아 가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 이런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예약 필수가 아닌 차도 장거리는 반드시 자리를 사야 한다.

4시간을 넘게 달린 뒤 오후 3시가 넘어 토바르닠에서 출국 심사를 하고 다음 역인 쉬드에서 입국심사를 하였다. 긴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세르비아 쪽에 온 뒤로는 에어컨이 나오지 않아 차장이 좁은 위 창문을 열었지만 무더위는 가시지 않았다. 스위스 쮜리히에서 온 국제열차지만 많은 역에서 서는 것을 보면 마지막 구간에는 특급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Station/Stop	Time
Zagreb Glavni Kolod.	dep 11:06
Dugo Selo	dep 11:24
Ivanic Grad	dep 11:49
Kutina	dep 12:35
Banova Jaruga	dep 12:45
Novska	dep 13:03
Okucani	dep 13:16
Nova Gradiska	dep 13:26
Nova Kapela	dep 13:40
Slavonski Brod	dep 14:04
Strizivojna-Vrpolje	dep 14:22
Vinkovci	dep 14:50
Tovarnik	dep 15:08	여권검사 출국
Sid(SRB)	dep 15:47	입국 수속
Sremska Mitrovica	dep 16:12
Ruma	dep 16:31
Stara Pazova	dep 16:54
Novi Beograd	dep 17:21
Beograd	arr 17:33

차가 베오그라드에 접어들고 싸바(SAVA)강을 천천히 건너자 머지않아 중앙역이다. 기차는 30분쯤 연착하여 6시가 넘어서야 다다랐다. 이곳이 마지막역이기 때문에 우리는 천천히 차를 내렸다. 홈을 빠져 나오자 에스페란토 초록별 깃발이 보이면서 무려 7명이나 되는 에스페란티스트들이 우리를 맞이하러 나와 서 있었다. 참 성대한 환영이다. 한 젊은 회원은 사진만 찍어주고 일찍 직장으로 돌아가고 나이 든 회원들은 우리를 호텔까지 안내해 주었다.

호텔 체크인을 하고 나오자 미리 준비한 지도를 모두에게 나누어주고 오늘 저녁 모임장소로 우리를 안내했다. 떠나기 전 지도에 갈 길을 하나하나 표시해 주고 주의사항을 전달하였다.

“지금 이곳 공원에는 많은 난민들이 살고 있습니다. 경찰이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으니 큰 문제는 없지만 소지품에 특별히 주의하기 바랍니다.”

역 바로 앞에 있는 우리 호텔은 바로 작은 공원 옆에 있다. 공원을 지나면서 보니 수많은 난민들이 땅바닥에 앉아서 이야기하고 있다.

“주로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리비아 같은 곳에서 온 난민이다.”

매스컴을 통해서만 수없이 접했던 난민들을 직접 보니 마음이 몹시 착잡했다. 그러나 현지 회원들의 말을 들어보면 전쟁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은 세르비아 사람들은 비교적 난민을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경제학자인 한 회원은 이렇게 이야기 했다.

“난민들 속에는 박사도 있고 예술가도 있다. 그들은 죄가 없다. 그들은 용기 있는 사람들이다.”

공원을 지나자 길은 언덕을 올라가고, 언덕을 올라가자 번화한 구시가가 나왔다. Moskva 호텔부터 시작해 갑자기 큰 건물들이 줄을 이은 전형적인 유럽 구도시가 시작된다. 얼마 안 가서 시가지 중심인 공화국 광장(Trg Republike)이 나왔다. 바로 앞에 국립박물관이 있고 그 옆에 국립극장이 있는 건물이다. 여기서 마케돈스카 거리를 조금 걸어 Svetpgorska 거리에 있는 세르비아 카페(Srpska Kafana)에 가니 내가 처음 연락을 취한 거구의 디미스리예(Dimitrije Diso Janicic)씨가 우리를 맞이한다. 바로 옆에는 유명한 극장이 있고, 그 극장의 유명한 배우들이 즐겨 찾는 카페라서 카페 안에는 그 사람들의 의자와 신발을 구리로 만들어 설치하고 관련 그림, 많은 사진, 사인들로 가득하다. 손님들은 많지 않아 우리는 넓게 자리에 않아 1시간 동안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다. 자리를 만들 때 차 마실 것인가 식사할 것인가를 정할 때 우리는 식사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는 한 사람이 사람씩 대접하기로 했다.

“무엇을 마실 것인가?”

우리는 물을 몇 병 시켜서 마셨다. 자기들은 커피를 마셨다.

“지금 모든 레스토랑이 미국식 커피를 내고 있는데 이 식당만 세르비아 전통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이 카페는 실제로 세르비아의 상징 문양으로 디자인 하는 등 애국주의적 색채가 강했다.

“음료수 값은 우리가 내고 밥값은 한국 측에서 내기로 하자.”

이 제안을 듣고 우리가 밥을 대접하겠다는 제안을 할 수 없었다. 세르비아의 애국자들이 손님 밥을 얻어먹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간단히 시켜 저녁을 때우고 우리 것만 지불하였다. 차만 한 잔씩 마시는 주인들 앞에서 밥을 먹자니 어색하였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그들의 자존심을 살려주면서 에스페란티스토들만의 대화를 이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한 때 티토가 이끄는 유고슬라비아는 사회주의 국가 가운데 소련에 제대로 할 말을 하면서 번영을 누렸던 가장 잘 사는 나라였다. 그러나 6개 나라의 연방들이 사회주의 붕괴와 함께 나누어지는 과정에서 전쟁이 계속되어 황폐화되었다. 그 때부터 이미 살인적인 인플레이션 때문에 경제적인 고통이 시작되고 20년이 넘게 전쟁을 통해 나라가 갈라지면서 사회주의 최고의 나라는 살기 쉽지 않은 나라로 변했다. 특히 마지막 코소보 사태는 독립하려는 코소보인에 대한 박해로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이를 계기로 해서 나토가 베오그라드를 공습한 것이 1999년이다. 이제 유고는 사실상 6개로 갈라졌고, 유고슬라비아의 영광은 사라지고 유고의 수도로 번영을 누렸던 베오그라드는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폭격 이후 국립박물관은 문을 열고 있지 못하고 있다. 수리를 하고 있지만 예산이 부족해 언제 개관할지 기약이 없다.”

세르비아인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40만점 소장의 대 박물관이 개관을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 세르비아인의 자존심을 살려주기에는 현재 경제상황이 너무 어렵다는 것을 단적으로 나타내주고 있으며, 세르비아 애국자들도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자존심을 살리기에는 경제가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 주는 것이 바로 우리만 밥을 먹었다는 사실이다. 손님 대접에 적극적인 그들이 그렇게 해서라도 최소한의 대접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화의 질은 높았다. 모두들 기본 실력들을 갖추고 있었고 자신들이 짓거나 번역한 책들을 가지고 와서 선물로 주었다. 심리학자, 경제학자, 잡지 편집인 등 여러 곳에서 일했고, 아직도 사회복지시설에서 자원봉사로 일하는 회원들도 있었다.

같은 길을 따라 호텔로 돌아올 때까지 함께 다시 따라와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그들은 우리를 한 사람씩 맡아서 팔짱을 끼고 걸으면서 갔다. 대화를 하면서 동시에 안전도 고려한 것이다. 돌아오면서 본 난민들이 나무 밑에서 잠자리를 펴고 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침 7시 밥 먹고 올라와 간단한 회의를 하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 가운데 꼭 필요한 것이 아닌 것을 모아서 난민들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모두들 필수적인 것을 뺀 물건들을 모아 작은 가방을 하나 꾸렸다. 작은 돈이지만 일부 돈을 낸 사람도 있었다.  

9시에 밀로슈 츠로브르냐 씨가 우리를 돕기 위해 왔다.

가장 먼저 내일 아침 사라예보로 떠날 차 문제 해결에 들어갔다. 여기서 보스니아(사라예보)와는 기차가 없기 때문에 (기차는 크로아티아로 되돌아가기 때문에) 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door to door 라는 독특한 미니버스가 운행되고 있어 그것을 이용하기로 했다. 그것은 떠나기 2~3일 전에야 예약이 가능하다고 해서 자그레브에서 메일로 신청을 하였으나 대답이 없었다. 그래서 이곳에서 전화를 하였더니 역시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다시 이곳 호텔에서 미니벤 회사에 사라예보 그랜드호텔까지 수송을 부탁하였다. 그랬더니 호텔로 확인전화를 해주겠다고 하였다.

오늘 일정은 먼저 이곳의 주된 교통수단인 톨레리버스로 칼레메그단 요새(The Belgrade Fortress)를 보고 이어서 가장 번화한 거리인 크네즈 미하일 거리를 따라 공화국 광장을 거쳐 발칸반도에서 가장 크다는 사보르나 정교를 보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다. 버스를 기다리기 전에 우리를 안내하는 츠로브르냐 씨가 81살이라는 말을 듣고 놀랐다. 엊저녁에도 우리를 데려다주고 85번 버스 기다리다 안 와 다른 버스 타고 왔다 갔다 하느라 12시에야 들어가 마누라에게 혼났다는 이야기도 하였다. 너무 건강하게 보여 70살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데 합기도로 몸을 다져서 그런다고 했다.

2번 버스를 타고 하루 표를 사려고 했는데 차 안에서는 팔지 않는다고 해서 할 수 없이 가는 차비만 냈는데 우리가 아무리 낸다고 해도 자신이 2천원(2만 원 정도)을 내고 800원을 거슬러 받아 진호에게 선물(용돈)을 주었다. 돈을 쓰러 온 우리가 80대 노인에게 신세를 진 것 같아 무척 죄송하였다.  

차는 칼레메그단 공원 앞에 섰고, 여기서 츠로브르냐 씨는 집으로 돌아갔다.

천천히 걸어 칼레메그단 요새로 들어갔다. 도중에 보리수나무를 자세히 찍었다. 이 요새는 베오그라드의 역사박물관이라고 불릴 만큼 시간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칼레’는 터키어로 요새, ‘메그단’ 아랍어로 넓은 평원이라는 뜻의 합성어로, 400여 년간(1459~1867) 오스만터키 지배의 흔적을 보여준다. 입장료가 없다.

역사적으로 영향을 가장 많이 준 것이 비잔틴제국이다. 그로 인해 다수가 정교를 믿고, 비잔틴 건축양식의 수도원과 교회가 있다. 그제 갔던 슬로베니아가 근윈지 인 싸바 강과 독일에서 발원한 다뉴브 강이 만나는 곳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어 아주 시원한 전망을 보여주고 있었다.

기원전 4세기부터 베오그라드 성곽이었던 칼레메그단 요새가 있는 공원 내에 파리여인상이 있다. 고아들에게 젖을 먹이는 여인상들의 조각도 하단에 있고 비문에는 여인상을 조각한 유명한 조각가라는 내용도 하단에 새겨져 있다.

“아무리 보아도 여자 같지가 않다.”

건장해 보이고 성안에서는 뒷면만 보이는 여인상을 보면서 한마디씩 한다. 여인상 있는 곳에서 성 밖으로 나가니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언덕이다. 36°의 뜨거운 더위 속에서도 시원한 바람이 불어 그늘에 앉아 하염없이 쉬면서 가지고 다니는 먹을거리로 낮밥을 때웠다.

요새를 나와 걸어서 민족박물관을 갔다. 각 지방의 의상이나 생활용구를 전시하는 박물관인데 류블랴나에 비해서는 규모나 전시방법이 뒤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시 공화국 광장까지 걸어왔다. 박물관은 역시 공사 중이라 들어갈 수가 없었다.  서 교수님은 미니밴을 해결하기 위해 숙소로 먼저 가셨다.

Church of Saint Mark

1935년부터 지금도 건설하고 있다는 성 사바 교회, 유럽에서 가장 큰 정교회로 수용인원이 12,000명 정도. 중앙에 보이는 십자가가 높이만 무려 12미터에 무게가 4톤이라고 한다.

테슬러 동상, 사바교회 앞 공원에 세워져 있다.

전쟁 피해 현장

호텔 근처의  난민들

호텔 방에 걸려있는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