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해맑은 웃음, 인사
오늘은 훈이와 카페에 가기로 했습니다. 행복누리실에서 훈이를 기다리며 훈이와 카페가서 무슨 이야기를 나눌까 고민했습니다. 카페에서 훈이와 레고를 만들면서 수다를 떨고 싶었습니다.
1시 30분쯤 되니 훈이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옵니다. 반갑게 포옹인사를 했습니다. 일정이 있으셔서 인사하지 못한 선생님의 몫까지 꼬옥 안아주었습니다.
훈이와 잠시 앉아서 어떤 카페에 갈 것인지 이야기 했습니다. 조용한 분위기에 카페여야 레고도 집중해서 만들고 이야기도 재밌게 나누기 좋을 것 같았습니다.
"훈아! 우리 이제 카페 갈건데, 전에 말했던 곳은 사람이 많이 들락날락 한다고 하시더라."
"네! 알아요."
"근데 우리가 레고를 만들려면 오랫동안 앉아있어야 하고, 시끄러우면 집중이 안될 것 같아서 혹시 다른 카페 가는 것 도 괜찮을까?"
"좋아요. 그럼 저희 어디 카페가요?"
"임세연 선생님께서 추천해주신 카페가 있는데 거기가 조용하고 좋대~"(위치를 보여주며)
"좋아요! 여기로 가요."
장소가 바뀌어도 함께 활동하는 것이 마냥 좋은 것인지, 늘 환하게 웃는 훈이를 보면 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항상 씨익 웃는 훈이 모습에 기분이 좋습니다.
카페가는길
훈이는 늘 활동 가기전에 돌봄교실 선생님께 인사드리러 갑니다. 선생님 걱정하시지 않게 말씀드리려는 마음이 귀합니다.
돌봄교실 밑으로 내려가면 후문 근처입니다. 그곳에서 정문까지 향하는 길을 걷고 있는데, 훈이가 '비밀길'이라고 말합니다. 훈이가 친구와 같이 놀기도 하고, 앉아서 게임도 하고, 맛있는 것도 나눠먹는 장소라 '비밀길'이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어렸을 적 학교나 동네에 누구나 하나쯤은 있는 '비밀장소'에서 노는 훈이의 모습이 상상이 됩니다. 그곳에서 친구들과 재미있게 노는 것만큼의 낙은 찾아보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음료&디저트 주문하기
카페에 도착하여 훈이와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내 훈이는 "음료수, 음료수~" 노래를 부르며 메뉴판 앞으로 향했습니다. 무엇을 마실까 유심히 살핍니다. "에이드도 있어요? 복숭아 에이드요." 카페 사장님께 질문도 잘합니다. 복숭아 에이드는 없고, 아이스티는 있다고 합니다. 훈이는 망설임 없이 복숭아 아이스티를 시키고, 바로 디저트로 눈동자가 움직입니다.
"여기서 맛있는 게 뭐에요?"
"어떤게 달아요?"
카페에 처음 온다고 하는 훈이는 궁금한 것을 사장님께 질문합니다. 사장님께서 브라우니를 추천해주셨습니다. 추천해주신 것에 감사인사를 드리고, 제 음료까지 주문하고 자리로 돌아왔습니다.(위층에서 공사한다며 사장님께서 호두강정을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다음 계획 세우기
다음 주에는 훈이가 친구들을 초대하여 여러가지 놀이를 함께 해보기로 했습니다.
"훈이는 누구 초대해서 같이 놀고 싶어?"
"제아나 여자친구 세아요. 근데 애들이 다 학원가고 그래서 놀 수가 없어요."
"맞아. 전에 훈이 얘기 들어보니까 그렇더라..."
안타까웠습니다. 학원에 가느라 친구들끼리 놀지 못한다니. 어느 책 제목처럼 아이들에게는 놀이가 밥인데 말이죠. 놀이 안에서 서로 공감하기도 하고 배려해주기도 하고, 어우러지면서 사회를 배워가는 것인데 그럴 수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화요일은 애들이 엄청 바쁜 것 같은데, 그러면 다른 날에는 친구들이 같이 놀 수 있을까?"
"어... 제아는 수요일에 4시부로 시간대를 옮기면 가능할 것 같은데, 물어볼게요!"
멘토링 시간을 조정할 수 있으니, 훈이가 멘토링 활동에서 원없이 친구들과 놀기 원하는 마음이었습니다.(지금 생각해보니, 제아에게 학원 시간을 바꿀 수 있는지 물어보는 것도 제아의 일상을 해치는 일이었을까요?)
훈이와 의논하면서 많은 아이들이 모이기는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보드게임을 함께하는 것은 어떤지 물어보았습니다.
"훈아 그러면 보드게임은 어때? 3~4명이서도 재밌게 놀 수 있잖아"
"보드게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요."
저와 보드게임 할 때 재밌게 하던 훈이의 모습이 떠올라서 다시 한번 물어보았습니다.
"전에 나랑 같이 재밌게 했잖아~"
"근데 제아랑 하면 제아는 게임을 제멋대로 해서 싫어요."
이전에도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초대할 때 규칙을 만들어서 같이 해보는 것은 어떤지 물어보았습니다.
"예전에 선생님이 훈이 또래 친구들이랑 보드게임 한 적 있었는데, 게임하다가 화난다고 나가지 않기. 욕하지 않기. 이런 식으로 규칙을 정해서 했었어!"
"초대장 쓰고 이렇게 하니까 친구들이 규칙을 잘 지켜주던데?"
제 경험을 말해주면서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았습니다. 보드게임 대신에 키즈카페에 제아를 초대해서 함께하고 싶어했습니다. 훈이 이야기를 들어보니 주말에 훈이와 제아가 자주 키즈카페에 간다고 합니다.
저는 훈이가 제아와 공원도 걸어다니고 자연에서 뛰어놀면서 재밌는 추억을 만들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키즈카페 대신에 다른 방법도 제안해보았습니다.
"훈아 여기 근처에 서서울공원이란 곳도 있는데, 거기서 노는 건 어때?"
"버스타고 가는 거면 좀 그래요."
"걸어갈 수도 있는 곳이야!"
배드민턴이나 줄넘기를 하고 놀아도 좋은 곳이라며 설득해보았지만, 훈이는 키즈카페에 대한 생각이 확고했습니다. 일단 제아에게 물어보고 결정해보기로 했습니다. (장소는 카페에서 나와서 훈이와 함께 골라보았습니다.)
레고 만들기
다음주 활동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드디어 레고를 만들었습니다. 레고 안에는 설명서가 3개나 들어있었습니다. 그 중 훈이가 만들고 싶은 디자인을 선택했습니다.
설명서는 무려 40단계나 있었습니다.(정확한 단계는 기억이 안나지만 많고 복잡했습니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부품을 찾고 조립했습니다.
그러나 너무 많은 단계에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아쉽습니다. 그래도 훈이가 4분의 1정도인 12단계까지는 만들었습니다. 할 수 있는만큼 했으니 잘했습니다.
활동이 끝나고 물어보니 반에 레고를 잘 만드는 친구가 있다고 합니다. 조심스럽게 그 친구와 같이 만들어보는 것은 어떤지 물어보았습니다. 훈이가 친구에게 물어본다고 말해주었습니다. 레고를 구실로 그 친구하고 가까워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하고 못만들어도 그 친구와 만들면서 친해지는 게 더 좋을 것 같기도 합니다. 다 만들면 사진도 찍어서 보여주기로 했습니다.
훈이 덕분에 저도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가 레고 조립도 해보았습니다. 다음주에는 키즈카페를 갈 수도 있는데, 무엇을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관계가 생동하는 일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강점 문자]
안녕하세요. 훈이와 멘토링을 함께하는 김태인 입니다.
오늘은 훈이와 카페에 갔어요. 훈이가 직접 디저트랑 음료수 정해서 주문도 곧잘했습니다. 예의바르게 인사하고 감사인사도 잊지 않는 훈이의 모습을 보면서 저도 덩달아 흐뭇해졌어요.
카페에서는 레고를 같이 만들었는데, 제가 조금 어려운 레고를 가져왔던 것 같아요. 거의 40단계나 되어서 완성하진 못했지만, 훈이가 12단계까지는 만들었습니다. 집중해서 만드는 훈이 덕분에 즐겁게 만들었습니다.
다음주에는 훈이와 친구를 초대해서 키즈카페에 가기로 했습니다. 훈이가 친구를 생각하면서 재밌게 놀 수 있는 곳을 골랐어요. 따로 용돈은 챙겨오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활동하면서 먹을 것이 생기면 선생님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먼저 나누어줍니다.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눌 줄 아는 훈이 덕분에 저도 많이 배웁니다. 늘 웃음으로 반겨주니 즐겁게 활동할 수 있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태인 선생님~~~ 잘 지내고 계시죠?
종종 행복누리실 카페에 올라온 선생님과 훈이의 멘토링 이야기를 보면 세심하고 따뜻한 선생님의 마음이 느껴져요.
이번에는 카페에서 레고를 만들었네요~ 못다한 부분은 반친구에게 도움을 구해보겠다고 하는 훈이가 기특해요.
훈이가 친구와 함께한 키즈카페의 추억이 아주 즐거웠나봐요.
훈이에게 해보지 않은 색다른 경험을 제안해보셨지만,, 역시 키즈카페를 이기긴 힘드네요. ㅎㅎ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은 훈이가 친구와 함께 놀면서 좋은 기억을 쌓아가는것 만으로도 의미있고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서서울공원 나들이는 나중에 다른 활동으로 또 제안해보아요.!!
날씨 좋은 날에 도시락 싸서 공원에서 함께 돗자리 펴고 나눠먹는 소풍을 가자고 하면 어떨까요? 미리 호수공원 사진을 보여줘도 좋을 것 같아요.
넓은 잔디위에서
"캐치볼"
"줄넘기"
"보드게임"
"노래맞추기"
등등
친구들과 함께하면 더 다양한 놀이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도 예전에 지현이와 함께 자전거타고 서서울호수공원에 놀러간 적이 있었는데,,
돗자리도 없이 잔디에 벌러덩 누워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던 순간이 정말 즐거웠어요. 자연이 주는 힘이 이런건가봐요. 서서울호수공원에는 산책을 나온 강아지들도 많이 있고, 호수에는 물고기들도 있어요.
훈이가 동물들을 좋아한다면 꼭 같이 가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그럼 앞으로도 선생님과 훈이의 멘토링 활동을 응원하겠습니다~~ 화이팅🙌
@유혜숙 유혜숙 선생님 안녕하세요~
선생님 말씀처럼 호수공원 나들이는 다음 회기 때 제안해봐야겠어요. 멘토링 활동 조언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유혜숙 애정하는 혜숙샘, 지현이와 함께했던 추억 떠올리며 태인 선생님에게 꼭 필요한 조언 해주어 고마워요.
어제 지현이가 졸업사진 찍었어요.
학교에서 찍고있는 지현이를 만났는데, 사진 찍었더니! 혜숙 선생님에게도 꼭 보내주세요 ^^ 라고 이야기했어요.
"장소가 바뀌어도 함께 활동하는 것이 마냥 좋은 것인지, 늘 환하게 웃는 훈이를 보면 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항상 씨익 웃는 훈이 모습에 기분이 좋습니다."
장소가 크게 중요하지 않아보이는 훈이 ㅎㅎㅎ
그저 태인 선생님을 독차지하고 멘토링 활동 하는 자체가 즐거울 일이겠지요.
(지금 생각해보니, 제아에게 학원 시간을 바꿀 수 있는지 물어보는 것도 제아의 일상을 해치는 일이었을까요?)
아닙니다 선생님~
매일이 아니고 어쩌다 있는 일이니, 그렇게까지 생각할 필요 없어요 ^^
자기 경험과 기준으로 생각하는 훈이에게 태인 선생님이 좋았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여러 차례 제안했군요.
고맙습니다.
훈이는 특히나 자기 경험과 기준으로 호불호가 강한 아이라 조금 더 강한 제안과 이끎이 필요해 보여요.
훈이가 생각하는 전부가 일부이고, 더 좋은 경험을 이뤄갈 수 있는 것을 멘토링 활동하며 경험하면 좋겠습니다.
키즈카페 가는 활동과 관련해 태인 선생님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훈이가 일상에서 친구와 편하게 누릴 수 있는 일보다 멘토링 활동에서는 자주성과 공생성을 더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활동을 해나가면 좋겠다고 제안했지요.
친구관계가 어려운 훈이가 멘토링 활동에서 주인 되어 활동을 이끌며 양보하고 배려하고 공감하는 마음을 배우길 바랍니다.
그런 경험을 통해 친구와 가족과 가까워지면 좋겠습니다.
평소 아빠와 자연을 많이 누리지 못하는 훈이가 자연과 함께하는 기쁨도 느끼면 좋겠습니다.
태인 선생님이 훈이가 멘토링 활동 잘 이뤄갈 수 있도록 애정으로 애쓰는 마음 잘 알고 있어요.