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는 사찰음식에 대해 크게 세 가지로 말씀하셨다. 제일 먼저 "어떤 자세로 음식을 대할 것인가" 하여 음식이 식도락의 대상이나 식욕을 충족시키는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육체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영양분을 섭취하여 최대한의 효과를 내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음식을 약으로 대하라"고 하였다. 사찰음식에 있어 조리는 맛을 내는 과정이 아니라 약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다. 즉, 자연에서 나온 모든 산물에서 독을 제거하고 약 성분을 강화시킴으로써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또 음식을 "때아닌 때에 먹지말고 필요한 때에 적절히 먹는 것"이 바로 음식을 약으로 먹는 자세임을 강조였다. 그렇다면 우리는 부처님께서 가르쳐 주신 사찰음식문화를 통해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일깨워 주시고자 하신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겠다.
부처님께서는 한번 사람으로 태어나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에 대해 마치 바다 한 가운데서 눈먼 거북이가 물에 뜬 나무의 구멍을 만나 쉴 수 있게 되는 것과 같다 〔涅槃經:맹귀부목(盲龜浮木)〕고 비유하여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강조하고 그 생명을 위한 음식섭취 또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부처님께서는 음식을 약으로 알아먹고 감사한 마음으로 먹으라고 하였다. 불가의 음식은 "약(藥)"으로서의 의미가 강하다. 그래서 맛을 위한 음식섭취가 아니라 수행에 도움이 되는 위한 음식섭취를 기본으로 한다. 한 방울의 물에도 수억의 생명체가 스며 있는데 어떻게 함부로 할 것이며,
일체 유정이 모두 불성이 있는데 어찌하여 살생을 할 것인가 하여 육식을 금하고 육류와 어패류, 오신채, 술, 인스턴드 식품같이 밖으로 표출되는 힘이 넘치는 것은 그 성질이 탁하다하여 금하게 하고, 오신채를 제외한 채소와 곡류, 두류 등은 내면이 충실해지는 힘이 많은 음식이니 그 성질이 맑은 것이라 하여 섭취를 권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생체리듬에 맞추어서 먹어야 됨을 강조하여 아침에는 죽식, 점심은 딱딱한 음식, 저녁은 과일즙을 먹으라고 권하였다.
아침에는 뇌가 활동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가볍게 먹기 위해 죽식을,
낮에는 딱딱한 음식을 권하셨는데 활동량이 많을 뿐 아니라 위장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저녁에는 과일즙을 먹으라 하셨다. 이는 저녁 늦게 먹는 음식이 신장이나 간을 상하게 하기 때문일 뿐 아니라, 과일즙을 마심으로써 그 안의 섬유질이 아침에 먹은 죽과 낮에 먹은 딱딱한 음식의 배설을 돕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하루에 한번 사시에 한끼를 드심으로써 소식을 권장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제철음식을 먹으라고 하여 계절의 순리에 따른 식생활을 권하였다.
금광명최승왕경에 보면, "4계절에 따라 병이 다르니 절기에 따라 발병할 때를 알아야 한다.
봄에는 가래 심화병이 나고, 여름 동안에는 풍병, 가을에는 황열이 더하고. 겨울이면 세 가지 병이 한꺼번에 나니,
봄에는 떫고 뜨겁고 매운 것을 먹고, 여름에는 미끈미끈하고 뜨겁고 짜고 신 것을, 가을에는 달고 미끈미끈한 것을, 겨울에는 시고 떫고 미끈미끈하고 단 것을 먹어라"라고 되어있다.
부처님께서는 건강을 위해서는 반드시 제철음식을 먹으라고 강조하셨다. 그리고 과식을 금하고 육식을 절제하라고 가르치셨다.
과식은 만병의 원인이며 육식과 과식은 배설이 더디어져 음식의 독성이 체내에 그대로 남기 때문에 금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육식을 섭취해야 할 경우에는 채소와의 비율을 육식1: 채소2로 권장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칠가식(七家食)을 하라고 하였는데 칠가식은 부처님이 개개인에게 무엇을 먹어야 되는지를 일일이 알려줄 수가 없어서 일곱 집을 다니면서 탁발을 하여 편식하지 않고 음식을 고루 섭취하도록 가르쳐 준 것이다.
일곱 집에서 얻은 음식은 각기 집집마다 음식문화가 틀림으로써 영양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래 씹어 먹어라 하였다.
발우공양시 가사장삼을 수하여 여법(如法)한 복장으로 공양을 하고 오래 씹어 물이 될 때까지 만들고 그 물처럼 된 음식물을 두 번을 더 돌려 먹도록 하여 소화흡수가 잘 되도록 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음식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음식을 먹어야 되는 것도 중요하다 하였다. 그래서 스님들은 발우공양 시에 부처님을 모시고 함께 공양하는 듯한 마음가짐으로 소중하고 경건하게 임하므로 가사를 수하고 먹는 것을 기본 예로 한다.
발우공양에는
나누어 먹고 아껴먹고 깨끗하게 서로에 공평하게 모두를 위한 평등의식, 절약정신, 청결정신, 공동정신, 복덕정신이 함축되어 있다.
그래서 지구상의 모든 인간을 위한 식사로서의 의미뿐만 아니라 우주의 모든 생명체에게도 감사하는 마음이 깃들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보잘 것 없는 하나의 발우도 법답게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육체와 정신의 건강을 일깨워 주신 부처님의 사찰음식문화는 수행과 건강을 위한 올바른 식생활 습관을 기르게 해주는 지침인 동시에
그 올바른 이해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먹음으로써 우리가 처한 환경과 공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천법이 들어있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이 모든 것을 실행으로 이끌어 내어 나와 주변을 제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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