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모임이나 동호회에서 가 보면 정말 다양한 디자인의 자전거들이 있다. 하지만 그들의 성능은 정말 천지 차이이다. 이 성능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는 바로 자전거 프레임 종류이다. 이는 프레임의 재료가 힘의 전달력, 무게 등 여러 가지 요소들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프레임에 쓰이는 재료 - 강철, 알루미늄, 티타늄, 카본
자전거 프레임 제작에 주로 사용되는 재료는 강철(Steel), 알루미늄(Aluminum), 티타늄(Titanium), 카본(Carbon) 이렇게 4가지가 있다. 그리고 이 밖에 열가소성 플라스틱, 마그네슘, 스칸디움 등이 있지만, 여기서는 강철, 알루미늄, 티타늄, 카본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다.
무겁지만 강한 강철(Steel)
강철(Steel)은 철(Iron)에 탄소 약 0.04~1.7% 함유하는 금속 합금으로 일반 철의 성질을 인공적으로 높인 것이다. 그래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강한 성질의 프레임을 제작할 수 있어서 생활자전거부터 미니벨로, 하이브리드, 픽시, 로드, 산악자전거(풀샥이 아닌 하드테일에 쓰임)까지 모든 자전거 프레임 재료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강철(Steel)은 철의 성질을 인공적으로 높인 금속 합금으로 모든 자전거 프레임 재료로 쓰이고 있다. 요즘은 하이브리드나 생활자전거의 프레임으로 사용된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강철의 장점은 철의 성질을 인공적으로 높여서 프레임 변형의 저항 정도인 강성(Stiffness)과 파괴의 저항 정도인 강도(Strength)가 높아 용접에 의한 변형이 거의 없어 가공이 쉽고, 프레임이 파괴되지 않고 늘어나는 성질인 연성(Elongation)도 높아서 강한 충격으로 한 번에 프레임이 부러지는 경우가 없어 큰 사고가 발생되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른 재료들에 비해 가격도 훨씬 저렴하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이 밖에 수명도 오래간다.
반면에 강철의 단점은 무게가 다른 재료들에 비해 무겁다는 것이다. 그래서 무게에 민감한 라이더들은 강철 프레임을 사용하지 않고, 무게에 둔감한 라이더들은 아무 무리없이 이 프레임을 이용한다. 또한, 철 성분이 있으므로 물과의 접촉에 한번 산화가 되면 녹이 잘 슬어서 관리가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요즘은 크롬+몰리브덴을 강철에 섞어 만든 크로몰리 즉,크롬-몰리브덴강(chromium-molybdenum steel)으로 불리우는 합금을 많이 사용해 얇고 날렵하게 최대한 무게를 줄여 프레임을 제작한다.
가볍고 대중적인 알루미늄(Aluminum)
알루미늄(Aluminum)은 전이금속과 준금속 중간에 있는 화학원소로 순수 물질보다는 마그네슘, 아연, 실리콘 등을 함유하여 더욱 가볍고 강한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들어서 모든 자전거 프레임 재료로 사용한다. 특히, 크로스컨트리, 트레일, 올마운틴, 프리라이드, 다운힐과 같은 산악자전거 프레임에도 장르 구분 없이 이 알루미늄 합금을 사용한다.
▲알루미늄(Aluminum)은 마그네슘, 아연, 실리콘 등을 이용하여 알루미늄 합금을 만들어서 프레임을 제작한다. 장르 구분없이 모든 MTB 프레임 제작에 이 재료를 사용한다.
알루미늄의 장점은 무게가 가벼워 라이더에게 피로 누적을 최소화한다는 점과 파괴되지 않고 늘어나는 성질인 연성이 높아 한 번에 프레임이 부러지는 큰 사고가 발생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여기서 알루미늄 합금의 연성은 강철보다 낮지만, 라이더가 대비할 수 있는 정도의 연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함유 물질을 적절히 활용하면 좋은 특성의 합금을 만들 수 있다.
반면에 단점은 재료에 반복된 힘과 충격을 가해 피로에 의하여 재료가 파괴되지 않는 한계인 피로 한계(Fatigue limit)가 없어서 반복된 충격에 재료가 약해져서 파괴 및 손상이 될 수 있고, 용접에 대한 균열 및 손상이 쉬워 가공에 어려우미 있다. 하지만 알루미늄에 다양한 물질을 함유시켜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들어서 이런 단점들을 상쇄시켜 준다.
프레임 제작에 사용되는 알루미늄 합금은 대표적으로 6061번, 7005번이며, 6066번도 사용한다. 6061번은 알루미늄에 마그네슘(가장 많은 비중 차지), 실리콘, 아연, 구리 등을 함유하여 열처리한 알루미늄 합금으로 가볍고, 내식성과 충격 흡수성질이 좋다. 6066번은 6061번과 비슷한 성질을 가지고 있지만, 6061번에 비해 파괴 저항에 대한 강성과 강도가 높은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이다. 6061번과 6066번은 고가 자전거에 이용된다.
7005번은 알루미늄에 아연(가장 많은 비중 차지), 마그네슘, 실리콘,구리 등을 함유하여 열처리한 알루미늄 합금으로 6000번 계열보다 강도가 높으며 용접 등의 가공이 쉬운 특징이 있다.
가볍고 강하지만, 비싼 티타늄(Titanium)
티타늄(Titanium)은 가볍고 단단하고 부식에 강한 전이 금속 원소로 은백색의 금속광택을 띈다. 이 물질도 순수 물질로 사용하기엔 물성치(전체적인 물질의 특성)가 낮아 자전거 프레임으로 사용할 때에는 알루미늄과 바나듐 등을 함유하여 티타늄 합금을 만들어 제작한다. 주로 고급 로드나 산악자전거(크로스컨트리) 프레임 재료로 쓰인다.
▲티타늄(Titanium)은 알루미늄과 바나듐 등을 함유한 티타늄 합금을 만들어 프레임을 제작한다. 고급 로드와 크로스컨트리 프레임 재료로 쓰인다.
티타늄의 장점은 라이더에게 피로를 누적시키는 요소인 무게가 가볍다는 점과 힘 전달력 요소인 강성과 강도가 높다는 점이다. 이때 무게는 알루미늄보다 약간 무겁고, 강성은 철보다는 약간 낮지만, 그 차이가 심하지 않아 알루미늄과 철의 장점을 라이더에게 제공한다. 또한, 부식에 대한 강한 저항력(산화되는 부식 제외)이 있어 관리하기가 쉽고 수명이 오래간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반면에 단점은 높은 가격이라는 점이다. 원래 순수 티타늄은 지구상에 매장량이 풍부한 금속인데, 산소와의 친화력이 매우 좋아서 형태 변화와 성형, 용접 등과 같은 가공 과정에서 산화되면 손상이 되기 때문에 높은 비용의 가공 기술이 들어가 제작단가 높아져 프레임 가격도 높아진 것이다.
그리고 프레임에 사용되는 티타늄 합금은 주로 3Al-2.5V(알루미늄 3%, 바나듐 2.5% 함유)를 사용하는데 3Al-2.5V는 강성이 높고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려는 성질인 탄성이 높아 승차감이 우수한 특징이 있다. 이 밖에 6Al-4V (알루미늄 6%, 바나듐 4% 함유) 티타늄 합금이 있는데 이는 3Al-2.5V보다 강성이 높아 힘 전달력이 좋지만, 승차감이 떨어진다.
강성, 강도, 무게가 최고인 카본(Carbon)
카본(Carbon)은 자연에 4번째로 많은 비금속 원소로써, 원자 배열에 따라 흑연과 다이아몬드와 같은 물질을 형성한다. 그리고 카본은 비금속이라서 늘어나는 성질인 연성이 매우 낮아 프레임으로 제작할 때는 섬유처럼 엮어서 레진(접착 성분) 등과 같은 여러 재료를 결합시켜 열처리해 제작한다. 주로 고급 로드과 산악자전거(크로스컨트리와 올마운틴에 쓰임)의 프레임에 이용된다.
▲카본(Carbon)은 섬유처럼 엮어서 접착 성분 등 여러 재료를 결합한 복합소재의 형태로 프레임을 제작한다. 고급 로드와 크로스컨트리, 올마운틴의 프레임에 많이 이용된다.
카본의 장점은 다른 재료에 비해 강도와 강성이 가장 높아 힘 전달력이 매우 좋으며, 무게도 가장 가벼워서 라이더에게 주는 피로 누적 또한 가장 적다. 또한, 카본은 섬유의 엮는 형태와 접착 성분 등의 양을 적절히 조절하면 다양한 형태, 성질 등의 프레임을 제작할 수 있다. 그리고 부식에 강해 수명도 오래간다.
반면에, 단점은 가공 및 제작 시간이 오래 걸려 가격이 비싸다는 점과 충격에 의해 한 번에 부러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카본의 특성 상 섬유처럼 엮고 재료를 결합시켜 열처리하는 생산 과정을 걸쳐야 프레임을 만들 수 있는데 이 과정은 다른 프레임 재료에 비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제작 단가가 높아져 프레임 가격도 높아지는 것이다.
그리고 카본은 연성이 낮아 한 번에 부러질 수 있어 자칫하면 큰 사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강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이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프레임 재료과 물리적 요소와의 관계
이처럼 자전거 프레임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힘의 전달과 관련이 있는 '강성(Stiffness)과 강도(Strength)', 균열이나 변형을 결정하는 '연성(Elongation)', 라이더의 피로 누적과 관련있는 '무게(Weight)', 험한 주행에도 부러지지 않는 '피로 한계(Fatigue limit)'와 같이 다양한 물리적인 요소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그 특징을 형성한다.
■물리적인 요소의 정의
- 강성(Stiffness) : 프레임의 변형에 저항하는 정도 (높을수록 좋음)
- 강도(Strength) : 프레임이 파괴되기까지의 저항하는 정도 (높을수록 좋음)
- 연성(Elongation) : 프레임이 파괴되지 않고 늘어나는 성질 (높을수록 좋음)
- 무게(Weight) : 프레임의 무거운 정도 (낮을수록 좋음)
- 피로 한계(Fatigue limit) : 반복된 힘을 가해 피로에 의해 프레임이 파괴되지 않는 한계 (높을수록 좋음)
■물리적인 요소와 프레임 재료 관계
- 강도 : 카본 > 강철 > 티타늄 > 알루미늄 (높을수록 좋음)
- 강성 : 카본 > 강철 > 티타늄 > 알루미늄 (높을수록 좋음)
- 연성 : 강철 > 알루미늄 > 티타늄 > 카본 (높을수록 좋음)
- 무게 : 강철 > 티타늄 > 알루미늄 > 카본 (낮을수록 좋음)
- 피로 한계 : 티타늄 > 강철 > 알루미늄 > 카본 (높을수록 좋음)
※ 가격 : 티타늄 > 카본 > 알루미늄 > 강철
위와 같이 강도, 강성, 무게는 카본, 연성은 강철, 피로한계는 티타늄이 가장 좋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자전거 프레임 재료는 다양한 물리적인 요소와 상관관계를 이루면서 그 특징을 형성하고 있다. 프레임 선택에 고민인 라이더들은 위 관계를 잘 인지하여 자신에게 필요한 프레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