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世 主簿公(諱;熙年)派
성호사설 제10권
인사문(人事門)
제말(諸末)
남상(南相 남구만(南九萬))의 영남기행(嶺南紀行)에 “성주(星州) 《선생안(先生案)》에 제말(諸末)이란 성명이 기록되어 있는데, 이는 바로 고성(固城) 천민(賤民)으로 임진왜란 때에 분개심을 품고 일어나 적을 공격하는데, 이르는 곳마다 앞에 나오는 자가 없었다. 곽재우(郭再祐)와 함께 이름을 날렸으나 오히려 그보다 유명했다. 조정에서 특명으로 본주의 목사(牧使)를 제수하였으나, 얼마 안 되어 병으로 죽었으므로 공적을 크게 나타내지 못했다.”고 하였다.
그는 지체가 미천했던 까닭에 이야기하는 선비들이 그의 사실을 기재하지 않았으니, 어찌 애석하지 않은가? 요즈음 듣자니 찰방(察訪) 정석유(鄭錫儒)가 관아(官衙)에 있을 때, 어느 날 변소에 갈 적에 어떤 사람이 대나무 숲 속에서 나오는데 키는 8척이나 되고 수염은 고슴도치의 털처럼 빳빳했다. 스스로 이르기를, “나는 제 목사(諸牧使)인데 세상에서는 나를 아는 이가 없고, 오직 이야기할 만한 자는 자네뿐이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한다.”고 했다 한다.
그의 말에 신령하고 이상한 것이 허다하므로 호사자(好事者)가 그의 전(傳)을 지어서 널리 전하였다. 나는 이 소문을 듣고, 이렇게 생각했다. 이는 귀신에 홀렸기 때문이다. 저 말이 아무리 억센 사람이라도 그의 남은 혼과 나타나는 모습이 어찌 이토록 신기할 수 있겠는가? 만약 꼭 그렇다면 그가 죽은 후 백여 년 동안에는 왜 아무 소문도 없었던가?
무릇 귀신의 정상(情狀)은 사람이 높여 받드는 것을 좋아하는 까닭에 온갖 환술(幻術)로 사람을 속인다. 송 인종(宋仁宗)이 관우(關羽)에게 홀렸다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그가 참으로 제말이었는지 아니면 딴 요귀(妖鬼)였는지 무엇으로 분별했겠는가? 이런 이치를 아는 자라야만 함께 논할 수 있을 것이다.
[주C-001]제말(諸末) : 고성(固城) 출신으로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의병(義兵)을 일으켜 웅천(熊川)ㆍ김해(金海)ㆍ정암(鼎巖) 등지에서 대승하여, 그 공이 곽재우(郭再祐)와 함께 조정에 알려져 성주목사(星州牧使)에 제수되었으나, 그 뒤 전쟁하다가 죽었다. 정조(正祖) 때에 병조 판서에 추증(追贈)되었다.
[주D-001]《선생안(先生案)》 : 각 관아에서 전임 관원의 성명ㆍ직명(職名)ㆍ생년월일ㆍ본관(本貫) 같은 것을 기록한 책.
[주D-002]나는 저목사(諸牧使) …… 한다 : 이 사실은 《칠원제씨쌍충록(漆原諸氏雙忠錄)》ㆍ《정행은기우(鄭杏隱奇遇)》에 보인다.
[주D-003]송 인종(宋仁宗) …… 홀렸다 : 이 사실은 송 인종(宋仁宗)의 기록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송 휘종(宋徽宗) 숭녕(崇寧) 연간에, 해주(解州) 염지(鹽池)에서 작란(作亂)하는 치우신(蚩尤神)을 관우(關羽)가 나타나 신도(神刀)로 격파했다는 사실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인종’은 ‘휘종’의 잘못인 듯하다. 《史要聚選 將帥 關羽》
ⓒ 한국고전번역원 ┃ 김철희 (역) ┃ 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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燕巖集卷之十四○別集 潘南朴趾源美齋著
熱河日記
避暑錄 a_252_28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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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藥泉九萬。以繡衣巡到星州。夜閱本牧先生案。得諸沫萬曆癸巳正月某日到任。四月某日罷歸。公未聞我東有諸姓頗怪之。問於尹衡聖。尹曰。中原江浙間。有諸氏。沫之先。當自中土東來。壬辰之亂。沫起義兵討倭。所向克捷。與郭再祐齊名云云。此載藥泉集中。以藥泉之博識。猶不識百年內諸沫。則其出於微賤可知。雖立功如彼。而名遂湮沒。則安得不幽鬱而爲寃魂乎。星州鄭錫儒未第時。與本牧子弟。同做工令留衙。衙後梅竹堂。堂前又有支頤軒。一日鄭獨步軒中。時月甚明。忽有烏帽茜袍者。從篁竹間拂髯而來曰。我本州舊牧使諸沫也。本固城縣民。當壬辰之亂。起兵討賊。朝廷特除星州牧使。其熊海斫營。鼎津迎敵。無不摧破。而文檄泯沒。史乘无傳。當時如鄭起龍諸人。皆我之偏裨耳。仍拔腰間寶釖曰。以此甞斬倭數將。額上戎戎有火紅。疎髯張動自吟曰。山長雲共去。天逈月同孤。又言其墓在於漆原。无子孫。頹蕪不治云。翛然長揖而逝。倐忽復入竹間。旣明共話此事。平日雖知先生案有諸沫。甞疑其不書姓。亦不識功烈之如此。一朝得之。莫不嗟異。監司鄭益河聞之。致鄭錫儒詳問之。方狀聞于朝。適罷官未果。則遂關漆原。改封塋域。爲置守冢二戶。漆倅魚史迪晝寢。夢一官人來告。吾墓在治所幾里某村某坐之兆。巡營當命修墓。君其留意。旣覺而異之。其夕關到。魚倅遂大爲修治云。諸沫固邨野。生前不能識字。故雖有殊蹟。无以自著。而其精魄鬱而不散。顯靈如此。又能咏詩可異也。
출처 :동래정씨 대구경북화수회 원문보기▶ 글쓴이 : 군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