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불정수능엄경 제5권
大佛頂首楞嚴經第5卷
烏長國沙門彌伽釋迦譯語
반랄밀제(般剌蜜帝) 한역, 현성주 번역, 청암 편집.
-청 암 스님 작은 설교 한마디 -
저번 강의시간에 부처님 여래장(如來藏)과 부처님 지혜광명(智慧光明)의 빛(色)을 말하였다.
부처님의 여래장 밭에 지혜광명의 빛으로 어떤 씨를 심고, 누가 가꾸며 누가 수학하는가!
그 수학의 몫은 어디로 가나!
부처님의 여래장에서 광명의 빛의 씨를 뿌리면 그 씨를 받아 가꾸는 생명체나 사람들은 제각기 다르다.
미지의 사생체도 받고, 사람들은 직책 분야를 터나 모두 받는다.
비유하건데, 수행자(스님)도 받고, 목사도 받고, 신부도 받고, 어진이도 받고, 도적도 받고, 모두 다 밭는다, 가구는데 있어, 방법 또한 다 다르다.
어떤 이는 그 씨를 배척하면서 역이용하는 사람도 있고, 그 씨를 잘 가꾸는 사람도 있고, 가꾸지 않은 사람도 있고, 씨를 그냥 먹어버린 사람, 버리는 사람들이 있고, 미물들의 생명체는 먹고 싸는 자체가 가꾸는 행위다.
이러 듯 모든 생명체가 가꾸는데, 있어 가지각색이다.
그마져 여래장에서 지혜광명 빛의 씨를 잘 가꾼 이는 누구를 막론하고 반야의 열매를 수학하고, 보리의 열매를 수학하여 먹으며(수행) 삶을 삼는다.
수행한 몫은 생사가 없는 열반적정에 이르고, 우주법계(모든 8만4천억 은하세계, 현재 과학으로 밝힌 은하는 1.800억 개) 그 은하의 모든 행성의 연화장(蓮花藏)을 누비는 반야용선(般若龍船){은하계 사이를 행단 하는 화선(化船), 즉 우주선} 행단하며 광명의 빛을 놓으리라.
여래장에서 지혜광명의 빛의 씨를 가꾸는 일은 여러분에 몫이고, 잘 가꾸어 세세생생 이어가는 것도 여러분의 몫이다.
천인이나 아무리 수승한 수행자나 수승한 목사나 신부나 모든 생명체 중생들이 잘 가꾸면 등정각을 이루지만, 그러지 못하고 그 씨를 가꾸기 전에 자기몫을 먹어 치우면 어떻게 될까!
-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
여기서 합장하고 가련한 중생을 위하여 여러분 마음에 뜻에 담아 잠시 선정삼매(禪定三昧)에 잠기다.
이것 또한 여러분의 몫 심을 알라
불보살에 합류한 대사(大士)는 꿈에 그대를 본 일을 그대에게 말하는 것과 같도다.
여기서 화엄경 13권 9품 보살문명품에 나오는 10대사(大士)의 명호를 합장하고 한 번만 읽어봅시다.
①문수보살(文殊菩薩)마하살
②각수보살(覺首菩薩)마하살
③재수보살(財首菩薩)마하살
④보수보살(寶首菩薩)마하살
⑤덕수보살(德首菩薩)마하살
⑥목수보살(目首菩薩)마하살
⑦근수보살(勤首菩薩)마하살
⑧법수보살(法首菩薩)마하살
⑨지수보살(智首菩薩)마하살
⑩현수보살(賢首菩薩)마하살
이 열 분의 대사시여! 부처님에 지혜광명의 빛의 씨를 잘 가꾸어 모든 중생에게 단비를 주시니 저는 찬탄하고 또 찬탄하옵니다.
- 나무 대 성자보살 마하살 -
제5권에서는 부처님이 아난과 논사 중에 꽃 수건으로 6맺음을 육근 {육근(六根)·육경(六境)·육식(六識)}의 비유하여, 이 작동을 깨달음을 풀어가는 수행을 밝히셨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섯 감관을 푸는 일도 마찬가지니라.
이 감관(6근의 감각)이 처음 풀리면 먼저 아공(我空; 人空과 같음)을 얻고, 공의 본질[空性:공성]이 뚜렷이 밝아지면 법에서 해탈하며, 법에서 해탈하고 나서 아공과 법공이 함께 공한 경계[俱空:구공]마저 생기지 않아야 이를‘보살이 삼마지(三摩地)에서 얻는 무생법인(無生法忍)’이라고 하느니라.”』
『이때 세존께서 널리 대중 가운데 훌륭한 보살들과 번뇌를 다한 뛰어난 아라한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 보살과 아라한은 불법[我法:아법] 가운데 나서 무학(無學)을 이뤘으니, 나는 이제 너희들에게 묻겠노라.
“최초에 발심하여 18계(界)를 깨달았을 때, 무엇으로 원만한 통달 법[圓通:원통]을 삼았으며, 어떤 방편으로 삼마지(三摩地)에 들었느냐.”』
『교진나, 우파니사타, 향엄동자, 약왕 약사 두 법왕자와 5백명의 법천인, 발타라기 도반인 16보살개사와, 마하가섭과 자금광 비구니, 아타율, 주리반트가, 교법발제, 필응가파자, 수보리, 사리불, 보현보살, 손타라란타, 부르나미나리자, 우바리, 대목건련, 오추슬마, 지장보살, 월광동자, 유리광법왕자, 허공장보살, 미륵보살과 도반 52보살들이 부처님의 수행삼매에 대한가르침을 받들어 각자의 깨달음을 얻은 바를 부처님 그리고 모든 대중 앞에서 말한 내용이다.
이 내용은 즉 이 경에 설한 것은 지금에 수행자들이 듣고 발심하여 보리에 가까이 들라는 교훈이 담겨있다.
○ 능엄경의 본명
원경명은『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大佛頂如來密因修證了義諸菩薩萬行首楞嚴經)』이며, 줄여서 『대불정수능엄경』·『수능엄경』 『능엄경』이라고도 한다.
능엄경(棱嚴經)은 10권으로 한국불교 근본경전 중의 하나이다. 『금강경』·『원각경』·『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과 함께 불교 전문강원의 사교과(四敎科) 과목으로 채택되어 학습되었다.
능엄경(楞嚴經) 5권
阿難白佛言:“世尊!如來雖說第二義門,今觀世閒解結之人,若不知其所結之元,我信是人終不能解。
아난백불언:“세존!여래수설제이의문,금관세한해결지인,약부지기소결지원,아신시인종불능해。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비록 둘째 뜻의 문을 말씀해 주셨으나, 이제 세상의 매듭 푸는 사람을 생각해 보니, 만일 매듭의 근원을 알지 못한다면, 이 사람은 끝내 풀 수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世尊!我及會中有學聲聞亦復如是,從無始際與諸無明俱滅俱生,雖得如是多聞善根名爲出家,猶隔日
세존!아급회중유학성문역부여시,종무시제여제무명구멸구생,수득여시다문선근명위출가,유격일
瘧。
학。
○瘧: 학질 학, 말라리아
세존이시여, 저와 이 법회의 유학성문(有學聲聞)들도 이와 마찬가지며, 시작 없는 옛날부터 무명과 더블어함께 생하고 함께 멸해왔으니, 비록 이렇게 많이 듣고 아는 선근(善根)으로 출가했다고 하나, 마치 하루거리 학질병자나 다름이 없습니다.
唯願大慈哀愍淪溺,今日身心云何是結?從何名解?亦令未來苦難衆生,得免輪迴,不落三有。”
유원대자애민륜닉,금일신심운하시결?종하명해?역령미래고난중생,득면륜회,불락삼유。”
부디 큰사랑으로 생사에 빠져 허덕이는 저희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지금의 몸과 마음이 어째서 번뇌에 얽혔는지, 무엇으로 풀어야 하는지를 가리켜주시고, 미래의 괴로운 중생들도 윤회를 벗어나서 삼계[三有: 삼유]에 떨어지지 않게 하옵소서.”
作是語已,普及大衆五體投地雨淚翹誠,佇佛如來無上開示。
작시어이,보급대중오체투지우루교성,저불여래무상개시。
이렇게 말하고 대중과 함께 온몸[五體: 오체]을 땅에 엎드려 비 오듯 눈물을 흘리면서 정성을 다하여 부처님의 더없이 높은 가르침을 기다렸다.
爾時,世尊憐愍阿難及諸會中諸有學者,亦爲未來一切衆生爲出世因、作將來眼,以閻浮檀紫光金手摩阿
이시,세존련민아난급제회중제유학자,역위미래일절중생위출세인、작장래안,이염부단자광금수마아
難頂,卽時十方普佛世界六種振動,微塵如來住世界者各有寶光從其頂出,其光同時於彼世界來祇陁林灌
난정,즉시십방보불세계륙종진동,미진여래주세계자각유보광종기정출,기광동시어피세계래기타림관
如來頂,是諸大衆得未曾有。於是阿難及諸大衆,俱聞十方微塵如來異口同音告阿難言:“善哉,阿難!
여래정,시제대중득미증유。어시아난급제대중,구문십방미진여래이구동음고아난언:“선재,아난!
汝欲識知俱生無明,使汝輪轉生死結根,唯汝六根更無他物。汝復欲知無上菩提,令汝速登安樂解脫寂靜
여욕식지구생무명,사여륜전생사결근,유여륙근경무타물。여부욕지무상보제,령여속등안악해탈적정
妙常,亦汝六根更非他物。”
묘상,역여륙근경비타물。”
이때 세존께서 아난과 법회의 유학성문들을 가엾게 여기시는 한편, 미래의 중생들을 위하여 세간을 벗어나는 원인으로서 장래의 안목을 삼으시려고, 염부단(閻浮檀)의 자금색(紫金色) 광명이 빛나는 손으로 아난의 이마를 만지셨다.
이때 시방의 드넓은 부처님의 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면서, 그 세계에 계시는 티끌처럼 많은 여래께서 각각 이마에서 보배광명을 놓으시자, 그 광명이 동시에 저 세계에서 기타림(祇陀林)으로 와서 여래의 이마를 비추시니, 법회의 대중은 이전에 본적이 없는 광경을 보았다.
여기서 아난과 대중은 다 함께 티끌처럼 많은 시방 여래께서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아난에게 일러주시는 말씀을 들었다.
“참으로 좋은 질문이다. 아난이여,
네가 구생무명(俱生無明)이 어떻게 너를 생사에 윤회하도록 뿌리 맺혔는지를 알고자 한다면, 오직 너의 여섯 감관 외에 다른 것이 없느니라.
네가 또 더없이 높은 보리가 어떻게 너에게 빨리 안락한 해탈의 고요하고 미묘하고 영원한 경지를 깨닫게 하는지를 알고자 할지라도, 역시 너의 여섯 감관 외에 다른 것이 없느니라.”
阿難雖聞如是法音心猶未明,稽首白佛:“云何令我生死輪迴、安樂妙常同是六根,更非他物。”
아난수문여시법음심유미명,계수백불:“운하령아생사륜회、안악묘상동시륙근,경비타물。”
아난이 이러한 법문을 들었으나 마음은 오히려 분명하지 않아서,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께 아뢰었다.
“‘나를 생사에 윤회케 하거나 안락하고 미묘하고 영원한 경지를 깨닫게 하는 것이 다 같이 여섯 감관 외에 다른 것이 없다’는 말씀은 무슨 뜻입니까.”
佛告阿難:“根塵同源,縛脫無二,識性虛妄猶如空花。阿難!由塵發知,因根有相,相見無性,同於交
불고아난:“근진동원, 박탈무이,식성허망유여공화。아난!유진발지,인근유상,상견무성,동어교
蘆。是故汝今,知見立知,卽無明本;知見無見,斯卽涅槃、無漏眞淨。云何是中,更容他物?”
로。시고여금,지견립지,즉무명본;지견무견,사즉열반、무루진정。운하시중,경용타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감관[根: 근]과 대상[塵: 진]은 근원이 같고, 얽힘과 해탈은 둘이 아니며, 식(識)의 성품은 허망하여 허공 꽃과 같으니라.
아난아, 경계[塵]로 인하여 아는 작용을 일으키고, 감관을 따라 모양이 있으며, 모양과 보는 작용은 제 성품이 없으니 여러 줄기로 기댄 갈대[交蘆]이니라.
그러므로 네가 지금 지견(知見)으로 지견을 세우면, 바로 무명의 근본이며, 지견에서 지견을 떠나면, 이것이 곧 번뇌 없는 열반의 진실하고 청정한 경지이니라.
그러니 이 가운데 어찌 다른 것을 용납하겠느냐.”
爾時,世尊欲重宣此義,而說偈言:
이시,세존욕중선차의,이설게언:
이때 세존께서는 거듭 이 뜻을 설명하시기 위하여 게송(偈頌)를 설하셨다.
眞性有爲空,緣生故如幻;
진성유위공,연생고여환;
無爲無起滅,不實如空花。
무위무기멸,불실여공화。
참 성품은 유위법이 모두 다 공했으나
인연 따라 생기기에 환상처럼 변화한다.
무위법은 생멸인연 일체 다 떠났으니
실속 없이 허망함은 허공 꽃과 다름없다.
言妄顯諸眞,妄眞同二妄,
언망현제진,망진동이망,
猶非眞非眞,云何見所見?
유비진비진,운하견소견?
허망으로 말하면서 온갖 진실 밝혀 봐도
허망이나 진실이나 모두 다 허망하다.
참이나 참 아님을 아예 떠난 자리이니
보거나 보이는 곳이 어디에 있겠느냐.
中閒無實性,是故若交蘆,
중한무실성,시고약교로,
結解同所因,聖凡無二路。
결해동소인,성범무이로。
속속들이 텅텅 비어 실제성품 없음으로
이를 비겨 줄기 기댄 빈 갈대와 같다한다.
맺힌 곳과 푸는 일은 그 자리가 똑같으니
성인이나 범부거나 두 갈래길 따로 없다.
汝觀交中性,空有二俱非,
여관교중성,공유이구비,
迷晦卽無明,發明便解脫。
미회즉무명,발명편해탈。
줄기 기댄 갈대 속을 깊이깊이 살펴보라.
공한 법과 존재 법을 둘 다 함께 떠났으니
미혹하여 모른다면 그게 바로 무명이요
밝혀내어 깨달으면 그게 바로 해탈이다.
解結因次第,六解一亦亡,
해결인차제,륙해일역망,
根選擇圓通,入流成正覺。
근선택원통,입류성정각。
맺힌 원인 하나 하나 차례대로 풀고 나면
여섯 자리 다 풀리어 하나까지 없어지니
여섯 감관 두루 살펴 원통감관 골라내면
성인반열 들어서서 바른 깨침 이루리라.
陁那微細識,習氣成暴流,
타나미세식,습기성폭류,
眞非眞恐迷,我常不開演。
진비진공미,아상불개연。
미세하기 그지없어 알기 힘든 아타나 식(識) 쌓인
습기 흘러내려 폭포수를 이뤘으니
진실인지 참 아닌지 미혹할까 염려하여
지금까지 조심하여 설명하지 않았노라.
自心取自心,非幻成幻法,
자심취자심,비환성환법,
不取無非幻,非幻尚不生。
불취무비환,비환상불생。
자기 본래 마음에서 그 마음을 취한다면
환상 아닌 바른 법이 환상 법을 이루지만
취함 없이 그냥 두면 비환 법도 없어지고
환상 아닌 바른 법도 생겨나지 않을 텐데
幻法云何立? 是名妙蓮花,
환법운하립? 시명묘련화,
金剛王寶覺,如幻三摩提。
금강왕보각,여환삼마제。
실체 없는 환상 법이 어느 곳에 서겠느냐.
이를 일러 청정하고 미묘한 연꽃이며 견고한
금강의 보배로운 깨달음이며
환술처럼 자유로운 삼마제라 이름 하니
○ 환술(幻術) 마술, 마술쟁이
○삼마제(三摩提): 명사, 잡념을 떠나서 오직 하나의 대상에만 정신을 집중하는 경지. 이 경지에서 바른 지혜를 얻고 대상을 올바르게 파악하게 된다. 삼매(三昧)
彈指超無學,此阿毘達磨,
탄지초무학,차아비달마,
十方薄伽梵,一路涅槃門。
십방박가범,일로열반문。
손 퉁기는 잠깐 사이 무학 자리 넘으리라
무엇과도 비교 못할 아비달마 바른 법은 티끌처럼
한량없는 시방세계 여래께서
한 길 따라 수행하여 열반하신 문이니라.
○阿毘達磨(아비달마, 아비담장)= 경전의 삼장(三藏)인, 경(經)수다라장, 율(律)비나야장, 논(論)중에서 논장(論藏)아비달마, 아비담장.
○薄伽梵(박가법)= 여래, 석가모니 부처님.
於是阿難及諸大衆,聞佛如來無上慈誨祇夜、伽陁,雜糅精瑩妙理淸徹,心目開明歎未曾有。阿難合掌頂
어시아난급제대중,문불여래무상자회기야、가타,잡유정형묘리청철,심목개명탄미증유。아난합장정禮白佛:“我今聞佛無遮大悲,性淨妙常眞實法句,心猶未達六解一亡舒結倫次。惟垂大慈再愍斯會及與
례백불:“아금문불무차대비,성정묘상진실법구,심유미달륙해일망서결륜차。유수대자재민사회급여
將來,施以法音洗滌沈垢。”
장래,시이법음세척침구。”
이때 아난과 대중은 여래께서 더 없는 자비로운 가르침을 들으니, 기야(祇夜)와 가타(伽陀)가 잘 어울려 정교하게 빛나는 묘한 이치가 맑게 사무처서, 모두들 마음과 눈이 환하게 열리어 이전에 들어 본적이 없는 법문을 감탄하였다.
아난은 머리를 조아려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지금 부처님께서 차별 없는 대비(無遮大悲)로 설하신 성품이 맑고 묘하고 영원한 진실구절[眞實句: 진실구]을 들었으나, 제 마음은 아직도 여섯이 풀려서 하나까지 없어지려면 그 매듭을 어떤 순서로 풀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부디 큰사랑을 내리시어 이 법회의 대중과 미래중생을 불쌍하게 여기시고, 다시 한번 법문[法音:법음]을 베푸셔서 깊게 잠긴 번뇌를 씻어주옵소서.”
卽時,如來於師子座,整涅槃僧、斂僧伽梨,覽七寶机,引手於机,取劫波羅天所奉花巾,於大衆前綰成
즉시,여래어사자좌,정열반승、렴승가리,람칠보궤,인수어궤,취겁파라천소봉화건,어대중전관성
一結,示阿難言:“此名何等?”
일결,시아난언:“차명하등?”
그러자 여래께서는 사자좌(師子座)에서 열반승(涅槃僧; 內服.내안)을 바르시고 승가리(僧伽梨)를 거둬 여미시며 손으로 7보(寶)책상을 끌어당기시더니,
겁바라천(劫波羅天)이 바친 꽃수건[華巾]을 잡으시고, 대중 앞에 매듭 하나를 맺고 아난에게 보이시며 말씀하셨다.“이것이 무엇이냐.”
阿難大衆俱白佛言:“此名爲結。”
아난대중구백불언:“차명위결。”
아난과 대중은 함께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것은 매듭이라고 합니다.”
於是如來綰疊花巾又成一結,重問阿難:“此名何等?”
어시여래관첩화건우성일결,중문아난:“차명하등?”
그러자 여래께서 꽃수건[疊華巾:첩화건]에 또 한 매듭을 맺으시고 거듭 아난에게 물으셨다.
“이것이 무엇이냐.”
阿難大衆又白佛言:“此亦名結。”如是倫次綰疊花巾摠成六結,一一結成,皆取手中所成之結持問阿難
아난대중우백불언:“차역명결。”여시륜차관첩화건총성륙결,일일결성,개취수중소성지결지문아난
此名何等?阿難大衆亦復如是,次第酬佛此名爲結。
차명하등?아난대중역부여시,차제수불차명위결。
아난과 대중은 또 함께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것도 매듭이라고 합니다.”
여래께서는 이렇게 꽃 수건에 차례로 맺어 모두 여섯 매듭을 맺으시면서 매듭을 하나하나 맺을 때마다 맺힌 매듭을 손에 들고 아난에게 ‘이것은 무엇이냐’고 물으셨으며, 아난과 대중도 그 때마다 부처님께 차례로‘그것은 매듭이라 합니다.’라고 답하였다.
佛告阿難:“我初綰巾,汝名爲結,此疊花巾先實一條,第二第三云何汝曹復名爲結?”
불고아난:“아초관건,여명위결,차첩화건선실일조,제이제삼운하여조부명위결?”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처음 수건을 맺었을 때 너는 매듭이라고 하였다. 이 꽃 수건은 본래 하나뿐인데, 두 번째도 세 번째도 어째서 너희들은 또 매듭이라고 하느냐.”
阿難白佛言:“世尊!此寶疊花緝績成巾,雖本一體,如我思惟:‘如來一綰得一結名,若百綰成終名百
아난백불언:“세존!차보첩화집적성건,수본일체,여아사유:‘여래일관득일결명,약백관성종명백
結,何況此巾秖有六結,終不至七亦不停五。’云何如來秖許初時,第二第三不名爲結?”
결,하황차건지유륙결,종부지칠역부정오。’운하여래지허초시,제이제삼불명위결?”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보배 꽃 실로 짠 수건[寶疊華:보첩건]은 비록 본래는 하나이나, 제 생각으로는 여래께서 한 번 맺으시면 한 매듭이라고 하며, 백 번 맺는다면 백 매듭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수건에는 단지 여섯 매듭뿐이어서, 결국 일곱 매듭은 되지 못했으나, 다섯 매듭은 이미 넘었는데, 여래께서는 어째서 단지 처음 하나[初時:초시]만을 인정하시고 두 번째와 세 번째는 매듭이 아니라고 하십니까.”
佛告阿難:“此寶花巾,汝知此巾元止一條,我六綰時名有六結,汝審觀察,巾體是同因結有異。於意云
불고아난:“차보화건,여지차건원지일조,아륙관시명유륙결,여심관찰,건체시동인결유이。어의운
何,初綰結成名爲第一,如是乃至第六結生,吾今欲將第六結名成第一不?”
하,초관결성명위제일,여시내지제륙결생,오금욕장제륙결명성제일부?”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알다시피 이 보배 꽃 수건은 원래 하나 뿐인데, 내가 여섯 번 맺었기 때문에 여섯 매듭이라고 하였다.
너는 자세히 살펴보아라. 수건 자체는 같지만 맺었기 때문에 달라졌느니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처음 맺은 매듭을 첫 번째라 하고, 이렇게 여섯 번째 매듭까지 생겼는데, 내가 이제 여섯 번째의 매듭을 첫 번째라고 할 수 있겠느냐.”
“不也,世尊!六結若存,斯第六名終非第一,縱我歷生盡其明辯,如何令是六結亂名。”
“불야,세존!륙결약존,사제륙명종비제일,종아력생진기명변,여하령시륙결란명。”
아난이 답했다.
“할 수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여섯 번째 매듭을 그대로 두고는 이 여섯 번째의 이름은 절대로 첫 번째가 될 수 없습니다.
제가 여러 생을 지내면서 변명한들, 어떻게 이 여섯 번째 매듭의 이름을 바꿀 수 있겠습니까.”
佛言:“六結不同,循顧本因一巾所造,令其雜亂終不得成,則汝六根亦復如是,畢竟同中生畢竟異。”
불언:“륙결부동,순고본인일건소조,령기잡란종부득성,칙여륙근역부여시,필경동중생필경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여섯 매듭이 똑같지는 않으나 근본 원인을 돌아보면, 한 수건에서 만들어졌으나 끝내 어지럽게 뒤섞을 수 없듯이, 너의 여섯 감관도 이와 같이 끝까지[畢竟:필경] 같은 데서 끝까지[畢竟:필경] 다른 것이 생겼느니라.”
佛告阿難:“汝必嫌此六結不成,願樂一成,復云何得?”
불고아난:“여필혐차륙결불성,원악일성,부운하득?”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이 여섯 매듭이 하나로 되어있지 않음을 싫어하여 반드시 하나 되기를 원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가 되겠느냐.”
阿難言:“此結若存,是非鋒起於中自生,此結非彼彼結非此,如來今日若摠解除,結若不生則無彼此,
아난언:“차결약존,시비봉기어중자생,차결비피피결비차,여래금일약총해제,결약불생칙무피차,
尚不名一,六云何成?”
상불명일,륙운하성?”
아난이 말했다.
“이 매듭을 그대로 둔다면 시비가 무성하게 일어나서 그 안에 저절로‘이 매듭은 저 매듭이 아니다’‘저 매듭은 이 매듭이 아니다’라고 하겠으나, 여래께서 지금 당장 모두 다 풀어버리시고 매듭이 생기지 않게 하신다면, 이 매듭 저 매듭이 다 없어져서, 오히려 하나라고 이름 할 것도 없는데, 어찌 여섯이 되겠습니까.”
佛言:“六解一亡亦復如是。由汝無始心性狂亂,知見妄發發妄不息,勞見發塵如勞目睛,則有狂花於湛
불언:“륙해일망역부여시。유여무시심성광란,지견망발발망불식,로견발진여로목정,칙유광화어담
精明,無因亂起一切世閒山河、大地、生死、涅槃,皆卽狂勞顚倒花相。”
정명,무인란기일절세한산하、대지、생사、열반,개즉광로전도화상。”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섯이 풀려서 하나까지 없어지는 뜻도 이와 마찬가지니라.
네가 시작 없는 옛날부터 심성(心性)이 어지럽게 날뛰기 때문에, 알고 보는 작용이 허망하게 발생하여 쉴 새 없이 허망함이 일어나서, 보는 작용이 피로하여 티끌번뇌[塵:진]를 일으켰느니라.
마치 피로한 눈에 어지러운 헛꽃[狂華:광화]이 나타나듯, 고요하여 정밀하게 밝은데서 까닭 없이 일체 세간의 산과 강과 넓은 땅과 생사와 열반이 어지럽게 일어났으니, 모두 다 미친 피로에서 나온 뒤바뀐 헛꽃 모양이니라.”
阿難言:“此勞同結,云何解除?”
아난언:“차로동결,운하해제?”
아난이 말했다.
“이 피로[勞:노, 근심하다.]가 매듭과 같다면 어떻게 풀어야 하겠습니까.”
如來以手將所結巾偏掣其左,問阿難言:“如是解不?”
여래이수장소결건편체기좌,문아난언:“여시해부?”
여래께서 손에 매듭 맺힌 수건을 들고 왼쪽으로 당기시면서 아난에게 물으셨다.
“이렇게 하면 풀리겠느냐.”
不也,世尊!”
불야,세존!”
아난이 말했다.
“그러면 풀리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旋復以手偏牽右邊,又問阿難:“如是解不?”
선부이수편견우변,우문아난:“여시해부?”
여래께서 곧 다시 손을 돌려 오른쪽으로 당기시면서 또 아난에게 물으셨다.
“이렇게 하면 풀리겠느냐.”
“不也,世尊!”
“불야,세존!”
아난이 말했다.
“그래도 풀리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佛告阿難:“吾今以手左右各牽竟不能解,汝設方便,云何成解?”
불고아난:“오금이수좌우각견경불능해,여설방편,운하성해?”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손으로 왼쪽과 오른쪽을 각각 당겨 보았으나, 결국 풀 수 없었다.
네가 방법[方便:방편]을 내 보아라. 어떻게 하면 풀리겠느냐.”
阿難白佛言:“世尊!當於結心解卽分散。”
아난백불언:“세존!당어결심해즉분산。”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맺힌 복판에 맞춰 푼다면 풀리겠습니다.”
佛告阿難:“如是,如是!若欲除結,當於結心。阿難!我說佛法從因緣生,非取世閒和合麤相,如來發
불고아난:“여시,여시!약욕제결,당어결심。아난!아설불법종인연생,비취세한화합추상,여래발
明世出世法,知其本因隨所緣出,如是乃至恒沙界外,一滴之雨亦知頭數,現前種種松直、棘曲、鵠白、
명세출세법,지기본인수소연출,여시내지항사계외,일적지우역지두수,현전종종송직、극곡、곡백、
鳥玄皆了元由。是故,阿難!隨汝心中選擇六根,根結若除塵相自滅,諸妄銷亡不眞何待。阿難!吾今問
조현개료원유。시고,아난!수여심중선택륙근,근결약제진상자멸,제망소망불진하대。아난!오금문
汝,此劫波羅巾六結現前,同時解縈得同除不?”
여,차겁파라건륙결현전,동시해영득동제부?”
부처님께 아난에 일러주셨다.“
그렇다. 그래야 한다. 매듭을 없애려면 맺힌 복판에 맞춰야 하느니라.
내가 ‘불법(佛法)이 인연을 따라 생긴다’고 설한 것은, 세간의 화합한 거친 모양을 가지고 한 말이 아니다.
여래는 세간법과 출세간법을 밝혀서, 그 본래 원인[本因:본인]이 연(緣)할 곳을 따라 나오는 이치를 알고, 이와 같이 내지 항하(恒河:항하강의 모래)의 모래처럼 많은 세계 안에 내리는 빗방울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그 숫자를 다 알며, 지금 눈앞의 가지가지에서도 어째서 소나무는 곧고 가시나무는 굽고 따오기는 희고 까마귀는 검은지 그 원래의 까닭을 다 분명하게 아느니라.
아난아, 네 마음대로 여섯 감관(육근: 안,이,비,설,신,의)에서 선택하여라. 감관의 맺힌 자리를 풀어버린다면, 경계의 모양[塵相:진상]은 저절로 없어지리라.
온갖 허망함이 소멸하여 없어져버리면 진리 아닌 그 무엇이 너를 기다리겠느냐.
아난아, 나는 이제 너에게 묻겠노라.
지금 네 눈앞에 있는 이 겁바라천(劫波羅天) 수건의 여섯 매듭을 동시에 풀어서 맺힘을 한꺼번에 없앨 수 있겠느냐.”
○劫波羅天(겁바라천)= 야마천의 다른 이름
“不也,世尊!是結本以次第綰生,今日當須次第而解,六結同體結不同時,則結解時云何同除?”
“불야,세존!시결본이차제관생,금일당수차제이해,륙결동체결부동시,칙결해시운하동제?”
아난이 답했다.“동시에 없앨 수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매듭들은 본래 차례로 맺혀 생겼으므로, 지금도 마땅히 차례로 풀어야 합니다.
여섯 매듭의 본체는 같으나, 매듭의 맺힘이 동시가 아닌데, 매듭을 풀 때인들 어찌 동시에 없애겠습니까.”
佛言:“六根解除亦復如是。此根初解先得人空,空性圓明成法解脫,解脫法已俱空不生,是名菩薩從三
불언:“륙근해제역부여시。차근초해선득인공,공성원명성법해탈,해탈법이구공불생,시명보살종삼摩地得無生忍。”
마지득무생인。”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섯 감관을 푸는 일도 마찬가지니라.
이 감관이 처음 풀리면 먼저 아공(我空; 人空과 같음)을 얻고, 공의 본질[空性:공성]이 뚜렷이 밝아지면 법에서 해탈하며, 법에서 해탈하고 나서 아공과 법공이 함께 공한 경계[俱空:구공]마저 생기지 않아야 이를 ‘보살이 삼마지(三摩地)에서 얻는 무생법인(無生法忍)’이라고 하느니라.”
阿難及諸大衆蒙佛開示,慧覺圓通得無疑惑。一時,合掌頂禮雙足而白佛言:“我等今日身心皎然快得無
아난급제대중몽불개시,혜각원통득무의혹。일시,합장정례쌍족이백불언:“아등금일신심교연쾌득무
㝵,雖復悟知一六亡義,然猶未達圓通本根。世尊!我輩飄零積劫孤露,何心何慮預佛天倫,如失乳兒忽
애,수부오지일륙망의,연유미달원통본근。세존!아배표령적겁고로,하심하려예불천륜,여실유아홀
遇慈母,若復因此際會道成,所得密言還同本悟,則與未聞無有差別。唯垂大悲惠我秘嚴,成就如來最後
우자모,약부인차제회도성,소득밀언환동본오,칙여미문무유차별。유수대비혜아비엄,성취여래최후
開示。”作是語已,五體投地,退藏密機冀佛冥授。
개시。”작시어이,오체투지,퇴장밀기기불명수。
아난과 대중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지혜의 깨달음이 뚜렷이 통하여 의혹이 없어지자, 일시에 합장하여 머리를 조아려 두 발에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들은 지금 몸과 마음이 환하게 밝아져서 시원하게 걸림이 없는 경계를 얻었으며, 또 하나와 여섯이 없는 이치를 알았으나, 아직도 오히려 원만하게 통달한 근본 감관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낙엽처럼 구르면서 오랜 겁 동안 헐벗고 외롭게 다니다가, 무슨 마음으로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부처님과 천륜(天倫)을 맺었으니, 마치 젖 잃은 아기가 홀연히 자애로운 어머니를 만난 듯 기쁩니다.
만일 이렇게 부처님을 만난 기회에 도를 이루고 얻은바 비밀한 말씀으로 본래의 깨달음[本悟;본오 , 本覺:본각]을 돌이켜 똑같이 된다면, 듣지 못할지라도 차별이 없을 것입니다.
부디 대비(大悲)를 내리시어 저에게 비밀로 장엄한 법[秘嚴:비엄]을 베푸시고 여래의 최후 가르침이 되게 하옵소서.”이렇게 말하고 물러나서 비밀 법에 대한 심기[密機:밀기]를 가다듬고 부처님의 그윽한 가르침[冥授:명수]을 기다렸다.
爾時,世尊普告衆中諸大菩薩及諸漏盡大阿羅漢:“汝等菩薩及阿羅漢,生我法中得成無學。吾今問汝,
이시,세존보고중중제대보살급제루진대아라한:“여등보살급아라한,생아법중득성무학。오금문여,
最初發心悟十八界誰爲圓通?從何方便入三摩地?”
최초발심오십팔계수위원통?종하방편입삼마지?”
이때 세존께서 널리 대중 가운데 훌륭한 보살들과 번뇌를 다한 뛰어난 아라한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 보살과 아라한은 불법[我法:아법] 가운데 나서 무학(無學)을 이뤘으니, 나는 이제 너희들에게 묻겠노라.
“최초에 발심하여 18계(界)를 깨달았을 때, 무엇으로 원만한 통달 법[圓通:원통]을 삼았으며, 어떤 방편으로 삼마지(三摩地)에 들었느냐.”
驕陳那五比丘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在鹿苑及於雞園,觀見如來最初成道,於佛音聲悟明四
교진나오비구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재록원급어계원,관견여래최초성도,어불음성오명사
諦。佛問比丘,我初稱解,如來印我名阿若多。妙音密圓,我於音聲得阿羅漢。佛問圓通,如我所證,音
체。불문비구,아초칭해,여래인아명아약다。묘음밀원,아어음성득아라한。불문원통,여아소증,음
聲爲上!”
성위상!”
교진나(驕陳那) 등 다섯 비구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들은 녹야원(鹿苑)에 있을 때 계원(雞園)으로 가서, 여래께서 성도(成道)하신 최초에 여래를 뵙고 부처님의 음성을 통해서 4제(諦)를 깨달아 밝혔습니다.
그때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물으시자, 제가 처음 ‘안다’고 답했더니, 여래께서는 저를 인가(印可)하시고 ‘아야다(阿若多; 안다[解:해]는 뜻)’란 이름을 내려주셨습니다.
미묘한 소리가 정밀하고 원만해지니, 거기서 저는 음성으로 아라한(阿羅漢)을 성취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가 증득한 경우로는 음성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優波尼沙陁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亦觀佛最初成道,觀不淨相生大厭離,悟諸色性以從不
우파니사타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역관불최초성도,관부정상생대염리,오제색성이종부
淨,白骨微塵歸於虛空,空色二無成無學道,如來印我名尼沙陁。塵色旣盡妙色密圓,我從色相得阿羅
정,백골미진귀어허공,공색이무성무학도,여래인아명니사타。진색기진묘색밀원,아종색상득아라
漢。佛問圓通,如我所證,色因爲上!”
한。불문원통,여아소증,색인위상!”
우파니사타(優波尼沙陀)가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부처님의 발까지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 역시 여래께서 성도(成道)하신 최초에 여래를 뵙고, 부정한 모양[不淨相:부정상]을 관찰하다가 크게 싫어하여 벗어날 생각이 들었습니다.
온갖 색(色)의 성질은 부정(不淨)에 속하여 백골이 티끌 되어 허공으로 돌아가서, 공(空)과 색(色)이 둘이 없음을 알고 무학도(無學道)를 이루자, 여래께서는 저를 인가하시고 니사타(尼沙陀)란 이름을 내려주셨습니다.
티끌 요소의 색[塵色:진색]이 이미 다 사라져서 묘한 색이 정밀하고 원만해지니, 거기서 저는 색상(色相)으로부터 아라한(阿羅漢)을 이뤘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가 증득한 경우로는 색의 원인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香嚴童子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聞如來教我諦觀諸有爲相。我時辭佛宴晦淸齋,見諸比丘燒
향엄동자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문여래교아체관제유위상。아시사불연회청재,견제비구소
沈水香,香氣寂然來入鼻中,我觀此氣非木、非空、非煙、非火,去無所著來無所從,由是意銷發明無
침수향,향기적연래입비중,아관차기비목、비공、비연、비화,거무소저래무소종,유시의소발명무
漏,如來印我得香嚴號。塵氣倏滅妙香密圓,我從香嚴得阿羅漢。佛問圓通,如我所證,香嚴爲上!”
루,여래인아득향엄호。진기숙멸묘향밀원,아종향엄득아라한。불문원통,여아소증,향엄위상!”
향업동자(香嚴童子)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여래로부터 ‘온갖 인연으로 변화하는 현상[諸有爲相:제유위상]을 자세히 관찰하라’는 가르침을 듣고, 부처님 곁을 떠나 맑고 고요한 방에서 사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침수향(沈水香)을 태우는 비구들이 보였으며, 향기가 조용히 콧속으로 들어왔습니다.
제가 그 향기를 관찰해 보니, 나무도 아니고 허공도 아니며, 연기도 아니고 불도 아니며, 가도 붙을 곳이 없고 와도 온 곳이 없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뜻이 사라져서 샘이 없는 도를 밝히게 되자, 여래께서는 저를 인가하시어 향엄(香嚴)이란 이름을 내려주셨습니다.
여기에 티끌 요소의 향기[塵氣:진기]가 문득 사라지고 미묘한 향기가 정밀하고 원만해지니, 거기서 저는 향의 장엄 법으로 아라한(阿羅漢)을 이뤘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가 증득한 경우로는 향의 장엄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藥王、藥上二法王子幷在會中五百梵天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無始劫爲世良醫,口中嘗此娑
약왕、약상이법왕자병재회중오백범천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무시겁위세량의,구중상차사
婆世界草木金石,名數凡有十萬八千,如是悉知苦醋鹹淡甘辛等味,幷諸和合俱生變異,是冷是熱有毒無
파세계초목금석,명수범유십만팔천,여시실지고초함담감신등미,병제화합구생변이,시랭시열유독무
毒悉能遍知。承事如來了知味性非空、非有、非卽身心、非離身心,分別味因從是開悟,蒙佛如來印我昆
독실능편지。승사여래료지미성비공、비유、비즉신심、비리신심,분별미인종시개오,몽불여래인아곤
季藥王、藥上二菩薩名。今於會中爲法王子,因味覺明位登菩薩。佛問圓通,如我所證,味因爲上!”
계약왕、약상이보살명。금어회중위법왕자,인미각명위등보살。불문원통,여아소증,미인위상!”
약왕(藥王), 약상(藥上)의 두 법왕자(法王子)가 법회 가운데 5백 범천(梵天)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들은 한량없는 오랜 겁 동안 세상의 양의(良醫)가 되어, 입으로 이 사바세계의 풀과 나무와 금과 돌들 맛보았습니다.
그 이름의 수가 10만 8천 가지이나 이와 같이 맛을 보고, 그 맛이 신지 짠지 담담한지 단지 매운지, 또 여려 어울린 맛[諸和合:제화합]인지 그대로 순수한 맛[俱生:구생]인지 변하여 달라진 맛[變異:변이]인지를 알았으며, 또 찬 성질인지 더운 성질인지 독이 있는지 독이 없는지를 두루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여래를 받들어 모신 뒤에는 맛의 성질이 공도 아니고 있지도 않으며, 몸과 마음과 일치하지도 않고 몸과 마음을 떠나지도 않는 이치를 분명히 알고, 맛의 원인을 분별하여 환히 깨닫게 되자, 여래께서는 저희 형제[昆季]를 인가하시어 약왕보살(藥王普薩), 약상보살(藥上菩薩)이란 칭호를 내려주셨습니다.
지금은 이 법회 가운데서 법왕자(法王子)가 되었으며, 맛으로 인한 깨달음이 밝다하여 보살자리에 올랐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가 증득한 경우로는 맛의 원인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跋陁婆羅幷其同伴十六開士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等先於威音王佛聞法出家,於浴僧時隨例
발타파라병기동반십륙개사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등선어위음왕불문법출가,어욕승시수례
入室,忽悟水因旣不洗塵亦不洗體,中閒安然,得無所有。宿習無忘乃至今時從佛出家,今得無學,彼佛
입실,홀오수인기불세진역불세체,중한안연,득무소유。숙습무망내지금시종불출가,금득무학,피불
名我跋陁婆羅。妙觸宣明,成佛子住。佛問圓通,如我所證,觸因爲上!”
명아발타파라。묘촉선명,성불자주。불문원통,여아소증,촉인위상!”
발타바라(跋陀波羅)가 동반(同伴) 16보살[開士]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들은 이전에 위음왕(威音王)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출가하여 스님들이 목욕할 때 차례를 따라 욕실에 들어갔다가, 홀연히 물의 원인은 이미 때[塵:진]를 씻는 것도 아니고, 몸을 씻는 것도 아님을 깨닫고, 중간이 편안하여 아무것도 없는 경지에 들었습니다.
과거에 닦은 습성[宿習:숙습]을 잊지 않은 가운데, 금생[今時:금시]에는 부처님을 따라 출가하여 이제 무학(無學)을 성취하였으며, 저 부처님께서는 저에게 발타바라(跋陀波羅)라는 이름을 내려주셨습니다.
그 결과 묘한 촉감[妙觸:묘촉]이 뚜렷이 밝아져서 부처님의 대를 이을 아들이 되어 불법(佛法)을 지키게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가 증득한 바로는 촉감의 원인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摩訶迦葉及紫金光比丘尼等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於往劫於此界中,有佛出世名日月燈,我
마가가엽급자금광비구니등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어왕겁어차계중,유불출세명일월등,아
得親近聞法修學,佛滅度後供養舍利、然燈續明,以紫光金塗佛形像,自爾已來世世生生身常圓滿紫金光
득친근문법수학,불멸도후공양사리、연등속명,이자광금도불형상,자이이래세세생생신상원만자금광
聚,此紫金光比丘尼者,卽我眷屬,同時發心,我觀世閒六塵變壞,唯以空寂修於滅盡,身心乃能度百千
취,차자금광비구니자,즉아권속,동시발심,아관세한륙진변괴,유이공적수어멸진,신심내능도백천
劫猶如彈指。我以空法,成阿羅漢。世尊說我頭陁爲最,妙法開明銷滅諸漏。佛問圓通,如我所證,法因
겁유여탄지。아이공법,성아라한。세존설아두타위최,묘법개명소멸제루。불문원통,여아소증,법인
爲上!”
위상!”
마하가섭(摩訶迦葉)과 자금광비구니(紫金光比丘尼) 등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난 겁에 이 세계에 일원등(日月燈)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을 때, 저는 직접 가까이 모시고 법문을 들으면서 수행하였으며, 그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에는 사리(舍利)를 공양하며 등불로 어둠을 계속 밝히면서 자주 빛 황금으로 부처님의 형상을 도금하였습니다.
이 뒤로부터 세상에 태어날 때마다 몸에는 언제나 자주 색 황금빛이 가득 찼으며, 이 자금광비구니들도 저의 권속으로서 동시에 발심하였습니다.
저는 세상의 여섯 경계[六塵]는 변하여 허물어지는 법임을 관찰하고, 오직 공적(空寂)한 법으로 멸진정[滅盡:멸진]만을 닦아서, 몸과 마음이 손가락 퉁기는 잠깐 사이에 백 천겁을 뛰어 넘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제가 공한 법으로 아라한을 성취하자, 세존께서는 저에게 두타행(頭陀行)이 가장 뛰어나다고 하시니, 묘한 법이 밝게 열리면서 모든 번뇌가 소멸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가 증득한 바로는 법의 원인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阿那律陁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初出家常樂睡眠,如來訶我爲畜生類,我聞佛訶啼泣自責,
아나률타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초출가상악수면,여래가아위축생류,아문불가제읍자책,
七日不眠失其雙目,世尊示我樂見照明金剛三昧,我不因眼觀見十方,精眞洞然如觀掌果,如來印我成阿
칠일불면실기쌍목,세존시아악견조명금강삼매,아불인안관견십방,정진동연여관장과,여래인아성아
羅漢。佛問圓通,如我所證,旋見循元斯爲第一!”
라한。불문원통,여아소증,선견순원사위제일!”
아나율타(阿那律陀)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처음 출가하여 언제나 수면을 즐기니, 여래께서는 저에게‘축생의 종류가 되리라’고 꾸짖으셨습니다.
저는 부처님의 꾸지람을 듣고 자책하여 슬피 울면서 칠일동안 잠자리에 들지 못하다가 두 눈의 기능을 잃었습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저에게 즐겁게 보는 작용으로 비춰 밝히는 금강삼매[樂見照明金剛三昧:낙견조명금강삼매]를 가르쳐주셨으며, 저는 이 삼매로 눈을 따르지 않고도 시방(十方)을 살펴보고, 마치 손바닥의 열매를 보듯이 정교한 실물이 환해지니, 여래께서는 저에게 아라한(阿羅漢)을 성취했다고 인가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가 증득한 바로는 보는 작용을 돌이켜 근원을 따르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周利槃特迦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闕誦持無多聞性,最初値佛聞法出家,憶持如來一句伽
주리반특가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궐송지무다문성,최초치불문법출가,억지여래일구가
陁,於一百日得前遺後、得後遺前,佛愍我愚教我安居調出入息。我時觀息微細窮盡,生住異滅諸行剎
타,어일백일득전유후、득후유전,불민아우교아안거조출입식。아시관식미세궁진,생주이멸제행찰
那,其心豁然得大無㝵,乃至漏盡成阿羅漢,住佛座下印成無學。佛問圓通,如我所證,返息循空斯爲第
나,기심활연득대무애,내지루진성아라한,주불좌하인성무학。불문원통,여아소증,반식순공사위제
一!”
일!”
주리반특가(周利槃特迦)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외우는 재주도 없고 많이 듣고 아는 능력도 없습니다.
최초에 부처님을 만나 법문을 듣고 출가하여 여래의 한 구의 가타[一句伽陀:일구가타]를 기억하려고 하였으나, 백일이 다 되어도 앞을 알면 뒤를 잊고 뒤를 알면 앞을 잊었습니다.
그때 부처님께서 저의 어리석음을 딱하게 여기셔서, 저에게 ‘편안히 머물러서 들숨 날숨을 고르게 다스려라’고 가르쳐주셨습니다.
저는 그때 숨 호흡을 관찰하여 생기고 머물고 달라지고 사라지는 온갖 행의 찰나(刹那)를 세밀하게 추궁하여 다하고, 마음이 활짝 열려서 크게 걸림이 없어졌습니다.
마침내 번뇌를 다하여 아라한을 성취하고 부처님의 좌석 아래에 머무니, 부처님께서는 무학도(無學道)를 성취했다고 인가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가 증득한 바로는 숨을 돌이켜 공(空)을 따르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驕梵鉢提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有口業,於過去劫輕弄沙門,世世生生有牛齝病,如來示我
교범발제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유구업,어과거겁경롱사문,세세생생유우치병,여래시아
一味淸淨心地法門,我得滅心入三摩地,觀味之知非體非物,應念得超世閒諸漏,內脫身心外遺世界,遠
일미청정심지법문,아득멸심입삼마지,관미지지비체비물,응념득초세한제루,내탈신심외유세계,원
離三有如鳥出籠,離垢銷塵法眼淸淨成阿羅漢,如來親印登無學道。佛問圓通,如我所證,還味旋知斯爲
리삼유여조출롱,리구소진법안청정성아라한,여래친인등무학도。불문원통,여아소증,환미선지사위
第一!”
제일!”
교범발제(驕梵鉢提)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말버릇이 나빠서 지난 겁에 사문들을 가볍게 여겨 조롱하다가, 세상에 태어날 때마다 소 새김질병에 걸렸는데, 여래께서 저에게 한 맛의 청정한 심지법문[一味淸淨心地法門:일미청정심지법문]을 가르쳐주시니, 저는 잡념을 없애고 삼마지(三摩地)에 들어가서 맛을 아는 작용은 몸도 아니고 물체도 아님을 관찰하여, 생각을 따라 자유롭게 세간의 온갖 번뇌를 뛰어넘었습니다.
따라서 안으로 몸과 마음을 해탈하고 밖으로 세계를 버려서, 새가 새장을 나오듯 멀리 삼계[三有:삼유]를 벗어나, 때 번뇌를 여의어 티끌 번뇌를 소멸하고 법의 눈이 청정하여 아라한을 성취하니, 여래께서는 친히 무학도(無學道)에 올랐다고 인가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가 증득한 바로는 맛보는 작용을 돌이켜 바른 지견으로 돌리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畢陵伽婆蹉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初發心從佛入道,數聞如來說諸世閒不可樂事,乞食城中
필릉가파차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초발심종불입도,수문여래설제세한불가악사,걸식성중
心思法門,不覺路中毒刺傷足,擧身疼痛我念有知,知此深痛雖覺覺痛,覺淸淨心無痛痛覺,我又思惟如
심사법문,불각로중독자상족,거신동통아념유지,지차심통수각각통,각청정심무통통각,아우사유여
是一身寧有雙覺?攝念未久身心忽空,三七日中諸漏虛盡成阿羅漢,得親印記發明無學。佛問圓通,如我
시일신녕유쌍각?섭념미구신심홀공,삼칠일중제루허진성아라한,득친인기발명무학。불문원통,여아
所證,純覺遺身斯爲第一!”
소증,순각유신사위제일!”
필릉가바차(畢陵伽婆蹉)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처음 발심하여 부처님을 따라 도에 들어갔을 때 여래로부터‘세상에는 즐거운 일들이 없다’는 말씀을 자주 들어왔기 때문에, 성(城)안에 들어가 걸식(乞食)하면서 마음속으로 이 말씀을 생각하다가, 나도 모르게 길에서 독 가시에 찔려 발을 다치니 온 몸이 몹시 아팠습니다.
저는 ‘아는 작용[知]이 있어서 이 심한 아픔을 지각[知:지]하는 것이다. 비록 허망한 깨달음[覺:각]이 아픔[痛:통]을 지각[覺:깨달을 각]할지라도, 본각[覺:각]의 청정한 마음에는 아픔 자체[痛: 아플 통]도 아픔을 지각하는 작용[痛覺:통각]도 없으리라’고 생각했으며, 또 ‘이 한 몸에 어찌 두 깨달음[雙覺:쌍각]이 있겠는가’라고 사유하였습니다.
이렇게 생각을 거둬 다스린 지 오래지 않아 몸과 마음이 홀연히 공하여 삼칠일 만에 온갖 번뇌를 다 비우고 아라한을 성취하자, 여래께서 친히 인가를 내리셔서 무학(無學)의 지위를 밝혀주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가 증득한 바로는 순수한 깨달음으로 몸을 버리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須菩提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曠劫來心得無㝵,自憶受生如恒河沙,初在母胎卽知空寂,如
수보제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광겁래심득무애,자억수생여항하사,초재모태즉지공적,여
是乃至十方成空,亦令衆生證得空性,蒙如來發性覺眞空,空性圓明得阿羅漢,頓入如來寶明空海,同佛
시내지십방성공,역령중생증득공성,몽여래발성각진공,공성원명득아라한,돈입여래보명공해,동불
知見印成無學,解脫性空我爲無上。佛問圓通,如我所證,諸相入非非所非盡,旋法歸無斯爲第一!”
지견인성무학,해탈성공아위무상。불문원통,여아소증,제상입비비소비진,선법귀무사위제일!”
수보리(須菩提)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오랜 옛 겁부터 마음에 걸림이 없는 경지를 얻고, 몸을 받아 태어난 생(生)이 항하의 모래처럼 많아도 스스로 다 기억합니다.
처음 모태(母胎)에 있을 때부터 곧바로 공적(空寂)한 경계를 알았고, 이와 같이 시방세계까지도 공하여, 중생들에게 공한 성품을 증득케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여래께서 밝히신 성품이 깨달음인 진실한 공[性覺眞空:성각진공]을 듣고, 공한 성품을 원만하게 밝혀서 아라한을 성취하고, 단번에 여래의 보배로운 밝은 공의 바다[如來寶明空海:여래보명공해]에 들어가 부처님의 지견(知見)과 같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여래께서는 무학(無學)을 성취했다고 인가하시면서, 성품이 공한 이치로 해탈[解脫性空:해탈성공]한 경우는 제가 가장 뛰어나다고 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가 증득한 바로는 온갖 모양이 빈자리[非]에 들어가서 빈 자체[非: 能空, 비: 능공]와 비운 곳[所非: 所空, 소비: 소공]을 다하고, 법을 돌이켜 무(無)로 돌아가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舍利弗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曠劫來心見淸淨,如是受生如恒河沙,世出世閒種種變化,一
사리불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광겁래심견청정,여시수생여항하사,세출세한종종변화,일
見則通獲無障礙,我於路中逢迦葉波,兄弟相逐宣說因緣,悟心無際從佛出家,見覺明圓得大無畏,成阿
견칙통획무장애,아어로중봉가엽파,형제상축선설인연,오심무제종불출가,견각명원득대무외,성아
羅漢爲佛長子,從佛口生從法化生。佛問圓通,如我所證,心見發光光極知見斯爲第一!”
라한위불장자,종불구생종법화생。불문원통,여아소증,심견발광광극지견사위제일!”
사리불(舍利弗)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오랜 옛 겁부터 마음으로 보는 작용[心見; 眼識, 심견; 안식]이 청정하였으며, 이러한 상태로 몸을 받아 태어남이 항하의 모래처럼 많았으나, 그 때마다 세간과 출세간의 가지가지 변화를 한 번 보면통하여 장애가 없었습니다.
저는 길을 가다가 가섭파(迦葉波) 형제를 만나 그들이 선양하는 인연 법(因緣法)을 듣고 마음이 끝이 없음을 깨달아 부처님을 따라 출가하였습니다.
여기서 보는 작용의 깨달음[見覺; 眼識: 견각; 안식]이 밝고 원만하여 두려움이 없는 큰 법을 얻고 아라한(阿羅漢)을 성취하여 부처님의 장자(長子)가 되었으니, 저는 부처님의 입에서 태어나 법으로 변화하여 나온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가 증득한 바로는 마음으로 보는 작용이 빛을 일으켜 빛이 가득한 지견(知見)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普賢菩薩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已曾與恒沙如來爲法王子,十方如來教其弟子,菩薩根者修
보현보살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이증여항사여래위법왕자,십방여래교기제자,보살근자수
普賢行,從我立名。世尊!我用心聞,分別衆生所有知見,若於他方恒沙界外,有一衆生心中發明普賢行
보현행,종아립명。세존!아용심문,분별중생소유지견,약어타방항사계외,유일중생심중발명보현행
者,我於爾時乘六牙象,分身百千皆至其處,縱彼障深未合見我,我與其人暗中摩頂,擁護安慰令其成
자,아어이시승륙아상,분신백천개지기처,종피장심미합견아,아여기인암중마정,옹호안위령기성
就。佛問圓通,我說本因,心聞發明分別自在斯爲第一!”
취。불문원통,아설본인,심문발명분별자재사위제일!”
보현보살(普賢菩薩)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일찍부터 이미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여래의 법왕자(法王子)가 되었습니다.
시방 여래께서 보살의 근기를 갖춘 제자들에게 보현행(普賢行)을 닦도록 가르치심은 저를 따라 이름을 세운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마음으로 듣고 중생의 지견(知見)을 분별합니다.
만일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다른 세계에서 한 중생이라도 마음속에 보현행(普賢行)을 밝히는 자가 있으면, 저는 그때 여섯 어금니의 코끼리를 타고 몸을 백 천으로 나누어 다 그곳으로 갑니다.
비록 그 사람이 업장이 두터워서 저를 못 볼지라도 저는 보이지 않은 가운데[暗中: 암중] 그 사람의 이마를 만지며 보호하고 위로하여 원하는 일을 이루게 합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저의 근본 수행[本因: 본인]을 말씀드린다면 마음으로 듣는 작용이 밝음을 일으켜서 자재하게 분별하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孫陁羅難陁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初出家從佛入道,雖具戒律,於三摩提,心常散動未獲無
손타라난타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초출가종불입도,수구계률,어삼마제,심상산동미획무
漏。世尊教我及俱絺羅觀鼻端白,我初諦觀經三七日,見鼻中氣出入如煙,身心內明圓洞世界,遍成虛淨
루。세존교아급구치라관비단백,아초체관경삼칠일,견비중기출입여연,신심내명원동세계,편성허정
猶如琉璃,煙相漸銷鼻息成白,心開漏盡,諸出入息化爲光明,照十方界得阿羅漢,世尊記我當得菩提。
유여류리,연상점소비식성백,심개루진,제출입식화위광명,조십방계득아라한,세존기아당득보제。
佛問圓通,我以銷息息久發明,明圓滅漏斯爲第一!”
불문원통,아이소식식구발명,명원멸루사위제일!”
손타라난타(孫陀羅難陀)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처음에 출가하여 부처님을 따라 도에 들어가서 비록 계율을 갖춰 지녔으나, 삼마지(三摩地)에 들면 마음이 항상 흐트러지고 흔들려서 번뇌 없는 법을 얻지 못하자, 세존께서는 저와 구치라(俱絺羅)에게‘코끝이 희어질 때까지 코끝을 보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자세히 관찰하여 삼칠일(三七日)만에 콧속의 기운을 보았더니, 드나드는 숨결이 연기와 같았습니다.
따라서 몸과 마음이 안으로 밝아지고 세계도 환하게 열려서 유리처럼 두루 비고 맑아지더니,연기의 모양이 점점 사라져서 코의 숨결이 하얗게 변했습니다.
여기에 마음이 열리어 번뇌를 다하고 드나드는 숨결들이 모두 광명으로 화해서 시방세계를 비치며 아라한을 성취하자, 세존께서는 저에게‘앞으로 반드시 보리를 이루리라’고 수기를 내리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숨결을 오래도록 소멸하여 숨결이 밝음을 일으켜서 밝음이 원만한 가운데 번뇌를 멸하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富樓那彌多羅尼子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曠劫來辯才無㝵,宣說苦空深達實相,如是乃至恒
부루나미다라니자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광겁래변재무애,선설고공심달실상,여시내지항
沙如來秘密法門,我於衆中微妙開示得無所畏。世尊知我有大辯才,以音聲輪教我發揚,我於佛前助佛轉
사여래비밀법문,아어중중미묘개시득무소외。세존지아유대변재,이음성륜교아발양,아어불전조불전
輪,因師子吼成阿羅漢,世尊印我說法無上。佛問圓通,我以法音降伏魔怨銷滅諸漏斯爲第一!”
륜,인사자후성아라한,세존인아설법무상。불문원통,아이법음강복마원소멸제루사위제일!”
부루나미다라니자(富樓那彌多羅尼子)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오랜 옛 겁부터 말재주[辯才]가 걸림이 없어서 괴로움과 공한 법[苦空]을 설하는 가운데 깊이 실상(實相)을 통달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여래의 비밀법문(祕密法門)을 대중 가운데서 미묘하게 연설[開示]하여 두려움이 없는 법을 얻었습니다.
여래께서는 저의 뛰어난 말재주를 아시고, 음성 굴리는 법[音聲輪:음성륜]으로 저를 떨쳐 일으켜주시니, 제가 부처님 앞에서 부처님을 도와 법륜(法輪)을 굴리며 사자후(師子吼)를 떨치고 아라한을 성취하자, 세존께서는 저에게 설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인가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설법의 소리[法音:법음]로 마군(魔軍)의 원망을 항복시키고 온갖 번뇌를 소멸하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優波離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親隨佛踰城出家,親觀如來六年勤苦,親見如來降伏諸魔制諸
우파리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친수불유성출가,친관여래륙년근고,친견여래강복제마제제
外道,解脫世閒貪欲諸漏,承佛教戒如是乃至三千威儀、八萬微細,性業、遮業悉皆淸淨,身心寂滅成阿
외도,해탈세한탐욕제루,승불교계여시내지삼천위의、팔만미세,성업、차업실개청정,신심적멸성아
羅漢,我是如來衆中綱紀,親印我心持戒修身衆推無上。佛問圓通,我以執身身得自在,次第執心心得通
라한,아시여래중중강기,친인아심지계수신중추무상。불문원통,아이집신신득자재,차제집심심득통
達,然後身心一切通利斯爲第一!”
달,연후신심일절통리사위제일!”
우바리(優波離)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몸소 부처님을 따라 성을 넘어 출가하여, 직접 여래의 6년 고행을 지켜보았습니다.
또 여래께서 온갖 마군(魔軍)을 항복시키고 모든 외도를 제압하시어 세상 사람들을 탐욕과 온갖 번뇌에서 해탈시키는 모습을 직접 보면서, 부처님께서 가르쳐주신 계율을 받들어 지켰습니다.
이와 같이 삼천의 위의(威儀)와 팔만의 미세한 행과 심성 자체의 업[性業:성업]과 규제를 범한 업[遮業:차업]에 이르기까지 다 청정하여 몸과 마음이 적멸한 경지에 들어서 아라한을 성취하고, 여래의 대중 가운데 기강(紀綱)이 되니, 여래께서는 친히 저의 마음을 인가하시고 대중에게 ‘계율을 지니고 몸을 닦는 일에서는 가장 으뜸으로 삼아야 한다’고 추천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몸을 단속하여 몸이 자재한 다음, 마음을 단속하여 마음이 막힘없이 환히 열린 뒤에, 몸과 마음이 모두 다 부드럽게 잘 통하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大目揵連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初於路乞食逢遇優樓頻螺、伽耶、那提三迦葉波,宣說如來
대목건련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초어로걸식봉우우루빈라、가야、나제삼가엽파,선설여래
因緣深義,我頓發心得大通達,如來惠我袈裟著身鬚髮自落,我遊十方得無罣㝵,神通發明推爲無上,成
인연심의,아돈발심득대통달,여래혜아가사저신수발자락,아유십방득무괘애,신통발명추위무상,성
阿羅漢。寧唯世尊,十方如來歎我神力,圓明淸淨自在無畏。佛問圓通,我以旋湛心光發宣,如澄濁流久
아라한。녕유세존,십방여래탄아신력,원명청정자재무외。불문원통,아이선담심광발선,여징탁류구
成淸瑩斯爲第一!”
성청형사위제일!”
대목건련(大目犍連)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거리에서 걸식을 하다가 우루빈라(優樓頻螺), 가야(伽耶), 나제(那提)의 세 가섭파(迦葉波)를 만나서, 그들이 선양하는 여래 인연법의 깊은 뜻을 듣고 단번에 발심하여 크게 통달하자, 여래께서는 제 몸에 저절로 가사(袈裟)가 입혀지고 수염과 머리털이 저절로 떨어지게 하는 은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또 제가 시방을 다니면서 걸림 없는 경지에 들어 신통(神通)을 밝히자, 여래로부터 ‘더없이 훌륭한 신통’이라는 추천을 받고, 저는 아라한을 성취하였습니다.
어찌 세존뿐이겠습니까. 시방의 여래께서도 저의 신통력을 ‘원만하게 밝고 청정하고 자재하여 두려움이 없는 경지’라고 찬탄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고요한 자리를 돌이켜서 마음의 빛을 탁한 물을 오래 두어 맑히듯 밝히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烏芻瑟摩於如來前,合掌頂禮佛之雙足而白佛言:“我常先憶,夂遠劫前性多貪欲,有佛出世名曰空王,
오추슬마어여래전,합장정례불지쌍족이백불언:“아상선억,치원겁전성다탐욕,유불출세명왈공왕,
說多婬人成猛火聚,教我遍觀百骸四肢,諸冷暖氣神光內凝,化多婬心成智慧火,從是諸佛皆呼召我名爲
설다음인성맹화취,교아편관백해사지,제랭난기신광내응,화다음심성지혜화,종시제불개호소아명위
火頭,我以火光三昧力故成阿羅漢。心發大願,諸佛成道,我爲力士親伏魔怨。佛問圓通,我以諦觀身心
화두,아이화광삼매력고성아라한。심발대원,제불성도,아위력사친복마원。불문원통,아이체관신심
暖觸無㝵流通,諸漏旣銷生大寶焰登無上覺斯爲第一!”
난촉무애류통,제루기소생대보염등무상각사위제일!”
오추슬마(烏芻瑟摩)가 여래 앞에 나아가 합장하고 부처님의 두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언제나 먼저 옛 일을 생각해 봅니다. 구원 겁 전에 저의 성품은 몹시 음욕을 탐냈습니다. 그때 세상에 나오신 공왕(空王) 부처님께서 ‘음욕이 많은 사람은 맹렬한 불덩어리’라고 설하시면서, 저에게 ‘온갖 뼈[百骸]와 사지(四肢)의 차고 더운 기운들을 두루 관찰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가르침을 따라 행했더니, 신비한 광명이 안으로 엉겨서 음욕을 탐하는 마음이 변하여 지혜의 불이 되었습니다. 이로부터 모든 부처님께서는 저를 불 머리[火頭:화두]라고 부르셨습니다.
저는 화광삼매(火光三昧)의 힘으로 아라한을 성취하고, 마음에 큰 소원을 세워서 모든 부처님이 성도 하실 때마다 역사(力士)로 변하여 직접 마군(魔軍)의 원망을 항복시켰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달한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몸과 마음의 따듯한 촉감을 자세히 관찰하여, 걸림 없이 유통(流通)시켜 온갖 번뇌를 다 소멸하고, 보배로운 큰 불꽃을 일으켜서 더없이 높은 깨달음에 오르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持地菩薩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念往昔普光如來出現於世,我爲比丘,常於一切要路、津
지지보살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념왕석보광여래출현어세,아위비구,상어일절요로、진
口、田地、險隘,有不如法妨損車馬,我皆平塡,或作橋梁、或負沙土,如是勤苦經無量佛出現於世,或
구、전지、험애,유불여법방손차마,아개평전,혹작교량、혹부사토,여시근고경무량불출현어세,혹
有衆生於闤闠處,要人擎物我先爲擎,至其所詣放物卽行不取其直。
유중생어환궤처,요인경물아선위경,지기소예방물즉행불취기직。
지지보살(持地菩薩)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지난 먼 옛날의 일을 생각해 보니, 보광여래(普光如來)께서 세상에 나오셨을 때 비구였습니다.
저는 항상 일체 중요한 길과 나루의 입구와 밭과 땅이 좁고 험하여 제대로 되지 않아서 수레와 말들을 방해하고 훼손하는 것을 보고, 그 곳을 골고루 메우기도 하고, 다리를 세우기도 하고, 모래와 흙을 지어 나르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부지런히 노력하기를 한량없는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실 때까지 계속하였는데, 때로는 어떤 중생이 사람과 수레가 붐비는 곳[闤闠處]에서 짐 나르기를 원하면, 제가 먼저 짊어지고 가서 목적지에 물건을 내려놓고 바로 떠나서 값을 받지 않았습니다.
毘舍浮佛現在世時,世多飢荒,我爲負人,無問遠近唯取一錢,或有車牛被於陷溺,我有神力爲其推輪拔
비사부불현재세시,세다기황,아위부인,무문원근유취일전,혹유차우피어함닉,아유신력위기추륜발
其苦惱,時國大王筵佛設齊,我於爾時平地待佛,毘舍如來摩頂謂我:‘當平心地,則世界地一切皆
기고뇌,시국대왕연불설제,아어이시평지대불,비사여래마정위아:‘당평심지,칙세계지일절개
平。’我卽心開,見身微塵與造世界所有微塵等無差別,微塵自性不相觸摩,乃至刀兵亦無所觸,我於法
평。’아즉심개,견신미진여조세계소유미진등무차별,미진자성불상촉마,내지도병역무소촉,아어법
性悟無生忍成阿羅漢。
성오무생인성아라한。
비사부(毘舍浮)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는 흉년이 들어 굶주림이 심했는데, 저는 짐꾼이 되어 멀고 가까운 곳을 묻지 않고 오직 한 푼만 받았습니다.
간혹 수레를 끄는 소가 구렁에 빠졌을 때에는 저의 신비한 힘으로 바퀴를 밀어 올려 고통을 없애주기도 하였습니다.
그때 국왕이 공양을 마련하여 부처님을 청했는데, 저는 부처님께서 잘 지나가실 수 있도록 땅을 평평하게 골라놓고 기다렸습니다.
비사부(毘舍浮) 부처님께서 지나시는 길에 저의 이마를 만지시면서‘마땅히 마음의 땅을 잘 고른다면 세상의 땅은 일체 다 골라지리라’고 말씀하셨으며, 저는 곧 마음이 활짝 열렸습니다.
따라서 몸의 미세한 티끌[微塵:미진]과 세계의 미세한 티끌이 평등하여 차별이 없고, 미세한 티끌의 자성[微塵自性:미진자성]은 서로 부딪치지 않으며, 병기[도병:도병]까지도 저촉되는 일이 없음을 알고, 저는 법의 성품에서 무생법인[無生忍:무생인]을 깨달아 아라한(阿羅漢)을 성취하였습니다.
迴心今入菩薩位中,聞諸如來宣妙蓮花佛知見地,我先證明而爲上首。佛問圓通,我以諦觀身界二塵等無
회심금입보살위중,문제여래선묘련화불지견지,아선증명이위상수。불문원통,아이체관신계이진등무
差別,本如來藏虛妄發塵,塵銷智圓成無上道斯爲第一!”
차별,본여래장허망발진,진소지원성무상도사위제일!”
지금은 마음을 돌려 보살자리에 들어가서, 여러 여래께서 설하신 묘한 연화의 부처님 지견의 경지(妙蓮華佛知見地)를 듣고 제가 먼저 증명하여 상수(上首)가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몸과 세계의 두 미세한 티끌이 평등하여 차별이 없는 본 여래장(如來藏)이나, 허망하게 티끌이 일어났음을 자세히 관찰하여, 티끌을 소멸하고 지혜를 원만하게 갖춰서 더없이 높은 도를 이루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月光童子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憶往昔恒河沙劫,有佛出世名爲水天,教諸菩薩修習水精入
월광동자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억왕석항하사겁,유불출세명위수천,교제보살수습수정입
三摩地,觀於身中水性無奪,初從涕唾如是窮盡津液、精血、大小便利,身中㳬澓水性一同,見水身中與
삼마지,관어신중수성무탈,초종체타여시궁진진액、정혈、대소편리,신중선복수성일동,견수신중여
世界外浮幢王剎諸香水海等無差別。
세계외부당왕찰제향수해등무차별。
○㳬:도래샘 선, 소용돌이, 소용돌이치는 샘, : 여기서는 몸속에서 소용돌이(빙빙돌다)것을 뜻함.
월광동자(月光童子)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지난 옛 항하사겁(恒河沙劫)의 일을 생각해 보니, 그때 수천(水天)이란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셔서, 모든 보살들에게‘물의 정기[水精]를 수습하여 삼마지(三摩地)에 들어가서 몸 가운데 물의 성품이 빼앗기지 않음을 관찰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처음 콧물과 침으로부터 이와 같이 진액(津液)과 정액(精液)과 피와 대변과 소변에 이르기까지, 몸속을 빙빙 도는 물의 성품이 동일한 이치를 끝까지 추궁하여, 물이 몸속과 세계 밖 부당왕찰(浮幢王刹)의 온갖 향수해(香水海)와 함께 평등하여 차별이 없었습니다.
我於是時初成此觀,但見其水未得無身,當爲比丘室中安禪,我有弟子窺窗觀室,唯見淸水遍在屋中了無
아어시시초성차관,단견기수미득무신,당위비구실중안선,아유제자규창관실,유견청수편재옥중료무
所見,童稚無知取一瓦礫投於水內,激水作聲顧眄而去,我出定後頓覺心痛,如舍利弗遭違害鬼,我自思
소견,동치무지취일와력투어수내,격수작성고면이거,아출정후돈각심통,여사리불조위해귀,아자사
惟:‘今我已得阿羅漢道久離病緣,云何今日忽生心痛,將無退失?’
유:‘금아이득아라한도구리병연,운하금일홀생심통,장무퇴실?’
제가 여기서 처음 이 관(觀)을 성취했을 때는 단지 물만 보는 경계일 뿐, 아직 몸이 없는 경지에는 들지 못했습니다.
당시에는 비구로서 방안에 편안히 앉아 선정[禪]에 들었습니다.
저의 제자가 창문을 통해서 방안을 보다가, 오직 방안에 가득 찬 맑은 물만 보이고, 그 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자, 어리고 무지한 동자는 기와조각 하나를 물속에 던져 철렁거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힐끔 돌아보고 가버렸습니다.
저는 선정에서 나오자마자 갑자기 심장이 몹시 아팠는데, 사리불(舍利弗)이 몰래 해치는 귀신[違害鬼]을 만난 경우와 같았습니다.
저는 홀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제 나는 아라한도(阿羅漢道)를 얻고 나서 오래 전부터 병과 인연이 없었는데, 오늘은 웬 일로 별안간 심장이 아픈 것일까. 장차 도에서 물러나 잃어버릴 징조가 아닌가.”
爾時,童子捷來我前說如上事,我則告言:‘汝更見水,可卽開門入此水中除去瓦礫。’童子奉教,後入
이시,동자첩래아전설여상사,아칙고언:‘여경견수,가즉개문입차수중제거와력。’동자봉교,후입
定時還復見水瓦礫宛然,開門除出,我後出定身質如初,逢無量佛如是至於山海自在通王如來,方得亡
정시환부견수와력완연,개문제출,아후출정신질여초,봉무량불여시지어산해자재통왕여래,방득망
身,與十方界諸香水海,性合眞空無二無別,今於如來得童眞名預菩薩會。佛問圓通,我以水性一味流
신,여십방계제향수해,성합진공무이무별,금어여래득동진명예보살회。불문원통,아이수성일미류
通,得無生忍圓滿菩提斯爲第一!”
통,득무생인원만보제사위제일!”
그때 동자가 급히 저에게 달려오더니 앞서 행한 일을 말했습니다.
저는 동자에게 일러주었습니다.
“네가 다시 물이 보이면 반드시 문을 열고 물속에 들어가서 기와조각을 제거해야 한다.”
동자는 가르침을 받들어서 제가 선정에 들자, 다시 또 물을 보고 그 속에 뚜렷이 남은 기와조각을 발견하여, 문을 열고 들어가서 가지고 나왔습니다.
뒤에 제가 선정에서 나오니 체질[身質]이 아프기 전과 같았습니다.
그 뒤로 한량없는 부처님을 만나서 모시다가, 산해자재통왕여래(山海自在通王如來) 때에 비로소 몸이 없는 경지를 얻으니, 시방세계의 온갖 향수해(香水海)와 함께 성품이 진공(眞空)과 합하여 둘도 없고 차별도 없었으며, 지금은 여래께서 내려주신 동진(童眞)이란 이름으로 보살의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달한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물의 성품이 한 맛으로 흐르고 통하여 무생법인[無生忍]을 얻고 보리를 원만하게 갖추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琉璃光法王子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憶往昔經恒沙劫,有佛出世名無量聲,開示菩薩本覺妙
류리광법왕자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억왕석경항사겁,유불출세명무량성,개시보살본각묘
明,觀此世界及衆生身,皆是妄緣風力所轉。我於爾時,觀界安立、觀世動時、觀身動止、觀心動念,諸
명,관차세계급중생신,개시망연풍력소전。아어이시,관계안립、관세동시、관신동지、관심동념,제
動無二等無差別,我時了覺此群動性,來無所從去無所至,十方微塵顚倒衆生同一虛妄,如是乃至三千大
동무이등무차별,아시료각차군동성,래무소종거무소지,십방미진전도중생동일허망,여시내지삼천대
千,一世界內所有衆生,如一器中貯百蚊蚋啾啾亂鳴,於分寸中鼓發狂鬧。逢佛未幾得無生忍,爾時心
천,일세계내소유중생,여일기중저백문예추추란명,어분촌중고발광료。봉불미기득무생인,이시심
開,乃見東方不動佛國,爲法王子事十方佛,身心發光洞徹無㝵。佛問圓通,我以觀察風力無依,悟菩提
개,내견동방부동불국,위법왕자사십방불,신심발광동철무애。불문원통,아이관찰풍력무의,오보제
心入三摩地,合十方佛傳一妙心斯爲第一!”
심입삼마지,합십방불전일묘심사위제일!”
유리광법왕자(瑠璃光法王子)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지난 옛 항사겁(恒沙劫)의 일을 생각해 보니, 그때 무량성(無量聲)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셔서, 보살들에게 본래 깨달음의 미묘한 밝음을 열어 보이시면서‘이 세계와 중생의 몸은 다 허망한 인연의 바람 힘으로 굴리는 경계임을 관찰하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때 계(界)의 안전한 건립을 관찰하고, 세[世:세]의 옮기는 때를 관찰하고, 몸의 움직이고 멈춤을 관찰하고, 마음의 움직이는 생각을 관찰해 보니, 온갖 움직임은 둘도 없이 평등하여 차별이 없었습니다.
나는 여기서 이 온갖 움직이는 성질은 와도 온 곳이 없고 가도 간 곳이 없음을 깨달으니, 티끌처럼 많은 시방의 뒤바뀐 중생들은 하나같이 허망하고, 이와 같이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까지도, 한 세계 안에 들어 있는 중생들마다 마치 한 그릇에 담겨 어지럽게 우는 수많은 모기들이 지극히 보잘것없는 곳[分寸:분촌]에서 어지럽게 날뛰며 시끄럽게 떠드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러다가 부처님을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무생법인[無生忍:무생인]을 얻으니, 마음이 활짝 열려서 동방의 부동 부처님의 나라[不動佛國:부동불국]를 뵙고, 법왕자(法王子)가 되어 시방의 부처님을 섬기는 가운데, 몸과 마음이 빛을 일으켜서 걸림 없이 환하게 사무쳤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의지함이 없는 바람의 힘을 관찰하여 보리의 마음(菩提心)을 깨닫고 삼마지(三摩地)에 들어가서 시방세계의 부처님과 합하여 하나의 묘한 마음을 전하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虛空藏菩薩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與如來定光佛所得無邊身,爾時手執四大寶珠,照明十方
허공장보살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여여래정광불소득무변신,이시수집사대보주,조명십방
微塵佛剎化成虛空,又於自心現大圓鏡,內放十種微妙寶光流灌十方,盡虛空際諸幢王剎來入鏡內涉入我
미진불찰화성허공,우어자심현대원경,내방십종미묘보광류관십방,진허공제제당왕찰래입경내섭입아
身,身同虛空不相妨㝵,身能善入微塵國土,廣行佛事得大隨順,此大神力由我諦觀,四大無依妄想生
신,신동허공불상방애,신능선입미진국토,광행불사득대수순,차대신력유아체관,사대무의망상생
滅,虛空無二佛國本同,於同發明得無生忍。佛問圓通,我以觀察虛空無邊入三摩地妙力圓明斯爲第
멸,허공무이불국본동,어동발명득무생인。불문원통,아이관찰허공무변입삼마지묘력원명사위제
一!”
일!”
허공장(虛空藏)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여래와 함께 정광(定光)부처님의 처소에서 끝없는 몸[無邊身:무변신]을 얻었습니다. 그때 손에 네 개의 큰 보배구슬을 들고, 시방의 티끌처럼 많은 부처님 세계를 비춰 밝히니, 모두 허공으로 변했습니다.
또 제 마음에 크고 둥근 거울이 나타나서 열 가지 미묘한 보배광명을 놓고 시방의 온 허공의 경계를 두루 비추니, 온갖 높이 솟은 세계[諸幢王刹:제당왕찰]들이 거울 속에 들어와서 제 몸속으로 스며 들였으나, 몸이 허공과 동일하여 서로 걸리거나 막히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걸림 없는 몸으로 티끌처럼 많은 국토에 거침없이 들어가서 널리 불사(佛事)를 행하며 순조롭게 따르는 큰 능력[大隨順:대수순]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크고 신비한 힘은제가 근거 없는 네 가지 요소[四大無依:사대무의]가 허망한 생각으로 생멸 할 뿐, 허공과 둘이 아니며 불국 토와 본래 동일한 이치를 자세히 관찰하여, 동일한 이치를 밝혀서 무생법인[無生忍:무생인]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허공의 끝없는 이치를 관찰하여 삼마지(三摩地)에 들어가서 묘한 힘을 원만하게 밝히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彌勒菩薩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憶往昔經微塵劫,有佛出世名日月燈明,我從彼佛而得出
미륵보살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억왕석경미진겁,유불출세명일월등명,아종피불이득출
家,心重世名好遊族姓。
가,심중세명호유족성。
미륵(彌勒)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지난 옛 미진겁(微塵劫)의 일을 생각해 보니, 일월등명(日月燈明)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셨을 때, 저는 그 부처님을 따라 출가하였으나, 마음에 세상의 명예를 중히 여겨 귀족[族姓]들과 사귀기를 좋아하였습니다.
爾時,世尊教我修習唯心識定入三摩地,歷劫已來以此三昧事恒沙佛,求世名心歇滅無有,至然燈佛出現
이시,세존교아수습유심식정입삼마지,력겁이래이차삼매사항사불,구세명심헐멸무유,지연등불출현
於世,我乃得成無上妙圓識心三昧,乃至盡空如來國土淨穢有無,皆是我心變化所現。世尊!我了如是唯
어세,아내득성무상묘원식심삼매,내지진공여래국토정예유무,개시아심변화소현。세존!아료여시유
心識故,識性流出無量如來,今得授記次補佛處。佛問圓通,我以諦觀十方唯識,識心圓明入圓成實,遠
심식고,식성류출무량여래,금득수기차보불처。불문원통,아이체관십방유식,식심원명입원성실,원
離依他及遍計執得無生忍斯爲第一!”
리의타급편계집득무생인사위제일!”
이때 그 세존께서는 저에게 ‘유심식정(唯心識定)을 수행하여 삼마지(三摩地)에 들어가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여러 겁에 걸쳐 이 삼매(三昧)를 닦으면서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부처님을 모시는 사이에, 세상의 명예를 구하는 마음이 말끔히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러다가 연등(燃燈)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셨을 때, 저는 비로소 더없이 미묘하고 원만한 식심삼매[無上妙圓識心三昧:무상묘원식심삼매]를 성취하여, 온 허공과 여래와 국토의 깨끗함과 더러움과 있는 것과 없는 것이 모두 제 마음에서 변화하여 나타난 경계임을 알았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와 같이 오직 심식(心識)뿐이기 때문에, 식의 성품[識性:식성]이 한량없는 여래를 유출시키는 것을 알았으며, 지금은 ‘다음 부처님의 자리를 이으리라’는 수기도 받게 된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하게 통달한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시방(十方)이 유식(唯識)임을 자세히 관찰하여 심식(心識)을 원만하게 밝히고, 원성실성[圓成實:원성실]에 들어가서 의타기성[依他]과 변계소집[遍計執:편계집]을 멀리 여의어 무생법인[無生忍:무생인]을 얻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大勢至法王子與其同倫五十二菩薩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憶往昔恒河沙劫,有佛出世名無量
대세지법왕자여기동륜오십이보살즉종좌기,정례불족이백불언:“아억왕석항하사겁,유불출세명무량
光,十二如來相繼一劫,其最後佛名超日月光,彼佛教我念佛三昧。譬如有人,一專爲憶一人專忘,如是
광,십이여래상계일겁,기최후불명초일월광,피불교아념불삼매。비여유인,일전위억일인전망,여시
二人若逢不逢、或見非見,二人相憶二憶念深,如是乃至從生至生,同於形影不相乖異,十方如來憐念衆
이인약봉불봉、혹견비견,이인상억이억념심,여시내지종생지생,동어형영불상괴이,십방여래련념중
生如母憶子,若子逃逝雖憶何爲?子若憶母如母憶時,母子歷生不相違遠。
생여모억자,약자도서수억하위?자약억모여모억시,모자력생불상위원。
대세지법왕자(大勢至法王子)가 그의 동반 52보살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지난 옛 항사겁(恒沙劫)의 일을 생각해 보니, 무량광(無量光)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을 때, 열 두 여래께서 1겁(劫)마다 이어 나오셨습니다.
그 마지막 초일월광(超日月光)부처님께서 저에게 염불삼매(念佛三昧)를 가르쳐 주시면서 말씀하시기를 ‘비유하면 한 사람은 오로지 기억하여 생각하는데 한 사람은 아득히 잊고 있다면, 이러한 두 사람은 만나도 만난 것이 아니고 보아도 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
두 사람이 서로 기억하여 두 기억하는 생각이 깊어야만 태어날 때마다 형체에 그림자가 따르듯 서로 어긋나지 않으리라.
시방 여래께서 중생을 생각하여 가엽게 여김은 어머니가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과 같은데, 만일 자식이 달아나 버린다면, 생각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어머니를 생각하는 자식의 마음이 자식을 생각하는 어머니의 마음과 같을 때, 어머니와 자식은 여러 생을 지낼지라도 어기거나 멀어지지 않으리라.
若衆生心憶佛念佛,現前當來必定見佛去佛不遠,不假方便自得心開,如染香人身有香氣,此則名曰香光
약중생심억불념불,현전당래필정견불거불불원,불가방편자득심개,여염향인신유향기,차칙명왈향광
莊嚴。我本因地以念佛心入無生忍,今於此界攝念佛人歸於淨土。佛問圓通,我無選擇,都攝六根,淨念
장엄。아본인지이념불심입무생인,금어차계섭념불인귀어정토。불문원통,아무선택,도섭륙근,정념
相繼得三摩提斯爲第一!”
상계득삼마제사위제일!”
만약 중생이 마음으로 부처님을 생각하여 염불한다면, 현재 또는 미래에 반드시 부처님을 뵙거나, 부처님과의 거리가 멀지 않으며, 방편을 빌리지 않고도 스스로 마음이 열리느니라.
마치 향을 물들이는 사람이 몸에 향기가 베이는 것과 같으니, 이를 향광장엄(香光莊嚴)이라고 한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본래 첫 수행자리[本因地]에서 염불하는 마음으로 무생법인(無生法忍)에 들었으며, 지금은 이 세계에서 염불하는 사람을 거두어 정토(淨土)로 돌아가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따로 고를 것 없이 여섯 감관을 모두 거둬들여 청정한 생각을 계속 이어 삼마지(三摩地)를 얻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능엄경(楞嚴經) 5권, (228회) 청암 스님-|작성자 김용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