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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상>
친구 사이
홍천 반곡초등학교 6학년 1반
이솔민
처음 만났을 땐 부엉이처럼
조용했던 우리 사이
지금 참새처럼
시끌시끌 우리 사이
처음 만났을 땐
우물쭈물 우리 사이
지금은
까르르까르르 우리 사이
처음 만났을 땐 싸우면
오랫동안 어색했던 우리 사이
지금은 싸우면
다음 날 풀리는 우리 사이
이젠 이해할 수 있는 우리 사이
우리는 친구 사이
<은상>
엄마를 학원으로!
강릉 율곡초등학교 3학년 새샘반
김태민
우리 엄마는
이 학원에 다녀야 한다
내가 선생님인
좋은 엄마 학원이다
배우는 과목은
아이들의 마음 알아차리기
잔소리 안 하는 법
자녀 숙제 줄이는 방법
엄마들이 소문 듣고 달려와
자리가 없다 해도
우리 엄마는
내가 받아줄 거야.
우리 엄마가
1등 학생 되면 더 좋겠네.
<동상>
질투
춘천 상천초등학교
5학년 1반 장예빈
같이 놀던 친구가
다른 친구랑 놀면
두근두근
콩닥콩닥
내가 싫어졌나?
친구가 나랑 다시 놀면
두근두근
콩닥콩닥
그 마음이
스르르
풀린다.
제16회 강원 어린이 글쓰기 대회 심사평(운문부)
심사위원: 김옥순 아동문학가
운문부 수상작: 금상: 동시 39 「친구 사이」
은상: 동시 4 「엄마를 학원으로」
동상: 동시 52 「질투」
좋은 동시는 만남은 짧지만 긴 여운을 가지게 된다. 보석 같은 시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주제에 따라 깊이 생각해 보고 다듬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이다. 올해 ‘강원 어린이 글쓰기대회’는 <친구>와 <학원>을 소재로 100명의 어린이가 응모해 주었다. 어린이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글이 많아서 앞으로도 자기의 생각을 표현할 기회를 자주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이번 주제와 거리가 있는 몇몇 작품들도 있어서 좀 아쉬웠다.
동시 39 <친구 사이>는 친구가 차츰 친해져 가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조용했던 부엉이가 시끌시끌 참새로 변하고, 처음 만나 우물쭈물하던 사이가 지금은 까르르까르르 웃는 사이, 싸워도 오래지 않아 금방 풀리는 진정한 친구로 거듭난 것이다. 동시 4 <엄마를 학원으로>는 오후를 대부분 학원에서 지내는 어린이들의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다. 엄마를 대신 학원으로 보내고 내가 엄마의 선생님이 된다는 것은 얼마나 재미있는 일일까? 동시 52 <질투>는 친구와의 사이가 조금이라도 멀어지면 다시 회복되기까지 두근두근 콩닥거리는 마음을 잘 표현하였다.
아이들은 글쓰기를 싫어한다지만 내 주변의 사물을 자세히 관찰하고 느낀 대로 표현하는 방법으로 글쓰기만큼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조금 더 발전하여 문학적 향기를 담은 글을 쓴다는 것은 얼마나 귀한 일인가? 눈부시게 맑은 날에 좋은 시 한 편을 외우고, 때로는 나의 글도 하나씩 보탠다면 얼마나 멋진 일일까 상상하며 모두가 아름다운 글쓰기에 도전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산문부
<금상>
마주치고 싶지 않은 친구
율곡초등학교 6학년 초롱반 전채린
나는 학교에서 제일 마주치고 싶지 않은 친구가 있다. 그 친구를 보면 눈도 안 쳐다보고 그냥 못 본 척한다. 운이 안 좋게도 그 친구를 매일 마주치게 된다. 그 친구와 사이가 안 좋아진 이유는 얼마 전에 있던 일 때문이다.
얼마 전에 우리 반은 다른 반과 반 대항전을 했었다. 다른 반과 지기 싫었기 때문에 우리 반은 급식도 덜 먹고 바로 운동장으로 달려갔다. 반 대항전 종목은 발야구다. 난 발야구를 꽤 잘하는 편이지만, 차는 걸 못 하기 때문에 꼭 연습한다. 발야구 연습은 우리 반 모두가 했었기 때문에 더운 날씨에도 너무 재밌었다. 내가 잘 못 해도 친구들은 괜찮다며 위로해 주고 잘해도 칭찬을 해줬다. 이대로라면 협동심도 많으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친구들도 열심히 연습을 참여했기 때문에 다른 반을 이길 수 있을 거 같았다. 하지만 발야구 경기에서는 지고 말았다. 원인은 친구들 기분이 좋지 않아서 그런가 싶다.
연습 중에 다른 반 친구 3명이 나타났다. 우리 반만 발야구 연습 장소에 있고 싶었지만, 점심시간이고 운동장이 우리 반만 쓸 수는 없어서 결국 그냥 둘 수밖에 없었다. 친구 3명은 잘 아는 친구들이었고 별문제 없이 잘 지냈었다. 그때 친구 3명 즉, 그 무리는 우리가 연습하는데 시비를 걸어왔다. 우리 반 친구들이 연습을 하는데 못 했으면 못 한다고 뒷담을 깐다던가 욕을 하기도 했다. 난 연습에 너무 몰두해서 그런지 그 일이 있는지 몰랐다. 운동장 스탠드에 우리 반 친구들이 몰려있길래 가봐서 알게 되었다. 우리 반 한 친구가 그 무리에게 욕을 먹고 있어서 난 우리 반 친구이니 편을 들어줬다.
문제는 편을 들어준 것에서 시작되었다. 내가 오히려 그 무리한테 심하게 욕을 먹었다. 내가 끼어든 건 맞지만 욕이 너무 심했다. 그렇다고 난 가만히 있는 애가 아니었다. 나도 지지 않고 따졌다.
“너 왜 우리 반 친구한테 욕해? 무슨 일인데?”
이 말로 시작해서 나 빼고 다른 친구들도 끼어들었지만 나만 집중적으로 욕을 더 먹었다. 계속되는 싸움에 우리 반 반장이 말려 난 반으로 들어가려고 돌아섰다. 000는 싸움을 계속하고 싶었는지 나에게 이런 말을 해왔다.
“너 장애냐?”
이 말은 너무 심한 말이었다. 난 친구들한테 공부 잘한다는 말도 들어보고 상도 받아보니 장애를 가진 것은 절대 아니었다.
그 말을 끝으로 발야구 경기를 했는데, 학교 끝나고 보자는 000의 말에 경기 내내 그 생각만 했다.
이길 줄 알았던 발야구 경기가 지고 말았다. 어수선한 분위기와 친구들이 단합을 하지 못해서 진 거다. 경기에 지니 더 화가 났다. 연습하는데 와서 시비 걸고 끝나고 보자고 겁주고 이런 것이 진 이유라는 생각에 속이 상했다. 그것도 그 중심에 내가 있다는 것이 너무 억울해서 눈물이 나왔다.
이번 일을 겪고 나서 나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선생님이 나서서 000한테 사과를 받았지만 기분은 나아지지 않았다. 무엇이 문제일까? 며칠을 두고 생각했다. 000도 나와 마주치면 기분이 아주 안 좋아 보였다.
000가 잘못을 했기는 하지만 나도 잘못을 한 것 같다. 내가 그때 끼어들지 않았다면 싸움이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무조건 우리 편을 감싸면서 내가 말한 것이 문제일 수도 있겠다. 그리고 내 목소리가 좀 큰 편이다. 그러니 아이들 앞에서 창피당했다고 생각한 것일 수도 있다. 이렇게 000 입장에서 보니 내 잘못도 보였다. 나는 이 글을 쓰기로 참 잘했다. 이 글이 아니었다면 계속 미워하고 난 하나도 잘못이 없다고 억울해했을 거다. 지금은 내 마음이 편해졌다. 000도 편해졌으면 좋겠다.
친구란 무엇일까? 000와 나는 같은 학교 같은 반이니까 친구라고 할 수 있을까? 친구라면 어디까지 이해해야 하는 걸까?
어쨌든 나는 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삼기로 했다. 반면교사는 부정적인 면을 보고 오히려 깨달음과 이익을 얻는다는 뜻이다.
<은상>
친구
강릉 유천초등학교
5학년 강반 김 봄
나한테는 내 절친 A라는 친한 남자아이가 있다. 그 친구는 우리 부모님이랑 그 친구 부모님이랑 친하셔서 2살 때 처음 만났다. 자주 볼 기회가 없어서 친구를 잊고 살았는데 초등학교 4학년 때 그 친구와 다시 만나 친해지게 되었다. 거의 1년 주말을 그 친구와 함께 보냈고 그 친구의 집에서 자기도 했었다. 근데 그 친구가 4학년 때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나랑 그 친구는 B라는 남자애랑 C라는 여자애랑 A랑 나랑 같이 맨날 놀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내 A가 여자아이인 C한테 이상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
“C야! 크크 너 진짜 돼지 같다! 크크크.”
“C야 넌 커서 진짜 멧돼지가 되어있는 거 아니니? 크크크.”
이런 일에 C도 지쳤는지 더 이상 A랑 놀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난 A랑 너무 친했던 사실에 C랑 놀지 않고 계속 A랑만 놀았다. 그러다 난 당연히 C랑 멀어지게 되었다.
5학년 때부터 지옥이 시작되었다. 5학년 때 A랑 같은 반이 되었는데 그때부터 A도 나한테 외모를 비하하는 말과 나를 욕하는 말을 계속하였다.
“00야! 넌 왜 이렇게 못생겼니? 크크크.”
남이 당하는 것을 봤을 때는 저건 장난이겠지 하고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막상 내가 당해보니 아니었다. 그리고 어느 날은 A가 나한테 좋아하는 연예인이 있냐고 물었다. 그리고 나는 내가 850일이 넘게 좋아한 래퍼가 있어 친구한테 그 래퍼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는 그때 그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때부터 난 너무 힘들어졌다. 여기서부터는 설명하기 너무 서럽고 화가 난다. 내가 A랑 친구들한테 그 래퍼가 조금만 있음 새로운 노래를 낸다고 너무 설렌다고 친구들한테 이야기를 하였다. 근데 A가 내가 보는 앞에서 그 래퍼 욕을 막 하기 시작했다. 대충 A는 나한테 그 래퍼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하거나 그 래퍼가 누구한테 맞아 장애인이 되면 좋겠다 등으로 나한테 상처 되는 말만 골라서 하였다.
난 너무 서러웠다. 근데 A가 학교에서 말싸움을 잘하기로 소문이 나서 난 그 친구한테 하지 말란 말만 계속하며 당하고만 있었다.
며칠 후 내가 정말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이었다. 그렇게 점심시간이 되고 밥을 먹기 위해 손을 씻고 반으로 왔는데 우리 반 친구가 나한테 내가 없을 때 벌어진 일을 말해주었다.
“A야! 우리 같이 놀래?”
“싫음 크크 00이 너무 이상하게 생겨서 싫음 크크크.”
여기서 00은 나다. 난 화가 너무 났다. 그리고 A가 내가 없는 자리에서 내 외모를 지적하는 말을 했다는 것도 짜증 나고 그리고 애들이 A가 그 말을 하고 나서 우리 반 애들이 그걸 듣고 다 같이 웃었다는 것도 너무 짜증이 났다. 하필 그때 기분도 너무 안 좋았고 그 말을 너무 짜증이나 친구한테 뭐라고 하였다.
“야! 너는 뭐 잘생겨서 그 래퍼가 못생겼다고 욕하는 거야? 너는 그럼 얼마나 잘생겼는데! 너는 뭐 잘생긴 줄 아니? 너 진짜 못생겼어! 넌 지금까지 네가 잘생긴 줄 알았지? 너 엄청 못 생겼어! 지금까지 네가 잘생긴 줄 알고 그 래퍼 욕하고 다닌 네가 한심하다.! 그리고 네가 계속 그 래퍼 욕하는 거 내가 들으면 기분 나쁠 걸 생각못 해? 그럼 나도 네가 좋아하는 예리 뒷담 계속 까볼까?”
나는 너무 화가 나 결국 남자애가 좋아하는 여자애 이름까지 까며 얘기를 했다. 그렇게 얘기하다 그 남자애는 당황했는지 아무 말도 못 하고 나한테 사과를 하였다.
“미안해….”
나는 그 남자 아이가 사과를 해서 기분이 좀 풀렸지만 기분이 완전히 풀린 건 아니어서 그 친구랑은 거리를 두고 있다.
나는 이번 일을 겪고 친구 관계는 한 번에 망가질 수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나는 나한테 맞는 친구들을 만들었다. 지금은 그 친구 말고도 친한 친구가 많이 생겨서 즐거운 학교생활을 보내고 있다. 내가 사교성이 없어서 너무 끌려다녔다는 생각이 들었다. A가 처음 거슬리는 행동을 했을 때 당당하게 그러지 말라고 했어야 했다. 내가 그냥 좋게 그러지 말라고 자꾸 그러니 재미있어서 더 그런 것 같다.
이제부터는 친구의 그릇된 행동을 보면 단호하게 말할 거다. 그게 친구를 위한 길이고 나를 위한 길이란 생각이 든다.
<동상>
학원
송양초등학교 6-1
함지효
“아 다니기 싫은데.”
재작년 여름 방학, 엄마가 수학을 한번 전문적으로 배워보라며 내 의견을 묻지 않은 채 수학학원을 등록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고, 수학 공부가 죽기보다 싫었던 나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그래도 한번 다녀보라니까, 싫으면 한 달만 다니고 그만둬도 돼.”
개학 첫날, 학교를 마친 후 나는 무거운 발걸음을 애써 옮기며 수학학원을 향해 걸었다. 터덜터덜 걷다 보니 어느새 수학학원이 코앞에 있었다. 마른 침을 꿀꺽 삼키며 수학학원을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원하고 상쾌함이 느껴지는 공기가 날 감싸 안았다. 찜통더위에 숨이 넘어갈 듯한 밖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덕분에 조금은 불만스러운 마음을 버린 마음으로 인사를 할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오….”
밝고 힘차게 인사하고 싶었던 마음과 달리 목소리는 모기 날갯짓 만한 소리로 기어 들어갔다.
“어… 네가 새로 온 지효구나 어서 와~”
용케도 수학학원 선생님은 내 목소리를 들으셨는지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수학 선생님이 엄하고 무서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그 따스한 수학 선생님의 목소리 한 마디에 긴장이 한순간 사르르 녹아내렸다. 이후 나는 급속도로 적응하여 3개월 만에 5학년 수학까지 선행을 끌 수 있었다.
"자 얘들아 이번에 새로 온 예령이라는 친구야.“
수학학원을 다닌 지 3달 정도 되었을 무렵 예령이라는 동갑내기인 여자아이가 학원에 새로 왔다. 예령이도 나와 수학 진도를 거의 비슷하게 나가고 있는 상태였다. 당시 초등부 중에서 2번째로 선행이 빨랐던 나는 행여나 새로운 아이에게서 내 2위 자리를 빼앗길 것 같아 조바심이 났다. 예령이도 내가 자신과 진도가 비슷하다는 걸 알아챈 눈치였다. 나와 예령이는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승부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때부터 나는 설렁설렁 공부했던 예전과 다르게 열심히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사람마냥 폭풍 진도를 나갔다. 그에 예령이도 질 수 없다는 듯 더욱 열심히 진도를 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리 둘은 선의의 경쟁을 하며 엎치락뒤치락 서로의 뒤를 따라가며 수학 공부를 했다. 그 결과 우리는 눈 깜짝할 세에 중학교 수학 선행까지 하고 있었다.
생전 처음 죽어라 경쟁을 하고 있자니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다. 또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내가 예령이 보다 중학교 1학년 2학기 수학 심화 단계 책을 빨리 끝냈다. 선생님은 나에게 복습을 하고 넘어가자며 단원평가 프린트 24장을 내게 내주셨다. 속으로는 너무 많다 싶었지만 알겠다고 한 뒤 하루에 6장씩 4일에 걸쳐 숙제를 해 갔다. 이제 중학교 2학년 수학을 배우겠지 하는 설레는 마음으로 있었는데 선생님이 이번에 심화 단원평가 14장을 내주셨다. 갈수록 태산이라더니, 당황스러웠지만 밤 12시까지 열심히 풀어 갔다. 그랬더니 겨우겨우 다음 진도를 나갈 수 있었다.
그에 비해 나보다 훨씬 늦게 심화 단계 책을 마친 예령이에게는 선생님이 단원평가 프린트 달랑 2장 내주실 뿐 아무것도 숙제로 주지 않으셨다. 그렇다고 내가 예령이보다 더 잘하거나 예령이가 나보다 실력이 우수했던 것도 아니었다. 실력 또한 비슷 비슷 했는데도 나에게 숙제를 더 내주어 예령이보다 진도가 느려진 게 몹시 속상했다. 은근 경쟁하며 진도를 나가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아 수학 공부를 하기 점점 싫어졌다. 경쟁이 좋은 점도 있다지만 나에게는 영 맞지 않는 것 같았다. 경쟁이라는 것도 자기 자신의 적성에 따라 조절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지금도 수학 진도가 충분히 늦지 않았으니 비교하며 경쟁하기를 그만두고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체크해 가며 공부를 해야겠다.
수학 학원을 다니며 예령이를 만난 후 내가 어떻게 공부를 하면 좋을지에 대해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난 3학년 때까지만 해도 나보다 실력이 우수하거나 비슷한 친구를 보면 항상 배울 생각은 하지 않고 시기하고 배 아파했다. 하지만 예령이가 수학학원에 온 후 그 마음이 많이 바뀌었다. 그 친구가 나보다 우수하더라 해도 시기하거나 질투하지 않고 팁을 구하거나 응원해 줄 것이다. 아마 한 단계씩 천천히 올라가다 보면 그 친구를 제칠 수 있는 날도 올 것이다. 나는 그때까지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
학원과 학교는 공부 방법이 조금 차이가 난다. 나와 예령이가 경쟁하면서 선행을 할 수 있는 곳은 학원이다. 학교는 진도를 앞서가지 않는다. 오히려 못하는 친구들에 맞추어져 있어서 좀 더 심화를 하고 싶어도 못한다. 물론 선행도 그렇다. 학원이 이런 면에서는 개인의 취향과 실력에 맞추어 가니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제16회 강원 어린이 글쓰기 대회 심사평(산문부)
심사위원: 이 경 아동문학가
산문부 수상작: 금상 2번 「마주치고 싶지 않은 친구」
은상 6번 「친구」
동상 5번 「학원」
초등학교 학생들의 소박한 눈과 마음이 그대로 드러난 일기 형식의 글이었다.
친구를 소재로 쓴 글은 2편. 모두 학교에서 친구와의 갈등을 다룬 글이었다. 관계 맺기의 어려운 점을 학교 생활에서 충분히 일어날만한 일들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써 내려간 글이었다.
<2. 마주치고 싶지 않은 친구>에서 글쓴이는 친구와의 갈등이 생긴 상황을 아주 자세히 묘사하여 담담히 써 내려갔다. 결국 그 갈등의 원인을 남보다는 나로 인해 생기게 되었다는 것을 발견하는 과정을 써 내려간 점과 상대 친구의 다친 마음도 헤아려 주는 마음으로 맺은 것이 일기 글의 정석을 보여주어서 좋은 글로 뽑게 되었다. 특히 친구와의 갈등을 누구의 중재로 해결한 것이 아니라 글을 써 내려가면서 자기성찰을 하게 되고,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면서 마음의 변화를 드러냈다. 처음에는 친구를 원망하는 마음이었으나 나 자신에게도 문제가 있었다고 하는 자기 발견, 그리고 상대방의 처신에 대한 이해 그리고 반면교사 삼겠다는 자기 다짐으로 이어진 심경 변화가 잘 드러나 있었다.
<6. 친구>는 학교에서 생김새로 놀리는 친구에 대한 섭섭함과 그 후 거리를 두었다는 경험을 자세히 써 내려간 경험적 글이었다. 학교에서 대부분 상처를 입는 경우는 가까운 친구에게서다. 자신이 한 말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학생들은 글의 결말은 해피엔딩이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결말에서 기계적으로 모든 나쁜 상황과 화해를 하거나 급하게 반성을 한다. 이 글은 한번 깨진 사람 관계는 회복 될 수 없음을 교훈을 주는 글이어서 점수를 높게 주었다.
학원이라는 소재로 쓴 글은 공통적으로 지금의 학원을 다녀야 하는 현실에 거부감을 드러낸 글이었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공부를 하고 싶다는 솔직한 심경을 말하듯이 자세히 써 내려갔지만 그래도 학원이 있어서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어른들에게 주입된 솔직하지 않은 마음으로 끝맺음한 것이 아쉬웠다. 글은 마음의 창문인데, 창문을 닫아 버린듯한 답답한 결말을 맺은 것이 아직은 어른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아이다운 해답들이 귀여웠다는 것이 정확하였다.
<5. 학원>을 쓴 글쓴이는 단순하게 학원이 싫다라는 감정만 쓴 것이 아니라 하기 싫었던 수학 공부를 학원에서 만난 선의의 경쟁자로 인해 더욱 열심히 공부하였고, 경쟁보다는 자신의 적성에 따라 경쟁의 속도를 줄이는 것이 좋다는 것을 깨닫고 그러는 과정에서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지에 대한 자기성찰까지도 담은 글이어서 선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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