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夫人主之聽治也, 淸明而不闇虛心而弱志. 是故群臣輻湊竝進, 無愚知賢不肖, 莫不盡其能. 於是乃始陳其禮, 建以爲基.
부인주지청치야, 청명이불암허심이약지. 시고군신폭주병진, 무우지현불초, 막부진기능. 어시내시진기례, 건이위기.
[解釋] 무릇 군주가 세상을 다스리는 데 있어서는, 투철한 明智를 가지고 어둡거나 어리석지 않고 허심탄회하며 자신의 나약한 의지를 드러내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해야 만이 비로소 군신들이 모여들어 도열하게 되고, 우둔하거나 지혜롭거나 현명하거나 어리석음을 구별하지 않아야, 모든 사람이 그 능력을 한껏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야 비로소 禮制를 갖추어, 治政의 기틀로 삼는다.
是乘衆勢以爲車, 御衆智以爲馬, 雖幽野險塗, 則無由惑矣. 人主深居隱處, 以避燥濕, 閨門重襲, 以避姦賊.
시승중세이위거, 어중지이위마, 수유야험도, 즉무유혹의. 인주심거은처, 이피조습, 규문중습, 이피간적.
[解釋] 이에 무리의 세력을 수레로 삼아 이것을 타고, 뭇 사람들의 지혜를 말[馬]로 삼아 이것을 몰게 되면, 비록 풀이 우거진 들판이나 험한 산길도, 가다가 막히는 일이 없게 된다. 군주는 궁전 깊숙한 곳에 살면서, 건조함과 습기를 피하고, 門戶를 여러 겹으로 굳게 닫고, 간사한 賊들을 피한다.
內不知閭里之情, 外不知山澤之形, 帷幕之外, 目不能見十里之前, 耳不能聞百步之外. 天下之物, 無不通者, 其灌輸之者大, 而斟酌之者衆也. 是故不出戶, 而知天下, 不窺牖, 而知天道.
내부지려리지정, 외부지산택지형, 유막지외, 목불능견십리지전, 이불능문백보지외. 천하지물, 무불통자, 기관수지자대, 이짐작지자중야. 시고불출호, 이지천하, 불규유, 이지천도.
[解釋] 안으로는 市井의 실상을 알고자 하지 않으며, 밖으로는 산택의 지형을 알지 못하며, 帷幕의 밖은, 불과 10리 앞도 보지를 못하고, 백보 앞의 소리도 들을 수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천하의 만물에, 통하지 않는 것이 없는 것은, 見聞을 보내는 대롱[管] 줄기가 굵고 크며, 또한 여기에 술을 따르듯이 주입하는 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을 나서지 않고도, 천하를 아는 것이며, 창가에서 밖을 내다보지 않고도, 天道를 아는 것이다.
乘衆人之智, 則天下之不足有也. 專用其心, 則獨身不能保也. 是故人主覆之以德, 不行其智, 而因萬人之所利.
승중인지지, 즉천하지부족유야. 전용기심, 즉독신불능보야. 시고인주부지이덕, 불행기지, 이인만인지소리.
[解釋] 많은 사람들의 智에 편승을 하게 되면, 천하를 유지하고도 남음이 있어 부족하지가 않게 된다. 그러나 자기 한 사람만의 마음만 의지한다면, 자신 한 몸조차도 유지해낼 수가 없게 된다. 그러기 때문에 군주는 德으로 천하를 덮는 것이며, 그 지혜[智]를 행하지 못하게 된다면, 만인의 이익 되는 바를 따르지 못하게 된다.
夫擧踵天下, 而得所利. 故百姓載之上而弗重也, 錯之前而弗害也, 擧之而弗高也, 推之而弗厭.
부거종천하, 이득소리. 고백성재지상이불중야, 착지전이불해야, 거지이불고야, 추지이불염.
[解釋] 무릇 군주가 뒤꿈치를 들기만 하여도 천하는, 그 이익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군주라고 한다면 만인은 위에 태워도 무거운 짐으로 여기지 않고, 앞에 세워도 장해물로 여기지 않게 되며, 아무리 들어서 존경하더라도 높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언제까지나 추대하고 있어도 싫증내는 일이 없게 된다.
主道員者, 運轉而無端, 化育如神, 虛無因循, 常後而不先者也. 臣道方者, 運轉而無方, 論是而處當, 爲事先倡, 守職分明, 以立成功者也. 是故君臣異道則治. 同道則亂, 各得其宜, 處得其當, 則上下有以相使也.
주도원자, 운전이무단, 화육여신, 허무인순, 상후이불선자야. 신도방자, 운전이무방, 논시이처당, 위사선창, 수직분명, 이립성공자야. 시고군신이도즉치. 동도즉난, 각득기의, 처득기당, 즉상하유이상사야.
[解釋] 군주의 도라고 하는 것은 圓形과 같은 것이어서, 끝없이 계속 돌아가며, 만물을 化育하는 일은 마치 神과도 같고, 자기 자신을 비우고 아래에 따르며, 항상 뒤쳐져서 갈 뿐 앞서는 일이 없다. 신하의 도라고 하는 것은, 方形과 같은 것이어서, 논하는 것은 올바르고 처하는 바는 합당하며, 일을 할 때에는 우선 主唱하며, 자신의 신분을 철저하게 지키며, 이로써 행하여 성공을 거두게 된다. 이처럼 군신이 각기 다른 도로써 다스려야 한다. 같은 道로써 다스리게 되면 어지럽게 되고, 각기 마땅함을 얻게 되고, 처신함에 마땅하게 되면, 상하가 서로 쓸모가 있게 되는 것이다.
11
夫人主之聽治也, 虛心而弱意, 淸明而不闇. 是故群臣輻湊竝進, 無愚智賢不肖, 莫不盡其能者.
부인주지청치야, 허심이약의, 청명이불암. 시고군신폭주병진, 무우지현불초, 막부진기능자.
[解釋] 무릇 군주가 세상을 다스리는 데 있어서는,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나약한 의지를 드러내거나, 투철하고 밝은 지혜를 가지고 어둡게 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해야 만이 군신들이 모여들게 되고, 우둔하거나 지혜롭거나 현명하거나 어리석음을 구별하지 않아야,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則君得所以制臣, 臣得所以事君, 治國之道明矣. 文王智而好問. 故聖. 武王勇而好問. 故勝.
즉군득소이제신, 신득소이사군, 치국지도명의. 문왕지이호문. 고성. 무왕용이호문. 고승.
[解釋] 그러면 군주는 신하를 통제할 수 있는 계기를 얻게 되고, 신하 또한 군주를 섬기는 계기가 되어, 治國의 道가 분명해 진다. 文王은 지혜로웠지만 신하에게 묻기를 좋아 하였다. 그러므로 聖人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武王은 용감하였지만 신하에게 묻기를 좋아 하였다. 그러므로 勝者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夫乘衆人之智, 則無不任也, 用衆人之力, 則無不勝也. 千鈞之重, 烏獲不能擧也, 衆人相一, 則百人有餘力矣. 是故任一人之力者, 則烏獲不足恃, 乘衆人之勢者, 則天下不足有也.
부승중인지지, 즉무불임야, 용중인지력, 즉무불승야. 천균지중, 오획불능거야, 중인상일, 즉백인유여력의. 시고임일인지력자, 즉오획부족시, 승중인지세자, 즉천하부족유야.
[解釋] 무릇 衆人의 지혜에 편승하게 되면, 그 어떤 일도 성취하지 못하는 일이 없게 되고, 衆人의 힘을 사용하게 되면, 이기지 못하는 일이 없다. 千鈞의 무게를, 烏獲의 큰 힘으로도 들어 올릴 수가 없지만, 여러 사람이 하나로 뭉치면, 백 명으로도 충분하여 힘이 남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 사람의 힘에 의지한다면, 烏獲조차도 감당하지 못하지만, 여러 사람의 세력을 이용하면, 천하를 보존하고도 남음이 있다.
禹決江疏河, 以爲天下興利, 而不能使水西流. 稷辟土墾草, 以爲百姓力農. 然不能使禾冬生. 豈其人事不至哉? 其勢不可也.
우결강소하, 이위천하흥리, 이불능사수서류. 직벽토간초, 이위백성력농. 연불능사화동생. 기기인사부지재? 기세불가야.
[解釋] 禹임금은 江의 治水에 힘을 쏟아서, 천하에 이로움을 일으켰으나, 물을 서쪽으로 逆流시킬 수가 없었다. 后稷은 황무지를 개간하고 잡초를 베어, 만민을 위해 농사에 힘을 쏟았다. 그러나 곡물을 겨울철에도 키울 수는 없었다. 어찌하여 그러한 일을 이루지 못했던 것일까? 자연의 형세가 그렇지를 못하게 하였던 것이다.
夫推而不可爲之勢, 而不脩道理之數, 雖神聖人, 不能以成其功. 而況當世之主乎? 夫載重而馬羸, 雖造父不能以致遠, 車輕馬良, 雖中工可使追速. 是故聖人擧事也, 豈能拂道理之數?
부추이불가위지세, 이불수도리지수, 수신성인, 불능이성기공. 이황당세지주호? 부재중이마리, 수조보불능이치원, 거경마량, 수중공가사추속. 시고성인거사야, 기능불도리지수?
[解釋] 대저 자연의 형세로써 불가능한 일을 추진하며, 도리의 必然을 뜻에 두지 않는다면, 비록 神聖의 사람일지라도, 그 공업을 이룰 수가 없는 것이다. 하물며 當世의 군주는 어떠하겠는가? 무릇 무거운 짐 때문에 지쳐있는 말이라면, 비록 造父와 같은 이름난 御者라고 할지라도, 먼 길을 달리게 할 수 없지만, 수레의 짐을 가볍게 하고, 좋은 말을 달리게 한다면, 비록 중간 정도의 御者라고 할지라도 빨리 달리게 할 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성인이 일을 擧事할 때에는, 어찌 도리를 헤아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詭自然之性, 以曲爲直, 以屈爲伸哉? 未嘗不因其資而用之也. 是以積力之所擧, 無不勝也. 而衆智之所爲, 無不成也.
궤자연지성, 이곡위직, 이굴위신재? 미상불인기자이용지야. 시이적력지소거, 무불승야. 이중지지소위, 무불성야.
[解釋] 자연의 바탕을 거슬리고, 굽은 것을 곧게 하려고 하며, 이미 굽어진 것을 펴려고 하는 짓이 아니겠는가? 항상 모든 만물에 갖추어져 있는 자질에 따라서 그것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여러 사람의 힘이 쌓여서 행하는 바에는, 반드시 이기지 못할 것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여러 사람의 지혜로 행하는 바는, 반드시 이루어 내지 못할 일이 없는 것이다.
12
聾者可令嗺筋, 而不可使有聞也. 瘖者可使守圉, 而不可使言也. 形有所不周, 而能有所不容也. 是故有一功者, 處一位, 有一能者, 服一事, 力勝其任, 則擧之者不重也.
농자가령최근, 이불가사유문야. 음자가사수어, 이불가사언야. 형유소부주, 이능유소불용야. 시고유일공자, 처일위, 유일능자, 복일사, 역승기임, 즉거지자부중야.
[解釋] 귀머거리에게는 활의 弦을 만드는 일이라면 맡길 수가 있지만, 귀를 사용해야 하는 일에는 맡길 수가 없는 것이다. 벙어리에게는 마구간 지키는 일을 맡길 수는 있지만, 말을 해야 하는 일에는 맡길 수가 없는 것이다. 그것은 그 형체가 갖추어 지지 못했기 때문에, 그 능력을 써먹기가 어려운 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공을 이루는 자는, 한 사람에게 직위를 주어, 한 사람의 능력으로써, 한 가지 일에 복무하게 하며, 그 일을 맡겨 힘쓰게 한다면, 그 일을 거행하는 자는 무겁다고 느끼지 않을 것이다.
能稱其事, 則爲之者不難也. 毋小大脩短, 各得其宜, 則天下一齊. 無以相過也.
능칭기사, 즉위지자불난야. 무소대수단, 각득기의, 즉천하일제. 무이상과야.
[解釋] 또한 그 일에 적절한 능력이 있으면, 일하는 자는 그것을 어렵다고 느끼지 않을 것이다. 재능의 크거나 작거나 잘하거나 못하거나 관계없이, 각자 그 적절한 위치에 배치를 하면, 천하는 하나로 가지런히 다스려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서로 허물이 없게 될 것이다.
聖人兼而用之, 故無棄才. 人主貴正而尙忠. 忠正在上位, 執正營事, 則讒侫姦邪, 無由進矣. 譬猶方員之不相蓋, 而曲直之不相入.
성인겸이용지, 고무기재. 인주귀정이상충. 충정재상위, 집정영사, 즉참녕간사, 무유진의. 비유방원지불상개, 이곡직지불상입.
[解釋] 聖人은 모든 사람을 빠짐없이 사용하기 때문에, 그러므로 천하의 인재를 버리는 일이 없는 것이다. 사람의 군주된 자는 正과 忠을 숭상한다. 충성스럽고 곧은 자가 윗자리에 있으면서, 정사를 펼치게 되면, 참소하고 아첨하는 자와 간사한 무리들이 머리를 들고, 벼슬자리에 나아가는 일이 없게 된다. 예를 들자면 사각의 方이 둥근 圓을 덮지 못하며, 굽은 曲이 곧은 直과 서로 겹치는 것과 같은 것이다.
夫鳥獸之不可同群者, 其類異也, 虎鹿之不同遊者, 力不敵也. 是故聖人得志, 而在上位, 讒侫姦邪, 而欲犯主者, 譬猶雀之見鸇, 而鼠之遇狸也, 亦必無餘命矣.
부조수지불가동군자, 기류이야, 호록지부동유자, 역부적야. 시고성인득지, 이재상위, 참녕간사, 이욕범주자, 비유작지견전, 이서지우리야, 역필무여명의.
[解釋] 무릇 새와 짐승이 함께 무리를 짓지 않는 것은, 그 종류가 다르기 때문이며, 호랑이와 사슴이 함께 놀지 못하는 것은, 그 힘이 대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인이 뜻을 얻어, 윗자리에 있게 되면, 참소하고 아첨하는 자와 간사한 무리들이, 주군을 범하고자 하는 것은, 비유하건대 매를 만난 참새와, 고양이를 만난 쥐와 같은 형국이어서, 역시 이들이 살아남기란 도저히 어려운 일이다.
是故人主之一擧也, 不可不愼也. 所任者得其人, 則國家治, 上下和, 群臣親, 百姓附. 所任非其人, 則國家危, 上下乖, 群臣怨, 百姓亂. 故一擧而不當, 終身傷.
시고인주지일거야, 불가불신야. 소임자득기인, 즉국가치, 상하화, 군신친, 백성부. 소임비기인, 즉국가위, 상하괴, 군신원, 백성난. 고일거이부당, 종신상.
[解釋] 그런 까닭에 군주가 한 사람의 인재를 등용할 때에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 임무를 임용함에 있어 인재를 얻게 되면, 국가는 잘 다스려 지게 되고, 상하는 잘 조화되며, 군신은 친목하고, 백성들은 잘 따르게 된다. 이와는 반대로 임용함에 있어 인재를 얻지 못한다면, 나라는 위태로워지고, 상하는 서로 어그러지며, 군신은 서로 원망하며, 백성들은 어지럽게 된다. 그러므로 인재의 등용을 한 번 잘못하면, 그것은 끝까지 손상을 입는다.
13
得失之道, 權要在主. 是故繩正於上. 木直於下, 非有事焉. 所緣以脩者然也. 故人主誠正, 則直士任事, 而姦人伏匿矣.
득실지도, 권요재주. 시고승정어상. 목직어하, 비유사언. 소연이수자연야. 고인주성정, 즉직사임사, 이간인복닉의.
[解釋] 성공을 거두거나 실패를 하는 것의, 그 요체는 군주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먹줄을 가지고 바르게 하는 것이다. 나무에 먹줄을 바르게 하면 그 아래 있는 것도 어긋남이 없게 된다. 이것은 먹줄이 짐짓 인연을 편 것이 아니라 나무가 근거에 따르기 때문에 자연히 그렇게 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위에 있는 군주가 참되고 바르면, 그 아래에 있는 선비들이 곧은 일을 행하게 되고, 간사한 사람들이 엎드려 숨게 되는 것이다.
人主不正, 則邪人得志, 忠者隱蔽矣. 夫人之所以莫抓玉石, 而抓瓜瓠者, 何也? 無得於玉石弗犯也. 使人主執正持平, 如從繩準高下, 則群臣以邪來者, 猶以卵投石, 以火投水. 故靈王好細腰, 而民有殺食自饑也. 越王好勇, 而民皆處危爭死也.
인주부정, 즉사인득지, 충자은폐의. 부인지소이막조옥석, 이조과호자, 하야? 무득어옥석불범야. 사인주집정지평, 여종승준고하, 즉군신이사래자, 유이란투석, 이화투수. 고영왕호세요, 이민유살식자기야. 월왕호용, 이민개처위쟁사야.
[解釋] 사람의 군주 된 자가, 사악한 뜻을 얻게 되면, 충성스러운 사람은 숨어서 모습을 은폐하게 된다. 무릇 사람이 玉石을 쪼개지 않고, 표주박을 쪼개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옥석은 단단하여 쪼개어 지지 않기 때문에 범할 수가 없어서 이다. 군주가 공평하고 곧음을 견지하게 되면, 마치 먹줄에 따라서 高下를 평준하게 하듯이 하여, 여러 신하들 중에 간사한 마음을 품고 가까이 하려고 오는 자가 있더라도, 예컨대 돌 위에 계란을 던지고, 물속에 불을 던지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楚나라 靈王이 가는 허리의 미인을 좋아하게 되자, 백성들 중에는 식사를 줄이다가 굶어 죽는 자가 생겨났다. 越王인 勾踐이 武勇을 좋아하게 되자, 백성들은 모두 앞 다투어 死地에 뛰어 들었다.
由此觀之, 權勢之柄, 其以移風易俗矣. 堯爲匹夫, 不能仁化一里, 桀在上位, 令行禁止.
유차관지, 권세지병, 기이이풍역속의. 요위필부, 불능인화일리, 걸재상위, 영행금지.
[解釋] 이러한 점에서 살펴 보건대, 권세의 칼자루를 움켜 쥐고 있는 사람은, 풍속을 매우 쉽게 개혁할 수가 있었다. 堯임금도 匹夫에 불과 하였다면, 사방 1리의 백성조차 仁化를 시키지 못하였을 것이며, 桀王이 윗자리에 있기만 하여도, 명령이 실현되고 금령이 멈춰질 것이다.
由此觀之, 賢不足以爲治, 而勢可以易俗明矣. ≪書≫曰:「一人有慶, 萬民賴之.」 此之謂也.
유차관지, 현부족이위치, 이세가이이속명의. ≪서≫왈:「일인유경, 만민뢰지.」 차지위야.
[解釋] 이러한 점에서 관찰해 보건대, 현명한 것으로는 나라를 다스리기에 족하지 못하며, 권세야 말로 풍속을 쉽게 개혁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일이다. ≪上書≫에서 말하기를, 「한 사람의 慶事에는, 萬民이 이를 의지한다.」고 한 것은, 바로 이러한 것을 두고 이른 말이다.
14
天下多眩於名聲, 而寡察其實. 是故處人以譽尊. 而游者以辯顯. 察其所尊顯, 無他故焉. 人主不明分數利害之地, 而賢衆口之辯也. 治國則不然.
천하다현어명성, 이과찰기실. 시고처인이예존. 이유자이변현. 찰기소존현, 무타고언. 인주불명분수리해지지, 이현중구지변야. 치국즉불연.
[解釋] 天下의 사람들은 대부분 명성에 현혹될 뿐, 그 진가를 꿰뚫어 보지를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隱者는 사람들에게 명예 있는 자로 존경을 받는다. 그러나 游說客들은 그 연설로써 세상에 이름을 드날린다. 그러한 사람들의 높임과 현달을 살펴보면, 다른 것에 있는 것이 아니다. 군주는 군신간의 분수와 권세의 술수와 이해의 본원을 밝게 살피지 않고, 그러면서 여러 사람의 변설을 어질다면서 귀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잘 다스려 지는 나라에서는 그렇지가 않다.
言事者必究於法, 而爲行者必治於官. 上操其名, 以責其實, 臣守其業, 以效其功. 言不得過其實, 行不得踰其法. 群臣輻湊, 莫敢專君.
언사자필구어법, 이위행자필치어관. 상조기명, 이책기실, 신수기업, 이효기공. 언부득과기실, 행부득유기법. 군신폭주, 막감전군.
[解釋] 정사를 말하는 자는 반드시 법을 궁구하고, 다스리는 자는 반드시 관직에 의해서 실행한다. 군주는 신하의 그 명분을 움켜쥐고, 그 실상을 제대로 알고 책임을 묻고, 신하는 자신의 직분을 지키면서, 그 실적을 올리려고 한다. 말하는 것이 실적을 상회한다거나, 행동하는 것이 법을 일탈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군신들은 수레바퀴의 바퀴살처럼 중앙에 모여들게 되는데, 감히 군주를 범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
事不在法律中, 而可以便國佐治, 必參五行之, 陰考以觀其歸. 並用周聽, 以察其化, 不偏一曲, 不黨一事.
사부재법률중, 이가이편국좌치, 필참오행지, 음고이관기귀. 병용주청, 이찰기화, 불편일곡, 부당일사.
[解釋] 법에서 규정한 것에서 제외된 것 중에, 나라를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세 번 다섯 번 거듭 검토한 후, 조용히 음미하며 그 결과를 관찰한다. 군신들의 獻策에 귀를 기울이며 채용하고, 그 효과를 살피면서,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하나의 왜곡도 없고, 당파를 짓지도 못한다.
是以中立, 而徧運照海內, 群臣公正, 莫敢爲邪, 百官述職, 務致其公迹也. 主精明於上, 官勸力於下, 姦邪滅迹, 庶功日進. 是以勇者盡於軍. 亂國則不然.
시이중립, 이편운조해내, 군신공정, 막감위사, 백관술직, 무치기공적야. 주정명어상, 관권력어하, 간사멸적, 서공일진. 시이용자진어군. 난국즉불연.
[解釋] 이렇게 해서 군주가 중립을 지키게 되면, 널리 치우침이 없이 海內를 비추기 때문에, 군신들은 공정하여, 감히 나쁜 짓을 하지 못하며, 백관은 직무에 충실할 뿐이며, 그 임무의 공적을 올리는 데 힘쓴다. 군주가 위에서 고요하며 밝으면, 백관이 아래에서 근면하게 되면, 간사한 자들은 종적을 감추게 되고, 제반 사업들이 날로 진보하게 된다. 그렇게 하면 용감한 자는 軍務에 힘쓰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어지러운 나라에서는 그렇지가 못하다.
有衆咸譽者, 無功而賞, 守職者無罪而誅. 主上闇而不明, 群臣黨而不忠. 說談者游於辯, 脩行者競於往. 主上出令, 則非之以與, 法令所禁, 則犯之以邪.
유중함예자, 무공이상, 수직자무죄이주. 주상암이불명, 군신당이불충. 설담자유어변, 수행자경어왕. 주상출령, 즉비지이여, 법령소금, 즉범지이사.
[解釋] 뭇 사람들이 칭찬하는 자는, 공적도 없는데도 상을 받게 되고, 직무에 충실한 자는 죄도 없는데 죽음을 당한다. 군주가 어둡고 어리석으면, 뭇 신하들은 黨을 지어 불충을 일삼는다. 유세객이 변설을 논하고, 충실한 사람들이 다투어 떠나가게 된다. 군주가 내리는 명령은, 도당을 지어 반대를 하고, 법령으로 금하는 것에는, 간사한 지혜로 대항을 한다.
爲智者務於巧詐, 爲勇者務於鬪爭. 大臣專權, 下吏持勢, 朋黨周比, 以弄其上. 國雖若存, 古之人曰亡矣.
위지자무어교사, 위용자무어투쟁. 대신전권, 하리지세, 붕당주비, 이농기상. 국수약존, 고지인왈망의.
[解釋] 지혜로운 자는 교묘한 속임 술로 나라의 일을 삼고, 용감한 자는 투쟁하는 것으로 밤낮을 힘쓰게 된다. 대신은 권력을 독점하고, 하찮은 관리들은 무리의 힘을 믿으며, 도당을 지어 서로를 헐뜯고 비난하여, 그것으로 군주를 우롱한다. 이렇게 되어서야 나라가 존립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더라도, 옛 사람의 눈에는 이미 망한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且夫不治官職, 而被甲兵, 不隨南畝, 而有賢聖之聖者, 非所以都於國也. 騏驥騄駬, 天下之疾馬也, 驅之不前, 引之不止, 雖愚者, 不加體焉.
차부불치관직, 이피갑병, 불수남무, 이유현성지성자, 비소이도어국야. 기기록이, 천하지질마야, 구지부전, 인지부지, 수우자, 불가체언.
[解釋] 또한 관직에 취임하려고도 하지 않으며, 갑옷을 입고 전쟁에 나서지도 않으려 하며, 농사에 종사하려 들지도 않고, 단지 賢聖의 명성만 얻으려고 드는 자는, 백성들을 교화시킬 자격조차 없는 것이다. 騏驥이나 騄駬는, 천하의 잘 달리는 名馬이지만, 이것을 채찍으로 때려도 나아가지 않고, 고삐를 당겨도 되지를 않는다고 한다면, 비록 어리석은 자라고 할지라도, 그런 것에는 몸을 의탁하려 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